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검사 "조국 내사, 임명 전부터 시작된 듯"..의혹 증폭

한승곤 입력 2019.10.31. 09:08 수정 2019.10.31. 10:14

               
유시민 "檢, 조국 지명 전후 내사"
대검 "유시민, 근거없는 추측성 주장 반복"
현직 검사, '검찰, 조국 내사' 주장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사진=유튜브 방송 '알릴레오' 캡처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검찰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내사했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현직 검사가 검찰이 조 전 장관 내사를 부인한 데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앞서 대검은 유 이사장 주장에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진혜연 대구지검 부부장 검사는 30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조 전 장관 내사 의혹에 "법령에 근거가 있는 행위"라고 지적하며, 검찰이 굳이 내사 자체도 부정하는 이유에 대해 의구심을 드러냈다.

진 검사는 '내사 자체가 잘못이 아닌데 왜 내사를 안 했다고 할까"라며 "내사는 입건 전에 당연히 하게 되어 있고, 내사를 하지 않고는 청문회 당일에 배우자를 기소하기도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런데도 내사를 한 사실 자체를 부인하는 이유는, 그 내사라는 것이 혹시 표적내사 또는 사찰이었다는 속내가 발각되는 것이 걱정이 되어서인지 의문을 가지게 된다"고 했다.

이어 "내국인 사찰의 방법이 아니고서는, 내사 없이는 알 수도 없고, 알아서도 안 되는 내용이라서 내사를 안 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 법률가로서의 판단"이라고 했다.

윤석열 검찰총장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앞서 29일 유 이사장은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장관직 지명 전부터 내사했다고 주장했다.

유 이사장은 이날 윤 총장이 A씨와 나눈 대화로 추정되는 대화록을 공개했다. 유 이사장은 A 씨에 대해 "A씨는 대통령에게 의견을 전달할 만한 청와대 외부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유 이사장에 따르면 윤 총장은 8월 중순 "조국을 장관으로 임명하면 안 된다. 내가 봤는데 몇 가지는 아주 심각하다"며 "법대로 하면 사법처리감이다. 내가 사모펀드 쪽을 좀 아는데, 이거 완전 나쁜 놈"이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이 조 전 장관을 내사했다는 주장의 근거에 대해서는 "윤 총장은 조국의 범죄 혐의가 뚜렷하다고 본 것이다. 특히 '내가 봤는데'라는 말은 확고한 예단의 표현"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대검찰청은 "앞서 지난 23일 '조국 장관 지명 전에 검찰총장이 청와대에 부적격 의견을 개진하고 면담요청을 했으며 조국 일가를 내사했다', '검찰총장이 부하들에게 속고 있다', '동생에 대한 수사는 별건수사로서 조폭도 이렇게까지 하지 않는다'는 유시민 작가의 주장은 사실무근임을 알려드린 바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시민 작가는, 오늘 그 근거를 제시하겠다고 예고하였으나, 근거없는 추측성 주장을 반복하였을 뿐, 기존 주장에 대한 합리적 근거를 전혀 제시하지 못했다"며 "근거 없는 추측으로 공직자의 정당한 공무수행을 비방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다음은 진 검사 페이스북 글 전문

검찰이 조국 전 장관님 임명 전에 내사를 시작했다는 유시민 작가님의 발언이 있었는지(저는 직접 확인할 시간은 없었습니다),

+

대검이 기자님들에 대한 문자를 통해 내사 사실을 부인하면서

유시민 작가님께 검찰이 조국 전 장관님을 내사한 증거를 대라고 요구했는지(저는 문자를 직접 보지는 못했습니다),

어제 유 작가님이 방송 겸 인터뷰를 하신 것 같습니다.

유 작가님의 발언 취지와 추론의 근거를 아래와 같이 요약해 보았습니다.

"A라는 분으로부터 들었는데, " (조국 전 장관님

지명 후 임명 전에) 윤석열 총장님이 충정과 진심으로 보이는 것이 매우 강한 태도로, 내가 봐서 알고, 사모펀드 쪽도 잘 아는데, 이 분 임명하면 안된다'라고 하더라"는 것이었고,

그 발언 내용이, 무엇인가 자료를 봐야 '사모펀드'라는 단어가 나올 수 있는 점으로부터 합리적으로 추론해 보면

1. 조국 장관님에 대한 내사는 임명(지명) 전부터 시작된 것 같고,

2. 조국 전 장관님이 임명해서는 안 될 정도로 죄가 있다면 바로 장관님을 수사하고 기소할 수 있었을 것인데,

3. 지금까지 3개월 이상 진행된 내용상 배우자, 아들, 딸, 동생 등 가족들만 소환해서 조사하는 행태로 볼 때

4. 조국 장관님에 대한 유죄의 증거는 없는 상태고,

5. 배우자를 인질삼아 10회 이상 조사하는 것에서도 보이듯이,

6. 최초 내사 보고가 허위(또는 부풀려졌을)일 것이다

어제 유 작가님 방송 직후 대검이 보도자료를 냈는지, "윤 총장님이 그런 말을 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알려졌습니다.

많은 언론이, 아마 직접 여러 분들께 "유 작가님이 제시한 것이 증거가 될까요?'라고 프레임을 정해서 물어보았을 것 같고,

많은 분들이 그에 대해 자신들의 '법리적'인 견해를 알려드린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저는 사안을 기자님들과는 다르게, 그리고 유 작가님과 유사하게 바라보고 있습니다.

즉, 증거는 검찰이 가지고 있어야 하고, 내사를 했는지, 사찰을 했는지가 중요하다는 의미입니다.

순서대로 정리하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1. 내사는 법령에 근거가 있는 행위입니다.

(검찰사건사무규칙 제143조) 검사는 다음 구분에 의하여 내사사건을 처리하여야 한다. 1. 입건, 2. 입건유예, 3. 혐의없음, 죄가안됨 또는 공소권 없음...

(검찰보존사무규칙 제15조)입건처리로 종결된 내사사건기록은 당해 형사사건기록에 합철한다. 다만, 내사사건중 일부의 사실만 입건처리된 경우에는

그 기록의 일부만을 형사사건기록에 합철한다.

즉, 누군가가 고소, 고발하여 자동 입건되지 않는 경우라면 입건하기 전에 당연히 내사를 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2. 내사 자체가 잘못이 아닌데 왜 내사를 안 했다고 할까요?

내사는 입건 전에 당연히 하게 되어 있고, 내사를 하지 않고는 청문회 당일에 배우자를 기소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런데도 내사를 한 사실 자체를 부인하는 이유는, 그 내사라는 것이 혹시 표적내사 또는 사찰이었다는 속내가 발각되는 것이 걱정이 되어서인지 의문을 가지게 됩니다.

3. 정말 내사를 안 했을까요?

오늘도 조국 전 장관님의 사모펀드 관련성 의심에 대한 보도가 나왔고, 얼마 전에는 사모님의 계좌로 돈을 보냈다는 보도도 나왔는데,

내국인 사찰의 방법이 아니고서는, 내사 없이는 알 수도 없고, 알아서도 안 되는 내용이라서(내사 자체가 법적 통제를 받는 절차입니다.),

내사를 안 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 법률가로서의 판단입니다.

4. 내사를 했는지 여부에 대한 증거는 누가 가지고 있을까요?

내사를 포함한 수사를 할 경우, 증거와 서류를 취득한 날부터 모두 목록을 작성하여 기록에 편철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형사소송법 제198조 제3항) :검사..는 수사과정에서 수사와 관련하여 작성하거나 취득한 서류 또는 물건에 대한 목록을 빠짐없이 작성하여야 한다.

보통 이것을 '기록목록'이라고 합니다.

즉, 내사를 시작한 날, 어떠한 단서로 내사를 시작했는지는 기록목록에 나와 있어서, 기록목록만 공개하면 내사를 했는지, 언제부터 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요약하자면, 내사를 했는지, 언제 시작했는지 여부의 증거는 검찰이 가지고 있으므로, 검찰이 기록목록을 공개하면 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일, 목록도 작성하지 않고, 내사의 절차를 거치지도 않은 채 사찰하여 함부로 취득한 정보로 언론에 장관님이 범죄라도 저지른 것처럼 알려주었다면

내사 증거도 없고, 기록목록도 없으므로 공개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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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모친 빈소, 엄숙한 분위기 속 조문객 정중히 거절(종합2보)

박채오 기자,박세진 기자 입력 2019.10.30. 01:50

               
김부겸 전 행안부 장관 발길 돌려.."내일 다시 오겠다"
조문 거절에 일반 시민 '항의'..30여분간 실랑이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오후 부산 중구의 한 병원에서 모친 강한옥 여사의 임종을 지켜본 후 빈소로 이동하는 차량에 탑승해 있다.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의 모친 강한옥 여사가 29일 부산 시내의 한 병원에서 별세했다고 전했다. 향년 92세. 2019.10.29/뉴스1 © News1 여주연 기자

(부산=뉴스1) 박채오 기자,박세진 기자 = 30일 문재인 대통령 모친 강한옥(92) 여사의 빈소가 마련된 부산 남천성당은 배치된 경호인력이 조문객들의 출입을 엄격하게 통제하는 등 엄숙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강 여사의 빈소는 성당 장례식장 내 2개 기도실 중 '제1기도실'에 마련됐으며, 청와대 경호팀은 장례식장 주변을 통제하고 문 대통령 내외의 친인척과 성당 관계자들을 제외한 출입을 제한하고 있다.

이로 인해 부고 소식을 듣고 성당을 찾아 온 일반 시민들도 여럿 있었지만 조문을 하지 못한 채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한 시민은 취재진에게 "조의금 전달도 안 되는 거냐"라며 안타까운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전날(29일) 오후 8시40분쯤에는 문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도착해 경호팀에 "민정수석 입니다"라는 짧은 말을 남기고 성당으로 들어갔다.

