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없는 대검 앞 '환갑잔치'..고깔 쓰고 떡 돌리고

최형창 입력 2020.12.18. 09:30 수정 2020.12.18. 11:26 댓글 4936

윤 총장은 17일부터 직무정지 된 상태
전날 집행정지 및 처분취소 소송 제기

일부 보수단체 시민들이 18일 대검찰청 앞에서 고깔을 쓰고 윤석열 검찰총장 환갑 기념 파티를 열고 있다. 이우주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 생일인 18일 대검찰청 앞에는 윤 총장 없는 ‘생일잔치‘가 열렸다.

이날 대검찰청 정문 앞에는 보수단체 소속의 수십명의 시민들이 머리에 고깔을 쓴 채 시민들에게 떡을 돌렸다. 이날은 윤 총장의 ‘환갑’이다. 보수단체들은 과천 법무부 청사 앞에 놓았던 조화도 이날 대검찰청으로 옮겼다. ‘법치주의는 죽었다’는 문구가 쓰여진 조화와 현수막이 대검 주변에 장식됐다.

일부 보수단체 시민들이 18일 대검찰청 앞에서 고깔을 쓰고 윤석열 검찰총장 환갑 기념 파티를 열고 있다. 이우주 기자

  
하지만 이날 윤 총장은 대검에 출근할 수 없었다. 지난 16일 법무부 징계위원회가 ‘정직 2개월’ 징계를 결정했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제청을 거쳐 문재인 대통령이 재가했기 때문이다. 윤 총장은 지난 15일 출근길에 차에서 내려 자신을 응원하는 시민들에게 인사했다. 차량에서 내린 윤 총장은 정문 근처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던 시민들 쪽으로 향했다. 근처에는 윤 총장 지지자와 윤 총장을 비판하는 시민 등 10여 명이 모여 있었다. 일부는 유튜브 생중계를 진행 중이었다. 윤 총장은 “그동안 여러분들 응원해주신 것 감사한데 강추위가 시작되니까 이제 여기 나오지 마시고, 날씨가 너무 추워지니까 이제 그만하셔도 마음으로 감사히 받겠다”며 약 20초간 짤막한 부탁을 했다. 그간 지하 주차장으로 출퇴근하며 대외 노출을 피해왔는데 이례적으로 모습을 드러내고 입장을 밝힌 것이다. 

보수단체에서 돌린 ‘윤석열 검찰총장 회갑기념 떡’. 최형창 기자

  
지난 17일부터 업무에서 배제된 윤 총장 대신 조남관 대검 차장이 총장 권한대행을 맡고 있다. 조 차장은 지난달 24일 윤 총장이 직무배제를 당한 이후부터 법원의 집행정지 인용 결정이 난 1일 오후까지 약 6일 간 총장 직무대행을 한 차례 맡은 바 있다. 당시 조 차장은 추 장관에게 윤 총장에 대한 직무배제를 재고해 달라고 공개적으로 요구했고, 윤 총장의 징계 근거가 된 재판부 사찰 의혹 문건에 대한 진상조사를 지시한 바 있다. 윤 총장은 이날 환갑을 맞아 외부 인사 없이 가족들과 식사를 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보수단체 시민들이 18일 대검찰청 앞에서 고깔을 쓰고 윤석열 검찰총장 환갑 기념으로 시민들에게 떡을 돌리고 있다. 유튜브 캡처

  
윤 총장은 지난 17일 ‘정직 2개월’ 징계 처분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과 처분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국가공무원법에 따라 소송 피고는 소속 기관장(법무부 장관)이지만, 윤 총장에 대한 징계 처분 최종 승인권자가 대통령이라는 점에 따라, 현직 검찰총장이 대통령을 대상으로 한 초유의 소송전이 현실화됐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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