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한 채 잔뜩 허리 굽힌 尹..'조국 정국' 후 文대통령 첫 대면

입력 2019.11.08. 16:32 수정 2019.11.08. 17:23

               
윤석열, 시종 진지..옅은 미소로 인사한 일부 참석자와 대조적
文대통령, 고개 숙인 채 발언 받아적는 윤석열 수차례 응시
文대통령, '콕 집어' "특별히 검찰개혁에 대해 한 말씀"..윤 총장 실명도 언급

 

문 대통령과 검찰총장, '악수'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8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2019.11.8 xyz@yna.co.kr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다가가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깍듯하게 허리를 두 번 굽혔고 두 사람은 말없이 악수와 함께 인사했다.

'조국 정국' 이후 처음으로 만난 문 대통령과 윤 총장의 인사는 채 3초도 걸리지 않았다.

지난 7월 25일 문 대통령이 임명장을 수여하는 자리에서 밝은 표정으로 윤 총장을 맞이하며 "권력형 비리를 아주 공정하게 처리해 국민의 희망을 받았다"고 덕담을 건넬 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문 대통령이 8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공정사회를 향한 반부패정책협의회'를 앞두고 시선은 단연 문 대통령과 윤 총장의 대면에 쏠렸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임명 및 조 전 장관의 각종 의혹에 대한 수사 등을 두고 청와대와 검찰 사이에 계속 '엇박자' 양상이 나타났던 탓이다.

이런 세간의 관심을 의식한 듯 문 대통령이 입장하기 전 회의장에 먼저 들어선 윤 총장은 좀처럼 굳은 표정을 풀지 않았다.

다른 참석자들과 함께 먼저 회의장에 도착해 자리에 앉은 윤 총장은 오른편에 앉은 김영문 관세청장과 심각한 표정으로 이야기를 주고받는 모습도 보였다.

5분 남짓 뒤 예정된 시각에 맞춰 문 대통령이 입장하자 윤 총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은 일제히 일어나 입구 쪽을 향해 섰다.

문 대통령은 민갑룡 경찰청장을 시작으로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김현준 국세청장 등과 차례로 인사를 나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과 인사를 마치고 윤 총장과 인사할 차례가 되자 참석자들의 시선이 일제히 문 대통령에게 쏠렸다.

윤 총장은 두 손을 몸통에 붙인 채 먼저 허리를 숙였다가 세운 뒤, 문 대통령이 악수를 청하자 눈을 맞추고 다시 한번 허리를 굽혔다.

문 대통령은 별말 없이 곧바로 옆에 있는 김영문 관세청장과 인사를 이어갔다.

검찰총장 쪽 바라보는 문 대통령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뒷모습은 윤석열 검찰총장. 2019.11.8 xyz@yna.co.kr

참석자들과 인사를 마치고 문 대통령의 모두발언이 시작되자 윤 총장은 자리에 놓여 있던 펜으로 발언을 꼼꼼히 메모하기 시작했다.

윤 총장은 시종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인 채 메모에 여념이 없었고 이따금 고개를 들어 문 대통령을 응시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이 모두발언 중 수차례 윤 총장을 향해 시선을 고정하는 장면도 포착됐다.

문 대통령은 모두발언 말미에 "특별히 검찰개혁에 대해 한 말씀 드리겠다"면서 "검찰개혁에 대한 국민의 요구가 매우 높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윤 총장의 실명을 콕 집어 거명하며 "이제부터의 과제는 윤석열 총장이 아닌 다른 어느 누가 총장이 되더라도 흔들리지 않는 공정한 반부패 시스템을 만들어 정착시키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 발언을 두고 청와대 안팎에서는 검찰과 윤 총장을 향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내비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문 대통령은 윤 총장 쪽을 향해 마지막으로 시선을 주며 "(검찰의) 셀프 개혁에 멈추지 않도록 법무부와 긴밀히 협력해 개혁의 완성도를 높여줄 것을 당부드린다"면서 모두발언을 마쳤다.

kj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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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골프' 덮친 임한솔 부대표가 밝힌 당일 취재기록.."너 명함 있냐?"

노정연 기자 입력 2019.11.09. 10:55
               

[경향신문]

지난 7일 강원 홍천의 한 골프장에서 지인들과 함께 골프를 치던 전두환 전 대통령이 임한솔 정의당 부대표의 질문을 받고 답하고 있다. 정의당 제공

‘전두환 골프 현장’을 찾아간 정의당 임한솔 부대표가 9일 당시 골프장 현장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을 만난 녹취록을 공개했다.

임 부대표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지난 7일 강원도 홍천의 한 골프장에서 취재한 기록을 소개했다.

임 부대표가 공개한 기록을 보면 이날 오전 9시23분 전 전 대통령과 이순자 여사 부부는 대형 세단을 타고 서울 연희동 자택을 출발했다. 그의 뒤에는 경호차량이 뒤따랐다.

차량은 오전 10시49분 강원도 홍천의 한 골프 리조트에 진입했다. 4분 뒤 클럽하우스에 내린 전 전 대통령 부부는 오전 11시45분쯤 골프 라운딩에 들어갔다. 전 전 대통령을 포함한 골프 일행은 총 4명 이상이었다고 임 부대표는 전했다.

오후 12시17분 2번 홀에서 전 전 대통령을 만난 임 부대표는 그의 일행과 10분 정도 대화를 나눴다.

다음은 임 부대표가 전 전 대통령과 나눈 대화 녹취내용.

(2번홀 어프로치샷 준비 중인 전두환에게 접근)

▲관계자2

“왜? 뭐 때문에?”

▲임한솔

“정의당 부대표고요.”

▲관계자1(골프장 회장으로 추정)

“정의당이고 뭐고 상관이 없어. (골프채 및 손으로 폭행)”

▲임한솔

“때리시면 안 되죠. 정의당 부대표이자 서대문구의회 의원 임한솔인데요. 광주 5·18 학살에 대해서 아직도 책임이 없으신 거예요? 광주 518 학살 책임에 대해서 한 말씀해주시죠.”

▲전두환

“광주하고 내하고 무슨 상관이 있어?”

▲임한솔

“상관이 없으세요?”

▲관계자3

“기력이 없으세요”

▲임한솔

“기력이 없는데 어떻게 골프를 치고 계세요? 광주 518 학살에 대해서 한 말씀해주시죠”

▲전두환

“광주학살에 대해서 모른다 나는.”

▲임한솔

“왜 모르세요. 직접 책임이 있으시잖아요.”

▲전두환

“내가 왜 직접 책임이 있어?”

▲임한솔

“발포명령 내리셨잖아요.”

▲전두환

“내가 왜 발포명령 내려?”

▲임한솔

“발포명령 안 내리셨어요?”

▲전두환

“내가 이 사람아. 내가 이 사람아. 내가 발포명령을 내릴 위치에도 있지 않은데 군에서 명령도, 명령권도 없는 사람이 명령을 해?”

▲임한솔

“당시에 실권자셨잖아요.”

▲전두환

“너 군대 갔다 왔냐?”

▲임한솔

“네. 갔다 왔어요”

▲전두환

“어디 갔다 왔냐?”

▲임한솔

“저 예비역 병장입니다. 25사단 출신입니다.”

▲임한솔

“광주 학살 책임에 대해서 한 말씀해주세요. 때리지 마세요. 때리지 마세요. 전두환 씨 광주 학살 책임에 대해서 한 말씀해주세요.”

▲관계자1

“광주 가서 물어봐 (골프채로 폭행)”

▲전두환

“뭐야? 자네가 뭐야?”

▲임한솔

“저 정의당 부대표고요. 서대문구의회 의원 임한솔입니다. 함부로 때리지 마세요. 저 공직자에요. 건드리지 마세요.”

▲관계자1

“야. 공직자면 거기 가서 얘기해. 왜 여기 와 (손으로 폭행)”

▲임한솔

“그리고 천억 원 넘은 추징금과 고액 세금 언제 납부하실 겁니까? 한 말씀해주세요.”

▲전두환

“네가 좀 해주라.”

▲임한솔

“1000억 원 넘는 추징금 아직 검찰에 납부 안 하셨잖아요.”

▲전두환

“자네가 좀 납부해주라.”

▲임한솔

“그리고 벌써 수 년째 서대문구 고액 체납자 1위신데 세금 언제 내실 겁니까? 말씀해주십시오.”

▲전두환

“자네가 돈을 좀 내주라.”

