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비 맞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문대통령 구원등판 주목(종합)

입력 2019.02.28. 19:25 수정 2019.02.28. 19:37

                          
      
북미대화 당분간 답보 불가피..김정은 서울 답방도 '안갯속'
북미정상 '향후 만남' 여지 남겨..조기 한미정상회담·대북특사 등 검토할 듯
심각한 북미정상 (하노이 EPA=연합뉴스) 제2차 북미정상회담 이튿날인 2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이 베트남 하노이의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에서 회담 도중 심각한 표정을 하고 있다.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두 번째 정상회담이 소득 없이 끝나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도 제동이 걸렸다.

회담 이틀째인 28일 북미 정상이 오찬과 합의문 서명식을 취소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베트남 현지 기자회견에서 "합의문에 서명하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니다"라며 담판 결렬을 선언했다.

성과 없이 끝난 이번 회담을 두고 '비핵화 로드맵'이 나오기를 고대했던 문 대통령과 청와대가 중대 위기를 맞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 등으로 북미 간 견해차를 좁히는 데 주력한 문 대통령의 중재역에도 불구하고 한반도 비핵화 여정에 진전이 없기 때문이다.

당장 북미 정상이 일정 수준의 대북제재 완화에 합의하면 이를 발판으로 철도·도로 연결, 금강산관광·개성공단 재개 등 남북경협에 탄력을 붙이겠다는 구상에 차질이 생겼다.

비핵화의 입구 단계에서 북미 정상이 종전을 선언하거나, 향후 남·북·미·중 4자 종전선언의 토대를 마련해 비핵화를 추동하겠다는 계획 역시 재검토해야 할 상황이다.

북미 정상의 '하노이 담판' 결렬은 김 위원장의 답방도 '안갯속'으로 밀어 넣는 모양새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이번 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나면 3월 말∼4월 초에 김 위원장이 서울을 답방해 경제 분야를 비롯한 남북 협력 방안을 논의할 가능성이 점쳐졌다.

그러나 북미 정상의 2차 '핵 담판'이 아무런 성과도 남기지 못함으로써 남북 정상이 당장은 만나야 할 당위성이 작아진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당분간은 북미관계에 답보 상태가 불가피해 보이는 가운데 문 대통령은 북미 간 비핵화 대화를 회생시키는 방안을 찾는 데 다시금 주력할 전망이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회담 결과와 관련한 입장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의 북미대화 중재 가능성을 묻는 말에 "회담이 이제 끝나 당장 답변드릴 근거는 없다"면서도 "문 대통령의 역할과 책임감이 더 커졌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김 대변인은 "더 적극적으로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라며 "문 대통령이 구상하는 '신한반도 체제'의 기본 정신과 이를 위한 준비, 의지는 변함없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고비를 맞은 문 대통령의 중재역은 역시, 비핵화 조치와 상응조치 간 견해차를 좁히는 데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모든 핵·미사일 프로그램의 동결 및 영변 핵시설 폐기 등을 원하는 미국과 종전선언, 대북제재 완화 등을 희망하는 북한의 요구 사이에서 '주고받기'가 되도록 하는 게 급선무인 것이다.

다만, 문 대통령과 청와대로서 다행스러운 것은 성과 없이 두 정상이 회담장을 떠났음에도 북미 간에 비핵화 대화가 지속할 여지를 남겨뒀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견에서 "우리가 포기한 것은 없다"면서 "김 위원장은 훌륭한 지도자고, 북한과 여전히 좋은 친구"라고 밝혔다.

동석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앞으로 몇 주내에 합의를 기대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 분위기에 비춰볼 때 문 대통령이 다시 한번 적극적 중재역에 나섬으로써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만난 장애물을 걷어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이 검토할 수 있는 카드 중 하나로는 조기 한미정상회담 개최가 거론된다.

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크게' 타결하기를 원했던 것 같으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해 최종 합의를 못 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일각에서는 김 대변인의 발언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높은 기대치가 비핵화 담판에 영향을 미쳤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는다.

실제 청와대의 판단이 이러한 분석과 크게 다르지 않다면 문 대통령으로서는 먼저 트럼프 대통령의 심중을 파악하고 기대치를 조정하는 데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19일 한미 정상통화 당시 "하노이 회담의 결과를 문 대통령과 공유해야 하기에 직접 만나기를 고대한다"고 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도 26일 기자들과 만나 북미정상회담 이후 문 대통령이 미국 워싱턴 방문을 검토할 수 있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일왕 즉위 시기에 맞춰 5월에 일본을 방문한다면 한국을 함께 들를 수도 있으나, 상황에 따라 한미 정상이 만나는 시기는 앞당겨질 가능성도 열려 있다.

북미정상회담 결렬 후 기자회견 나선 트럼프 (하노이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제2차 북미정상회담 합의 결렬 후 숙소인 베트남 하노이의 JW메리어트 호텔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동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leekm@yna.co.kr

북한과의 대화 채널도 현재보다 더욱 분주하게 가동될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는 이번 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나면 향후 남북관계 개선에 속도를 내기 위해 북한과의 대화에 본격적으로 나설 분위기였으나 이제는 그보다 더 정교한 '중재역'을 위해 심도 있는 대화가 필요해진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이 평양에 특사를 파견해 북한이 원하는 대북제재 완화의 수준 등을 놓고 북한의 정확한 의중을 파악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지난해 5·26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사례처럼 전격적으로 만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일정을 확정해 놓고도 북한이 한미 연합훈련을 비난하자 5월 24일 회담 취소를 선언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에게 일체의 형식 없이 만나고 싶다는 뜻을 전했고 남북 정상은 이틀 뒤 판문점에서 한 달여 만에 회담했다.

kj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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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 소속사 YG, 새벽에 '파쇄차' 불러 박스 수십개 보냈다박소정 기자 입력 2019.02.28. 11:51 수정 2019.02.28. 12:50

               

YG, 서류와 물품 2t 차에 실어 파쇄공장으로
업체 "문서, 스마트폰, 컴퓨터도 파쇄 가능"
YG "정기적인 문서파쇄 작업"

"여기 YG 사옥 맞아요?"
28일 새벽 6시 35분쯤 기록물 파쇄 서비스 업체 호송차량 기사가 서울 마포구 합정동 YG엔터테인먼트 사옥 입구에서 목적지를 확인하고 있었다. 초행(初行)이라고 했다. YG는 가수 양현석이 대주주인 연예기획사로 빅뱅, 투애니원, 블랙핑크 등 가수와 연기자 등이 소속돼있다.

YG 사옥으로 업체의 2t·1t 차량 2대가 들어갔다. 약 두 시간에 걸쳐 박스와 트렁크 등 수십 개가 차량에 실렸다. 업체는 이들 물품을 싣고 경기 고양시로 떠났다. 고양시에는 서류, 컴퓨터 등을 전문적으로 파쇄하는 공장이 있다.

