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서래마을 영아 살해사건과 흡사한 사건이 또다시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30대 여성이 아이를 출산한 뒤 방치해 숨지게 한 뒤 시신을 냉동실에 숨긴 사건이다. 이 여성은 이사할 때마다 시신이 담긴 비닐봉지를 들고 다닌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 남부경찰서는 영아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붙잡힌 친모 김모(34)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19일 밝혔다. 김씨는 2015년 9월 부산 대연동 자신의 원룸에서 갓난아기가 숨지자 냉장고 냉동실에 넣어 사체를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해 1월에도 혼자 아이를 출산한 뒤 아기가 숨지가 같은 방법으로 사체를 유기했다.

경찰조사에서 김씨는 2014년 9월과 지난해 1월 각각 두 딸을 출산했다고 진술했다. 첫 아이는 3년 전 병원에서 낳은 뒤 집에 데려와 이틀간 방치해 숨졌다고 진술했다. 김씨는 지난해 1월 출산한 둘째 아이는 근무 중 하열이 있어 집으로 와 샤워하던 중 낳았고, 이 과정에서 2시간 정도 정신을 잃고 깨어나 보니 아이가 숨져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미혼모인 사실을 밝히고 싶지 않아 숨진 아기의 시신을 냉동실에 보관하기로 결심했다. 그 후 냉동실에 숨긴 아기의 시신은 이사 갈 때는 물론 지난해 4월 동거남 집에 들어갈 때도 들고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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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거남은 집에 놀러온 동생이 냉동실에 발견해 신고하기까지 1년여 동안 시신이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70대 후반인 동거남 어머니도 거동이 불편해 냉동실을 열어본 적이 없었다. 김씨는 숨진 아기의 친부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의 내막이 알려지자 온라인 곳곳에선 제2의 ‘서래마을 영아 살해 사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 사건은 2002~2003년 서래마을에 살던 프랑스 여성이 자신의 갓난아기 2명을 살해한 뒤 냉동실에 보관해오다 발각된 사건이다. 당시 프랑스 여성이 여름휴가를 보내기 위해 고국으로 돌아간 뒤 남편이 냉동실에서 시신을 발견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한편 경찰은 19일 시신 2구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해 정확한 사인을 가릴 방침이다. 또 김씨의 구체적 범행동기와 주변에 연관된 사람이 있는 지도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