▲임한솔

“그리고 알츠하이머라고 하시더니 어떻게 골프는 치시는 거예요? 저랑 이렇게 정상적인 대화가 가능하신데 어떻게 알츠하이머라고 하십니까? 광주의 시민들을 무차별 총칼로…”

▲전두환

“너 명함 있냐?”

▲임한솔

“네 명함 드릴게요. 저 정의당 부대표 임한솔입니다. 서대문구의회 의원 맡고 있고요.”

▲전두환

“정의당?”

▲임한솔

“한 말씀 해주시죠. 광주 시민들 학살한 거에 대해서 반성 안 하십니까. 사죄 안 하세요. 광주의 수백 수천명이 죽고 다쳤습니다.”

▲전두환

“나는 광주시민 학살하고 관계가 없어.”

(카트 출발)

▲임한솔

“전두환 씨! 전두환 씨! 전두환 씨! 전두환은 사죄하라! 전두환은 사죄하라! 광주 학살 주범 전두환은 사죄하라!”

오후 2시쯤 전 전 대통령은 차량을 타고 골프장 후문 쪽으로 빠져나갔다.

이와같은 사실이 확인되면서 5·18단체들은 전 전 대통령의 구속재판을 촉구했다.

전 전 대통령은 5·18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조비오 신부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됐지만 알츠하이머 등 건강 문제를 이유로 재판에 출석하지 않고 있다.

전 씨는 미납 1000억 원는 추징금과 40여억 원의 세금도 미납한 상태다.

노정연 기자 dana_f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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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선동혐의' 전광훈, 경찰소환 불응.."대통령 먼저 조사"주장

입력 2019.11.07. 17:51 댓글 5405

 

 

대통령 하야 요구하는 전광훈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다혜 기자 = 내란 선동 등 혐의로 고발당한 '문재인 하야 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 총괄대표 전광훈 목사가 경찰의 소환에 불응했다.

7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종로경찰서는 전 목사에게 이날 오후 2시 경찰서로 나와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지만 전 목사는 출석하지 않았다.

전 목사 측 관계자는 "소환을 거부한다는 입장"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의 내란 선동죄, 여적죄부터 먼저 조사하라는 취지"라고 전했다.

앞서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범투본이 지난달 3일 서울 광화문에서 연 문재인 대통령 하야 촉구 집회와 관련, 전 목사 등 집행부가 '대통령 체포' 등을 거론하며 내란을 선동했다며 이들을 경찰에 고발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최성 전 고양시장도 전 목사에게 내란 선동 등 혐의가 있다며 검찰에 고발장을 냈다. 관련 사건은 모두 종로서가 조사한다.

경찰은 오는 8일 오전 10시에 김 의원 측을 상대로 고발인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조사에는 김 의원 대신 보좌관이 참석할 예정이라고 의원실 관계자는 전했다.

종로서는 개신교 시민단체인 사단법인 평화나무가 전 목사를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사건도 함께 수사하고 있다.

전 목사는 지난달 3일과 9일 광화문 집회에서 헌금을 모금했는데, 종교 행사가 아닌 정치 집회에서 헌금을 모은 것은 위법이라는 것이 평화나무 측 주장이다.

momen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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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위비 분담금 6조원' 부른 미국..'까무러치는' 계산서

김소현 기자 입력 2019.11.07. 21:02 수정 2019.11.07. 22:10

               

 

 

"호르무즈해협 지키는 것도 한국 방위활동" 주장

[앵커]

지금부터는 전방위로 만만치 않은 벽에 부딪히고 있는 한국 외교에 대한 소식들입니다. 무엇하나 풀기 어려운 문제들이지요. 먼저 방한 중인 미국 측 방위비 협상 대표가 한국 측 인사들을 만나서 미국이 원하는 내년도 방위비 액수를 밝힌 걸로 확인됐습니다. 올해 방위비 약 1조 300억 원에 비해 무려 5배가 넘는 약 6조 원이나 됩니다. 이 돈을 받아내야 하는 이유로 미국은 한반도 바깥에 있는 미군에 대해서도 한국이 비용을 부담해야 한단 식의 논리를 펴고 있는데, 저희 JTBC 취재 결과 '호르무즈 해협을 지켜내는 것도 한국 방위 활동이다.' 이런 주장까지 한 걸로 확인됐습니다.

김소현 기자입니다.

[기자]

방한 중인 제임스 드하트 미 방위비협상 대표와 만난 한 인사는 드하트 대표가 "미국이 한국 방위에 엄청난 돈을 쓰고 있다"고 강조한 뒤 "그래서 한국에 약 50억 달러를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드하트 대표는 자신들이 계산한 '한국 방위비'도 공개했는데, "액수 자체는 까무러칠 수준으로 많았다"라고도 이 인사는 전했습니다.

문제는 미 대표단이 제시한 금액에는 한반도 바깥에 있는 미군 전력의 운영비용도 포함돼있다는 겁니다.

또 다른 외교 소식통은 "미국 측이 해외에서 한국을 위해 하는 활동으로 호르무즈해협 방어까지 거론했다"고 전했습니다.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의 원유 수송선박이 지나는 뱃길이지만, 우리 국적의 배도 많이 지나는 만큼 '한국 방위 활동'으로 쳐야 한단 논리입니다.

이처럼 미국 측의 인상 요구가 노골화한 가운데 양국 대표단은 이르면 18일 공식협상을 재개할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디자인 : 신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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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래의 최강시사] 박찬주 대장님, 그곳은 지옥이었습니다

KBS 입력 2019.11.07. 09:08 수정 2019.11.07. 09:10 댓글 186

, 인간이길 포기한 분. 사과받고 싶은 마음도 없어
- 10대 땐 선감학원에 수용...뚝섬서 야유회 즐기다 영문도 모른 채 삼청교육대 끌려가
- 국민 보호해야할 군인들 “죽여도 된다 명령 받았다”며 무차별 폭행...교육 목적은 ‘고통주기’
- 사망자만 400여명...죽거나 장애 입은 사람 말고는 보상 없었어. 신군부 최악의 인권유린 사건 미화하다니

■ 프로그램명 : 김경래의 최강시사
■ 코너명 : <최강 인터뷰1>
■ 방송시간 : 11월 7일(목) 7:37~7:56 KBS1R FM 97.3 MHz
■ 진행 : 김경래 (뉴스타파 탐사팀장)
■ 출연 : 한일영 (삼청교육대 피해자)

 


▷ 김경래 : 며칠 전에 박찬주 전 육군대장이 좀 논란이 있었습니다. 갑질 논란으로 한국당에 영입이 되니 마니 이러고 있는 건데 그거를 해명하는 과정에서 '삼청교육대' 발언을 했어요, 박찬주 대장이. 본인에 대해서 갑질 의혹을 제기했던 군인권센터 소장에게 삼청교육대를 한번 보내야 한다 이런 식의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게 그냥 지나가면서 하는 말이라고 본인은 이야기하겠지만 삼청교육대라는 게 굉장히 비극적인 사건이었잖아요. 그리고 피해자들이 아직 대한민국에 여전히 많이 남아 있습니다. 그분들이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 어떤 심정이었겠습니까? 이게 저런 식으로 지나가면서 할 이야기인가? 아마 그런 정도의 생각을 하셨을 것 같은데 저희들이 오늘은 삼청교육대 피해자 한 분 모시고. 청취자분들 중에 이제 기억이 좀 가물가물하신 분들도 많을 거예요. 젊은 분들 중에는 모르시는 분들도 있을 거고요. 삼청교육대가 어떤 사건이었는지 그리고 지금 현재는 어떻게 해결이 되고 있는 건지, 어떤 부분들이 해결이 안 되고 남아 있는 건지 좀 여쭤보겠습니다. 좀 먼 데서 서울로 올라오셨습니다, 이 인터뷰 때문에 일부러. 삼청교육대 피해자 한일영 선생님 스튜디오에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 한일영 : 안녕하세요.

▷ 김경래 : 마이크에 좀 가까이 대시면 고맙겠습니다. 아니, 대전에 사신다고 제가 들었는데 그러면 새벽에 올라오신 거네요?

▶ 한일영 : 네, 새벽 2시에 출발했습니다.

▷ 김경래 : 2시예요?

▶ 한일영 : 네, 혹시라도 늦으면 안 될 것 같아서.

▷ 김경래 : 차가 막힐까 봐?

