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복덩이'었던 장시호, 이재용 재판서 "모른다" 일관

원다라 입력 2017.12.12. 08:14 수정 2017.12.12. 09:36 
장시호씨 (사진=연합뉴스)


호송차 향하는 장시호(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원다라 기자] 장시호씨가 이재용 항소심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지만 '결정적인 증언' 없이 마무리됐다. ‘특검 복덩이’, ‘특검 도우미’ 등으로 불려온 장씨는 그동안 박영수 특별검사팀 측 논리를 뒷받침하는 핵심 증언을 해왔다.

11일 서울고법 형사13부(정형식 부장판사) 심리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 전·현직 임원에 대한 항소심 12차 공판이 열렸다. 이날 공판에는 장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장씨는 삼성이 16억원을 출연한 영재센터를 운영했다.

장씨는 이날 시종일관 "모르겠다", "내가 과장하려 한 것"이라는 등의 증언을 했다. 장씨는 영재센터가 공익적 목적으로 설립됐고, 그렇기 때문에 영재센터를 후원했다는 삼성 측 주장과 일부 일치하는 증언을 하기도 했다.

장씨는 "삼성에서 영재센터 후원금을 입금한 당일 오전에 박재혁 전 영재센터 회장, 김재열 제일기획 사장, 이영국 제일기획 상무가 만난 이유를 아는가"라는 특검측 질문에 "고려대 선후배라 만난 것으로 생각했다. 엄청난 일이 있다는 것을 몰랐다"고 대답했다.

또 "영재센터 측에서는 2015년9월25일까지도후원금을 요청한 사실이 없나?"라는 질문에도 "잘 모르겠다"고 대답했다. "삼성이 왜 영재센터를 후원하는 지 최서원씨로부터 들은 적이 있나"라는 질문에도 "없었다"라고 대답했다.

장씨는 "영재센터는 동계스포츠 인재 발굴·육성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된 것인가"라는 삼성 측 변호인단의 질문에는 "그렇다"라고 대답했다. 또 "증인이 횡령한 영재센터 법인자금 중, 최서원에게 전달된 부분이 있나"라는 질문에는 "없다"고 대답했다.

자신이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과의 친분을 사실과 과장해왔다는 증언도 했다. 장씨는 김 전 차관을 평소 '미스타' '판다 아저씨' 등으로 불렀던 것으로 알려졌다.

장씨는 "아이만 키웠을 뿐 사회생활을 해 본 적이 없어 김 전 차관에게 '정관이 무엇인지' 등에 업무에 대한 조언을 구했을 뿐"이라며 "이규혁 선수 등이 평소 자신을 무시해 김 전 차관과 친분이 있는 것처럼 과장한 것"이라고 말했다. 장씨는 잠시 울먹거리기도 했다.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사진=아시아경제DB)


한편 이날 장씨의 증인 출석에 앞서 진행된 김 전 차관의 진술조서 등에 대한 서증조사에선 '거짓 증언' 공방이 펼쳐졌다. 김 전 차관은 장시호씨와 함께 특검의 논리를 뒷받침해온 핵심 증인이다. 김 전 차관은 이재용 재판 1심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 "(특검의 말을 들으니) 기억이 난다" 등 여러차례 증언을 번복하기도 했다.

변호인단은 "김 전 차관이 정씨의 이화여대 부정입학 사건에 개입하지 않았다고 위증했음에도 특검이 김 전 차관을 위증 혐의로 기소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전 차관이 특검이 원하는 방향으로 거짓 진술 했을 가능성 농후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특검측은 "김 전 차관에 대한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던 측면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삼성 측 피고인들이 뇌물제공혐의에 대해 부인하고 있어 수사할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이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는 지난 6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및 강요 등 혐의로 기소된 장씨와 김 전 차관에게 검찰 구형보다 많은 형량을 선고했다. 장씨는 징역 2년6개월을, 김 전 차관은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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