부산 출신으로 참여정부 민정수석을 지낸 이 전 수석은 문 대통령의 핵심 측근 그룹인 이른바 '3철' 중 한명으로 꼽힌다.

이어 김부겸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오후 11시10분쯤에 빈소를 찾았지만, 문 대통령 측에서 "첫 날은 더 이상 조문객을 받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돌아갔다. 김 전 장관은 "내일 오전 빈소가 정비되면 다시 오겠다"말했다.

뒤이어 이날 오후 11시40분쯤 한 시민이 빈소를 찾아 조문을 하게 해달라고 요청하면서 경호팀과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 시민은 "왜 조문을 못하게 하느냐"며 30여분간 경호팀에게 항의를 하다 돌아갔다.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29일 오후 부산 수영구 남천성당에 마련된 문재인 대통령 모친인 강한옥 여사 조문을 마친 후 빈소에서 나오고 있다. 2019.10.29/뉴스1 © News1 여주연 기자

앞서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부산 메리놀 병원을 찾아 모친의 임종을 지켜보고 7시25분쯤 고인을 빈소로 모시기 위해 병원을 나섰다.

문 대통령은 굳은 표정으로 고인이 운구용 차량으로 모시는 것을 지켜본 뒤 장례식장으로 향하는 차량을 뒤따랐다.

병원에 입원해 있던 환자들과 인근 주민들은 문 대통령의 모습을 보며 안타까움을 전하기도 했다. 한 입원환자와 보호자는 탄식을 내쉬며 말을 잊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다른 환자는 "문재인 대통령의 모친과 같은 층에 입원해 있었는데, 미소가 참으로 온화한 분이셨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메리놀 병원을 출발한 하얀색 운구 차량은 7시40여분쯤 빈소가 마련된 수영구 남천성당에 도착했다.

뒤이어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탄 검은색 차량도 남천성당으로 들어갔다.

오후 10시10분쯤에는 이호철 전 민정수석이 무거운 표정으로 성당을 빠져나왔다. 이 전 수석은 "내일 다시 성당을 찾을 계획이다"라고 말하고 현장을 떠났다.

올해 92세였던 강 여사는 노환으로 몸이 좋지 않아 부산에서 문 대통령 여동생 등과 지내오다가 최근 부산 중구에 위치한 한 병원에 입원했으며, 약 2주 전부터는 건강 상태가 악화돼 중환자실로 옮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 29일 오전에는 혈압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위독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수원에서 열린 전국새마을지도자대회 행사를 마치자마자 헬기를 이용해 부산을 급히 찾아 모친의 임종을 지켜봤다.

29일 오후 부산 수영구 남천성당에 마련된 문재인 대통령 모친인 강한옥 여사 빈소 입구에 경호팀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2019.10.29/뉴스1 © News1 여주연 기자

cheg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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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보] 文의장, 패스트트랙 檢개혁법 12월3일 본회의 부의키로

입력 2019.10.29. 10:02 댓글 800

 

 

(서울=연합뉴스) 강병철 설승은 기자 = 문희상 국회의장은 29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을 비롯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검찰개혁 관련 법안 4건을 12월 3일 본회의에 부의키로 했다.

문 의장은 이날 오전 이와 같은 방침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통보했다고 한민수 국회 대변인이 밝혔다.

의사봉 두드리는 문 의장 (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문희상 국회의장이 28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19.10.28 kjhpre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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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 독립운동가 헐버트 "한국인은 세계에서 가장 빼어난 민족"

조종엽 기자 입력 2019.10.29. 03:02

      

 

 

헐버트 박사 재조명한 평전 출간
"3·1운동은 애국심의 본보기"
한글, 거북선, 기록문화 등 한국인의 우수성 높이 평가
'헤이그 특사'로 감시 받으면서 美에 일제 만행 알리려 분투
신간 ‘헐버트의 꿈 조선은 피어나리!’에서 새로 소개한 헐버트 박사 관련 신문기사들. 왼쪽 사진은 “한국인은 세계에서 가장 빼어난 민족 중 하나”라고 말한 1949년 7월 2일 미국 스프링필드유니언 인터뷰 기사. 가운데 사진은 고종과 헐버트 박사가 눈물어린 전보를 주고받았다고 보도한 뉴욕타임스 1905년 12월 13, 14일자. 오른쪽 사진은 박사의 아내 메이 헐버트의 1910년 5월 7일 뉴욕트리뷴 인터뷰 기사로, 제목은 ‘미국 여인, 일본인들이 한국인을 희생시키고 있다고 증언’이다. 김동진 회장 제공
죽음을 각오한 길이었다. 1909년 8월 30일 호머 헐버트 박사(1863∼1949)는 기차를 타고 압록강을 건넜다. 품속에 베를린에서 산 호신용 리볼버 권총이 있었지만 그 무게도 불안함을 덜어주지는 못했다. 미국의 아내에게는 이미 자신의 유고 시 재산 정리와 아이들의 양육을 당부하는 유서도 남겼다. ‘서울에 가서 남겨둔 집안일도, 책도 정리해야 한다….’ 무엇보다 박사는 서울이 그리웠다.

일제는 2년 전 ‘헤이그 특사’ 사건의 주모자로 박사를 지목했다. 박사는 고종의 밀명을 받고 특사증과 각국 원수에게 보내는 황제의 친서를 소지한 채 한국을 떠났다. 당시 박사의 일거수일투족은 서울의 통감부, 일본 외무성 등의 집중 감시 대상이었다. 미국에 가서는 일제의 침략을 알리는 여론전을 폈다. 스티븐스 저격 사건으로 반한 여론이 상당한 가운데 박사는 뉴욕타임스(NYT) 등을 통해 외롭게 한국을 옹호했다. 황후를 살해하고, 황제를 폐위한 일본이었다. 박사가 미국인이라고 해도 이번에 한국에 돌아오면 신변의 안전을 장담할 수 없었다. 박사의 한국 입국 뒤 NYT는 “박사가 암살 표적이 됐다”는 전언을 보도했다.

신간 ‘헐버트의 꿈 조선은 피어나리!’(김동진 지음·참좋은친구)를 통해 들여다본 박사의 삶 가운데 한 장면이다. 저자가 ‘파란 눈의 한국혼 헐버트’(2010년) 이후 10년 가까이 자료를 추적해 보완한 박사의 삶이 촘촘하게 담겼다. 유서도 박사의 외손녀로부터 입수한 것이다.

“한국인은 세계에서 가장 빼어난 민족 중 하나다(Koreans are among the world’s most remarkable people).”

저자가 찾아낸 1949년 7월 미국 ‘스프링필드유니언’지에 실린 헐버트 박사의 인터뷰다. 찢어지게 가난한 작은 신생 독립국 국민을 평가하는 표현이었으니 ‘황당한 소리’ 정도로 받아들여졌을 수도 있다. 그러나 박사는 확신했다. “한국인은 가장 완벽한 문자인 한글을 발명했고, 임진왜란 때 거북선으로 일본군을 격파해 세계 해군사를 빛냈으며, (조선왕조실록같이) 철저한 기록 문화를 지니고 있다”며 사례를 거론했다. 무엇보다도 “3·1운동으로 보여준 한민족의 충성심(fealty)과 비폭력 만세 항쟁은 세계사에서 가장 아름다운 애국심의 본보기”라고 강조했다.

김동진 헐버트박사기념사업회장이 25일 서울 마포구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역의 헐버트 박사 무덤에서 신간 ‘헐버트의 꿈 조선은 피어나리!’를 헌정했다. 헐버트박사기념사업회 제공
박사가 1905년 고종의 특사로 미국에 파견돼 을사늑약의 무효를 주장할 당시 고종과 박사가 눈물 어린 전보를 주고받았다고 보도한 NYT 1905년 12월 기사도 새로 찾아냈다. 고종은 “나 대한제국 황제는 … 조약이 무효임을 선언하노라. … 최상의 방책으로 미국과 이 조약의 종결을 이끌어내길 바라오. …”라는 전보를 박사에게 보냈다. 저자는 “황제가 늑약이 무효라고 선언한 실체적 증거가 이 전보”라고 했다.

부인 메이 헐버트가 일제의 침략을 고발한 인터뷰 기사도 책을 통해 공개했다. 메이 헐버트는 뉴욕트리뷴 1910년 5월 기사에서 “한국의 상류층은 일본 상류층에게 굴욕을 당하고, 한국 노동자들은 일본 노동자에게 좌우로 두들겨 맞으며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증언했다.

‘헐버트의 꿈…’에는 목숨을 걸고 한국을 사랑한 박사의 삶이 드러난다. 독립운동가이자 외교관, 한글 전용의 선구자, 한국어학자, 역사학자, 언론인, 민권운동가 등 박사의 다양한 면모를 각종 기고문과 편지, 저서, 회고록을 통해 재조명했다. 박사가 출간한 최초의 한글 교과서 ‘사민필지’의 출간 시기가 1891년 1월이라고 확인하기도 했다.

▼김동진 헐버트박사기념사업회장 “헐버트의 삶은 한국사이자 한민족 자산”▼

“호머 헐버트 박사의 삶은 한국사의 일부이고, 한민족의 자산입니다. ‘외국인의 부차적인 도움’ 정도로 치부할 대상이 아니에요.”

‘헐버트의 꿈 조선은 피어나리!’의 저자인 김동진 헐버트박사기념사업회장(69)은 25일 이렇게 강조했다. 기자가 “이름을 듣고 헐버트 박사의 업적을 떠올릴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라고 말을 흐리자 나온 답이었다.