▶ 한일영 : 네, 저기는 타이밍 저기하면 조금 많이 막히거든요. 안 되죠.

▷ 김경래 : 아니, 그러면 뭐 타고 오셨어요?

▶ 한일영 : 차 몰고 왔어요.

▷ 김경래 : 차 몰고 새벽 2시에 아드님하고?

▶ 한일영 : 아니, 아들 차 빌려서.

▷ 김경래 : 아들 차 빌려서요? 아이고, 고생하셨습니다.

▶ 한일영 : 아닙니다.

▷ 김경래 : 잠도 제대로 못 주무셨을 건데. 그 이야기부터 좀 여쭤볼게요. 삼청교육대 피해자시고요. 좀 자세한 이야기는 조금 이따 여쭤보겠지만 박찬주라는 분은 잘 모르시잖아요, 박찬주 뭐 일반 사람들은.

▶ 한일영 : 우리는 뉴스를 보면서 알았죠.

▷ 김경래 : 뉴스 보면서 이제 갑질 논란 이 정도만 알고 계셨을 텐데 이분이 갑자기 삼청교육대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이거 뉴스에서 보셨죠?

▶ 한일영 : 네.

▷ 김경래 : 그거 보고 어떤 생각이 드셨어요?

▶ 한일영 : 저 양반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님이 이야기한 걸 보니까 뭐라고 하더라.

▷ 김경래 : 귀하신 분.

▶ 한일영 : 네, 귀하신 분, 고귀하신 분. 고귀하신 분이다 이렇게 말씀하시더라고요, 보니까.

▷ 김경래 : 귀한 분이다 뭐 이런 취지로 이야기를 했죠.

▶ 한일영 : 네, 그렇게 취지로 이야기를 하는데 제가 박찬주 씨 인터뷰 하는 거 보고 그 사람에게 느끼는 건 참 이런 이야기 방송에서 해도 되나 모르겠는데 참인간이기를 포기한 분이구나. 나는 그렇게 참 분개했습니다, 그거 보면서.

▷ 김경래 : 그게 어떤 뜻이죠? 인간이기를 포기했다는 게.

▶ 한일영 : 삼청교육대라는 건 전두환 신군부에서 저지른 최악의 인권 유린 사건 아닙니까. 국민들도 지금 예전에는 조중동 할 거 없이 그렇게 선전을 하는 바람에삼청교육이라는 거 그거 잘 만들었다 이렇게들 생각하는 분들이 지금도 많아요, 사실은. 그렇게 하는데 육군대장까지 했던 분이 일반 사람들은 그렇다고 하더라도 알 만한 분이 어떻게 그렇게 삼청교육대를 갖다가 칭송, 무슨 되게 그렇게 좋은 쪽으로 이렇게 미화시키는지 그런 면에서.

▷ 김경래 : 청취자분들 이해를 돕기 위해서 선생님은 삼청교육대 때문에 어떤 피해를 입으셨는지 좀 여쭤봐야 할 것 같습니다. 말씀하시기가 좀 그거를 떠올려야 하니까 힘드시겠지만 여쭤보겠습니다. 삼청교육대에 끌려가신 건 몇 년도에 끌려가신 거죠?

▶ 한일영 : 1980년도 8월.

▷ 김경래 : 왜, 혹시 이유를 여쭤봐도 될까요?

▶ 한일영 : 뭐 특별한 이유 없었습니다.

▷ 김경래 : 지나가다가요? 길 가다가?

▶ 한일영 : 아니, 저기 동네에 그때 이렇게 조그마한 공장에 이렇게 취직해서 생활을 하고 있었는데 쉬는 날이었고 그래서 동네 아주머니들이 나보고 옛날에는 달동네 이렇게 살아서 이웃 간에 다 알고 이러는데 7명인가 8명 초등학교 다니는 애들 데리고 뚝섬유원지로 이렇게 놀러가게 됐어요, 제가 보호자로 해서.

▷ 김경래 : 애들 인솔해서.

▶ 한일영 : 네. 거기서 잡힌 거예요, 저도.

▷ 김경래 : 그냥요?

▶ 한일영 : 네.

▷ 김경래 : 이유도 없이?

▶ 한일영 : 뭐 특별한 이유 없고 나중에 보니까 여기 선감학원에 있을 때 너무 이렇게 힘들게 살고 이러다가 보니까 푸시킨의 삶이라는 시 있지 않습니까?

▷ 김경래 :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이 시요.

▶ 한일영 : 너무 좋더라고요, 그때 어려운 시기에 봐서 그런지. 거기서 삶이라는 글자 하나를 갖다가 팔에다가 새긴 적이 있었어요.

▷ 김경래 : 문신이 작은 게 있었군요?

▶ 한일영 : 네, 그때는 왜 그랬는지 몰랐는데 나중에 이제 알게 된 게 이런 것 때문에 갔다 온 걸 아니까 이렇게 또 생각합니다.

▷ 김경래 : 그것도 그냥 추정이신 거네요?

▶ 한일영 : 그렇죠. 그런데 그때 보면 다 이렇게 TO가 있어서 A급 몇 명, B급 몇 명, D급 이렇게 다 할당량이 있었다고 그러더라고요. 그거 맞추려다 보니까 무작위로 이렇게 하게 된 것 같습니다.

▷ 김경래 : 그러면 애들하고 뚝섬에 그냥 놀러갔던 그거밖에 없는 거네요, 당시 상황은?

▶ 한일영 : 네, 그거밖에 없습니다.

▷ 김경래 : 아까 선감학원 이야기 잠깐 꺼내셔서 헷갈리시는 분들 있을 텐데 이게 참 비극적인 일인데 한일영 선생님은 삼청교육대에 가기 전에 어릴 때 10대 때는 선감학원이라고 또 끌려가셔서 고초를 겪으셨던 분이에요. 그렇죠?

▶ 한일영 : 네, 초등학교 6학년 다니다가 방학 때 되어서 이렇게. 그때는 가평에 살고 있었는데 방학 되어서 서울 작은집에 들르러 왔다가 잡힌 거죠.

▷ 김경래 : 선감학원은 몇 년 동안 계셨던 거예요?

▶ 한일영 : 한 3, 4년 정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 김경래 : 그러니까 10대 때, 어릴 때는 선감학원에서 고생을 하시고 영문도 모르고. 그렇죠? 거기서 겨우 풀려나니까.

▶ 한일영 : 풀려난 게 아니라 탈출했죠, 목숨 걸고.

▷ 김경래 : 탈출하셨어요?

▶ 한일영 : 탈출하다가 많이 죽어나갔어요.

▷ 김경래 : 네, 맞아요. 그렇게 들었는데 탈출에 성공을 하셨군요, 선생님은.

▶ 한일영 : 탈출에 성공했는데 또 건너편의 섬으로 수영해서 가야 하는데 또 거기 사람들이 붙잡아놓고 선감학원으로 다시 보낸다는 협박에 또 1년 동안 거기서 노예생활 하다가 또 거기서도 탈출을 하게 됐고 그렇게 됐죠.

▷ 김경래 : 이게 무슨 속된 말로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무슨 드라마 같은 삶을 사셨어요. 그런데 어쨌든 그렇게 우여곡절이 있으셨는데 20대가 되니까 삼청교육대에 또.

▶ 한일영 : 네, 그러고 얼마 안 있다가 이제 80년도 됐을 거 아닙니까. 삼청교육대로 또 이렇게 연결된 거죠.

▷ 김경래 : 삼청교육대에 일단 끌려가셨습니다, 1980년도에. 끌려가셔서 어느 정도 기간 수용이 되신 거예요?

▶ 한일영 : 4주 교육을 받고요, 삼청교육. 그 4주 교육 받고 또 그게 D급이겠죠.

▷ 김경래 : 선생님은 B급이었죠?

▶ 한일영 : 저는 B급이고 D급 받은 사람들은 4주 교육 받고 이제.

▷ 김경래 : 집에 보내고?

▶ 한일영 : 절반은 나가고 절반 추려져서 근로봉사로 넘어가게 된 거죠.

▷ 김경래 : B급 같은 경우에는 어떻게 되는 거예요? 4주 교육을 받고.

▶ 한일영 : 4주 교육 받고 또 근로봉사 넘어가는데 그다음 단계는 넘어가기 전에 제가 탈출을 했거든요.

▷ 김경래 : 또 탈출하셨군요?

▶ 한일영 : 네, 탈출했죠.