YG엔터테인먼트가 소속 가수인 승리가 전날 경찰에 자진출석해 밤샘 조사를 받는 사이, 파쇄 업체를 불러 다량의 물품 파쇄를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서류·종이 쓰레기·폐가전제품 등 1시간 50분 작업
작업이 진행될 동안, YG에서는 직원이 5명이 나와 주변을 살피고 있었다. 기자가 현장을 취재하자, 직원은 "여기 사진 찍으면 안 된다"고 했다.

오전 6시 57분 파쇄업체 직원 4명이 사옥에 들어가면서 본격적인 작업이 시작됐다. 이들은 별관 쪽에 2t짜리 차량을 대고 박스 수십 개를 옮겼다. 한 시간이 지난 오전 7시 55분쯤 2t 차량이 본관 쪽으로 바짝 차를 댔다.

차량 구도가 바뀐 탓에 바깥에서 어떤 짐을 옮기는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이후 본관에서부터 짐을 옮기는 작업은 약 50분 동안 더 이어졌다. 짐을 차량에 던지는 둔탁한 소리가 들렸다.

28일 오전 6시 57분 쯤 기록물 파쇄 서비스 업체의 2t 짜리 호송 차량이 서울 마포구 합정동 YG 사옥에 들어가 직원들이 박스와 트렁크 등 수십개 물품을 싣고 있다. /박소정 기자

파쇄업체가 작업을 시작한 지 약 1시간 50분 만인 오전 8시 43분 차량 두 대가 모두 떠났다. 기자가 떠나는 파쇄업체 직원에게 ‘작업을 다 마치고 돌아가는 것인지’ 묻자 "조금 있다가 오라고 한다"고 했다. 관계자 중 한 사람은 "박스, 종이가방, 캐리어 등이 있었는데 무게로 보아 컴퓨터 같은 가전제품도 있는 것 같았다"고 했다.

‘새벽 파쇄’는 특별한 요청이 있는 경우 진행된다. 파쇄 업체 관계자는 "파쇄 작업은 대부분 오전 9시부터 시작한다"며 "의뢰업체가 원하면 새벽에도 나가지만, 추가 수당이 붙어 대부분 기업들이 꺼려 한다"고 했다. 그는 이어 "다만 연예기획사처럼 기자나 사람들에 눈에 띄는 기업의 경우, 새벽에 주로 작업을 한다"며 "문서 뿐 아니라,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등 모든 것을 파쇄할 수 있다"고 했다.

YG 측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매월 혹은 매분기별로 실시하는 정기적인 문서 파쇄 작업이었다"며 의혹을 일축했다.

28일 새벽 6시 35분 쯤 기록물 파쇄 서비스업체 호송차량 2대가 서울 마포구 합정동 YG 사옥 앞에 도착했다. /박소정 기자

◇경찰, "버닝썬과 관계없는데 무슨 상관…"
경찰은 이번에도 ‘몰랐다’는 입장이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측은 28일 오전 "YG에서 문서 파쇄를 하는 걸 어떻게 알겠냐"며 "(설령 알았다해도) 버닝썬 사건과 YG 사이에 직접적 연관성이 발견되지 않은 상태에서 문서 파쇄 작업을 막을 명분은 없다"고 했다.

경찰은 앞서 지난 17일부터 버닝썬이 기습 철거에 들어간 것을 인지하지 못해 "증거인멸을 방관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경찰은 다음날인 18일 조선닷컴의 취재로 클럽에서 철거가 시작된 것을 인지한 직후 "경찰이 철거를 막을 명분이 없다"고 했다가 이후 현장 보존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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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승리, 팔라완 6억 생파..룸살롱 여성, 게스트 동행

입력 2019.02.28. 10:50 수정 2019.02.28. 11:11

                          
      

[Dispatch=오명주·송수민기자] "승리 생일파티 갈래?"

서울 강남 역삼동 I룸살롱. '빅뱅' 승리의 단골 술집이다. 일명, '쩜오'로 불린다.

지난 2017년, 여성 종업원 A 씨는 생소한(?) 초대를 받았다. 승리 생일 파티에 오라는 것. '몸'만 오면 된다는 제안이었다. 

"승리 오빠가 자주 와요. (이)문호 오빠도 함께요. 필리핀 섬을 통째로 빌려 생일 파티를 한다고 자랑했어요. 물 좋은 언니들만 초대하는데 같이 가자고 했어요." (A 씨)

당시 승리가 내건 조건은, '물게'. 

"그냥 '물' 좋은 언니만 있으면 모든 비용을 내겠다고 했어요. 우리 가게에서만 10여 명이 갔어요. 텐프로 업소 언니들도 있었고요." (A 씨)

그렇게 승리는, 2017년 12월 9일 필라핀 팔라완섬(리조트)을 통으로 빌렸다. 약 150여 명을 초대했고, 이틀 동안 파티를 열었다. 

◆ 팔라완 생파의 VIP  

'디스패치'는 승리의 '생파' (생일파티) 리스트를 확보했다. 승리가 초대한 VIP 및 게스트 명단, 비행시간, 비행 편명 등이 정리된 문서였다. 

승리는 초대 손님을 'VIP'와 '게스트'로 나눴다. 클럽 고객 리스트를 정리하는 방식. 일본, 중국, 홍콩, 대만, 싱가폴, 말레이시아, 태국 등에서 활동하는 재력가(혹은 유명인)은 VIP로 분류됐다.  

예를 들어, 대만의 '린' 사모님은 <타이완 VIP팀 #1>이다. 그녀는 승리의 '버닝썬'에 직접 투자한 대만 큰손이다. 클럽 관계자 사이에선 '린사모'로 통한다.  

T 씨는 <홍콩 VIP>로 분류됐다. 그는 홍콩 유력 정치인이자 재력가인 D씨의 아들. 대만배우 K 씨는 <타이완 VIP팀 #2>, 싱가폴 배우 F 씨는 <싱가폴 VIP>다. 야구선수 O씨는 <한국 지인 2팀>.

(대만배우 K 씨는 대마초 흡연으로 중화권에서 물의를 일으켰다. 싱가폴 배우 F 씨는 최근 할리우드 영화에 출연했다.)

◆ 룸살롱 여성은 게스트

승리의 생일 파티에는 유흥업소 여성도 동원됐다. 파티의 흥을 돋우기 위한 섭외였다.

A씨는 "그냥 편하게 와서 신나게 놀고 가라 했다"면서 "승리는 (팔라완) 리조트를 클럽으로 만들었다. 밤마다 파티가 열렸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디스패치'가 만난 A 씨는 생파 리스트에 '게스트'로 분류됐다. <승리 대표 게스트 1팀>이었다. 1팀에는 I룸살롱 K 부장을 포함, 총 9명이 속해 있었다. 

<승리대표 게스트 2팀>은 '모델'급 멤버로 구성됐다. 국내 모델 선발대회 출신, SNS 스타, 일반인 등 10명으로 채워졌다. 승리는 대만에서 활동하는 모델 9명도 따로 불러 <대만 모델 게스트팀>도 만들었다. 

