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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 시인 '상습 성추행?'..인문학 멘토로 섬겨온 수원시 당혹

권혁민 기자 입력 2018.02.08. 14:24 수정 2018.02.08. 14:42

 

'미투' 바람 검찰→문화계, 수원시 "예의 주시"

성추행 논란을 빚고 있는 고은 시인이 8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광교산 인근 고은 시인 자택 내 정원에서 모자와 선글라스, 마스크를 착용한 채 집 밖을 내다보고 있다. 고은 씨는 이날 뉴스1 카메라에 포착된 후 바로 집안으로 들어갔다. 2018.2.8/뉴스1 © News1 오장환 기자

(수원=뉴스1) 권혁민 기자 = 고은 시인을 지자체의 인문학 멘토로 섬겨온 경기 수원시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최영미 시인의 폭로를 계기로 고은 시인이 상습 성추행 논란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수원시는 2013년 8월 안성시에서 20여년을 거주한 고은 시인을 삼고초려 끝에 수원으로 모셔왔다. 시는 고은 시인이 편하게 작업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장안구 상광교동 광교산 자락의 한 주택을 리모델링해 제공했다.

시는 고은 시인을 인문학 중심도시를 표방하는 수원시의 인문학 멘토로 내세우며 대외적 활동을 펼쳐왔다. 고은 시인으로 인해 기여된 부분이 많았고, 대외적으로 문학도시 이미지를 혈성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고은 시인은 2013년 수원화성행궁 등에서 열린 '세계작가 페스티벌'의 추진위원장을 비롯해 일본 위안부 할머니들을 기리는 수원평화비 추모시 헌납, 2015년 1월에는 수원 문인들과 함께 문집 '광교산 기슭에서'를 발간했다. 같은해 3월에는 광복 70주년 기념으로 시 '수원 그날의 함성'을 낭송했다.

고은 시인은 2002년부터 거의 매년 노벨 문학상 후보에 올랐다. 작년에도 유력후보로 꼽혔다. 이외 소설가 황석영씨가 노벨 문학상 후보로 간간이 거론됐지만 빈도나 순위 면에서 고은 시인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DB] 고은시인 자택 © News1 오장환 기자

사실상 고은 시인은 수원시 입장으로서는 시가 품고 있는 문단계의 큰 거장인 동시에 자랑인 셈이었다.

지난해 5월에는 수원시 상광교동 주민들이 광교정수장 해제 문제를 둘러싸고 고은 시인 퇴거를 촉구하고 나섰지만 시는 고은 시인을 감쌌다.

광교산주민대표협의회는 당시 상광교동 광교산자락 아래 고은 시인 주거지 인근에서 집회를 열고 "시민 공간에 무상으로 거주하는 고은 시인은 당장 광교산을 떠나라"고 촉구했다.

주민들은 집회에서 "주민들은 지난 47년간 개발제한구역과 상수원보호법 등 이중 규제 때문에 주민들은 주택 개·보수조차 마음대로 못하는데 고은 시인은 저명한 문인이라는 이유만으로 각종 특혜를 누리고 있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당시 시는 "우리가 불법적인 일을 한 게 하나도 없다. 삼고초려로 어렵게 모셔온 우리 보물을 걷어차려는 행동에 시가 아무 일도 못한다면 이게 무슨 꼴이겠냐"며 대응책 마련을 주문했다.

그러나 이번 성추행 논란으로 시는 큰 타격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수원시는 현재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시는 고은 시인과 이렇다 할 연락을 취하고 있지는 않고 있다.

시 관계자는 "이번 일은 개인과 개인에 관한 일이고, 문인들과 문단 내 일이다"라며 "진행되는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 News1

한편, 이번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최영미 시인이 황해문화 2017년 겨울호에 실린 '괴물'이라는 시에서 성추행을 당했고 또 목격했다는 경험을 표현하면서 당사자로 거론한 'En선생'의 정체가 고은 시인으로 쏠리고 있다.

또 시인 류근은 최영미 시인의 시 '괴물'의 당사자가 시인 고은이라고 밝혔다. 그는 7일 자정무렵 자신의 페이스북에 "몰랐다고? 놀랍고 지겹다. 60~70년부터 공공연했던 고은 시인의 손버릇, 몸버릇을 이제야 마치 처음 듣는 일이라는 듯 소스라치는 척 하는 문인들과 언론의 반응이 놀랍다"고 게재했다.