JP모건체이스은행 한국회장을 지낸 김 회장은 대학 시절 헐버트 박사의 ‘대한제국의 종말’을 읽고 감동받아 그를 연구해 왔다. 지금도 박사의 자료를 찾으러 미국을 수시로 드나든다.

김 회장은 “고종의 밀사는 일제에 목숨을 내놓은 것이나 마찬가지였다”며 “헐버트 박사는 나중에 일제에 의해 추방돼 미국으로 돌아간 뒤에도 전역을 돌며 수천 회 강연하고 언론에 기고하며 한국의 독립을 위해 싸우는 데 평생을 바친 분”이라고 강조했다. 친한파가 적었던 미국 지성사회에서 박사가 얼마나 외롭게 투쟁했는지, 김 회장도 최근에야 알게 됐다고 했다.

헐버트 박사는 별세 뒤인 1950년 건국훈장 태극장을 받았고, 태극장은 상훈체계가 바뀌면서 나중에 독립장으로 변경됐다. 독립장은 5등급의 건국훈장 가운데 대한민국장과 대통령장에 이어 세 번째다. 한국에 대한 박사의 공을 생각하면 서훈 등급을 올려야 한다는 게 김 회장의 의견이다. “1950년 서훈 당시 공적 조사를 못했을 겁니다. ‘일사부재리’라는 형식에 얽매일 것이 아니라 지금이라도 심사를 제대로 해야 해요.”

김 회장은 여전히 ‘사라진 고종의 비자금’을 추적하고 있다. “1908년 일본이 독일 은행에서 찾은 돈을 총리대신 이완용에게 주라고 부통감이 지시했다는 기록은 있는데, 실제 줬다는 기록은 없습니다. 이완용에게 줬다면 고종이 과연 몰랐을까요?”

실제 고종은 1909년 내탕금(임금의 개인 재산)을 찾아달라는 부탁과 함께 관련 서류를 헐버트 박사에게 줬다. 박사는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이 서류들을 1948년 우리 정부에 전달했다. 김 회장은 “내탕금을 찾는 건 박사의 한을 푸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사를 두고 ‘지덕체를 갖춘 전인격의 표상’이라고 평가한 한 교육학자의 표현에 동의합니다. 박사는 삶의 폭이 참으로 넓고 깊어서 오히려 조명이 잘 안된 면이 있다고 봐요. 이번 책은 영어와 일본어로 번역 출판해 박사와 한국사의 진짜 모습을 해외에도 알릴 생각입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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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넘은 검찰에 촛불이 살아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이주현 입력 2019.10.28. 07:16 수정 2019.10.28. 07:36

      

 

 

[조국, 그 이후] ① 촛불이 던지는 질문/심층좌담
'나는 왜 서초동집회에 갔나'
'나는 왜 서초동에 가지 않았나'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3년 전엔 모두가 같은 마음이었다. ‘이게 나라냐? 박근혜로는 더이상 안 된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기대감도 비슷했다. 하지만 조국사태는 이들을 갈라놓았다. 생각이 다르거나 무관심한 가족과 지인 앞에선 분란을 우려해 아예 입을 닫기도 했다.

지난 22일 저녁 서울 마포구 한겨레신문사 8층 회의실. 지난 8월 문재인 대통령의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지명 뒤 석달 가까이 이어진 ‘조국 정국’에 대해 토론하는 ‘표적집단 심층좌담’(FGD)이 열렸다. 광화문, 서초동, 여의도에 모인 시위대 수와 소셜미디어(SNS)로 분출된 말폭탄의 격함, 그리고 여론조사 수치로 드러나지 않은 민심을 포착하기 위해 <한겨레>가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과 함께 마련한 자리였다. 그동안 가까운 사람들에게조차 할 말을 못했다는 20~50대 남녀 참석자 6명은 말문이 트이기 무섭게 꼭꼭 담아둔 생각들을 봇물처럼 쏟아냈다.

표적집단심층좌담에 참석한 이들의 가명은 2016년과 2019년 광장 집회 경험의 유무에 따라 표시했다. △탄핵 촉구 광화문 집회에 나갔고 이번에 서초동에 간 사람은 ‘광서’ △광화문 집회에 갔으나 이번엔 안 나간 이는 ‘광무’ △두번 모두 집회에 나가지 않은 경우엔 ‘무무’로 표기하면서 뒤에 성별을 구분해 표시(남·여)했다. 토론은 한귀영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사회정책센터장의 사회로 진행했다.

조국 의혹보다 검찰이 더 문제

노무현 대통령 죽음 이르게 했던

그때처럼 분노·기시감 들어

조국은 개혁을 위한 수단일뿐

수단 실패해도 검찰개혁 이뤄야

누구보다 광무남(54)의 고뇌가 깊어 보였다. 그는 2017년 대선 때 문재인 후보의 승리를 확신하면서 “진보정당에 힘 실어주려고” 심상정을 찍는 전략투표를 했고, “앞으로 정권이 자유한국당으로 넘어가선 절대 안 된다”는 신념이 확고했다. 조국 사태를 지켜보며 느낀 감정을 한마디로 정리해달라고 하자 그는 “당황”이라고 답했다.

“조국을 우리가 좀 따라갈 만한 모델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역시 애 학교 잘 보내려고 온갖 ‘빽’을 동원하는 사람이었다는 게 당황스러웠다. 그가 장관을 계속하겠다는 것도 당황스러웠고,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하는 것도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가장 당황스러웠던 건 ‘내 편’이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나와 다른 생각을 하는 것, 더 이상 ‘우리’가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2017년 대선 때 안철수 후보를 찍었지만 이제 그에 대한 기대감은 전혀 없다는 무무남(55)은 “걱정된다”고 했다. 그는 “한국 사회에서 예전엔 지역갈등이 사실상 전부였는데 이젠 세대갈등이 굉장히 심각하다. 정치적으로 편이 갈려도 이 정도까지 벌어질 줄은 몰랐다. 오른쪽에 있는 사람은 더 오른쪽으로, 왼쪽에 있는 사람은 더 왼쪽으로 가버렸다”고 짚었다.

광무여(25)는 조국 사태로 느낀 감정을 “기시감”이라고 표현했다. “이전에 숱하게 일어난 고위급 인사들의 가족 비리를 다시 보는 것 같았다. 학교 친구들도 ‘그놈이 그놈이지’란 냉소 속에 무관심한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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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동에 가장 ‘뜨거운 마음’으로 나간 것은 광서남(54)이었다. 그의 감정은 “분노”였다. “나도 기시감이 들었다. 노무현 대통령을 죽음에 이르게 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검찰이 선을 넘었다. 언론도 광적인 상황이었다. 나가서 제동을 걸지 않으면 내 양심이 허락하지 않을 것 같았다.”

다른 두명은 조국 개인에 대해선 양가감정을 느꼈으나 개혁이라는 ‘큰 틀’에 동의했다. 광서남(42)은 “‘조국 의혹’이 쏟아지는 게 너무 안타까워서 초반엔 관련 뉴스를 무의식적으로 외면하려고 했다. 갈수록 여론이 양극화되다가 결국 조 전 장관이 일도 해보지 못하고 사퇴해서 슬펐다”고 털어놓았다. 또 다른 광서남(29)은 감정이 너무 복잡해 한마디로 정리하기 힘들다고 했다. “‘거봐라, 똑같은 놈들이야’라며 웃는 아버지에게도 당했고, 정의가 중요하다는 내 신념에도 배반당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서초동에 갔다. 조국은 개혁을 위한 수단일 뿐이다. 수단은 실패해도, 검찰개혁은 반드시 해야 한다.”

조국수호와 검찰개혁은 다른 문제

‘검찰, 괴물같은 존재’ 동의하나

‘룰의 페어함 깨뜨린 사람을

왜 우리가 지켜야 하는지 의문

‘그놈이 그놈’ 냉소와 무관심도

서초동에 가지 않은 사람들이 검찰청 앞에 모인 이들에게 공통적으로 던진 질문은 “어떻게 조국수호와 검찰개혁이 동일선상에 놓일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광무남(54)은 “학교 다닐 때 데모하다 끌려가보기도 해서 검찰에 기본적인 거부감이 있다. 검찰이 괴물 같은 존재라는 데 동의하고 우리 역사에 아주 나쁜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조국 역시 검찰개혁만큼 중요한 정의, 평등, 공정이란 촛불의 가치를 훼손했다. 서초동에 가서 검찰개혁과 조국수호를 동시에 외치면 조국 수사에 대한 압력과 방해로 인식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무무남(55)은 “조국이 불법을 저질렀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페이스북 같은 데서 스스로 지키지 못할 얘기를 너무 많이 했다. ‘룰의 페어함’을 깨뜨린 게 맞는데 왜 그런 사람을 지켜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조국수호가 왜 검찰개혁이 되는지 잘 모르겠다”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서초동에서 촛불을 들었던 이들끼리도 미묘하게 엇갈렸다. 광서남(54)은 조국에 대한 비난이 과도함을 지적했다. “조국이 실정법을 어겼다면 그에 대해 책임지면 된다. 하지만 ‘생각보다 깨끗하지 못하다’는 이유로 그렇게 분노하는 거라면 이해가 안 간다. 진보라고 하면, 얼마나 높은 도덕적 잣대를 들이대야 하는지, 그렇다면 과연 법무부 장관 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지 궁금하다.”

나머지 두 사람은 ‘정치적 의무감’에 서초동에 나간 쪽에 가까웠다. 광서남(42)은 “이번 사태로 촛불정부의 힘이 사그라들까봐 아직 촛불이 죽지 않았다는 걸 보여주려고” 나갔고, 또 다른 광서남(29)은 “서초동보다 태극기 숫자가 더 많아지면 검찰개혁이나 문재인 정권에 힘이 안 실릴까봐 걱정이 돼서” 집회에 나갔다고 했다.