▷ 김경래 : 4주 교육 이게 이제 핵심입니다. 박찬주 씨가 삼청교육대 한번 보내야겠어, 정신 차리려면. 이런 취지잖아요.

▶ 한일영 : 그렇죠.

▷ 김경래 : 4주 교육 그게 어떤 교육이었습니까?

▶ 한일영 : 그냥 딱 잘라 말하자면 거기는 그냥 지옥이었어요. 왜냐하면 일반 군인들 교육시키는 거 그거의 배로 해서 구타 이런 걸로 해서 걔네들 말로, 조교들 이야기하는 식으로 이야기하자면 죽여도 괜찮다. 위에서 이렇게 명령 내려왔다, 죽여도 괜찮다. 뭐 그게 진짜인지 사실인지 그거는 팩트는 모르겠지만 자기들 입버릇처럼 이렇게 이야기를 했거든요.

▷ 김경래 : 교육받는 사람들한테 그런 식으로 협박을 했다는 거네요?

▶ 한일영 : 실제로 또 그렇게 잔인하게 구타를 심하게 했고요.

▷ 김경래 : 선생님도 구타를 많이 당하셨어요?

▶ 한일영 : 저는 다른 사람보다 더 당했어요.

▷ 김경래 : 왜요?

▶ 한일영 : 왜냐하면 첫날 입소하는 날 군기 잡으려고 그러는지 그냥 막 빨간 모자 쓴 게 조교들이죠. 또 경계병동 뒤에 이렇게 총 같은 거 에둘러 해놓고서는 군기 잡으려고 했을 테니까 좌로 굴러, 우로 굴러 하면서 이유도 없이 경찰서에서 저는 5사단이었는데 거기서 막 굴리기 시작하고 때리기 시작하더라고요. 그래서 나는 그때까지만 해도 군인이다 그러면 국민을 보호하고 이렇게 좋은, 우리가 알고 있는 그런 것만 알고 있었는데 그렇게 패고 그러니까 일어나서 따지기 시작했죠, 왜 패냐고. 아무 이유도 없이 죄도 없는데 국민을 보호해야 할 군인이 왜 이렇게 패냐고 그러니까 그 말에 찍혀서 한쪽에. 1시간이면 교육을 50분 이렇게 받으면 10분 동안 쉬게 하고 그러거든요. 그 10분 쉬는 시간에도 저는 따로 얼차려 받고 뭐 하고 그런 거죠.

▷ 김경래 : 교육이라는 게 어떤 거예요? 목적이 뭐예요? 4주 동안 왜 그러는 거죠?

▶ 한일영 : 그 목적은, 삼청교육을 전두환이 만들어놓은 취지는 알겠는데 우리가 무슨 거기 군 교육 유격 훈련 받고 뭐 하고 하면서 그거 받아서 어디에 써먹는지 그거는. 그러니까 그냥 고통을 주기 위한 목적이 아니었을까 그렇게 생각합니다.

▷ 김경래 : 실제로 삼청교육대 사망자가 당시 현장에서도 사망자가 있었고 그 이후에 후유증 때문에 돌아가신 분들도 있을 거 아닙니까. 그게 한 400명이 넘어요, 지금 밝혀진 바로는. 선생님도 목격을 좀 하고 그러셨나요?

▶ 한일영 : 그럼요. 제가 있을 때 2명인가. 저는 5사단이어서 2명인가 그러고 또 내가 이렇게 탈출해서 징역 살고 나와서는 피해자들 또 노무현 대통령 정권 시절에 과거사 진상규명한다고 그래서 국회에서 살다시피 했었거든요, 삼청교육 문제 때문에. 그때 이야기하는 거 보면 5사단에서 팩트로 나온 거지만 단체로 이렇게 탈출하다가 총 맞아 죽은 사람이 5명인가 있고 그렇다고 나오더라고요, 보니까.

▷ 김경래 : 실제로 쓰러진 사람들도 현장에서 보셨고?

▶ 한일영 : 그 사람들은 다 봤겠죠.

▷ 김경래 : 아니, 선생님도 훈련을 받다가.

▶ 한일영 : 제가 있을 때는 2명인가 봤고요.

▷ 김경래 : 그래요? 쓰러진 사람을요?

▶ 한일영 : 네.

▷ 김경래 : 그 사람들이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모르는 거죠?

▶ 한일영 : 그런데 확실하게 죽었는지 살았는지 그거는 확인은 못하는데 실려가고 다시는 안 왔다는 거.

▷ 김경래 : 실려가고 그 뒤로는 못 봤다?

▶ 한일영 : 못 봤죠.

▷ 김경래 : 그러면 숨졌을 가능성이 꽤 높겠네요.

▶ 한일영 : 글쎄요. 그거는 어떻게 됐나 모르겠는데 그냥 그렇게 추정을 하고 있죠.

▷ 김경래 : 어쨌든 사망자가 지금까지 확인된 것만 449명이다 이렇게 숫자는 나오고 있습니다. 그 이후에 이제 탈출하시고 나서 이게 굉장히 법적으로도 말이 안 되는 것 같은데 탈출을 했는데 그것 때문에 또 징역살이를 하셨다고요?

▶ 한일영 : 네, 죄명이 개헌법 위반이거든요.

▷ 김경래 : 탈출을 했다는 게?

▶ 한일영 : 네, 1심, 2심, 3심, 상고까지 다 해봤는데 다 기각이더라고요.

▷ 김경래 : 유죄가 나왔다. 그래서 징역살이를.

▶ 한일영 : 그렇죠. 대법원 때는 보면 대법원 판사 중에 한 분은 이회창 씨 아시죠? 대통령까지 출마한. 그분이 또 담당 대법원 판사였거든요. 그런데 웃기는 게 뭐냐 하면 그 당시에 국선변호사님이 하여튼 그거는 제 입장에서 다시 살펴봐야 한다. 제 사건은 그쪽하고 상관이 없고 이렇게. 그러니까 무죄추정으로 이야기를 하고 그랬겠죠. 그런데 이유 없다고 해서 기각을 시키더라고요. 그런데 작년 12월에 대법원에서 그 국선변호사님이 이야기한 취지로 해서 위헌 무효. 위헌 무효 판단을 했어요.

▷ 김경래 : 선생님 사건을요?

▶ 한일영 : 내 사건이랑 똑같은 사건인데 그 사람은 10개월 받았고 저는 1년 받았는데 똑같은 사건이거든요. 같이 근로봉사해서 넘어와서 도망간 사건이고 저 역시도 도망간 사건이고.

▷ 김경래 : 선생님은 지금 그거를 재심 신청하셔서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인 거죠?

▶ 한일영 : 1년 됐어요. 재심 아직 받아들이지는 않았는데 똑같은 사건이니까 받아들여주기는 하겠죠?

▷ 김경래 : 그거를 기대하고 지금 기다리고 계시는 거고요.

▶ 한일영 : 그렇죠.

▷ 김경래 : 그러면 그 이후에 국가에서 어떤 보상을 해준다거나 사과를 한다거나 이런 어떤 과정은 있었습니까?

▶ 한일영 : 일부분 죽은 사람들, 사망한 사람들하고 장애를 입고 그래서 그게 진단 나온 사람들에 한해서 풍족한 건 아니라도 배상 차원이 아니라 그냥 보상 차원에서.

▷ 김경래 : 선생님 같은 경우는요?

▶ 한일영 : 저 같은 건 없죠.

▷ 김경래 : 없어요?

▶ 한일영 : 그러니까 조금 아까 두 부류 외에는 없어요.

▷ 김경래 : 아니, 그런데 사실 그때 어릴 때 선감학원 그리고 20대 때 삼청교육대, 또 징역살이를 그거 때문에 하게 되셨잖아요. 그 뒤에 그냥 생각을 해도 정상적으로 아주 좀 뭐랄까요. 사회생활을 하거나 직장생활하시기 힘드셨을 것 같아요.

▶ 한일영 : 힘들었죠, 직장생활이라는 걸 하고 싶어도 못했고. 왜냐하면 10대 때는 배운 게 국가에서 차단을 하는 바람에 못 배워서 그랬죠. 20대 때는 삼청교육을 해서 징역 살고 나오고 난 다음에 기술이라도 배워서 살아야 할 거 아닙니까? 기술이라도 배우려고 조그마한 공장에 들어가고 그러면 삼청교육 갔다가 나온 놈이라고 사장들한테 이야기를 하고. 지금이야 노동법 때문에 자를 수는 없겠지만 그 당시에 이야기하면 나가라고 그러면 나갈 수밖에 없는 형편이었거든요.