B씨는 "승리가 초대해 모델 친구들과 함께 갔다"면서 "필리핀 왕복 항공료, 팔라완 리조트 숙박료 등을 모두 제공했다. 룸서비스 뿐 아니라 샴페인 등 술값도 모두 공짜였다"고 말했다.

◆ 여기는, 팔라완~썬

승리가 가는 곳, '버닝썬' 이문호 대표도 있었다. 둘은 VIP 명단 작성부터 여성 게스트 초대까지, 머리를 맞댔다. 파티를 기획하고, 진행하고, 집행하고, 정리했다.

강남의 '물게'를 팔라완으로 옮긴 것도 둘이다.

익명을 요구한 C 씨는 "승리 측은 DJ도 섭외했다. 최고급 샴페인을 제공했고, '물게'까지 준비했다"면서 "강남 클럽을 옮긴 느낌이었다. 어떤 눈치도 보지 않고 광란의 밤을 보냈다"고 귀띔했다.

광란의 생일파티, 어느 정도였을까. '디스패치'는 '버닝썬'으로 논란이 된 약물 부분을 물었다.

C 씨는 "그들만의 세상이었다. 어떤 일이 일어나도 모른다. 보안이 완벽했다"면서 "(풀빌라에서) 약을 했다는 소문도 들었다. 미친 듯이 놀아서 그런 소문이 날 수도 있고…"라며 말끝을 흐렸다. 

◆ 생일 파티 비용만 6억 원

"10,9,8,7,6,5,4,3,2,1" 

카운트 다운이 시작됐다. 그리고 0과 함께 터진 소리.

"Happy Birthday! 승리"

동시에 폭죽이 터졌다. 불꽃 축제를 방불케 했다. 승리의 28번째 생일 파티 풍경이다.  

'디스패치'는 팔라완 A 리조트에 비용을 문의했다. 3박 공식 가격은 50만 4,570달러. 우리 돈으로 약 5억 4,000만 원이다.

A 리조트 측은 "한국 가수 승리가 (2017년에) 리조트를 통으로 사용했다"면서 "만약 승리처럼 리조트를 독점으로 빌릴 경우 특별가로 44만 4,083달러까지 할인해주겠다"고 말했다.

승리는 리조트 숙박비 이외에 항공권, DJ 출연료, 주류(샴페인) 비용 등을 전부 책임졌다. 여기에 생일 카운트다운 폭죽 비용도 자비로 냈다는 후문.

A 씨는 "VIP들에겐 비지니스 항공권을 제공했다. (여자) 게스트는 이코노미"라면서 "승리 측은 5~6억 원을 썼다고 과시했다. 심지어 불꽃쇼에만 2,000만 원이 들었다는 말도 했다"고 전했다. 

◆ 팔라완에서 구상한 '버닝썬'

승리는 자신의 생일 파티에 대만족을 표했다.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올렸다. 일부 지인의 게시물을 태그, "친구들과 좋은 날을 보내다"라는 멘션도 달았다. 

하지만 팔라완은, 일명 '버닝썬' 결의였다. 

그도 그럴 것이, 승리는 2개월 뒤 '버닝썬'을 오픈했다. '경제공동체'인 이문호를 대표로 앞세웠다. 대만 '린사모'의 투자도 끌어냈다. 승리가 없었다면 '린사모'의 돈도 없었다. '버닝썬' 관계자의 전언이다. 

단, 승리만 여전히 클럽과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모든 의혹이 하루 빨리 밝혀질 수 있길 바랍니다. 언제든지 다시 불러주시면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습니다." (승리)

이문호의 머리에서 마약 성분이 검출됐다. 승리 역시 마약 검사를 받았다. 

하지만 '음성반응'이 (나온다 해도) 면죄부가 될 수 없다. 적어도, 승리는 '버닝썬' 구상과 설립, 운영의 핵심이다. '디스패치'가 만난 모든 사람의 손가락이 승리를 가리키고 있었다. 

<사진출처='아만폴로' 공식홈페이지,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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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재가동 찬성여론 70%..20개월 前보다 20%p 수직상승[리얼미터]

입력 2019.02.28. 09:30

               
응답자 10명 중 7명 개성공단 재가동·금강산관광 재개 찬성
문대통령 국정지지도 0.9%p ↓, 1차 북미회담 직전엔 0.9%p ↑
민주 39.4%, 한국 28.1%, 바른미래 7.1%, 정의 6.6%, 평화 2.9%
[리얼미터 제공]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기자 = 국민 10명 중 7명에 이르는 대다수가 개성공단 재가동과 금강산 관광 재개에 찬성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28일 나왔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tbs 의뢰를 받아 지난 27일 전국 성인남녀 502명을 대상으로 조사(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4.4%포인트)한 결과, 북한 비핵화에 대한 상응 조치로 대북 경제제재가 완화될 경우 개성공단을 재가동하고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는 데 대해 전체 응답자의 68.9%가 찬성한다고 밝혔다.

반대는 26.5%였으며, '모른다'는 응답이나 무응답은 4.6%였다.

이 같은 결과는 리얼미터가 2017년 6월 '개성공단 재가동에 대한 국민 여론'을 조사(찬성 49.4% vs 반대 39.9%)했을 때보다 찬성 여론이 20%포인트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세부적으로 영남, 60대 이상, 중도층·무당층을 포함한 거의 모든 지역, 연령, 이념성향, 정당 지지층에서 찬성 여론이 대다수이거나 우세했는데, 특히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지지층, 진보층에서는 10명 중 9명의 압도적 다수가 찬성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대는 자유한국당 지지층과 보수층에서만 대다수이거나 우세했다.

[리얼미터 제공]

이와 함께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지지도는 지난주보다 0.9%포인트 내린 50.1%로 나타났다. 부정 평가는 0.1%포인트 오른 44.2%, '모른다'는 응답이나 무응답은 0.8%포인트 오른 5.7%였다.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고 있는 2차 북미정상회담이 문 대통령의 국정지지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는 리얼미터가 tbs 의뢰를 받아 지난 25∼27일 전국 유권자 1천511명을 대상으로 조사(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2.5%포인트)한 결과다.

대구·경북, 호남, 경기·인천, 60대 이상, 20대, 30대, 가정주부, 자영업, 진보층, 무당층, 한국당 지지층에서 하락한 반면, 충청권, 부산·울산·경남, 50대, 40대, 무직, 노동직, 사무직, 보수층, 바른미래당 지지층에서 상승했다.

앞서 1차 북미정상회담 직전인 지난해 6월 11일 리얼미터 발표(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2.2%포인트) 기준 문 대통령의 국정지지도는 전주보다 0.9%포인트 오른 72.3%를 기록한 바 있다.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이 1.0%포인트 내린 39.4%, 한국당이 1.3%포인트 오른 28.1%를 각각 기록했다.