사회의 화두로 떠오른 ‘공정성’

장관이 검사에게 전화한 건 직권남용

검찰의 인권침해가 가장 불공정

상위권 대학 주축 ‘조국 반대집회’

지방 캠퍼스 학생들은 배제 ‘모순’

조국 사태가 던진 또 하나의 화두인 ‘공정성’에 대해 물었다. 다양한 답변이 돌아왔다. 무무남(55)은 조 전 장관 딸이 받은 장학금을 거론하면서 “돈도 많은 사람이 없는 애들 돈 몇십만원 주는 것까지 빼앗아 먹느냐며 분노하는 지인들이 많았다”고 했다. 광무남(54)이 “자택 압수수색 하던 날 조국이 장관으로서 검사한테 전화한 것은 불공정의 극치이자 직권남용”이라고 꼬집은 반면, 광서남(54)은 “나는 부인이 너무 많이 아프면 장관 이전에 남편으로서 전화할 수 있다고 본다. 애꿎은 부인 때려잡는 게 검찰 특수부가 할 일이냐. 검찰의 인권침해가 가장 불공정하다”고 맞섰다.

광서남(42)은 “회사에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놓고 공정성 논란이 있다. 우리 세대는 ‘사회 약자를 우리가 품어야 한다’고 하는데, 후배들은 ‘시험 안 보고 정규직 되는 게 맞느냐’고 한다. 요즘엔 공정성이 무엇인지 매우 혼란스럽다”고 털어놓았다.

취업을 준비 중인 광무여(25)는 “모두들 자신의 불공정함은 인정하지 않는 게 가장 불공정하다고 느낀다”고 했다. 그는 “학부모들은 ‘나는 조국처럼 애들한테 못 해주는데’라면서 불공정하다고 느끼고, 한달에 몇백만원씩 들여 의학전문대학원 준비하는 친구들은 학벌 문제에 예민해한다.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다니는 아이들은 ‘나는 정당하게 대학 왔는데 조국 딸은 ‘빽’ 써서 왔으니 불공정하다’고 말한다. 이번에 대학생들이 주최한 조국 반대 집회엔 서울대·연대·고대 등 10여개 상위권 대학이 주축이 됐고 같은 학교이면서도 지방 캠퍼스 학생들은 배제했다. 얼마나 모순적이냐. 공정함이란 의제 자체가 자가당착에 빠져 있다”고 말했다.

분열·갈등으로 후유증 몸살

사회 전체가 디도스공격 당한 듯

“정당 다 마음에 안 들어” 불신

20대 정치적 무관심·냉소 우려

‘여당 실책 인정해야’ 지적도 조국 사태를 거치며 생긴 분열과 갈등, 상처의 후유증에 대해선 모두가 우려를 표시했다. 광무여(25)는 “몇달 동안 언론과 정당이 온통 조국 문제에만 매몰되면서 민생·경제가 올스톱됐다. 이제 좀 정신 차렸으면 좋겠다”고 했다. ‘사회 전체가 디도스 공격을 당한 것 같다’는 표현도 여기서 나왔다. 그러면서 그는 “20대가 이번 사태로 정치적 무관심과 냉소에 빠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했다. “나나 친구들이나 이번 정권에 기대하는 게 컸는데 이젠 분위기가 바뀌었다. ‘우리가 지금 정부 걱정 할 때냐, 우리 앞가림이나 제대로 하자’는 식이다. 젊은층이 돌이킬 수 없는 선을 넘기 전에 여당은 실책을 인정해야 한다.”

광무남(54)은 “안희정이란 차기 대선 주자가 ‘미투’로 진보의 얼굴에 먹칠을 했을 때도 논란이 있었지만, 이렇게 진보진영이 쪼개지진 않았다. ‘진영 논리가 왜 문제가 되죠?’라는 한 진보 인사의 공개적 궤변도 큰 충격이었다”고 토로했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쓴소리를 보내는 참석자들도 ‘지지 철회’까지 나아간 상태는 아니었다. 광서남(42)은 “실책인 건 분명하지만, 그래도 아픔 뒤의 성숙이라고 생각하면 좋겠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지지는 변함이 없다”고 했다. 무무남(55)은 “대통령 본인의 문제인지, 참모의 문제인지 모르겠으나 남은 임기 동안 잘해나가야 한다. 대통령이 고집을 좀 꺾어야 한다. 반대하는 사람들도 품고 좀 같이 가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광무남(54)은 “회사를 운영하는데, 문재인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으로 회사 수익이 줄었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 필요한 정책이라고 해서 지지했다. 하지만 조국 사태로 다 죽어가던 보수파가 살아나는 계기와 명분을 제공한 것은 큰 실망이다. 앞으로 대통령은 무리하거나 욕심내서 새로운 개혁과제를 해나가겠다는 생각보다 국민 마음을 얻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광서남(54)은 “그래도 이명박·박근혜 정권 때에 견줘 시민들의 권리가 존중되고 있지 않나? 기회의 균등 문제 등 우리 앞에 놓인 난제를 대통령이 잘 풀어갈 수 있도록 20대도 86세대도 다 나서서 잘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광서남(29)은 “문재인이라는 개인을 숭배하는 것이 아니다. 개혁으로 가는 방향에서 그가 맞다고 생각한다. 묵묵히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의도 정치에 대한 불신은 상당했다. 광무남(55)은 “어느 정당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앞으로 총선에서 어딜 찍어야 할지 참 고민스럽다”고 했고, 광서남(29)은 “조국에 대해선 얘기할 수 있지만, 솔직히 민주당이나 이런 데 지지한다고 얘기하는 거는 부담스럽다”고 했다. 광무남(54)은 “조국 임명을 강행하는 데 찬동했던 민주당 지도부가 책임지고 사퇴해야 한다. 자유한국당은 ‘내로남불’을 말하지만 그럴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는 정의당에 대해서도 “조국 사태와 관련해 자기들의 가치에 맞는 이야기를 당당하게 하지 못했다. 선거법 처리라는 이해관계 때문이었는지 모르겠으나, 그렇게 해선 안 됐다”며 실망감을 토로했다.

진행 한귀영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사회정책센터장, 정리 이주현 최하얀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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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曺 지명前 내사 주장 근거밝혀라' 檢요구에 유시민 "29일 응답"

입력 2019.10.26. 17:21
               
노무현재단 유튜브 '알릴레오'에 공지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유시민 이사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이보배 기자 = 노무현재단 유시민 이사장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수사와 관련한 자신의 주장에 검찰이 '허위사실'이라며 근거를 밝힐 것을 요구한 데 대해 오는 29일 답을 내놓는다.

26일 노무현재단에 따르면 재단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는 공지글을 통해 "대검은 지난 22일 방송된 '응답하라 MB검찰'편에 대해 '허위사실', '상식에 반한다'고 반박하며, 어떤 근거로 이런 주장을 계속하는지 명확히 밝히라고 요청했다"며 "알릴레오는 다음 주 화요일(29일) 저녁 6시 라이브 방송을 통해 검찰의 요구에 응답한다"고 밝혔다.

유 이사장은 지난 22일 유튜브 방송에서 "검찰총장이 조 전 장관 지명 전 청와대에 부적격 의견을 개진하고 면담 요청을 했으며, 지명 전인 8월 초부터 조국 일가를 내사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검은 다음 날인 23일 보도자료를 내 "허위사실"이라며 "검찰이 언론 발표 및 국정감사 증언을 통해 허위사실임을 여러 차례 밝혔음에도 이런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 어떤 근거로 허위주장을 계속하는지 명확히 밝혀라"고 요구했다.

'검찰총장이 부하들에게 속고 있다'는 취지의 유 이사장 주장에 대해서도 대검은 "검찰총장은 이 사건을 법에 따라 총장 지휘하에 수사하고 있다는 점을 명백히 밝힌 바 있다. 상식에 반하는 주장을 중단하라"고 밝혔다.

[노무현재단 유튜브 알릴레오 캡처]

bob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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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개혁 절실함'에 거리로.."계엄령 문건도 특검"

김민찬 입력 2019.10.26. 20:13 수정 2019.10.26. 20:48
                          
      

[뉴스데스크] ◀ 앵커 ▶

오늘 촛불문화제에선 검찰이 조국 전 장관 일가에 대해 무리한 수사를 하고 있다는 비판과 사법개혁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한층 더 커졌습니다.

또,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촛불집회 당시 군대를 동원하는 계엄령을 검토했다는 문건과 관련해, 특검을 도입해서 철저하게 수사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이어서 김민찬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공수처 설치와 검찰 개혁을 촉구하며 여의도에서 열린 11번째 촛불문화제.

노란 풍선과 부부젤라를 손에 든 참가자들로 마포대교 남단부터 여의도 공원 옆까지 8개 차로가 가득 찼습니다.

"공수처를 설치하라!"

특히 조국 전 장관의 부인인 정경심 교수의 구속 이후 열리는 첫 집회인 만큼 검찰에 대한 비판 수위는 더 높아졌습니다.

[박종화/여의도 집회 참가자] "(검찰이) 한 가족을 아예 망쳐놓는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로 좀 무리하게 수사를 했던 것 같아요."

서초동 집회의 주제는 '검찰이 범인이다' 였습니다.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전국에서 모인 이들은 검찰 규탄과 함께 정경심 교수를 구속시킨 "법원도 공범"이라고 분노했습니다.

[이지예/서초동 집회 참가자] "(정경심 교수) 구속소식 보고 너무 충격많이 받아서 나오게 됐고요. 한 가족을 이렇게까지 사지로 몰아 공포심까지 들게 되더라고요."

이들은 검찰을 향해 "기소권을 가지고 보복을 하면 깡패"라고 소리 높였습니다.

