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최순실, '조윤선 문체부 장관' 4달 전에 알았다

문현경 입력 2018.01.23. 10:04 수정 2018.01.23. 10:51

 

2016년 5월 최씨 가방에서 발견
조카 장시호씨가 휴대폰 촬영
메모대로 조윤선 문체부장관 임명
최근 발견해 법원에 증거 제출

조윤선 전 정무수석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되기 넉 달 전, 최순실씨가 이미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정황이 나왔다.

2016년 5월 최씨의 가방에서는 ‘문체부 장관(조윤선)’이라고 적힌 메모지가 나왔다. 당시 최씨의 조카 장시호씨가 이를 발견해 휴대폰으로 촬영해둔 사진이 남았다. 장씨가 최씨의 가방에서 이 메모를 발견한 지 석 달 뒤인 2016년 8월 조 전 수석은 차기 문체부 장관으로 내정됐고 다음 달인 9월 임명됐다. 최씨가 문체부 장관 임명과 관련해 조 전 수석을 추천하려 했거나 또는 조 전 수석의 내정 사실을 미리 알고 있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조윤선 전 정무수석이 문체부 장관이 되기 4달 전 최순실씨의 가방에서 발견된 메모. 조카 장시호씨가 휴대폰으로 촬영해 둔 사진이 최근 법원에 증거로 제출됐다. 문현경 기자
메모에는 항목마다 체크(√) 표시를 달고 ‘√환경부장관(현 차관)’, ‘√문체부장관(조윤선)’ 등 직책과 함께 괄호 안에 이름이 적혀 있었다. 환경부는 현 차관을 장관으로, 문체부는 조 전 수석을 장관으로 하게 되거나 해야 한다는 뜻으로 보인다. 실제 인사는 최씨의 메모대로 전부 이루어지지는 않았다. 당시 환경부 차관을 맡고 있던 정연만씨는 차관을 끝으로 환경부를 나왔고, 국무조정실 국무2차장으로 있던 조경규씨가 2016년 9월 16대 환경부 장관이 됐다.

아래로는 이름 없이 ‘√정책수석’ ‘√비서실장’ ‘√농림부 차관’ 등 직책명만 나열돼 있다. 모두 사진이 촬영된 2016년 5월 또는 6월에 새로운 사람이 왔던 자리들이다.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과 이원종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2016년 5월부터, 이준원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은 2016년 6월부터 임기를 시작했다.

장시호씨의 e메일에 남아있던 이 사진은 장씨의 다른 사진들과 섞여 그동안 발견되지 못하다 최근 다시 확인돼 법원에 증거로 제출됐다. 조 전 장관의 항소심 선고 공판은 23일 오전 열린다.

문현경 기자 moon.h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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