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北, 북·미 정상회담 장소 울란바토르 공식 제안..미 수용시 확정

국기연 입력 2018.04.12. 09:07 수정 2018.04.12. 09:11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 첫 북·미 정상회담의 장소로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가 가장 유력해졌다. 북한의 정찰총국과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관계자들은 제3국에서 북·미 회담 장소에 관해 집중적으로 협의했으며 북한 측은 당초 평양을 제안했다가 미국 측이 ‘절대 불가’ 입장을 밝히자 울란바토르를 대안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언론 매체 ‘뉴스맥스’ (NewsMax)는 11일(현지시간) 북한이 오는 5월 말 또는 6월 초에 열릴 예정인 회담 장소로 울란바토르를 수용하라고 미국 측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미국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매체는 “북한이 회담 장소로 적절한 옵션이 없기 때문에 울란바토르를 선택했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북·미 양측이 회담 장소 문제로 지나치게 대립하다보면 회담 계획 자체가 궤도 이탈을 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미국 측이 회담 장소에 관한 북한 측 요구를 수용하면 울란바토르로 회담 장소가 확정될 예정이지만 미국이 아직 최종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북한과 미국의 정보 당국자들은 정상 회담 실무 협의회에서 회담 장소를 폭넓게 검토하면서 선택의 폭을 좁히는 과정을 거쳐왔다. 우선 북한은 평양을, 미국은 워싱턴 DC 등 미국을 최우선적으로 제안했으나 양측이 서로 상대국 방문을 거부해 제3국에서 개최하는 쪽으로 의견 접근이 이뤄졌다고 외교 소식통이 전했다. 뉴욕 타임스(NYT)는 이날 “평양에서 회담이 열리면 트럼프가 김정은에게 경의를 표하러 왔다는 북한의 선전전에 말려들 수 있고, 한국이나 판문점은 이 회담을 견인한 한국의 역할이 부각될 수 있어 미국 측이 중립 지역을 찾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철조망으로 둘러싸여 있는 판문점 일대의 광경이 역사적인 북·미 회담 장소로 어울리지 않는다는 판단을 하기에 이르렀다고 미국 언론이 전했다.

뉴스맥스는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중재자로 비치는 것을 원하지 않았고, 북한도 독립적인 주권 수호를 의식해 중국을 회담 장소에서 배제했다”면서 “김 위원장은 한국이나 일본에 가지는 않겠다는 입장이고, 트럼프도 북한 방문을 거절했다”고 지적했다. 북·미 회담 준비 논의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김 위원장이 하와이를 포함해 미국을 방문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고, 유럽 지역 방문에도 난색을 보였다”면서 “미국은 러시아도 회담 장소로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또한 최근에 항공기를 이용해 장거리 여행을 한 적이 없고, 그의 전용기가 낡아 대륙간 비행이 어려운 점도 장소 선택의 어려움을 가중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워싱턴 포스트(WP)는 전날 싱가포르, 스위스, 스웨덴 등이 회담 개최지가 될 수 있었으나 김 위원장의 전용기가 중간 급유를 하지 않고, 회담 장소로 이동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전했다.

미국 정부 안팎에서 울란바토르에 대해서는 찬·반 양론이 나오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울란바토르가 오지이기 때문에 겉치레를 부리기에 적절하지 않다고 여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몽골은 북한 문제를 논의할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중립 지역이라는 평가도 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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