▷ 김경래 : 그럼에도 국가는 전혀 보상이나 이런 부분들도 없었다?

▶ 한일영 : 없었죠, 전혀.

▷ 김경래 : 지금 박찬주 대장은 사과할 뜻이 없다, 삼청교육대 발언에 대해서. 이렇게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거기에 대해서 한말씀하시면서 마무리 좀 해야겠습니다.

▶ 한일영 : 저도 그런 분한테 사과 받고 그런 기대도 안 하고요. 바라지도 않습니다. 그런 분들한테서 사과 받아봤자 뭐 하겠습니까, 솔직히. 사과라는 게 진정 뉘우치고 잘못된 걸 갖다가 진정으로 해야 하는데 그럴 분 같지가 않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 김경래 : 이게 그냥 지나가면서 할 수 있는 말이 아닌 것 같습니다. 그리고 재심 좀 잘 진행이 되셔서 인생에 대한 보상은 어렵겠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는 좀 해결이 됐으면 좋겠다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멀리까지 와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한일영 : 감사합니다.

▷ 김경래 : 삼청교육대 피해자 한일영 선생님이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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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 잃자 날개 꺾인 檢 개혁..끝없이 "검토 중"

박종욱 입력 2019.11.06. 20:10 수정 2019.11.06. 21:00
                          
      

[뉴스데스크] ◀ 앵커 ▶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시절 강력하게 추진되던 검찰개혁 방안들이, 검찰의 반발에 부딪히면서, 조금씩 힘을 잃어가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법무부 수장의 부재가 길어지고 있다는 점이, 결정적인 원인이겠지만, 검찰 개혁이란 기회를 살리기 위해선 개혁을 이끌 리더십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박종욱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어제 국회 법사위에선 검찰의 자의적인 사건 배당이 전관 유착 비리 등 다양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며 법원처럼 전자배당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박주민/더불어민주당 의원] "(법원처럼) 전자배당이라든지 이런 방법으로 바꾸실 계획은 없으십니까?"

[김오수/법무부 차관] "법원과 달리 검찰은 사건들이 워낙 다양하고, 고소사건도 있고, 고발사건도 있고 등등 해서…"

[박주민/더불어민주당 의원] "법원이라고 다양한 사건이 안 들어옵니까. 검찰은 민사사건 안 다루시잖아요. 가정사건, 행정사건 다 안 다루시잖아요."

앞서 지난달 21일 법무검찰개혁위원회가 투명하고 구체적인 배당기준 마련하라고 권고했던 것과 같은 내용이지만, 법무부는 '검토하겠다'는 미온적인 답변만 반복했습니다.

지난 한 달간 개혁위원회가 내놓은 권고는 모두 6차례.

법무부는 조국 전 장관이 재임할 당시 1, 2차 권고에 대해선 신속하게 추진했지만, 사건 배당 개선을 포함한 조 전 장관 사임 이후 권고에 대해선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개혁위는 이번 주 예정됐던 권고 발표를 취소하고 "그간의 권고사항에 대한 법무부의 수용 여부, 추진 일정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한 개혁위 위원은 "법무부가 의지가 있는 건 의심하지 않지만, 검찰이 적극적인 수용 의지를 보이지 않아 추진이 쉽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실제 검찰은 사건 배당과 관련해선 검사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배당을 하면 미제사건이 늘어날 수 있다는 이유로, 정보수집 기능 폐지 권고에 대해선 비현실적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최근 인권보호수사규칙 제정 과정에선 검찰의 반대로 기존에 예고한 '부당한 별건수사·장기화 금지' 조항은 수정되고, 관할 고검장에 중요사건 수사를 보고한다는 조항은 삭제되기도 했습니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민변은, 검찰이 스스로 약속했던 직접수사 축소를 오히려 확대해야 한다는 취지로 국회에 의견서를 내는 등 실질적인 개혁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며, 검찰개혁을 완수해야 할 중요한 시기인 만큼 법무부가 주도적으로 개혁을 이끌어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MBC뉴스 박종욱입니다.

박종욱 기자 (parkgija@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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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고유정 사건' 펜션운영자 "그후, 말라 죽고 있어요"

CBS 김현정의 뉴스쇼 입력 2019.11.06. 09:18 수정 2019.11.06. 09:24

                          
      
고유정 범행으로..5년된 펜션 폐업
제주 마을에선 죄인 아닌 죄인처럼
퇴실 후 고유정 짐 많아, 도움 거절
펜션 주인이 청소했다? "가짜뉴스"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익명(고유정 범행 펜션 운영자 가족)

전남편과 의붓아들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고유정. 며칠 전 재판에서는 범행 직후 고유정이 아들에게 천연덕스럽게 했던 말과 행동이 드러나면서 더욱더 큰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고유정은 전남편 살해하고 화장실 청소한 뒤에 아들에게 이렇게 말했다죠. ‘엄마가 물감 놀이하고 왔다.’ 그리고요. 펜션 주인과도 통화를 했는데 차분하고 태연하게 받았답니다.

결국 남편의 성폭행 때문에 우발적인 살인을 저지른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게 검찰의 주장입니다. 지금부터 만날 분은 이 사건의 숨은 피해자입니다. 바로 고유정이 머물렀던 펜션의 운영자 가족인데 이분들 그 사건 이후로 말 못 할 고통을 겪고 있답니다. 어떤 이야기인지 직접 들어보죠. 펜션을 운영하던 노부부의 아들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나와 계십니까?

◆ 펜션 운영자 가족> 네.

◇ 김현정> 일단 지금 제주도 펜션은 어떤 상태인가요?

◆ 펜션 운영자 가족> 폐업 신고를 했고 현재는 운영을 안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문 닫았어요?

◆ 펜션 운영자 가족> 네. 너무나 큰 사건이 되어버렸고요. 또 여러 가지 언론 방송을 하면서 좀 펜션 업장이 특정이 되면서요. 더 이상 운영하는 게 어렵다고 판단이 돼서 폐업 신고를 하고 운영을 현재는 안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파셨어요?

(사진=고상현 기자)

◆ 펜션 운영자 가족> 아니요. 지금 사건이 이렇게 된 마당에 부동산 매매가 사실은 어려운 상태가 됐고요. 현재는 그냥 비어 있습니다. 가끔 가서 관리 좀 하고요.

◇ 김현정> 그래요. 언제부터 운영하셨죠, 이 펜션?

◆ 펜션 운영자 가족> 한 6년 전에 시작을 해서요. 거의 만 5년을 딱 영업했었습니다.

◇ 김현정> 만 5년. 이게 부모님께는 전 재산이었다고 제가 들었어요.

◆ 펜션 운영자 가족> 제가 10년 전쯤에 제주에 먼저 이주를 했고요. 은퇴하시고 고향에 계시던 부모님을 제 권유로 제주에 6년 전쯤에 오셨고요. 은퇴 자금을 가지고 펜션을 운영했었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전 재산 털어 넣고 온 힘을 다해서 5년 동안 운영하던 펜션이 이렇게 된 뒤에 지금 어떻게 지내세요?

◆ 펜션 운영자 가족> 경제적으로도 거기가 유일한 수입처였는데 경제 활동이 중지가 돼버렸고 또 가지고 있던 은퇴 자금은 다 그렇게 부동산에 묶이게 되었고 그래서 굉장히 어려운 중에 있습니다.

◇ 김현정> 아니, 경제적인 문제도 문제지만 주변의 시선도 부담스러우실 것 같아요.

◆ 펜션 운영자 가족> 지인분들은 걱정을 많이 해 주시고요. 그리고 펜션이 있던 곳이 사실 제주도 조그마한 시골 마을이거든요. 마을 주민분들한테도 굉장히 큰 피해를 드려서 저희가 이제 죄인 아닌 죄인이 되어서 오가는 중에 마주치는 것도 굉장히 부담스럽고요. 그래서 저희 자녀들 입장에서는 사건도 사건이지만 부모님이 혹시 마음의 병을 얻지 않으실까 걱정이 돼서 굉장히 노심초사하고 있고요.

◇ 김현정> 누워 계세요? 한동안 앓고 누워 계셨다는 이야기도 들었는데.