[김용원/서초동 집회 참가자] "자기의 이익을 위해서 다른 사람의 권익을 짓밟고 이익을 침해하는 사람을 깡패라고 하잖아요."

이런 가운데 오늘 여의도 집회에선 내란음모 계엄령 문건 사건에 대한 특검 요구도 새로 등장했습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계엄령 문건 작성에 연루됐고, 이를 합동수사단이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다는 군인권센터의 의혹제기에 시민들도 동참한 겁니다.

[박현준/여의도 집회 참가자] "탄핵이 안됐으면 정말로 나라가 어떻게 됐을 지 끔찍한 얘기거든요. 반드시 누가 책임이 있고 누가 어떤 일을 했을 지 밝혀내야 합니다."

서울 여의도와 서초동 집회 주최 측은 다음 주에도 계속 촛불 문화제를 이어가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김민찬입니다.

김민찬 기자 (mckim@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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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객 8명죽인 호주 연쇄살인범 밀럿(74) 암으로 옥사

차미례 입력 2019.10.27. 07:30
               

영화 "울프 크릭1.2"로도 제작 돼

 

【시드니(호주)= AP/뉴시스】 20대 젊은 배낭족 여행자들을 차에 태워준 뒤 살인범으로 돌변해 벌판에서 차로 추격하며 사냥했던 희대의 연쇄살인범 아이반 빌랏이 1997년 11월 4일 재판정으로 호송되면서 웃어대고 있다. 그는 종신형의 7배 금고형을 선고받았으나 27일(현지시간) 교도소내 병동에서 식도암과 위암으로 숨졌다.

【서울=뉴시스】차미례 기자 = 1990년대 초 호주를 여행하던 외국인 청년 배낭족들을 무참히 살해해 시신이 차례로 발견되면서 호주 전국을 경악시켰던 연쇄살인범 아이번 밀럿(74)이 27일(현지시간) 시드니의 교도소에서 암으로 병사했다고 AP통신과 현지 언론들이 호주 교정당국의 발표를 인욯해서 보도했다.

1994년부터 수감생활을 해온 그는 올해 초 식도암과 위암 진단을 받았으며 뉴사우스웨일즈 주의 롱베이 교도소 환자 병동에서 숨을 거둔 것으로 발표되었다.

밀랏이 살해한 외국인 젊은이 배낭여행자들은 독일인 3명, 영국인 2명, 호주인 2명으로 이들이 히치 하이킹을 할 때 차에 태워준 다음에 벌판에 내려놓고 차로 추격하며 '사냥'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1992년~1994년 시드니 근교의 숲에서 토막난 시신들이 연이어 발견되면서 온 나라가 이 엽기적 연쇄살인으로 들끓었다.

호주 경찰은 20명의 베테랑 수사관으로 전담 수사팀을 꾸리고 50만 달러의 현상금을 범인 체포에 내걸었으며 희생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계속했다. 결국 8명의 시신들을 계속해서 발견했다.

1992년 시드니 교외의 빌랭글로 주립 수목원에서 조깅하던 2명이 발견한 시신은 치아 조사 등 검시 결과 캐럴라인 클라크(21) 조안 월터스(22) 등 영국 여성 2명이었고 이들은 5개월 전에 모습을 보인것을 마지막으로 실종된 젊은이들이었다.

1993년에는 4년전 실종된 당시 19세의 호주 남녀의 시신이 발견되었고 11월에는 2년째 실종된 20세와 21세 독일인 남녀의 훼손된 시신도 발굴되었다.

경찰의 끈질긴 추적으로 밀럿은 1994년 5월22일 체포되었고, 그의 도움으로 1990년에 그의 차를 얻어 탄 뒤에 살해되어 암매장된 영국 청년 폴 어니언스등 추가 피살자들이 발견되었다. 이들은 모두 그의 차를 얻어타고 가다가 위험을 감지하고 내려서 달아났고, 그는 차로 이들을 추격하며 사냥을 즐기듯 오랜 시간 괴롭힌 끝에 사살하고 시신을 훼손해 암매장한 것으로 밝혀져 전 세계에 큰 충격을 주었다.

그의 집에서는 피살자에게서 발견된 탄흔과 일치하는 소총과 엽총등이 발견되었으며, 일부 희생자들을 찍은 사진들도 발견되었다. 1996년 최종 재판에서 밀럿은 7건의 살인에 대해 종신형의 7배의 기간에 해당하는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1997년의 탈옥 시도 후에는 경비가 삼엄한 중죄인 교도소로 옮겨졌다.

경찰은 1971년에서 1991년에 다른 삼림지역에서 발견된 3구의 시신을 비롯해 비슷한 성격의 살인사건들이 많아서 밀럿의 다른 살인범죄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1944년 크로아티아출신 이민인 아버지와 호주인 어머니의 자녀 12명 가운데 하나로 태어난 그는 시드니에서 도로 인부로 주로 일해왔다. 그의 형들 가운데 한 명은 2019년에 한 TV인터뷰에서 그의 성격에 대해 "그 애는 10살때부터 사람을 죽이려고 했는데, 그게 몸에 밴것 같았다. "나는 무슨 일이든 다 할 수 있다"는 주문을 외우고 다녀서 사이코패스의 성격을 일찍부터 드러냈다"고 말했다.

그의 엽기적인 연쇄살인은 2005년과 2013년에 범행 장소의 이름을 딴 영화 "울프 크릭" 2편으로 제작되기도 했다. 벌판에서 "친절한 카우보이 아저씨"의 차를 얻어탔다가 결국 살인범의 차에 쫒기며 총격을 당하는 배낭족 젊은이들의 끔찍한 공포를 묘사한 이 영화들로, 밀랏의 악명은 더 널리 알려졌다.

cm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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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행 컨테이너서 "엄마, 저 죽어가요" 문자한 베트남 여성

박성훈 입력 2019.10.26. 01:50 수정 2019.10.26. 10:20

               

영국 동부 에식스주로 운송된 냉동 컨테이너에서 사망한 39명 중 일부가 베트남인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당초 경찰의 최초 보고서에선 사망자를 전원 중국인으로 추정했다.

영국 가디언은 25일(현지시간) 사망자 중 베트남인으로 추정되는 20대 여성의 사연을 전했다.

팜 티 트라 마이(26)의 가족들은 39명의 사망자 중 1명인지 신원 확인을 요청했다. [트위터 캡쳐]
보도에 따르면 베트남 여성 팜 티 트라 마이(26)는 지난 23일 오전 4시28분 어머니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자신이 죽어가고 있다는 충격적인 내용이었다.
"엄마, 미안해요. 저의 여행은 성공하지 못했어요. 엄마 사랑해요. 저는 죽어가고 있어요. 숨을 쉴 수 없어요. …저는 베트남 하틴 캔록에서 왔어요.… 엄마 죄송해요”
팜 티 트라 마이(26)가 지난 23일 오전 4시28분(베트남 현지시간) 어머니에게 "저는 죽어가고 있어요. 숨을 쉴 수 없어요"라고 보낸 문자메시지. [트위터 캡쳐]
가족들은 냉동 컨테이너에 갇혀 39명이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고 영국 주재 베트남 대사관에 딸이 사망자에 포함돼 있는지 신원 확인을 요청했다. 베트남 대사관 측은 “영국 에식스 경찰에 이같은 사실을 알렸으며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가디언의 확인 요청에 “조사가 진행되고 있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벨기에서 영국으로 냉동 컨테이너가 실려온 대형 화물 선박 [로이터=연합]
딸이 문자메시지를 보낸 시간은 영국 시간으로 지난 22일 오후 10시28분. 냉동 컨테이너가 벨기에에서 출발한 선박에 실려 영국으로 건너가고 있던 때다. 그로부터 2시간 10여 분 뒤 39명의 사망자가 발견됐다. BBC는 팜의 가족이 그녀의 영국행을 위해 밀항업자에게 3만파운드(한화 4520만)를 지불했다고 보도했다.

냉동 컨테이너에 갇혀 사망한 것으로 의심되는 베트남인들은 더 있다. BBC는 베트남 국적 26세 남성과 19세 여성이 실종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두 사람의 가족은 밀입국 조직으로부터 알선료를 돌려받았다. 또 19세 여성의 가족은 그로부터 중부유럽 시간으로 오전 7시20분에 전화를 받았다. 그는 곧 컨테이너에 들어가야하니 검색을 피하기 위해 휴대전화 전원을 끊어야 한다고 말했다.

베트남 민간인권단체(Human Rights Space)의 호아 응히엠 변호사는 "자신의 친척이 냉동 컨테이너 사망자에 포함됐을까 걱정하는 6식구 이상을 알고 있다"며 "그들 중 일부는 10월 23일 영국에 도착할 예정이라는 말을 들었지만 현재 소식이 끊겼다"고 밝혔다.


죽음의 컨테이너, 밀항 포인트 돌았다
39명의 사망자가 발견된 냉동 컨테이너 [EPA=연합]
39명의 목숨을 앗아간 냉동 컨테이너가 불법 밀입국 알선이 빈발하는 프랑스 항구 인근을 거쳐간 사실도 드러나고 있다.

가디언은 컨테이너의 GPS 데이터를 추적한 결과, 냉동 컨테이너가 영국으로 이송되기 전 6일간 프랑스 됭케르트와 릴, 벨기에 브뤼허 3개 도시를 거쳤다고 전했다. 됭케르트는 영국 불법 밀항 알선 행위가 빈발하는 프랑스 칼레항 인근이다.

