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하러 가는 길이었다".. 부친·80대 노부부 살해 30대 추가범행 직전 검거돼

 

신진호 입력 2019.01.09. 06:01 수정 2019.01.09. 09:49

               
서천에서 아버지 살해한 A씨, 신용카드로 도피자금 마련
6일 부산 모텔에서 흉기 들고 범행나서다 경찰에 붙잡혀
경찰, 존속살해 혐의로 구속영장 신청 9일 영장실질심사
아버지를 살해한 뒤 도피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80대 노부부까지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30대 남성이 추가범행 직전 체포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12월 28일 발생한 충남 서천군 장항읍의 존속살인 사건 현장에 출입금지를 표시하는 폴리스 라인이 설치돼 있다.신진호 기자

9일 충남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8일 충남 서천군 장항읍의 한 마을에서 혼자 사는 아버지(66)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 A씨(31)는 인천에서 노부부를 살해한 뒤 부산으로 이동해 추가범행을 준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서천에 이어 지난 5일 인천에서 B씨(80) 부부를 살해하고 부산으로 도주했던 A씨는 5일 오후 4시10분쯤 모텔을 나오다가 경찰과 맞닥뜨렸다. 도망칠 사이도 없이 경찰에 붙잡힌 그의 손에는 흉기를 담은 가방이 들려 있었다. 10~20분만 늦었더라도 추가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던 순간이었다.
지난해 12월 28일 충남 서천군 장항읍에 사는 아버지를 살해하고 달아난 30대 남성이 범행 직전 이동하는 모습. [사진 충남지방경찰청]

A씨는 검거 직후 “지금 작업하러 나가는 길이었다”며 순순히 체포에 응했다고 한다. 아버지를 살해한 뒤 어차피 막 나가기로 마음을 먹고 인천에 이어 부산에서도 강력범죄를 계획했던 상황이었다.

체포 직후에는 자신이 인천의 B씨(80) 부부를 살해했다고 털어놨다. 검거 당시 그는 B씨 명의로 된 은행카드와 도장 등을 소지하고 있었다. 범행 당시 훔친 물건이었다.

폭행 등 혐의로 복역하다 지난해 7월 출소한 A씨는 특별한 직업이 없이 서울의 PC방에서 아르바이트 등을 하며 전전했다고 한다. 돈이 떨어지면 아버지에게 문자를 보내 용돈 명목으로 돈을 받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28일 발생한 충남 서천군 장항읍의 존속살인 사건현장 주택의 우편함에 우편물이 꽂혀 있다 서천의 한 농협에서 발송한 우편물 소인은 12월 31일로 돼 있다. 신진호 기자

범행은 지난해 12월 28일 이뤄졌다. 경찰이 폐쇄회로TV(CCTV)를 확인한 결과 서울에서 버스를 타고 군산버스터미널에서 내린 A씨는 택시를 타고 서천의 아버지 집으로 이동했다. 이후 범행을 저지른 뒤 다시 택시를 타고 익산으로 이동, 버스를 타고 서울로 올라갔다.

범행 직후 A씨는 아버지 소유의 신용카드를 훔쳐 달아났다. 이 카드로 지난 4일 충남 천안과 경기도 일산 등의 금은방에서 금을 매입한 뒤 다시 서울로 이동, 금은방에 되팔아 현금화했다. 도피자금으로 활용할 목적이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정확한 범행 동기를 수사 중이다. 아버지를 흉기로 찌른 뒤 코와 입을 막아 질식시키는 등 잔혹한 수법으로 살해한 점으로 미뤄 원한에 의한 범행에 무게를 두고 있다.
지난해 12월 28일 발생한 충남 서천군 장항읍의 존속살인 사건 현장에 출입금지를 표시하는 폴리스 라인이 설치돼 있다.신진호 기자

A씨는 인천에서 노부부를 살해한 것과 관련해서는 “처음 범행 장소(서천)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간 것”이라며 “아버지를 살해한 뒤에는 더는 살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그래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8일 존속살해 혐의로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9일 오전 10시30분 대전지법 홍성지원에서 열린다. 추가범행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휴대전화 등에 남아있는 정보를 분석하는 디지털 포렌식 작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12월 28일 서천군 장항읍의 주택에서 발생한 존속살인 사건을 수사 중인 서천경찰서. 신진호 기자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아버지를 살해한 범행동기를 밝혀내기 위해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천·홍성=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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