◆ 펜션 운영자 가족> 누구나가 그렇겠지만 고향을 떠났을 때는 정말 큰 결단을 하고 수십 년 사셨던 터전을 떠나서 새로운 일을 제2의 인생을 사셨던 거거든요. 그런데 이런 일들이 생겨버려서 마치 뭔가 인생이 마지막에 가서 망가진 것 같기도 하고 실패한 것 같기도 하고. TV만 틀면 뉴스가 쏟아져 나오니까 그 기억들을 계속 복기를 시켜주는 과정들이 정말 뭐 저도 이렇게 오랫동안 1면을 장식한 뉴스를 처음 봤을 정도로 사실 이게 굉장히 시끄러운 뉴스였잖아요. 그래서 심리 치료를 하러 다니셨고요.

◇ 김현정> 심리 치료까지. 그러니까 이게 여러분, 이 사건에 알려지지 않은 피해자인 셈이에요. 이런 사건이 벌어졌을 때 그 사건이 벌어진 장소의 주인이라든지 목격자라든지 이런 사람들에게는 어떤 피해가 가는가? 생각해 본 적이 없었던 문제인데 이런 피해자가 또 등장하네요. 그럼 고유정 측의 접촉은 전혀 없었어요, 변호사 통해서라도?

◆ 펜션 운영자 가족> 네, 없었습니다.

◇ 김현정> 그럼 고유정 측에서 먼저 미안하다고 연락이 왔다든지 이런 것도 전혀 없었고요?

◆ 펜션 운영자 가족> 그럼요. 그런 일은 없었고요.

피의자 고유정이 범행 사흘 전 제주시내 한 마트에서 흉기 등을 구매하는 모습이 찍힌 폐쇄회로(CC)TV. (사진=연합뉴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참 말씀 듣고 보니까 어디다가 ‘우리 피해 당했어요. 이런 인생이 망가지는 피해를 당했습니다’라고 하소연할 데도 없고 누가 알아주지도 않고. 그야말로 그냥 속으로 속앓이 피멍이 드는 거네요. 이번 고유정 사건의 숨은 피해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고유정이 머무르고 살인을 저지른 그 펜션의 운영자 가족 지금 만나고 있습니다.

그나저나 지금 고유정의 재판 과정에서 새로운 사실들이 드러나면서 우리를 또 한번 놀라게 하고 있는데요. 뭐냐 하면 사건 당일에 펜션 주인, 부모님이시죠. 펜션 주인과 고유정이 통화한 내용이 재판 과정에서 드러났어요. 고유정하고 그날 밤에 직접 통화하신 건 아버님, 어머님 중에 누구세요?

◆ 펜션 운영자 가족> 아버님이시고요.

◇ 김현정> 아버님. 왜 통화를 하게 되셨죠?

◆ 펜션 운영자 가족> 그러니까 저희 운영 시스템이 손님과 대면을 하지 않고 입실하고 퇴실하는 방식이거든요.

◇ 김현정> 무인 펜션이라고 하나요, 그런 걸?

◆ 펜션 운영자 가족> 손님이 오신다고 하면 출입문에 도어락을 비밀번호를 알려드리고요. 입실했다고 전화를 주시면 저희가 안내를 해 드리는 방식입니다. 그런데 그날 입실 할 시간이 지났는데도 전화가 계속 오지 않아서요. 전화를 몇 차례 했었는데 계속 받지 않았고요. 그러다가 저녁 늦게 처음 통화가 됐는데요.

◇ 김현정> 그 저녁 늦게가 몇 시쯤으로 기억하세요?

◆ 펜션 운영자 가족> 9시 정도였던 것 같습니다.

◇ 김현정> 밤 9시가 되어서야 통화가 됐는데.

◆ 펜션 운영자 가족> 급한 일이 있는 것처럼 잠깐 뭐 하고 있으니 다시 전화를 주겠다고 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 김현정> 지금 그 시각이 이제 와서 보니 범행 직후 시각인 것으로 지금 검찰이 추정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그 시간에 통화가 되신 거예요.

◆ 펜션 운영자 가족> 그런데 전화를 금방 줄 것처럼 하고 끊었는데요. 전화가 오지 않았어요. 그래서 아버님 입장에서는 더 늦기 전에 안내를 하고 밤이 늦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한 10시경에 아버님께서 다시 전화를 한번 했습니다. 아이가 전화를 받았고요. 그리고 고유정이 전화를 다시 받아서 저희가 안내를 쭉 해 드렸고요. 펜션 이용 방법이나 보일러는 어디서 켜는지. 전화를 그날 다 하고 끊었습니다. 그래서 그날은 특이한 점이 하나도 없었고요.

◇ 김현정> 목소리도 그냥 태연하고 밝았대요? 어떤 식으로 기억하세요?

◆ 펜션 운영자 가족> 아버님께서 지나고 나서 말씀하시는데 전혀 그럴 목소리가 아니었고요. 그리고 퇴실하는 월요일에는 아침에 고유정한테 전화가 왔어요. 혹시 늦게 나가면 언제까지 나가면 되는지를 물어왔어요.

◇ 김현정> 그때도 역시 목소리는 평범했나요?

◆ 펜션 운영자 가족> 네, 평범했고요. 그래서 아버님께서는 12시 안에는 그래도 퇴실해 주셔야 한다. 이렇게 안내를 했고요. 그리고 시간이 돼도 퇴실을 안 하셔서 아버님이 12시가 다 돼서 펜션으로 가셨고요.

◇ 김현정> 직접 가셨어요?

◆ 펜션 운영자 가족> 네. 퇴실하는 고유정하고 마침 마주쳤고요.

◇ 김현정> 그때 모습은 어떻게 기억하세요?

'제주 전 남편 살해 사건' 피의자 고유정이 12일 오전 제주 동부경찰서에서 제주지검으로 송치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펜션 운영자 가족> 혼자 있어서, 혼자서 큰 짐들을 나르고 있어서 아버님이 큰 짐을 좀 도와줄까 하는 마음에 ‘남편은 없냐?’고 그러니까 고유정이 먼저 아이랑 갔다고 얘기를 했고요. 고유정이 처음 예약 전화를 할 때 제가 아버님 옆에 있었거든요. 그런데 아버님이 연세가 있으시니까 전화가 오면 보통 스피커폰으로 통화를 하세요, 전화를 좀 멀리 두시고. 그런데 그날 특이했던 점은 고유정이 저희 아버님한테 주인이 정말로 와보지 않냐고를 몇 차례 확인을 했어요.

◇ 김현정> 중요한 포인트네요. 진짜로 주인이 펜션에 와보지 않냐. 들르지 않냐고 몇 번 확인을 했어요?

◆ 펜션 운영자 가족> 네, 왜냐하면 저희가 기존에 안내도 되어 있고 주인과 마주치지 않는 시스템입니다라고 이런 광고가 이미 여러 번 돼 있는데요.

◇ 김현정> 돼 있는데도 또 묻던가요?

◆ 펜션 운영자 가족> 물어서 사건이 생겼다고 경찰한테 저희가 소식을 들었을 때 제가 먼저 그 전화 통화를 특정을 했습니다. 그 사람인 것 같다고.

◇ 김현정> 그러니까 경찰이 살인 사건 이런 게 일어났다, 그 펜션에서. 이 얘기를 듣자마자 그 여성이 떠오르셨어요.

◆ 펜션 운영자 가족> 왜냐하면 그거 물었던 손님 아니냐고를 떠올릴 정도로 좀 특이한 통화였고요.

◇ 김현정> 그렇군요, 아버님이 찾아가셨을 때 이제 나가야 될 퇴실 시간이 됐는데도 퇴실하지 않아서 찾아가셨을 때 짐이 많았다고 했는데 그 짐이 지금 생각해 보면 사체가 담긴 봉투였던...

◆ 펜션 운영자 가족> 그러니까 아버님이 생각하기에 여자 혼자 큰 짐을 나르고 있으니까 비도 오고 해서 차까지라도 옮겨드리려고 들어드리려고 하니까 만지지 말라고 그때 고유정 말이 제가 좀 예민하고 그러니까 짐에 손 안 댔으면 좋겠다고 이렇게 얘기를 했고요.

◇ 김현정> 짐이 사실 무거우면 도와주겠다고 하면 고맙습니다 해야 될 텐데 제가 예민하니까 만지지 말아라.

◆ 펜션 운영자 가족> 그리고 이제 아버님은 펜션 내부에 별다른 특이점이 없어서요. 평상시처럼 청소를 하셨고 그날 오후에 바로 다른 손님들이 오셔서 지금 지나고 나서 굉장히 그분들한테 죄송한 일이 됐지만 그분들도 아무 일도 있었는지 모르고 3박 4일 동안 다녀가셨고요.