리얼미터는 "한국당의 상승세는 당 대표 선출 컨벤션 효과와 일부 민주당 의원들의 20대 발언 논란에 의한 반사이익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바른미래당은 0.5%포인트 오른 7.1%, 정의당은 0.5%포인트 내린 6.6%, 민주평화당은 0.3%포인트 내린 2.9%로 각각 집계됐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리얼미터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리얼미터 제공]

hanj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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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원룸서 30대 흉기에 찔려 숨진채 발견..경찰 수사 착수

입력 2019.02.27. 09:00

               
사건 현장·살인 사건·과학 수사 (PG) [제작 최자윤] 사진합성, 일러스트

(인천=연합뉴스) 윤태현 기자 = 인천 시내 한 원룸에서 3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7일 인천 남동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7시 44분께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 한 원룸에서 A(30)씨가 숨져 있는 것을 주민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발견했다.

이 주민은 경찰에서 "날씨가 추운데 원룸 창문이 계속 열려 있는 게 이상하다고 생각해 경찰에 신고했다"고 진술했다.

A씨는 원룸 내부에서 피를 흘린 채 숨져 있었으며 신체 곳곳에서는 흉기에 찔린 것으로 추정되는 상처가 발견됐다.

경찰은 A씨가 타살로 숨졌다고 보고 주변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보해 분석하며 용의자를 특정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A씨의 신체에서 발견된 상처로 미뤄볼 때 타살 가능성이 높다"며 "현재 CCTV 영상을 토대로 이 원룸을 드나든 사람을 대상으로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tomato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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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못 건드리는 중국, 김정은 통과 중월국경에 이유 있다

채인택 입력 2019.02.27. 06:01 수정 2019.02.27. 09:02

               
26일 김정은 환영행사 동당 부근 흑역사
중-베트남 사이좋던 65년 '우의관' 으로
40년 전 79년 2월17일 중-베트남 전쟁
인민해방군, 우의관 지나 베트남 침공
베트남, 친중정책 거부하자 무력 동원
중국, 20만~60만 동원해 베트남 공격
베트남, 강력한 항전의지로 결사 저항
철수한 중국, 베트남 만만하게 못 대해
공산국가 간 민족과 국경 분쟁 현장


[채인택의 글로벌 줌업]
26일 오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통과한 중국·베트남 사이 국경지대는 딱 40년 전 중국이 베트남을 결코 함부로 대할 수 없게 된 결정적인 사건이 벌어진 땅이다. 중화인민공화국이 베트남 사회주의 공화국을 침공한 1979년 2~3월의 중국·베트남 전쟁이 바로 그 사건이다. 김 위원장이 열차에서 내린 랑선(諒山) 성 까오록(高祿) 현 동당(同登) 진의 동당 역은 당시 화약 냄새가 가득한 격전지였다.

1979년 2~3월 중국의 침공으로 벌어진 중국-베트남 전쟁 당시 소총을 든 베트남 민병대원(왼쪽)이 포로로 잡은 중국 인민해방군 군인들을 감시하고 있다.당시 베트남은 민병대원까지 그러모아 필사적으로 대항했으며 해방군은 27일 만에 국경 밖으로 물러났다. [중앙포토]

사이 좋을 땐 우의관, 틀어지자 침략 경로
베트남을 '절대 건드릴 수 없는 이웃'으로 각인시킨 중국·베트남 전쟁은 동당 역에서 지척인 국경 관문 우의관(友誼關)에서 시작됐다. 2000년 이상 베트남과 중국의 경계였던 이 관문에 '우호'란 이름이 붙은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난 23일 오후 5시 전용 열차로 평양에서 출발한 김 원장이 그날 저녁 중국에 들어가면서 건넌 북한과 중국 사이 국경 다리에도 '우호'라는 명칭이 붙어있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압록강을 가로지르는 조중우의교(朝中友誼橋)를 건너 중국 땅으로 들어가 4500㎞를 달렸다. 북·중과 중월 국경을 이루는 두 시설물 모두에 우의(友誼)라는 단어가 붙었다는 사실에 눈길이 갈 수밖에 없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열차로 지나간 중국-베트남 국경지대의 관문인 우의관. 2000년 전인 중국 한나라 시절부터 중국과 베트남 경계이던 곳이다. 1965년 양국이 합의해 우의관으로 불리고 있다. 중국은 40년 전인 1979년 2월 우정을 상징하는 이 관문 등을 통해 베트남을 침공했다가 패퇴했다. [위키피디아]
우의관은 원래 중국 전한(前漢, 또는 西漢, 기원전 206~기원후 8년) 시절에 처음 설치돼 계릉관(鶏陵關)으로 불렸다. 명(明,1368~1662년) 초기인 1407년 ‘오랑캐를 누르다’는 의미의 진이관(鎭夷關)으로 불렸다가 명 말기에 ‘남쪽을 지키다’ ‘남쪽을 누르다’는 뜻의 진남관(鎭南關)으로 바뀌었다. 중화 제국주의적인 냄새를 풍기는 이름이다.
북중 국경의 조중우의교에서 중국-베트남 국경의 우의관에 이르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동 경로.[그래픽=박경민 기자]
중국과 북베트남이 공산국가가 된 다음인 1953년 ‘남쪽과 화목하게 지낸다’는 목남관(睦南關)으로 변경됐는데 중국이 베트남전을 치르던 북베트남을 지원하는 등 양국 사이가 한창 좋던 1965년 ‘친구 사이의 정’이라는 뜻의 우의를 붙여 우의관이 됐다. 북중 국경의 압록강을 가로지르는 우의교는 원래 이름이 ‘압록강철교(鴨綠江鐵橋)’였는데 1990년 양국 합의로 이름이 바뀌었다. 공산국가 간의 정치적·군사적·경제적 결합과 우정을 상징하는 뜻에서 이런 이름을 붙였을 것이다.
1979년 2월 중국-베트남 전쟁 당시 중국 인민해방군이 장갑차를 앞세워 베트남을 침공하고 있다. [위키피디아]


1979년 중국의 베트남 침공 흑역사
하지만 베트남과 중국 국경에 위치한 우의관은 피의 역사 현장이 됐다. 중국이 1979년 2월 17일 20만(중국 주장)~60만(베트남 주장)의 병력으로 베트남을 침공하면서 우의관을 침공로로 이용했기 때문이다.
당시 중국은 왜 같은 공산권인 베트남을 침공했을까. 1949년 공산 정권을 수립한 중국은 1976년 통일국가로 재출발한 공산 베트남이 고분고분하지 않은 데 불만이 많았다. 1975년 남베트남을 무력 점령하고 1976년 통일 공산국가인 베트남 사회주의 공화국을 수립한 베트남은 중국의 영향권에 들어가는 대신 친소련 노선을 걸었다. 베트남은 1978년 소련 주도의 공산권 경제협력기구인 코메콘(COMECON·경제상호원조회의)에 가입하고 소련과 상호우호협력조약을 체결했다. 소련과 이념투쟁과 국경분쟁을 벌이고 공산권 세계의 패권을 둘러싼 경쟁을 벌이면서 사이가 멀어진 중국은 베트남의 친소 노선을 거북하게 여겼다. 베트남을 ‘동양의 쿠바’로 부르면서 소련의 군사동맹국으로 간주했다. 베트남이 개인 토지와 재산을 압류하는 공산화 정책을 펼치면서 그전까지 경제권을 쥐고 있던 약 120만의 화교가 졸지에 재산을 잃고 보트피플이 되거나 이웃 중국으로 탈출하게 된 상황도 중국을 자극했다. 공산주의 이상과 거리가 먼 민족주의적 감정이다.