<냉동컨테이너 이동경로·베트남 여성 연락시점>
(중부유럽ㆍ영국, 1시간 시차)

10.15 GTR,컨테이너 임대

10.16 더블린→북 웨일즈 홀리해드→유럽 본토

10.17~10.22 프랑스 덩케르트→릴→벨기에 브뤼허

(10.22 07:20 베트남 여성(19) "컨테이너 들어가야" 전화)

10.22 14:49 벨기에 제브뤼헤항,냉동컨테이너 도착

(10.22 22:28 베트남 여성(26) "죽어가고 있어" 메시지)

10.23 00:30 영국 퍼플리트항 터미널 도착

10.23 01:40 글레이드 산단 하역 중 사망자 39명 발견

24일(현지시간) 영국 에섹스에서 39명의 사망자에 대한 부검 작업이 시작됐다. [신화=연합]
냉동 컨테이너는 아일랜드에 본사를 둔 GTR(Global Trailer Rental)이 지난 15일 아일랜드 국경에 있는 한 회사에 임대했다. GTR이 운송업체가 아닌 다른 회사에 컨테이너를 임대한 것은 처음이었다고 한다. 가디언에 따르면, 이후 컨테이너는 아일랜드 남쪽 지역으로 이동했다가 16일 밤 더블린 항구를 거쳐 유럽 본토로 옮겨졌다.

이어 17일부터 22일까지 프랑스의 덩케르트와 릴, 벨기에의 브뤼허를 차례로 거쳤다. 프랑스 덩케르트는 칼레에서 불과 40분 거리에 있다고 가디언은 지적했다. 인구 10만의 작은 항구도시 칼레는 영국으로 밀입국하려는 난민을 상대로 한 불법 알선업자(people-smuggler)들이 판치는 곳으로 악명이 높다.


트럭 소유주 부부, 살인 혐의로 긴급 체포
한편, 영국 데일리메일은 경찰이 토마스(38)ㆍ조안나 마허(38) 부부를 살인 혐의로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냉동 컨테이너를 운반한 트럭의 마지막 소유주였다. BBC는 이들이 1년 전 트럭을 불가리아에 팔았으며 이 사건과 무관하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건 당시 트럭을 운전한 기사 모 로빈슨은 구속 시한이 24시간 더 연장됐다. 에식스 경찰은 그의 살인 가담 여부를 계속해 조사하고 있다.

박성훈 기자 park.seo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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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정보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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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규 검사 "이탄희 근거 대라? 검찰부터 오해 없게 해야"

CBS 김현정의 뉴스쇼 입력 2019.10.25. 09:42 수정 2019.10.25. 10:00

                          
      
'부적격' 해고 후 복직한 박병규 검사
내부 비판글 올렸다가.."소신도 못쓰나"
집중 관리 검사 리스트, 진실 알고싶다
검찰개혁 방안? 검사장 직선제도 방법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박병규(서울서부지검 부장검사)

김현정의 뉴스쇼가 시리즈로 보내드리고 있습니다. 검찰 개혁 인터뷰. 며칠 전에는 법무검찰개혁 위원 이탄희 변호사가 출연하셨었고 전직 검사도 출연을 하셨었는데 오늘은 현직 검사 한 분을 어렵게 모셨습니다.

사실 이탄희 변호사 출연하셨을 때 검찰의 사건 배당 문제를 언급하다가 전관예우 나왔던 거 여러분 기억하시죠? "검찰 전관예우가 더 심각하다. 전화 한 통에 구속 영장이 청구되지 하는 경우도 있고 특정 검사에게 배당이 되도록 하는 경우도 있다. 그 전화 한 통 값이 수천만 원이다." 이 인터뷰를 듣고 대검이 반박 성명을 내놨습니다. "이탄희 변호사는 근거를 대라."

저희가 대검 쪽에 인터뷰 요청을 넣고 조율을 하고 있습니다마는 아직 인터뷰가 성사되지 않았다는 점은 미리 알려드리고요. 현직 검사 한 분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으려고 어렵게 섭외한 분. 서울서부지검 부장 검사세요. 박병규 검사 스튜디오에 나와 계십니다. 어서 오십시오.

◆ 박병규>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 박병규 검사입니다.

◇ 김현정> 생방송 출연이 처음이라고 그러시네요.

◆ 박병규> 네, 처음이라 많이 긴장되네요.

◇ 김현정> 긴장되세요?

◆ 박병규> 그렇게 봐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검사님들도 긴장하십니까?

◆ 박병규> 조사를 하지만 조사를 받는 경우는 드무니까요.


◇ 김현정> 조사를 받는 경우는 드무니까. 박병규 검사께서는 과거에 검찰 내부 문제를 지적했다가 해고당한 경험이 있으세요?

◆ 박병규> 쉽게 말하면 부당 해고로 인정받아서 법원의 판결로 해서 복직했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해고를 당했다가 해고 무효 소송을 통해서 복직한 건 언제세요?

◆ 박병규> 복직한 게 작년 5월 즈음에 복직했습니다.

◇ 김현정> 작년 5월. 복직해서 다시 일해 보시니까 소감은 어떠세요?

◆ 박병규> 일단은 걱정해 주셨던 분들이 계셔서 그분들 기대에 어긋나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고요. 약간 아직까지는 긴장한 상태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세요. 여러분 박병규 검사라는 이름도 좀 생소하실 테고 도대체 어떤 사연이 있어서 이분이 해고를 당했다가 다시 복직했나. 이것도 궁금하실 텐데 잠시 그때로 돌아가보겠습니다. 2014년 7월 맞죠? 글 올린 시점.

◆ 박병규> 사실은 제가 그 전부터 글은 좀 많이 올렸습니다.

◇ 김현정> 그전부터. 하나가 문제가 된 건 아니군요.

◆ 박병규> 하나의 문제가 아니고요.

◇ 김현정> 그럼 결정적 문제가 된 건 그 글 맞습니까?

◆ 박병규> 글쎄요. 그런데 사실은 대검이나 법무부 쪽 입장이 네가 글을 써서 이렇게 했다라고 인정을 한 건 아니고요. 다만 판결문에는 2012년부터 여러 가지 글을 써서 상부와 이견이 있었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 김현정> 2012년부터 여러 가지 글을 내부 게시판에 써서 상부와 이견이 있었다.

◆ 박병규> 그것이 인사에 반영된 것 같다. 그런 표현이 나옵니다.

◇ 김현정> 그 여러 가지 글 중에 제가 2014년 7월 글을 주목하는 이유는 임은정 검사가 연루된 건에 관한 글이었어요. 제목이 ‘무죄를 무죄라 부르지 못하는 검사’라는 글을 박 검사님이 쓰신 건데 뭔고 하니, 그 당시 검찰이 과거사 사건 중에 잘못했던 거에 대한 재심이 일어나고 있었던 거죠. 그런데 임은정 검사가 그 건을 맡았는데 검찰이 참 부끄럽다라고 하면서 무죄 구형을 합니다. 백지 구형이라고 하나요, 그걸? 그러니까 구형을 안 하는 거죠. 안 해서 그때 화제가 됐었죠.

임은정 울산지방검찰청 부장검사가 김수남 전 검찰총장 등 검찰 간부를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한 사건에 대해 9월 20일 서울 중랑구 지능범죄수사대에 출석하고 있다. 이한형기자

◆ 박병규> 네, 맞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거기에 대해서 뭐라고 글 쓰셨던 거예요?

◆ 박병규> 여러 가지 글을 썼는데요. 그 당시에 사실은 지금 윤 총장님 사건도 같은 시기였습니다. 임은정 부장님 사건하고.

◇ 김현정> 댓글 수사.

◆ 박병규> 그때 뭐 채동욱 전 총장님 사건 그게 다 일련의 사건들이 있었는데요.

◇ 김현정> 친외자 때문에 물러나게 된 이런 것들. 다 그 무렵이죠, 박근혜 정권 그 무렵.

◆ 박병규> 다 그 무렵이라 사실은 저는 임 부장님 글을 쓰면서도 그런 사건들도 염두에 두고 글을 썼던 게, 결국은 검사가 사건 결국 기소를 할 때는 유죄에 확신을 가져야 된다. 그런데 확신이 없는 상태에서 기소를 하면 안 된다는 것이 일반적인 이론이었고요. 거기에 대해서 명시적으로 공개적으로 이의를 제기하는 분은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상부와 이견이 생겼을 때 검사는 어떻게 해야 되느냐에 대해서.

◇ 김현정> 잠시만요. 여러분, 그러니까 이겁니다. 임은정 검사가 그때 나는 도저히 재심, 도저히 구형을 할 수 없다 해서 무죄 구형을 하자 검찰의 분위기는 막 술렁였어요.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무죄 구형을 하냐, 장난치냐. 이런 분위기였던 거예요. 그러면서 징계까지 간 거잖아요, 임은정 검사. 무죄 구형이 뭐냐 해서. 그런데 그때 박병규 검사가 임은정 검사를 옹호하는 글을 올리신 거예요.

◆ 박병규> 네.

◇ 김현정> 설명 더 하시죠.

◆ 박병규> 그게 결국은 상부와 일선에 이견이 있으면 일선의 의견이 따라야 한다는 것이 대부분 공개적인 검찰의 입장으로 저는 알고 있었고요. 제가 모셨던 분들도 그 입장이 맞다는 것이었기 때문에 종래의 검사 게시판에도 다른 선배들도 그런 글을 많이 올렸었거든요. 저는 그전에도 좀 일관되게 그 주장을 펼쳤고. 다만 그것이 그때 아주 심각하게 인정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서 장문의 글을 올려서 선배대로부터 이어온 전통 아니냐. 어떻게 보면 그런 취지의 글이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상명하복을 너무 강조하는 문화에 대한 어떤 일침이었군요.

◆ 박병규> 네, 뭐 그렇게 표현해 주시면 감사하고요.