◇ 김현정> 지금 듣고 보니까 정말 우발적으로 저지른 범행이었다. 그러니까 살인 행위였다고 보기에는 아주 미심쩍은 점이 이 펜션 주인 노부부와의 통화에서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지금 굉장히 중요한 부분들에 대한 증언이 나온 것 같습니다. 하여튼 선생님, 알려지지 않은 피해자예요. 그야말로 숨은 피해자. 어디다가 하소연할 수도 없었던 숨은 피해자인데 꼭 지금 우리 청취자들께 오늘이 첫 언론 인터뷰시죠.

◆ 펜션 운영자 가족>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청취자들께 꼭 하고 싶은 말씀 있으시다면.

◆ 펜션 운영자 가족> 그러니까 사건 초기에요. 펜션 주인이 현장을 말끔히 치웠다, 비밀로. 이런 이야기들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 김현정> 현장을 보존하지 않고 임의로 훼손했다는 얘기가 있었어요?

◆ 펜션 운영자 가족> 네. 그런데 그렇지 않고요. 고유정이 일단 첫 번째 청소를 하고 간 상태에서 저희가 말씀드렸다시피 별다른 특이점이 없어서 손님을 받을 정도로 깨끗한 상태였고요. 그리고 그다음에 이게 정말 사건이 된 후에 그걸 저희 임의대로 청소를 한다는 건 사실 말이 안 되지 않습니까?

◇ 김현정> 말이 안 되죠.

◆ 펜션 운영자 가족> 저희가 다 경찰의 통제를 받았고요. 경찰이 청소를 해도 된다는 사인을 받고 저희가 청소를 했고요.

◇ 김현정> 그 부분을 바로잡고 싶으신 거군요.

◆ 펜션 운영자 가족> 네. 그리고 저희를 또 가장 힘들게 했던 건 방송사에서 특히 자료 화면을 사용하는 부분에 있어서 정말 그런 모자이크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희미한 모자이크들을 했고요. 시청자의 알 권리를 위해서 그렇게 했다라고 하는데 사실 그 펜션 업장을 특정해 주는 게 무슨 알 권리였는지는 잘 모르겠고요, 아직도.

◇ 김현정> 그런 부분에 있어서 피해가 극심했고.

◆ 펜션 운영자 가족> 그리고 아버님이 세 달 사이에 전화번호를 두 번이나 바꾸셨어요.

◇ 김현정> 왜요?

◆ 펜션 운영자 가족> 기자분들한테 전화가 너무 많이 와서요. 그 부분에 굉장히 시달리셨고요. 그리고 제가 한번은 전화가 왔던 기자님한테 ‘혹시 저희가 피해자라는 생각을 한 번도 안 해 보셨죠?’ 그러니까 이분이 솔직하게 답하시더라고요. ‘그런 생각 못해봤습니다’ 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했던 표현이요. 고유정이 안타깝게 전남편을 죽였다고 그러면 저희도 똑같이 말라죽고 있다고 얘기했습니다.

◇ 김현정> 말라죽고 있다. 우리는 말라죽고 있다. 얼른 좀 가족들이 마음을 추스르시고 몸과 마음 다 추스르시고 예전처럼 살아가실 수 있었으면 좋겠고요. 또 정당한 피해 보상도 받으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오늘 인터뷰 응해주셔서 고맙습니다.

◆ 펜션 운영자 가족> 감사합니다.

◇ 김현정> 고유정 사건의 숨은 피해자네요. 이번 사건을 푸는 데 중요한 증인이기도 합니다. 펜션 운영자 가족, 그 아들을 만나봤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CBS 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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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고유정 계획 살인 결정적 증거.. 검 "전 남편 15회 흉기로 찔러"

제주=문정임 기자 입력 2019.11.05. 04:04 수정 2019.11.05. 10:14

               

 

범행 현장의 혈액 튄 흔적 토대로 고씨 "한번 찔렀다" 주장 뒤집어
국민일보

전 남편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고유정(36)이 피해자를 최소 15회 이상 흉기로 찔렀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결정적 분석이 법정에 증거로 제출됐다. 재판과정 내내 “성폭행하려는 전 남편을 우발적으로 부엌칼로 한번 찔렀다”고 해온 고유정의 주장을 뒤엎는 것이라 주목된다.

4일 제주지법 201호 형사2부(재판장 정봉기 부장판사) 법정에서 열린 이 사건 6차 공판에서 검찰은 이와 함께 고유정이 범행 전후 태연하게 펜션 주인과 수차례 통화한 점 등을 들어 “의도적이고 치밀하게 계획된 살인”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이 제시한 증거는 국과수가 범행현장인 펜션 벽에 튄 혈액의 흔적과 혈액량 등을 토대로 분석한 것이다. 국과수는 이를 통해 “혈액 흔적이 난 방향과 혈액량 등을 고려했을 때 피고인이 적어도 15회 이상 흉기로 피해자를 찔렀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펜션 다이닝룸에서 9차례, 부엌에서 5차례 흉기를 사용했다고 부연했다.

검찰은 범행을 저질렀던 것으로 추정되는 시간 펜션 주인과 나눈 통화음성도 증거로 제시했다. 검찰은 “사건 당일 저녁 8시10~9시50분 펜션 주인과 세 차례 통화를 나눴다면서 통화음을 법정에서 공개했다. 두 사람의 통화는 고유정이 전남편과의 사이에 낳은 아들(6)이 전화를 받고 바꿔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고유정은 통화에서 애교 있고 살가운 말투로 대화를 나눴다.

특히 범행 직후인 오후 9시50분쯤엔 자신의 휴대전화로 걸려온 전화를 아들이 바꿔주자 고유정은 아들에게 “먼저 자고 있어요. 엄마 청소하고 올게용∼”이라며 웃으면서 말하기도 했다. 범행을 저지르고 욕실로 시신을 옮긴 뒤 혈액 흔적 등을 지우고 있었을 시간이었다.

검찰은 “피고인의 설명대로 우발적인 살인을 저질렀다면 당황해 이처럼 고도의 평정심을 유지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미리 전 남편을 살해하려는 계획 또는 의도를 갖고 범행을 저질렀다는 반증”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검찰은 고유정이 경찰에 구속된 뒤 현 남편과 면담하는 과정에서도 자신의 분홍색 파우치가 압수됐는지 계속 캐물었다는 점도 계획 살인이었음을 간접적으로 증명한다고 제시했다. 이 분홍색 파우치에는 고유정이 처방받은 약봉지가 들어있었으며, 약봉지는 수면제인 졸피뎀으로 추정되는 알약만 빠진 채 뜯겨져 있었다.

고유정은 전남편의 아들 면접교섭 재판신청이 받아들여진 다음날인 지난 5월10일 충북 청주의 한 병원에서 졸피뎀 7정을 포함한 감기약을 처방받았으나, 경찰이 확보한 감기약 봉지에는 졸피뎀 7정만 사라진 채 나머지 감기약 성분은 고스란히 그대로 있었다. 전 남편의 혈흔에서는 다량의 졸피뎀 성분이 검출됐다.

검찰은 또 고유정의 아들이 “(졸피뎀이 든) 카레를 나와 삼촌(자신의 친아버지를 삼촌이라고 부름)만 먹었다”고 한 진술도 증거로 제시했다. 그러면서 검찰은 “전남편이 카레를 먹지 않았다“던 고유정의 법정 진술도 거짓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법정에는 피해자인 전남편의 어머니와 남동생이 증인으로 나왔다. 증인석에 앉은 피해자의 어머니는 “지금 이 순간 내 아들을 죽인 살인마와 한 공간에 있다는 게 가슴이 끊어질 것 같다”며 “존경하는 재판장님, 아들을 잔인하게 죽이고 명예를 더럽힌 저 살인마에게 법정 최고형을 내려주길 부탁드린다”고 진술했다. 고유정은 유족 증언이 진행되는 내내 고개를 푹 숙인채 들지 않았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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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세월호 아들 사체검안서 2장 가져온 어머니 힘이 컸다"

권지담 입력 2019.11.05. 05:06 수정 2019.11.05. 07:26

      

 

 

'구조 참사' 진상 밝혀낸 사참위 김진이 조사2과장 인터뷰
"한 의사가 작성했지만 발견·사망 시간 각각 달라
임군 어머니 2014년부터 아들 구조 문제 의문 제기"
4일 낮 사참위 사무실이 있는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김진이 세월호진상규명국 조사2과장이 <한겨레>와 인터뷰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 당일 발견된 희생자인 안산 단원고 학생 임아무개군이 구조 직후 맥박 등 바이탈사인(활력징후)이 한때 되살아났다는 사실이 세상에 드러날 수 있었던 것은 참사 이후 5년 동안 싸워온 임군 어머니의 힘이 컸다. 아들에게 시간이 다른 두 장의 사체검안서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임군 어머니는 ‘가습기살균제사건과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에 그 경위를 조사해달라고 요청했다. 사참위 조사관 3명이 그 요구를 받아안아 조사를 진행했다.

