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알', 보물선은 투자 사기?…순진한 개미 울린 '회장님'

최종편집 : 2018-08-05 00:53:36

 

 
이미지[SBS funE | 김지혜 기자] "이선생은 악마야."

지난 5월 개봉한 영화 '독전'을 관통하는 대사다. '이선생'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조직 보스는 아무도 실체를 모른다. 하지만 그가 저지른 악행과 영향력은 어마무시했다. 

4일 오후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돈스코이호 미스터리'편의 유회장을 보며 이선생이 떠오른 것은 왜일까. 유지범 회장은 누구며, 어디에 있는 것일까.

지난 7월, 150조 상당의 금화와 금괴가 실린 채 침몰되어 있다는 ‘드미트리 돈스코이호’라는 배가 발견되었다는 소식으로 뜨거웠다. 울릉도 앞바다에서 발견된 이 배는 1905년 러일 전쟁 중에 울릉도 앞바다에서 침몰했다고 알려진 러시아의 순양함이다.

신일그룹은 돈스코이호 탐사 성공에 멈추지 않고 인양까지 성공적으로 이뤄내겠다고 나섰다. 탐사 시작 전부터 대대적으로 배에 실린 200톤의 금괴를 꺼내기만 하면 부자가 될 수 있다고 광고하는 것은 물론, 회사 자체 가상화폐까지 판매하며 투자자들을 끌어모았다. 가상화폐 구입에는 무려 11만9천여명이 참여했다. 하지만 상장되지 않아 팔 수도 없는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배가 발견되었다고 발표되자 신일그룹 경영진이 최대주주가 될 예정이라는 한 회사의 주가는 폭등했다.

전문가는 "본진이 있고 주가 조작 팀이 있어서 보물선 소재를 이용해 매매차익을 얻는게 목적이지 않았을까"라고 추측했다.
이미지신일그룹의 회장은 유지범 씨로 알려져 있었다. 그는 보물선을 미끼로 투자자들에게 코인을 발행했다. 보물선이 발견돼 코인이 상장될 경우 수익금을 돌려주겠다고 투자자들을 설득한 것이었다. 

제작진은 유 회장을 만나기 위해 그가 머물고 있다는 싱가포르의 한 회사를 찾았다. 그러나 회장이 있다는 회사의 상호는 신일그룹이 아니었다. 알고 보니 유지범 회장이 전화 한통, 단 돈 800원으로 세운 페이퍼 컴퍼니였다.

한 제보자는 돈스코이호 인양 업체 대표 김용환, 신인그룹 홍보 팀장 박성진 행세를 했던 인물 모두 유지범이라고 주장했다. 유지범의 본명은 류승진이라고도 전했다. 이들이 남긴 전화 목소리를 분석한 결과 동일인으로 추정됐다.

그렇다면 금괴와 금화가 가득하다는 현대판 보물선은 실체가 있는 것일까. 돈스코이호를 찾으려는 시도는 1981년, 2003년, 그리고 2018년까지 총 세 차례나 있었다. 2003년 배를 발견하고도 배를 인양하지 않은데는 이유가 있었다. 제작진은 돈스코이호 발견에 이은 인양은 러시아의 소유권 포기가 없으면 이뤄질 수 없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확인했다.

신일그룹은 사실상 공중분해 됐다. 신일유토빌 홍 씨는 회장을 고소했고, 회장과 연결고리를 끊고 인양에 집중하겠다는 신일그룹 대표는 며칠 전 사의를 표명했다.

제작진은 신일그룹에 투자한 사람들을 찾았다. 그러나 그들은 인양이 시작되고 보물선이 나오면 지금까지의 피해가 만회될 거라는 믿음 때문에 섣불리 나서려고 하지 않았다.

유지범은 인터폴의 수배까지 받고, 도주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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