1979년 중국-베트남 전쟁 당시 베트남군이 포격하고 있다. [위키피디아]


패권 국가 야망 앞엔 이념 소용없어
더욱 직접적인 문제는 베트남이 1978년 12월 25일 이웃 공산국가인 캄보디아를 침공해 점령한 것이다. 베트남과 이웃한 캄보디아에선 친중파인 폴 포트(1928~1998년)가 이끄는 공산 게릴라 조직인 크메르루주가 1975년 집권했다. 이들은 급속한 탈도시화와 농업 집단화를 추구하면서 나라를 ‘킬링필드’로 만들었다. 크메르루주는 약 800만의 국민 중 약 130만을 처형했으며 굶어 죽은 사람을 포함하면 170만~250만의 희생자를 낸 것으로 추정된다.
크메르루주는 이 과정에서 베트남에서 훈련받았다는 이유로 일부 캄보디아 군인도 처형했으며 베트남과 국경선을 둘러싸고 분쟁을 벌였다. 베트남의 캄보디아 침공은 이런 배경에서 벌어졌다. 일종의 동남아시아 공산권 주도권 다툼이다. 베트남의 캄보디아 침공으로 크메르루주는 태국 국경 쪽 밀림으로 들어가 다시 게릴라전에 나섰다. 베트남이 크메르루주를 권력에서 밀어낸 덕분에 캄보디아는 킬링필드에서 벗어나는 ‘부수적인 효과’를 얻었다.

1978년 12월 15일 친중국가 캄보디아를 침공한 베트남군이 이듬해 1월 초 프놈펜에 진입하고 있다.[위키피디아]


베트남의 친중 캄보디아 점령에 중국 군사보복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온 것이 ‘중국의 내 편 감싸기’다. 중국은 친중 성향의 크메르루주를 몰아낸 베트남에 분노했다. 같은 공산권 국가에 연대의식을 느낀 게 아니라 ‘친중’과 ‘친소’로 편을 나눠 서로 다르게 취급한 것이다. 친중이 아니라면 마음대로 군대를 보내도 된다고 여겼다. 이러한 편 갈이는 증오를 낳았고, 증오는 유혈극으로 이어졌다. 중국은 베트남이 1978년 후반에만 700차례 이상 국경 충돌을 일으켜 300명 이상의 사상자가 났다고 비난했으며, 베트남은 중국의 영토 침입으로 1978년에만 2175건의 충돌이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그 뒤 베트남이 캄보디아를 점령하자 중국은 베트남 침공을 계획했다. 공산 세계의 패권을 노리던 중국은 동남아시아, 특히 인도차이나 지역 공산권의 맹주를 꿈꾸는 베트남과의 유혈 충돌을 마다하지 않았다. 이념 동질성은 중국의 군사 공격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았다. 문제는 이념이 아니라 헤게모니와 국익, 그리고 민족 감정을 둘러싼 서로 다른 욕심이었다.
1979년 1월 1일 미중 국교 정상화를 계기로 중국 지도자 덩샤오핑(왼쪽)이 1월 18일부터 9일간 미국을 방문했다. 덩이 지미 카터 미국 대통령을 만나고 있다. 덩은 당시 '조그만한 친구가 말을 듣지 않아 엉덩이를 떼려야겠다"며 베트남 침공을 암시했다. [중앙포토]


문제는 결국 중화 제국주의와 세력 경쟁
당시 중국의 실질적인 지도자였던 덩샤오핑(鄧小平·1904~1997년)은 단계적으로 외교 절차부터 밟았다. 1979년 1월 1일 미국과 수교하게 되자 그해 1월 28일부터 9일간 미국을 방문하며 지미 카터(95세·1977~1981년 재임) 대통령과 다섯 차례 회담했다. 그는 카터에게 베트남과 관련해 이렇게 말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조그마한 친구가 말을 듣지 않아 엉덩이를 때려야겠다(小朋友不聽話 該打打屁股了).” 중화 제국주의적 발상이라고 비난을 받아도 아무런 할 말이 없는 발언이다. 그런 발언이 공산주의자의 입에서 거침없이 나왔다.
덩이 귀국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중국 인민해방군은 국경지대에서 전격적으로 베트남 공격을 시작했다. 중국의 베트남 침공이 덩샤오핑의 방미 직후 이뤄졌다는 점은 충격적이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우의(友誼)라는 글씨가 선명한 우의관을 지나 베트남에 쳐들어갔다. 우의는 필요할 때만 내미는 외교적 수사에 지나지 않았다.

27일간 양측에서 최대 15만 명 사망
우의관을 포함한 26군데를 거쳐 베트남으로 쏟아져 들어간 중국 인민해방군은 27일간 싸우면서 막대한 피해를 보았다. 당시 주력군이 캄보디아에 가 있던 베트남은 남아 있던 7만~10만 명의 정규군으로는 병력이 부족하자 15만 명 정도의 민병대까지 동원해 필사적으로 대항했다. 중국과의 국경에서 수도 하노이까지 불과 160㎞ 남짓 떨어져 있었다. 주력이 남쪽 캄보디아에 원정을 간 사이 수도를 중국에 함락당하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질 수밖에 없었기에 베트남군의 저항은 처절했다. 게다가 베트남군은 25년간 미국과 싸우면서 단련된 군인이었다.
험악한 산악 지형, 습한 열대 기후, 지하화한 통로와 군사기지, 익숙하지 못한 현지 지리도 해방군을 괴롭혔다. 해방군은 1953년 6·25전쟁이 끝난 뒤 전투를 경험하지 못했다. 게다가 중국은 1966~1976년 10년간 이념적 대소란인 문화대혁명을 겪으면서 사회와 경제가 피폐해졌으며 군 전력도 약해질 수밖에 없었다. 과잉 이념이 나라를 망치는 것은 중국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전쟁 과정에서 쌍방이 막대한 인명 손해를 입었다. 중국 주장에 따르면 해방군 6954~8531명이 숨지고 1만4800~2만1000명이 부상했으며 238명이 포로로 잡혔다. 베트남 측은 해방군이 사망자 2만6000명을 포함해 6만2000명의 사상자를 냈다고 주장했다. 서방 정보기관은 약 2만6000명의 해방군이 목숨을 잃고 3만7000명이 부상한 것으로 추산한다.
베트남은 자국의 피해 규모를 밝히지 않았다. 중국은 베트남 정규군 3만~5만7000명과 민병대 7만 명이 숨졌으며 1636명이 포로가 됐다고 주장한다. 서방측은 베트남군 약 3만 명이 숨지고 3만2000명이 부상했다고 본다. 전쟁에서 피해 규모는 중요하지만, 이것만으론 승패를 확정할 수 없다. 전쟁 목적이 달성됐는지도 살펴야 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6일 열차에서 내린 베트남 국경 기차역인 동당역 입구에 레드카펫이 깔려있다. 이곳은 1979년 2월 발발한 중국-베트남 전쟁 당시 중국 이민해방군의 침공로였다. [사진 영상캡처]