류근 시인은 처음에 '고은'이라는 실명을 명기했다가 1시간가량 지난뒤 '고O' 시인으로 수정했다.

hm07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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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 바람 검찰→문화계, 수원시 "예의 주시"

성추행 논란을 빚고 있는 고은 시인이 8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광교산 인근 고은 시인 자택 내 정원에서 모자와 선글라스, 마스크를 착용한 채 집 밖을 내다보고 있다. 고은 씨는 이날 뉴스1 카메라에 포착된 후 바로 집안으로 들어갔다. 2018.2.8/뉴스1 © News1 오장환 기자

(수원=뉴스1) 권혁민 기자 = 고은 시인을 지자체의 인문학 멘토로 섬겨온 경기 수원시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최영미 시인의 폭로를 계기로 고은 시인이 상습 성추행 논란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수원시는 2013년 8월 안성시에서 20여년을 거주한 고은 시인을 삼고초려 끝에 수원으로 모셔왔다. 시는 고은 시인이 편하게 작업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장안구 상광교동 광교산 자락의 한 주택을 리모델링해 제공했다.

시는 고은 시인을 인문학 중심도시를 표방하는 수원시의 인문학 멘토로 내세우며 대외적 활동을 펼쳐왔다. 고은 시인으로 인해 기여된 부분이 많았고, 대외적으로 문학도시 이미지를 혈성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고은 시인은 2013년 수원화성행궁 등에서 열린 '세계작가 페스티벌'의 추진위원장을 비롯해 일본 위안부 할머니들을 기리는 수원평화비 추모시 헌납, 2015년 1월에는 수원 문인들과 함께 문집 '광교산 기슭에서'를 발간했다. 같은해 3월에는 광복 70주년 기념으로 시 '수원 그날의 함성'을 낭송했다.

고은 시인은 2002년부터 거의 매년 노벨 문학상 후보에 올랐다. 작년에도 유력후보로 꼽혔다. 이외 소설가 황석영씨가 노벨 문학상 후보로 간간이 거론됐지만 빈도나 순위 면에서 고은 시인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DB] 고은시인 자택 © News1 오장환 기자

사실상 고은 시인은 수원시 입장으로서는 시가 품고 있는 문단계의 큰 거장인 동시에 자랑인 셈이었다.

지난해 5월에는 수원시 상광교동 주민들이 광교정수장 해제 문제를 둘러싸고 고은 시인 퇴거를 촉구하고 나섰지만 시는 고은 시인을 감쌌다.

광교산주민대표협의회는 당시 상광교동 광교산자락 아래 고은 시인 주거지 인근에서 집회를 열고 "시민 공간에 무상으로 거주하는 고은 시인은 당장 광교산을 떠나라"고 촉구했다.

주민들은 집회에서 "주민들은 지난 47년간 개발제한구역과 상수원보호법 등 이중 규제 때문에 주민들은 주택 개·보수조차 마음대로 못하는데 고은 시인은 저명한 문인이라는 이유만으로 각종 특혜를 누리고 있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당시 시는 "우리가 불법적인 일을 한 게 하나도 없다. 삼고초려로 어렵게 모셔온 우리 보물을 걷어차려는 행동에 시가 아무 일도 못한다면 이게 무슨 꼴이겠냐"며 대응책 마련을 주문했다.

그러나 이번 성추행 논란으로 시는 큰 타격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수원시는 현재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시는 고은 시인과 이렇다 할 연락을 취하고 있지는 않고 있다.

시 관계자는 "이번 일은 개인과 개인에 관한 일이고, 문인들과 문단 내 일이다"라며 "진행되는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 News1

한편, 이번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최영미 시인이 황해문화 2017년 겨울호에 실린 '괴물'이라는 시에서 성추행을 당했고 또 목격했다는 경험을 표현하면서 당사자로 거론한 'En선생'의 정체가 고은 시인으로 쏠리고 있다.

또 시인 류근은 최영미 시인의 시 '괴물'의 당사자가 시인 고은이라고 밝혔다. 그는 7일 자정무렵 자신의 페이스북에 "몰랐다고? 놀랍고 지겹다. 60~70년부터 공공연했던 고은 시인의 손버릇, 몸버릇을 이제야 마치 처음 듣는 일이라는 듯 소스라치는 척 하는 문인들과 언론의 반응이 놀랍다"고 게재했다.

류근 시인은 처음에 '고은'이라는 실명을 명기했다가 1시간가량 지난뒤 '고O' 시인으로 수정했다.

hm07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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