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대선 때보다 최악"..손혜원 독설에 박영선 점퍼가 바뀌었다

김명지 기자 입력 2021. 04. 01. 17:42 수정 2021. 04. 01. 17:49 댓글 896

 

박영선, 30일부터 당명 구호 뺀 새로운 점퍼
손혜원 TV "겉멋 들었나? 숫자 키우고 구호 빼라"
"오세훈, 키 크고 젊어도 흰색 입는데, 박영선은 같은 파란색"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달 30일부터 당명은 빼고, 당색(파란색)보다 낮은 채도의 새로운 유세용 점퍼를 입기 시작했다. 이 점퍼는 당명이 있던 오른쪽 가슴에 숫자 '1'을 큼지막하게 채워 넣었고, 왼쪽 가슴에 있던 캠프 구호 '합니다 박영선'은 삭제하고 '박영선'이라고 흰 색의 글씨를 넣었다. 박 후보는 '1'이라고 크게 프린트된 마스크를 썼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가 30일 서울 성동구 왕십리역 광장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후보가 당과 거리두기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왔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땅투기 사건 등으로 현 정부에 대한 국민적 반감이 고조된 상황에서 후보 자체 경쟁력을 강조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배준영 대변인은 "국무위원이었던 박 후보가 자신만 살아보겠다며 현 정부와 여당을 부정하기 시작했다"라고도 했다.

하지만 박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용산구 유세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유니폼에 당명 로고가 빠진 것'에 대해 "특별히 의도한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박 후보는 "지지자들이 이름이 잘 안보인다고 해서 (이름을 키웠고) 하늘색 (점퍼)를 만들었다"며 "마스크를 썼기 때문에 똑같은 색 옷을 입으면 표시가 안난다고 해서 (그런 것)"라고 했다.

박 후보의 이런 해명은 사실로 보인다. 실제 이런 박 후보의 설명은 민주당 홍보위원장을 지낸 손혜원 전 의원이 지난 28일 자신의 유튜브인 '손혜원TV'에서 했던 조언이다. 손 전 의원은 유튜브에서 박 후보의 유세 현장 사진과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의 유세 현장 사진을 꺼내 비교하면서 "옷에 글씨가 없어서 박영선인지 이영선인지도 모르겠다"며 "이 쪽(겉옷 오른쪽)에다가 1번 크게 넣으라. 글씨가 보이고 이름이 보여야 한다"고 했다.

손 전 의원은 마스크에 쓰여져 있는 '합니다' 문구에 대해선 "오세훈 슬로건이 뭔지 아느냐? 알 필요 없다"며 "마스크로 얼굴 가리고 나오는데, 이름이 중요하다"고 했고,"오세훈 후보는 박영선 후보보다 키도 크고 나이도 젊어서 눈에 더 잘 띈다"며 "그래도 빨간색 속에서 눈에 잘 띄라고 하얀색으로 색을 바꿔서 입고 나오는데, (박 후보는) 똑같은 (파란)색에 번호도 안보이고, 얼굴도 안보이고, 무슨 선거를 하느냐"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왼쪽)과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 박 후보가 바뀌기 전의 점퍼를 입고 유세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손 전 의원은 "지금 무슨 겉멋 들려서 선거하느냐"라며 "지금 박영선 후보의 디자인 관련된 건, 2012년 문재인 후보 디자인 때보다 훨씬 더 최악이다. 지금 이 옷을 가지고 열흘 남은 선거를 치르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면, 박 후보에 대한 관심을 끊겠다"고도 했다.

손 의원은 지난 29일에는 페이스북에 진선미 의원의 유세 현장 사진을 올리고 "박영선 캠프에서는 내일 당장 이 조끼를 맞춰 입고 선거운동에 임하길 강력히 제안한다"고 했다. 박 후보는 이튿날인 지난달 30일부터 새로운 유세용 점퍼를 입고 등장했다.

손 전 의원은 '처음처럼' '참이슬' 브랜드를 만든 홍보전문가로 지난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민주당 전신) 홍보위원장으로 영입됐다. 손 전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이라는 당명을 만들면서 당 쇄신을 한 인물로 꼽힌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서울 마포을에 공천을 받아 당선됐으나, 지난 2019년 손 전 의원은 업무상 알게 된 개발 정보를 이용해 남편 재단과 조카 명의로 목포 부동산을 사들였다는 의혹으로 민주당을 탈당했다. 손 전 의원은 이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아 법정구속은 면했다.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전 의원/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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