프랑스·미국 이어 중국도 베트남에 패퇴
베트남을 침공한 해방군은 3월 초 국경에 접한 랑선 성의 성도 랑선 시를 점령하고 초토화한 뒤 3월 16일 베트남에서 철수했다. 이 랑선 성은 김 위원장이 베트남에 도착한 동당 역이 속한 지역이다.
그 뒤 중국과 베트남 양측 모두 자국의 승리를 주장했다. 하지만 베트남에 본때를 보여주기 위해 쳐들어갔던 중국 인민해방군이 아무런 이득도 얻지 못한 채 철군했다는 것은 전쟁 결과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베트남군은 자국을 침략했던 외국 군대를 다시 한번 몰아내는 데 성공했다. 20세기 들어 프랑스군과 미군에 이어 중국 인민해방군이 세 번째다.
그런데도 베트남은 캄보디아를 점령한 자국군을 철수하지 않았다. 캄보디아에서 베트남 군대를 철수시켜 친중 크메르루주를 구하겠다는 중국의 베트남 침공 목적은 달성되지 않았다. 베트남을 친소 국가에서 친중 국가로 바꾸지도 못했다. 인도차이나 반도에서 중국의 의지는 실현되지 못했다. 대신 중국은 미국과 적극적으로 협력해 경제 발전에 박차를 가하면서 사실상 '반소련 블록'을 형성했다.
베트남은 1989년이 되어서야 캄보디아에서 군대를 철수했으며 소련이 무너진 1991년에야 중국과 관계를 정상화했다. 베트남은 1992년 한국과, 1995년 미국과 각각 국교를 맺고 본격적으로 경제 건설에 나섰다.
중국의 침략 앞에 고슴도치처럼 필사적으로 자신을 방어하는 의지와 신념의 베트남 군대를 본 때문일까. 그 뒤 중국은 베트남을 함부로 건드리지 못했다. 최근 양국 사이에 해상 국경분쟁이 벌어지고 있지만, 중국은 베트남을 조심해서 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쉽게 굴복시킬 수 없는 나라라는 사실을 아픈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지도부에 새겨진 선 굵은 집단 기억이다. 이는 베트남의 국가 자산이 됐다.


나라는 국민 의지와 용기로 지키는 것
베트남도 이 전쟁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당시 베트남과 우호조약을 맺은 소련의 존재가 전쟁을 막아주지 못한 것은 물론 전쟁이 벌어진 다음에도 중국에 별다른 물리적 압박을 가하지 못했다. 우방을 돕지 못하는 우호조약이나 외교적 약속은 휴짓조각일 뿐이며 한 나라의 생존은 어디까지나 국민의 의지와 용기로만 얻을 수 있다는 뼈아픈 가르침을 얻었다. 이런 교훈이 어디 베트남에만 해당할까.
40년 전 베트남·중국 전쟁은 우호의 이름 아래 줄서기나 굴욕을 강요하는 세력, 힘으로 주변국을 압박하는 나라, 주권을 침해하려는 이웃에 어떻게 대해야 할지를 잘 보여준다. 김정은 위원장이 시대착오적인 열차를 타고 지나간 베트남·중국 국경의 흑역사를 보면서 우리는 어떤 생각을 하고 교훈을 얻어야 할까.

채인택 국제전문기자 ciimcc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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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뱅 승리, 해외투자자 상대 성접대 의혹..카카오톡 대화 입수강경윤 기자 입력 2019.02.26. 12:03 수정 2019.02.26.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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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funE l 강경윤 기자] 그룹 빅뱅의 승리(본명 이승현·30)가 운영했던 클럽 '버닝썬' 등 서울 강남 클럽들에 대한 마약 유통 및 경찰 유착 의혹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승리가 강남 클럽들을 각종 로비 장소로 이용하고 투자자들에게 성 접대까지 하려고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SBS funE 취재진은 버닝썬 사건을 취재하던 중 지난 2015년 말 승리와 가수 C씨, 또 승리가 설립을 준비 중이던 투자업체 유리홀딩스의 유 모 대표와 직원 김 모 씨 등이 나눈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입수했다.

입수된 카카오톡 자료에 따르면 승리는 2015년 12월 6일 오후 11시 38분쯤 채팅방에서 직원 김 씨에게 외국인 투자자 B씨 일행을 언급하며 "클럽 아레나에 메인 자리를 마련하고 여자애들을 부르라"고 지시했다.

아레나는 승리가 자주 찾던 서울 강남의 대형 클럽이다. 승리는 2016년 3월 요식업과 엔터테인먼트 등 각종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투자법인인 유리홀딩스를 설립했다. 2015년 말은 투자 유치를 위해 국내외 재력가들과 접촉하던 시기였다. 승리는 유 씨와 함께 유리홀딩스의 공동대표로 취임하기 전 이미 직원 김 씨 등과 채팅방을 운영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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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카카오톡을 살펴보면 김 씨는 승리의 지시를 받은 뒤 "자리 메인 두 개에 경호까지 싹 붙여서 가기로…케어 잘하겠다."고 답했다. 그러자, 승리는 "여자는?"이라고 묻고 "잘 주는 애들로"라고 덧붙였다. 성 접대가 가능한 여성을 요구한 것으로 추정되는 부분이다. 당시 투자자 B씨는 여성이었지만, 함께 찾은 일행들은 대만인 남성들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부르고 있는데 주겠나 싶다. 일단 싼마이를 부르는 중"이라고 답했다. 싼마이는 싸구려를 뜻하는 은어다. 승리는 이후 "아무튼 잘하라"며 사실상 용인했다.