◇ 김현정> 아니, 담당 검사가 그 사건에 대해서는 제일 잘 알고 있는데, 일선 검사가. 일선 검사가 소신을 가지고 한 일에 대해서 왜 위에서 뭐라고 하느냐. 이 부분에 대한 문제 제기.

◆ 박병규> 그러니까 누가 옳고 그르냐의 문제가 아니라 사실은 절차적으로 보면 직접 조사를 하는 사람이 증인들도 직접 보고, 증거들도 직접 보기 때문에 직접 보지 않은 사람이 직접 본 사람보다 더 잘 안다고 하는 것은 조금 문제가 있는 어떻게 보면 법리적인 그런 다툼은 있을 수 있겠지만 만일 그게 있으면 법에 직무 이전 명령이라는 조항이 따로 있거든요. 다른 검사가 하도록 이렇게 옮기면 되는데 옮기지 않고 지시를 하는 것은 잘못된 것 같다. 그런 취지였습니다.

◇ 김현정> 그전에 썼던 글들도 다 그런 거였습니까?

◆ 박병규> 다 원론적인 얘기였습니다.

◇ 김현정> 조직 문화에 대한 얘기 이런 거.

◆ 박병규> 네.

◇ 김현정> 그후로 어찌된 일인지 검사 적격 심사에서 탈락하셨어요. 그리고 검찰 조직에서 퇴출당하신 건데. 그 검사 적격 심사라는 게 시작된 게 2004년인데... 심사에 탈락해서 해고당한, 퇴출당한 첫 번째 사례 맞습니까?

◆ 박병규> 공식적으로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때 심경은 어떠셨어요?

◆ 박병규> 그런데 사실은 아까 말씀드렸듯이 아주 유명하신 분들도 징계를 당하고 총장님도 사퇴를 당하시고 하는 상황이라서 사실은 저 같은 힘이 없는 사람은 당할 수도 있겠다 하고 반쯤은 예상을 했는데요. 그래도 애석하게도 좋은 일은 아니고, 저도 이렇게 나오는 것도 부끄러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검찰 내부적으로 잘 해결했어야 되는데 앞으로 향후에 이런 일이 없도록 좋겠다는 취지에서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나오게 됐습니다.

◇ 김현정>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나왔다는 지금 제가 굉장히 느끼는 느낌은 온화하세요.

◆ 박병규> 감사합니다.

◇ 김현정> 조직 문화에 저항하는 강한 글을 쓰고 해고까지 됐던 분이 이분 맞아? 라고 할 만큼 부드러운 분위기의 분이신데 외유내강형이신가 봐요. 그런데, 이 질문이 좀 불편하실 수는 있겠지만 이런 얘기를 할 수도 있어요. 아니, 적격 심사에서 탈락한 게 미운 털 박혀서가 아니라 진짜 좀 능력이 떨어져서 그런 건 아닙니까? 어떻게 생각하세요.

◆ 박병규> 그런 내용으로 법적에서 계속 다퉜고요.

◇ 김현정> 검찰 측에서는 그렇게 얘기하는 거죠. 능력이 떨어져서 해고당한 거다.

◆ 박병규> 그런데 결국 판결의 내용에는 아까 말씀하셨던 그 글 내용은 들어갔고요. 그런데 사실 제일 문제가 이게 기준이 없다, 어느 정도를 해야 되는지. 아까 말씀드렸듯이 제가 첫 케이스고. 첫 케이스에 대해서는 누가 잘하고 못했는지 면밀하게 평가를 하고 자료를 모아야 되는데 그런 것이 전혀 없어서 이 사람이 적격인지 부적격인지 모르겠다. 사실은 판단할 수가 없다, 기존에 낸 자료로는. 그것이 사실은 주된 겁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더 기준이 마련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가 잘못한 것에 대해서는 저도 인정을 하고 거기에 대해서는 사죄를 드릴 일도 있고요.

◇ 김현정> 잘못한 건 뭐예요?

◆ 박병규> 저도 검사로서 10년 이상을 근무했으니까 오류가 당연히 있을 수 있었고요.

◇ 김현정> 오류가 있다면 그건 사과하겠다.

◆ 박병규>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잘했다고 할 수는 없는 거죠. 그런데 문제는 누가 과연 어느 정도의 잘못을 해야 적격이냐. 그것은 정말 기준을 세워서 엄밀하게 따져봐야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검찰에도 블랙리스트가 존재합니까?

검찰이 조국 법무부 장관 부인 정경심 교수를 '사실상' 공개 소환 방침을 밝혔다.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의 모습. 박종민기자

◆ 박병규> 세간에 그런 말들이... 저는 블랙리스트. 법정 용어를 좋아하기 때문에 블랙리스트라는 것이 소위 따로 정해져 있지는 않지만.

◇ 김현정> 그러면 제가 정정할게요. 집중 관리 대상 검사 리스트 존재합니까?

◆ 박병규> 이번 국정 감사... 사실은 제가 소송하면서 그것이 있는 걸 알고 제출을 해 달라고 요청을 했었는데요. 공개를 거부당해서 얻지는 못했고요. 이번 국정 감사 때 그 지침을 알게 되었거든요. 그런데 그 지침 내용에 보니까 적격 심사에 그 내용을 반영하도록 돼 있더라고요. 그래서 아마 저도 거기에 관여돼 있을 것 같아서 알고 싶은 입장이긴 합니다.

◇ 김현정> 그 블랙리스트에 들어 있는지 안 들어 있는지 아직 확인 못 하셨어요?

◆ 박병규> 네, 공식적으로 확인은 해 주지 않고 있습니다.

◇ 김현정> 비공식적으로는 들으신 얘기는 있습니까?

◆ 박병규> 저한테 비공식적으로 확인해 줄...

◇ 김현정> 느낌은 있는 것 같습니까?

◆ 박병규> 규정상으로는 반영을 하게 돼 있으니까 제 걸 반영했겠죠, 규정에 따르자면.

◇ 김현정> 어떻게 생각하세요?

◆ 박병규> 규정의 문제가 범죄나 비위를 저지른 사람에 대해서 감찰을 해서 징계 하는 게 맞는데, 비위를 저지를 가능성 있는 사람을 하게 됩니다. 그러니까 비위를 안 저질렀는데도 감찰이나 징계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이것은 모든 검사를 다 감찰하겠다. 이것은 적절하지 않은 거고요.

◇ 김현정> 그 블랙리스트에 내가 올랐구나라고 느낄 만큼 뭔가 좀 더듬어보면 어떤 경험 같은 건 없습니까? 임은정 검사 같은 경우에는 행적을 탐문하는 전화를 10통 이상 받은 적이 있다. 국감에서 이런 이야기를 증언했더라고요.

◆ 박병규> 그러니까 저도 주변 사람들이 그쪽에서 알아보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는데요. 그걸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면 지금도 그분들이 계시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고 싶지는 않고.

◇ 김현정> 알아보고 있다, 행적을 알아보고 있다.

◆ 박병규> 저의 평판이나.

◇ 김현정> 평판을 조회하고 있다.

◆ 박병규> 평판 등을 조회하고 있다는 건 저도 아는 분들한테 듣기는 들었습니다.

◇ 김현정> 그런 얘기 들으면 오싹하시겠어요.

◆ 박병규> 불법 사찰 문제가 있었죠, 국무총리실에. 공무원이기 때문에 조금 특수한 지위기는 하지만 공무원이라고 해서 개인 사생활 그렇게 사찰당하는 것은 이유 없이 당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보고요.

◇ 김현정> 물론이죠.

◆ 박병규> 거기에서 무슨 상부의 압력이나 복종을 시키기 위한, 부당한 지시를 하기 위한 방법으로 사용될 수 있기 때문에 그리고 지금도 사법 농단 사건에서 나오듯이 그런 것은 소신을 꺾기 위한 악용될 수가 있으니까 없어져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박 검사님 안에서 여러 가지 일련의 일들을 겪으면서... 겪은 분위기 때문에 더 절절하게 우리 검찰에 이게 문제다. 이 문화가 문제다, 이 지점이 문제다. 뼛속까지 느끼실 것 같아요. 어떤 겁니까?

◆ 박병규> 다 연관되는 문제라고 보는데요. 결국 검찰 내부. 통상은 직권 대통령이나 청와대나 법무부를 통해서 내려오는 외부적인. 또는 국회의원들 통해서 들어오기도 하는 것 같은데요. 그런 것이 인사권을 통해서 작용을 해서...

◇ 김현정> 뭐가 들어와요?

◆ 박병규> 어떤 사건에 대한 구체적인 요구가 들어와서. 그런데 그 방법에 대해서 노골적으로 하지는 않는데요. 은연 중에 그렇게 하는 방법이 있는 걸로 알고, 저보고 근거를 대라고 하시면... 신문 보도에 이미 나오고 있고요. 사실 여러 가지 논문도 있고요.

◇ 김현정> 아니, 저도 인터뷰하고 나면 또 근거를 대라고 나올 수가 있어가지고.

◆ 박병규> 사실 근거를 대라고 말씀하실 것 같아서. 그런데 이미 그런 글들을 제가 사실은 내부 게시판에 올렸었거든요. 그러니까 사실은 그러다 나가신 선배님들이 또 많이 계셔가지고 그분들이 한이 쌓여가지고 하신 말들이 좀 있기 때문에.

◇ 김현정> 아, 한이 쌓여서 그렇게 옷 벗고 나가신 분들이 뭐라고 하셨는데요?

◆ 박병규> 인사권자는 항명을 하면 보복을 한다는 그런 내용도 있고요.

◇ 김현정> 인사권자에게 항명하면 보복한다라는 이야기를 들으신 분이 있어요, 옷 벗고 나가신 분 중에?