“임군의 어머니는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1기 특조위)가 활동했던 2015년부터 아들의 구조 문제에 끊임없이 의문을 제기했어요. 아들의 사인과 발견 장소라도 제대로 알고 싶다는 거였죠.” 지난달 31일 발표된 임군의 구조·수색 과정 조사의 총괄을 맡은 김진이 사참위 세월호진상규명국 조사2과장은 이 모든 것이 “임군 어머니 ㄱ씨가 가져온 임군의 사체검안서 덕분”이었다고 말했다. ㄱ씨가 들고 온 임군의 사체검안서는 모두 두 장이었는데, 임군의 발견 시점과 사망시간이 각각 달랐다. 두 장의 사체검안서는 모두 목포한국병원의 한 의사가 작성했지만, 사망시간은 오후 6시36분, 밤 10시10분으로 약 4시간이나 벌어졌다. 2014년 7월께 ㄱ씨는 검찰에 이와 관련된 의문을 조사해달라고 진정을 넣었지만, 검찰은 이 사건을 내사 종결했다.

서로 다른 사망시간에 대한 의문은 풀리지 않은 채 시간만 부질없이 흘렀다. 그러다 지난 5월께 사참위에서 본격적인 조사가 시작됐다. 김 과장은 “ㄱ씨가 1기 특조위에 관련된 의문을 계속 제기했지만 제대로 조사가 되지 않았다가 지난해 12월11일 사참위가 출범해 직권조사 과제 14개 중 구조·구난의 적정성이 소과제로 선정됐고, 이후 ㄱ씨의 문제 제기로 들여다보게 됐다”고 밝혔다. 이후 사참위 조사관들은 해경이 참사 당일인 2014년 4월16일 직접 촬영한 3009함 채증 영상과 당시 참사 현장을 보도했던 언론 영상, 시민들이 보내준 제보 영상, ㄱ군을 구조했던 당시 의료진 등을 만나 조사했다.

조사 결과, 임군이 발견된 오후 5시24분부터 목포한국병원에 도착한 밤 10시5분까지 다섯시간 가까이 네차례에 걸쳐 배에서 배로 옮겨지며 제때 구조되지 못한 점을 확인했다. 김 과장은 “임군과 관련한 영상이나 일지가 많이 발견됐다”며 “세월호가 침몰한 지점부터 임군이 발견된 경로는 찾을 수 없었지만, 발견된 순간부터 병원까지 영상과 증언 등을 모아 정리하다 보니 이번 발표처럼 합리적이지 못했던 사실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사참위는 이번 조사로 두 장의 사체검안서 가운데 사망시간을 ‘18시36분’이라고 기록한 검안서는 문제가 있다고 결론 내렸다. 당시 해경과 원격진료시스템으로 연결됐던 목포한국병원 쪽 영상을 보면, 오후 5시59분께 임군의 불규칙한 맥박과 함께 69%의 산소포화도가 기록돼 있으며, ‘임군을 병원으로 이송하라’는 의료진의 긴박한 음성이 담겼기 때문이다. 즉, 임군이 여전히 배 위에 있을 때 사체검안서가 작성된 것이다.

김 과장은 “조사는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말했다. 김 과장은 “일부에서 뭘 자꾸 조사하느냐고 하는데, 이번 조사도 중간조사 결과이고 아직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며 “아직 해결이 안 된 사건이고 참사라는 점에서 국민과 검찰 등 수사기관의 협조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김 과장은 이어 “참사 당시 해경분들의 고생을 충분히 알고 있다”며 “고생한 부분에 대해서 공로를 제대로 인정받고 (억울한 부분에 대한) 한을 풀기 위해서라도 내부에서 진실을 말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참위는 이번 조사 과정에서 드러난 구조·수색 지연 문제와 관련해 3청장(당시 김석균 해경청장, 김수현 서해청장, 김문홍 목포해경서장)에 대한 수사를 이번달 안에 검찰에 의뢰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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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7억 원의 유치원 비리 적발했지만..무혐의?

조효정 입력 2019.11.03. 20:25 수정 2019.11.04. 11:30 댓글 5422

 

 

 

[뉴스데스크] ◀ 앵커 ▶

[김거성/전 경기도 교육청 감사관] "내용이 뭡니까 했더니 골드바입니다 그래요. 그래서 이건 내가 받을 수가 없다 그냥 돌려보낸다 그렇게 해서 이제 돌려보낸 적이 있습니다."

금품 로비 의혹을 받았던 해당 유치원은 감사 결과, 140억원 규모의 회계 비리가 드러나 이 중 수십억원을 학부모들에게 돌려주라는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그런데 검찰에선 이 비리가 계속 무혐의 처리가 되는 등 이해하기 어려운 일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조효정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경기도에 유치원 3곳을 설립한 곽 모 씨.

지난 2016년 교육청 감사 결과 곽씨가 세운 유치원들에서 147억의 회계 비리가 적발됐습니다.

2500만 원 어치 도자기 구입비, 한 해 1400만 원에 달하는 외제 차 3대의 보험료도 유치원 돈으로 내는 식이었습니다.

교육청의 고발로 검찰은 1년여 동안 수사를 벌였습니다.

결론은 무혐의.

교육청은 횡령 사기 등의 혐의를 보강해 2차례나 더 고발했지만, 역시 무혐의였습니다.

곽 씨가 돈을 빼 쓴 유치원 계좌엔 곽 씨 개인 돈도 섞여 있고, 교비 유용으로 단정할 증거도 불충분하다는 겁니다.

하지만 불충분한 건 증거가 아니라 검찰 수사란 반발이 터져 나왔습니다.

[전직 유치원 관계자] "피의자가 진술한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였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예를 들자면, 개인의 돈이 들어갔다고 한다면, 그 수입원이 어디 있을까를 조사 안 했다는 생각이 들고…"

게다가 곽 씨가 감사 정보를 파악하려고 정관계 유력 인사들과 접촉했다고 진술한 녹취록까지 공개되면서 수사 외압 의혹까지 더해졌습니다.

[송치용/경기도의원(정의당)] "당시 감사관 녹취록 등에서 언급된 정치인의 외압 등이 작용한 것은 아닌지에 대해서도 철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할 것입니다."

최근 시민단체가 곽 씨를 재조사해달라고 법무부에 진정서를 냈는데, 그 처리도 석연찮습니다.

재조사 여부 판단을, 하필 곽 씨를 무혐의 처리했던 그 검사에게 맡긴 것으로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박용환/비리사립유치원범죄수익환수국민운동본부] "재조사를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나… 너무 좀 황당하고 어처구니가 없어서 (물어봤더니) "통상적으로 그렇게 한다"고 검찰 쪽에서는 (답하더라고요.) 이 사건의 재조사에 대한 의지가 거의 없어 보이고요. "

곽 씨는 검찰의 무혐의 처리를 내세워 교육청의 감사 처분도 무효로 해달라고 행정소송을 냈습니다.

이 때문에 교육청이 학부모들에게 돌려주라고 한 37억 원의 환급도 기약이 없게 됐습니다.

[경기도 교육청 관계자] "(행정소송) 재판이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릴 수 밖에 없는 거죠. 강제집행이 필요한데, 판결이 나올 때까지 계속 기다릴 수 밖에 없는거죠."

사상 최대의 환급 처분을 받을 정도로 비리가 많았지만, 곽씨가 지금까지 받은 처벌은 금품을 감사관에게 전달하려 했다는 죄에 내려진 집행유예가 전부입니다.

MBC뉴스 조효정입니다.

(영상취재 : 김경락, 이주혁VJ, 영상편집 : 우성호)

조효정 기자 (hope03@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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