40여 분 뒤 유 대표는 채팅방에서 김 씨에게 "내가 지금 여자들을 준비하고 있으니까 여자 두 명이 오면 호텔방까지 잘 갈 수 있게 처리하라"고 지시했다. 김씨는 10분 뒤 채팅방에 "남성 두 명은 (호텔방으로) 보냄"이라고 최종 보고를 했다. 실제 성 접대가 이뤄졌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여성 외국인 투자자 B씨는 이후 2016년 4월 한국에 다시 입국해 유리홀딩스 첫 주주총회에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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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funE 측은 승리와 YG엔터테인먼트에 전화와 문자메시지로 당시 상황에 대한 설명을 요청했지만 이들은 답변을 거부했다. 하지만, 승리 측이 강남의 대형 클럽을 요식업 및 엔터테인먼트 사업 투자의 로비 장소로 이용하면서 성 접대까지 하려고 했다는 의혹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ky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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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희 논란' 촉발 교통사고 견인차 기사 "동승자 못봤다"

김민성 기자 입력 2019.02.25. 15:31 수정 2019.02.25. 15:34

               
경찰, 최근 참고인 신분 조사..기존 언론 발언 번복
프리랜서 기자 김모씨(49) 폭행하고 협박했다는 의혹을 받는 손석희 JTBC 대표가 17일 새벽 고소인 신분으로 조사를 마친 뒤 서울 마포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2019.2.17/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김민성 기자 = 손석희 JTBC 대표이사의 2년 전 접촉사고와 관련, 당시 피해자였던 견인차 기사가 경찰 조사에서 "동승자는 보지 못했다"는 취지의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25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마포경찰서는 견인차 기사 A씨를 최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A씨는 지난달 30일 한 언론에 "사고 직전 여성 동승자가 내리는 걸 봤다"고 밝힌 바 있지만, 최근 경찰조사에서는 사고 당시 동승자를 보지 못했다고 번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 대표은 지난 16일 경찰에 출석해 "과천 지인 집에 어머니를 모셔다드린 뒤 화장실에 가려고 공터에 갔다가 사고가 났다"며 "사고 당시 동승자가 없었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의 번복된 진술은 손 대표의 진술과 일치하는 셈이다.

손 대표에게 폭행을 당했다며 경찰에 고소한 김모씨(49)는 2017년 4월16일 오후 10시쯤 경기도 과천의 한 교회 주차장에서 손 사장이 몰던 차가 한 견인차량과 접촉사고를 낸 뒤 그대로 달아났다가 피해 차주에게 붙잡혀 합의금으로 150만 원을 송금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씨는 이번주 중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m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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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환영 인파에 손 흔들며 화답..김여정은 그림자 수행

김성진 입력 2019.02.26. 11:57

                          
      
김정은 열차로 동당역에 도착..주민 수백여 명 몰려나와
새벽부터 모인 주민·학생..북한 인공기와 꽃다발 흔들어
김 위원장 뒤를 '그림자'처럼 따르는 김창선·김여정 눈길
주민들 환호 보내자 金, 차량 세우고 손 흔들며 화답해
전용열차 도착 전부터 동당역은 경호와 긴장감 '최고조'
【랑선(베트남)=뉴시스】고승민 기자 = 제2차 북미정상회담 일정을 하루 앞둔 26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특별열차를 타고 베트남 랑선성 동당역에 도착하고 있다. 2019.02.26.kkssmm99@newsis.com

【랑선(베트남)=뉴시스】김성진 기자 = 2차 북미 정상회담을 하루 앞두고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6일(현지시간) 중국-베트남 접경지역에 있는 동당역에 도착했다.

이날 김 위원장이 탑승한 전용 특별열차는 오전 8시13분께(한국시간 10시13분) 동당역에 들어섰다. 김 위원장은 도착 후 오전 8시22분께 열차에서 내려 베트남 정부 인사들과 악수를 나눴다.

한 여성이 김 위원장에게 꽃다발을 줬고 호위무사로 불리는 김철규 호위사령부 부사령관이 현장을 통제했다. 김여정 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도 '그림자'처럼 김 위원장의 뒤를 따랐다.

김 위원장이 나온 뒤 열차 승강장 발판에는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리수용 당 중앙위 부위원장 겸 국제부장, 김평해 간부부장, 오수용 경제부장, 리용호 외무상, 노광철 인민무력상,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순서대로 서 있었다.

김 위원장이 베트남 인사들과 악수를 하는 사이 바깥에서는 김 위원장의 초근접 경호를 담당하는 974부대원 12명이 차량을 대기시켰다. 30여 명의 경호원들은 각자 위치에서 상황을 예의주시했다. 김 위원장의 차량과 유사하게 생긴 차량도 경호를 위해 따로 세워졌다.

【랑선(베트남)=뉴시스】고승민 기자 = 제2차 북미정상회담 일정을 하루 앞둔 27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특별열차를 타고 베트남 랑선성 동당역에 도착,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2019.02.25.kkssmm99@newsis.com

김 위원장이 역사 바깥으로 나서자 수백 명의 주민들이 "와"하는 소리를 내며 환호했다. 이날 동당역 앞에서부터 하노이로 연결되는 진입로까지 주민·학생들이 인산인해를 이뤄 수를 헤아릴 수 없었다. 이들은 북한 인공기와 베트남 국기, 꽃다발 등을 흔들며 김 위원장을 환영했다.

김 위원장은 역사에서 나오면서 지역 주민으로 꾸려진 환영단에게 오른손을 흔들며 인사를 했다. 김 위원장이 베트남 인사들과 북측 인사들로 둘러싸이면서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이 부산하게 움직였다. 김여정 제1부부장은 무리에서 따로 떨어져 나와서 김 위원장을 주시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이 이윽고 차량에 탑승했고 천천히 경호원의 도보 속도에 맞춰 바퀴를 움직였다. 김 위원장은 차량의 창문을 내리고 손을 흔들었고 한 무리의 주민들이 그 모습을 보자 환호했다.

김 위원장 차량은 잠시 취재진과 주민들 앞에 서서 이동하지 않고 서 있었다. 김 위원장은 경호원 12명에 둘러싸인 채 주민들에게 웃으며 손을 연신 흔들었다. 차량은 이윽고 속도를 내며 광장 인파의 시야에서 사라졌고 뒤 따르는 경호 차량에 북측 경호원들이 몸을 날리듯 올라탔다.

【랑선(베트남)=뉴시스】고승민 기자 = 제2차 북미정상회담 일정을 하루 앞둔 26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특별열차를 타고 베트남 랑선성 동당역에 도착, 차량에 탑승한 뒤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2019.02.26.kkssmm99@newsis.com

앞서 이날 베트남 당국은 오전 5시부터 김 위원장이 도착 예정인 동당역 지역의 통제를 강화했다. 선로와 승강장이 모두 내려다보이는 동당역 앞 고가도로는 완전히 차단됐다. 또 인근 가옥 옥상이나 건물 옥상에는 2명씩 짝을 지은 군인들이 경계태세를 유지했다.

오전 5시45분께부터 장갑차를 비롯해 무장한 병력들이 속속 도착해 자리를 채웠고, 공안들이 오토바이와 차량 20여대를 이끌고 동당역 앞에서 대기했다. 베트남 정부 관계자들과 인사들도 하나둘씩 역사에 도착해 상황을 점검했다.

역에 레드카펫이 깔린 오전 6시께부터는 지역 주민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수백 명의 주민들은 금세 광장을 채웠다. 교복을 입은 학생들과 아오자이를 입은 교사 등 수백 명도 동당역 앞에 자리잡았다. 이날 새벽부터 안개비가 계속 내리면서 우비를 입고 나온 주민들도 많았다.