◆ 박병규> 그 근거를 대라고 하면 제가 문건으로 근거를 댈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것에 대해서 사실은 구체적으로 누가 했다는 이런 말은 솔직히 하고 싶지 않고요. 다만 그런 주장이 있다. 그런 주장이 있는 것만. 그런 주장이 자꾸 외부에서 나오는 것 자체가 신뢰를 자꾸 저하시키는 거니까.

◇ 김현정> 그럼요.

◆ 박병규> 제가 그렇게 자꾸 하는 건 누가 무슨 말을 했으니까 그걸 누가 맞는지 안 맞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자. 이건 조금 맞지 않고요. 그걸 근본적으로 제도적으로 법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그런 일이 없는데 또 말을 말했다고 할 수도 있으니까 당사자는 당연히 그렇게 말을 할 거라고 생각하고요. 그걸 법적으로 제도적으로 해결하면 되는데 그것을 해결하지 않으면서 자꾸 누가 그런 말을 했느냐 찾는 것이 주가 아니거든요.

◇ 김현정> 지금 이 얘기를 하시는 이유는 아마 이탄희 전 판사. 이탄희 변호사, 이탄희 검찰개혁 위원에 대한 이야기와도 연결되는 것 같습니다. 이탄희 전 판사가 이 자리에 출연해서 검찰의 전관예우가 심각하다. 전화 한 통에 수천만 원이 오가기도 한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서, 사건 배당 문제를 그래서 이 검찰개혁위원회에서 들여다보는 것이다 얘기를 했거든요. 개혁이 필요하다고. 그랬더니 대검에서 바로 반박 성명을 냈습니다. 이탄희 위원 명확한 근거 제시하십시오. 이 부분에 대한 지금 답변이기도 하신 거죠?

◆ 박병규> 제가 본 바로는 그런 소문이 있다고 이야기를 하신 것 같고요. 사실은 제가 아까 말씀하신 무죄를 무죄라 말하지 못하는 검사라는 글 중에 2014년 5월 30일 중앙일보 기사를 인용을 했는데요. 그 내용이 전화 한 통 대가가 수천만 원. 검찰 출신 전관, 연 96억 수임도. 이런 제목이었거든요. 그러니까 사실 자료를 찾아보면 익명으로 그런 말을 하시는 분들이 계시니까 물론 그분들의 말이 다 맞냐 하면 그걸 가지고 수사를 할 것도 아니고. 그러니까 그런 주장을 하고, 그런 생각이 있다, 하는 걸 알고 그게 오해면 불식을 시키기 위한 제도적인 개선하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아닌가.

◇ 김현정> 앞으로 나아갈 생각을 해야지 근거 대라고 하실 게 아니다. 그게 먼저가 아니다.

◆ 박병규>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 이렇게 심각하게 불신이 있으니까 이 불신을 불식시키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 거냐. 그것이 더 중요한 게 아닌가. 이게 제 입장입니다.

◇ 김현정> 그래요. 전관예우 있어요?

◆ 박병규> 그게 없다고 하면 있다고 말이 나오는 것을 없애기 위한 노력을 해야 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입니다. 그런데 제가 밖에 나갔다가 들어왔는데 그런 말들이 많은 건 맞거든요. 그런 말들이 안 나오게 하는 것이... 그런 말한 사람들을 다 잡아서 조사를 해 보자. 이게 아니라 예를 들면 사건 배당이나 인사나 이런 것을 통해서 그런 구조를 만드는 어떤 요인이 있으면 인사를 좀 공정하게 한다든지 수사 압력을 적게 하는 방법을 들인다든지 하면 그런 말이 나오지 않지 않겠습니까? 그런 노력을 해야 된다는 것이지. 그리고 방법이 없는 건 아니고요.

◇ 김현정> 어떤 식이 가능할까요? 전관예우라는 건 판사도 그렇고 검사도 그렇고 은밀하게 이루어지는 거잖아요, 선후배 간에. 내 사건 좀 잘해 줘. 뭐 이런 전화 한 통, 은밀한 사적인 전화. 이걸 어떻게 방법이 있나요?

◆ 박병규> 이것도 제가 글을 다 썼던 건데요. 결국 이게 유럽이나 영미에는 이런 얘기가 없는 걸로 압니다. 제가 알기로는 일본. 일본에서 들어온 문화라는 거라고 생각을 하고요. 그러니까 사실은 유럽이나 영미에 선진국. 소위 독일, 프랑스, 미국 이런 선진적인 검찰 행정을 받아들이면 자연스럽게 없어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제가 어딘가 들은 얘기로는 한 번 검사, 판사가 된 사람은 변호사 못 하도록. 아예 그냥 처음에 그렇게 서명하고 가는 곳도 있다. 대신 더 대우를 우리나라보다 훨씬 잘해 주는 거죠. 이런 방법도 있다 하던데.

◆ 박병규> 하여튼 그리 말하면 대우를 잘해 달라는 얘기라는 말이 나올까 봐 그건 아니고요.

◇ 김현정> 조심스러우시죠.

◆ 박병규> 조심스럽고 다만 그냥 우리 해외 연수 가면 그런 거 많이 연구를 하거든요. 그러니까 우리가 기존에 했던 일본식을 계속 개수를 하고 싶고, 효율적이긴 하니까 기존에 계속하는 건데, 그런데 문제가 많다는 것이 드러났으니까 선진적 유럽이나 미국식의 그런 검찰 행정을 도입을 하자, 해 보자. 왜냐하면 이렇게까지 많은 불신이 생기고 문제를 지적당하니까 한번 바꿔보자.

◇ 김현정> 미국식은 뭐예요?

◆ 박병규> 미국식은 쉽게 말씀하시면 검사장 직접 선거 쪽이고요.

◇ 김현정> 검사장을 선거로.

◆ 박병규> 쉽게 말씀드리면. 그러니까 직접 선거로 뽑는. 쉽게 생각하시면 직접 선거로 하고.

◇ 김현정> 누가 뽑아요? 주민들이 우리 국회의원 뽑듯이, 시의원 뽑듯이 검사장을 직접 투표?

◆ 박병규> 간단히 말씀드리면 미국은 워낙 다양하니까 다양한 제도가 있는데 일단 대변해서 아주 대표적으로 말씀드리자면 그런 식이고요. 유럽식은 말하면 내부에서 간접 선거를 한다.

◇ 김현정> 간접 선거.

◆ 박병규> 직접 선거와 간접 선거가 있다. 그게 어떻게 보면 좀 민주적이지 않습니까? 그리고 외부에 압력이 들어올 여지가 없고.

◇ 김현정> 그렇죠. 주민들, 시민들의 눈치도 볼 수 있어요. 좋은 의미의 눈치.

◆ 박병규> 사실은 그게 근본적인 해결 방안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그렇게 보시는군요. 알겠습니다. 현직 검사에게 듣는 검찰 개혁 이야기입니다. 오늘 박병규 검사님이 생애 첫 방송 출연이시라서 지금 살짝 떨림이 느껴지는데 하지만 현장에 계신 분의 이 생생한 이야기. 여러분 진정성이 느껴지시죠? 상명하복. 그러니까 일선에서 소신껏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꺾는 상명하복의 문화부터 바뀌어야 한다. 그 말씀하셨고. 뭔가 얘기하면 근거 대라. 뭐 이렇게 할 것이 아니라, 징계하고 이것이 아니라 왜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가에 주목해서 그러면 그렇지 않을 수 있는 시스템으로서 보완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는 게 맞지 않느냐. 지금 그 얘기도 하셨어요. 시간이 한 1분 정도 남았는데 이 검찰 개혁이 오가는, 여러 가지 이야기가 오가는 이 무렵에 꼭 우리 청취자 또 유튜브 시청자들께 해 주고 싶은 이야기 있으신가요?

◆ 박병규> 제가 검찰을 대표할 입장은 전혀 아니고요. 그런데 다만 다양한 의견이 나오는 것이 필요하고 예전에는 조금 좋았던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니까 또 다른 국정기조가 되니까 또 악화가 되고 악화됐다, 양호했다 이러는데요. 이게 법적, 제도적인 개선이 이루어지고 그래야만 일정하게 좋은 상태가 유지가 됩니다. 그러니까 꼭 법적인 개혁이 이루어져서.

◇ 김현정> 법적 개혁.

◆ 박병규> 법치주의라는 것이 그거거든요.

◇ 김현정> 그럼요.

◆ 박병규> 그렇게 되길 바라는 하나의 판, 검사의 개인적인 견해로서 참고로 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김현정> 수사권, 기소권에서 수사권 빼버리자. 이건 사실 검사의 힘을 많이 빼는 거라서 검사들 반발할 것 같은데 현직 검사로서 어떻게 보십니까?

◆ 박병규> 그것도 아까 말씀드린 다른 국가 중에 그렇게 하는 국가도 있고요. 국민이 원한다면...

◇ 김현정> 하는 국가가 있는 정도가 아니라 다 그렇게 하는 거 아니에요? 사실 우리처럼 두 가지 다 가지고 있는 나라는 없지 않아요?

◆ 박병규> 그러니까 소수라고 저는 알고 있고요. 그런데 그게 사실은 또 어떻게 보면 대통령께서 아까 말씀하신 국민이 직접 뽑은 대통령이니까. 그분이 맞다고 하면 그 의견을 일정 정도 행정에 있어서는 받아들이는 것이 민주주의 원리에 또 맞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그런 것에 대해서 전혀 무시하는 것도. 또 행정 부분에 의해서는 검찰도 수사가 있고 행정이 있습니다. 행정 부분은 또 저희들이 받아들이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박병규 검사님 현직 검사의 출연이 대단한 결심이었을 거라고 저는 생각하는데 발언들 조심스럽게 해 주셨지만 중요한 말씀들 많이 해 주셨고요. 오늘 귀한 시간 내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드리겠습니다.

◆ 박병규> 귀한 시간 할애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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