지구촌 환자 급증세.. 코로나 2차 대유행 오나
지구촌 환자 급증세.. 코로나 2차 대유행 오나
이우승 입력 2020.06.24. 23:01 댓글 120개
美 25개州 확진자 증가세.. 中 베이징은 집단감염 계속 / 美, 일일 감염자 다시 3만명대로 / 캘리포니아 하루 5000명 넘어서 / 獨, 신규 확진 2개월만에 최고치 / 베이징 집단감염 총 260명 육박 / 브라질 4만명·멕시코 6000명 등 / 중남미 신규 확진 가파른 상승세
2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하라는 내용의 팻말이 서 있다. EPA연합뉴스
세계 각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며 2차 대유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은 50개주 절반인 25개주에서 코로나19 환자가 증가세로 돌아섰고, 중국 베이징은 지난 11일 이후 집단감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하루 평균 50곳을 다닌 음식 배달원이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패닉에 빠졌다. 서유럽 방역 모범국인 독일은 지난 19일 신규 확진자가 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중남미 국가들도 매일 수천명의 확진자가 추가되며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CNN방송 등 미 언론은 23일(현지시간) 애리조나와 캘리포니아주 등에서 일일 확진가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코로나19 위기가 다시 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애리조나주 이날 확진자는 3591명, 사망자는 42명으로 이번 사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인구가 가장 많은 캘리포니아주도 하루 신규 확진자가 5000명을 넘어섰고, 플로리다주도 3200여명을 기록했다.
CNN은 25개주의 신규 환자가 일주일 전에 비해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미네소타대학 전염병연구정책센터 소장 마이클 오스터홀름은 “2주 전 17개주의 환자가 증가했는데, 25곳으로 늘었다”며 “환자가 증가하는 주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캘리포니아주 등 7개주의 중환자실(ICU) 입원 환자가 역대 최대치로 증가했다면서 “이는 코로나19 환자가 폭증하던 초기 현상”이라고 우려했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이날 하원 청문회에 출석해 현 상황에 대해 “한때 3만명에서 2만명까지 내려왔던 일일 신규 환자 수가 며칠 전 다시 3만명이 됐다”며 “향후 약 2주간 환자 급증에 대처하는 우리의 역량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미 보건수장들은 청문회에서 정부의 정책 기조에 반기를 들었다. 로버트 레드필드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은 코로나19 사태로 지난 수십년간 누적된 공중보건에 대한 만성적인 투자 부족 문제가 드러났다고 지적했고, 스티븐 한 식품의약국(FDA) 국장은 코로나19 백신 보급 시점은 오로지 ‘데이터와 과학’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며 연내 백신 개발을 주문한 백악관과 선을 그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코로나19가 확산일로인 애리조나주 피닉스를 찾아 대규모 유세를 열고 코로나19를 또다시 ‘쿵 플루(쿵푸와 플루의 합성어)’라고 부르며 중국 책임론을 주장했다.
중국 수도 베이징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다시 확산 기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23일 시민들이 마스크를 쓴 채 길게 줄지어 코로나19 검사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AFP연합뉴스
중국 베이징은 신파디 농수산물 시장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집단감염 누적 확진자가 260명에 육박한 가운데 대표적인 음식배달 서비스 업체 어러머의 배달원이 확진 판정을 받아 비상이다. 관영 글로벌타임스 등에 따르면 확진 판정을 받은 이 음식 배달원은 지난 1일∼17일 다싱, 팡산, 펑타이구 등에서 하루 평균 50건을 배달했다. 중국에서는 최근 신파디 시장과 직접 관련이 없는 환자가 계속 늘고 있어 지역사회 전파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독일 베를린에서도 지난 5월 초 한자릿수로 떨어졌던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지난 19일 130명으로 증가하는 등 재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 몇 주간 급증한 불법 파티와 주말마다 열린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확산 배경으로 꼽혔다.
중남미에서도 누적 확진자가 215만명, 사망자가 10만명을 넘어서는 등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다. 23일 브라질의 신규 확진자는 4만명가량이고, 멕시코는 처음으로 6000명을 웃돌며 최고치를 기록했다. 페루, 칠레와 콜롬비아에서도 하루 2000∼3000명씩의 확진자가 추가되고 있다.
워싱턴·베이징=정재영·이우승 특파원sisleyj@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