한편 현지에서는 김 위원장이 오전 7시께 도착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군악대와 의장대 등도 오전 6시30분께부터 미리 도열하고 오전 7시께 음악을 연주하며 최종 점검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음악 소리가 나오자 취재진과 주민들은 김 위원장이 온 것이 아닌가 연신 목을 내밀고 역 입구 쪽을 확인했다.

【랑선(베트남)=뉴시스】고승민 기자 = 제2차 북미정상회담 일정을 하루 앞둔 26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특별열차를 타고 베트남 랑선성 동당역에 도착, 차량에 탑승해 이동하고 있다. 2019.02.26.kkssmm99@newsis.com

오전 7시14분께 김철규 호위사령부 부사령관과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 등이 역사에 모습을 나타냈지만 김 위원장은 이보다 1시간 가량 늦게 역에 도착했다. 전날 취재진과 만났던 주민은 행사 뒤 기자와 만나 "김 위원장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며 "너무 늦게 온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행사 종료 뒤에도 일부 주민들은 역사 모퉁이에서 전 세계에서 몰려든 취재진의 모습을 구경하거나, 광장에서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눴다. 통제에 동원된 공안들도 임무가 끝나자 옹기종기 모여 이야기를 했다.

전날까지 차량과 오토바이 등이 모두 통제됐던 동당역 진입로에는 일반 차량과 오토바이 통행이 가능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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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첩 원조' 하인즈 몰락, '투자 귀재' 버핏 3조 잃다

김성은 기자 입력 2019.02.24. 15:21 수정 2019.02.24. 15:30

                          
      
크래프트 하인즈, 4Q 17.3조원 상당 상각
'건강식 선호' 소비자 변화 못 맞춰 가치↓..
1대 주주인 버크셔 버크셔해서웨이 '손실'
코카콜라 부진전망 겹치며 버크셔 '이중고'
/AFPBBNews=뉴스1

'푸드 자이언트'이자 '케첩의 원조'로 불리는 크래프트 하인즈(Kraft Heinz)가 지난해 4분기 어닝쇼크 결과를 내면서 주가가 폭락했다. 이 때문에 크래프트 하인즈에 오랜 기간 투자해온 워렌 버핏도 거액 손실을 보며 '투자의 귀재'라는 명성에 흠이 갔다.

◇건강식 선호 취향에 포장 음식 '외면'…크래프트 하인즈 가치 하락=지난 21일(현지시간) 크래프트 하인즈는 지난해 4분기 적자 전환하며 126억800만달러(14조200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연간순이익도 적자로 돌아서 102억9200만달러(11조6000억원)로 집계됐다.

어닝쇼크의 원인은 자회사의 영업권 등 무형자산의 손실처리에 있었다. 지난해 4분기 154억달러(17조3000억원)의 손상차손(write down·상각)을 기록한 것이 대규모 당기순손실로 이어진 것이다.

크래프트 하인즈는 2015년, 150년 역사의 케첩 제조사 하인즈와 식품업체 크래프트푸드그룹이 합병해 탄생한 회사로, 맥스웰하우스, 카프리선, 젤로, 필라델피아 등 브랜드를 갖고 있다. 이날 공개된 문제의 기업은 합병 당시 장부에 기재된 '크래프트'와 육가공 자회사 '오스카 마이어'이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자회사 영업권 손상액이 83억달러, 그 밖에 미국 및 캐나다 소매점 등에서의 영업권 손상액이 71억달러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크래프트하인즈의 대표 자회사들의 영업가치가 추락한 것이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좀더 건강한 먹거리를 찾는 소비자들에게 '포장 음식(Packaged food)'의 인기가 떨어지고 있는 트렌드를 반영했다는 설명이다.

크래프트 하인즈의 2대 주주(지분율 22.2%)인 브라질 투자회사 3G의 자린고비식 경영전략도 도마위에 올랐다. 3G는 크래프트와 하인즈의 합병을 성사시킨 뒤 2500명을 구조조정하고, 17억달러의 비용을 절감하는 등 '이익 지키기'에만 골몰했다. 그 결과 R&D(연구개발)을 통한 신제품 혁신, 시장 확대 등에는 소홀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매릴랜드 경영대학원의 데이빗 카스 교수는 "크래프트 하인즈 경영진은 좀더 건강하고 신선한 먹거리를 추구하는 소비 트렌드 변화를 예상하지 못했고 대신 비용 절감에만 골몰했다"고 꼬집었다.

워렌 버핏. /AFPBBNews=뉴스1

◇하루 만에 시총 18조 '증발'…체면 구긴 1대 주주 버크셔해서웨이=대규모 순손실 소식에 크래프트 하인즈 주가는 지난 22일 시간외거래에서 27.5% 폭락했다. 이날 하루 시가총액은 162억달러(18조2000억원)가 날아갔다. 1년 전 주가(67.64달러) 대비로는 반토막이 났다.

지난해 10월 부적절한 회계 관행으로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소환장을 발부받았다는 소식, 4분기 배당금이 직전 분기 대비 36% 삭감된 주당 40센트로 결정됐다는 소식까지 이날 전해져 크래프트 하인즈 주가에 악재로 작용했다.

크래프트 하인즈의 주가 폭락으로 '오마하의 현인'이라 불리는 워렌 버핏 역시 거액 손실을 봤다. 그가 회장으로 있는 버크셔해서웨이는 크래프트 하인즈의 1대 주주다(지분율 26.7%). 지난 2013년 3G와 손잡고 하인즈를 230억달러에 인수했으며 크래프트와의 인수합병에도 관여해 최대주주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 23일(현지시간) 버크셔해서웨이는 지난해 4분기 253억9200만달러(28조60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했다고 밝혔다. 연간 기준 순익은 전년 대비 91.1% 줄어든 40억2100만달러(4조5000억원)를 기록했다.

버크셔해서웨이의 실적발표에 따르면 크래프트 하인즈의 적자로 인한 상각금액은 30억2300만달러(3조4000억원)로 기록됐다. 그 외 기타 주식 및 파생상품 손실 등으로 인해 4분기 대규모 적자를 냈다. 파이낸셜타임스가 인용한 데이터 제공업체 레피니티브(Refinitiv)에 따르면 버크셔해서웨이가 한 분기에 이 정도의 손실을 기록한 것은 1990년대 초반 이후 약 30년 만이고, 지난해 전체로도 2001년 이후 18년 만에 최악의 성적표였다.

한편 버크셔 해서웨이가 최대주주로 있는 코카콜라도 최근 판매 둔화 전망을 내놓아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소비재에 장기투자하라는 것은 버핏의 오랜 투자 격언이었지만 이제는 그 규칙이 달라질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블룸버그는 지난 22일 "크래프트 하인즈와 코카콜라 모두 달라진 소비자 취향에 따라 움직이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준다"며 "버핏은 여전히 코카콜라라는 음료를 사랑할 수 있지만 그는 점차 소수가 돼가는 코카콜라 애호가의 일원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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