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뒤틀리고 갈라지고 부서지고..포항이 무너져 내렸다

입력 2017.11.15. 18:18 
포항시민 "여진으로 흔들릴 때마다 심장이 떨리고 무섭다"
(포항=연합뉴스) 김준범 기자 =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한 마트 외벽이 지진 영향으로 일부 무너져 차량 위로 떨어져 내렸다. 2017.11.15

(포항=연합뉴스) 손대성 김준범 김용태 기자 = 차는 부서지고 건물 벽은 벌어지고 갈라졌다. 학교 건물 외벽이 무너져내렸다. 수업을 받던 학생들은 놀라 뛰쳐나왔다.

15일 강진이 덮친 경북 포항은 한순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오후 2시 29분께 포항시 북구 흥해읍에서 규모 5.4 지진이 난 뒤 진앙 주변인 흥해읍을 비롯해 북구를 중심으로 곳곳에서 크고 작은 피해가 났다.

선린대, 한동대, 양덕초등학교, 송라초등학교 등 주로 북구에 있는 각급 학교의 피해가 컸다.

흥해읍에 있는 선린대 기숙사는 내부 집기와 천장이 파손됐고, 한동대에는 건물 외벽이 무너져 내렸다.

한동대 일부 건물에서는 학생들이 수업 중 혼비백산했고 건물 주변에 있던 승용차도 여러 대 부서졌다. 학생 500여명은 운동장으로 뛰쳐나가 한동안 두려움에 떨었다.

당시 학생들 대피 상황은 동영상으로 촬영돼 소셜미디어를 통해 급속히 퍼지고 있다.

대학 측은 외벽 추가 붕괴, 여진 등을 우려해 일단 이달 19일까지 휴교하기로 했다.

북구 양덕동에 있는 양덕초등학교는 건물이 뒤틀리면서 땅이 갈라졌다.

학교 주변에 길이 약 1m에 폭이 20㎝ 정도인 구멍이 생겼고, 건물과 바닥 틈이 벌어졌다.

북구 송라면에 있는 송라초등학교도 건물 기둥에 큰 금이 가 있었다.

포항시민 김모(53·여)씨는 "여진으로 또 흔들릴 때마다 심장이 떨리고 무섭다"며 "난리가 난 듯해서 마음이 차분하게 가라앉지를 않는다"고 털어놓았다.

(포항=연합뉴스) 김용태 기자 = 15일 포항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한동대학교의 한 건물 외벽이 무너져 내려 파편이 뒹굴고 있다. 2017.11.15

포항공대에서는 정전이 발생했고 포항대 정문 앞 인도는 금이 가 있었다.

북구 흥해읍, 환호동, 장성동 등 도심지에 있는 건물도 곳곳이 무너져 주민이 불안해하고 있다.

건물 외벽이 떨어져 나가거나 간판이 떨어져 곳곳의 도로가 어수선했다.

아파트 곳곳에서는 벽에 금이 갔다. 북구 두호동 한 아파트 관리소는 외벽이 아예 파손돼 밖에서 내부가 들여다보였다.

북구 장성동 한 주택은 지붕이 무너졌고 포항 시내 건물 중에는 유리창이 깨진 곳도 눈에 띄었다.

죽도파출소 앞 도로는 금이 갔고 북구 양덕동 한 아파트 앞 도로도 금이 가 있었다.

담이 무너진 곳도 부지기수였고 무너진 외벽 때문에 부서진 차도 속출했다.

흥해읍 한 아파트는 기울어졌고 장성동 한 아파트도 외벽에 금이 가는 바람에 붕괴를 우려한 주민이 긴급 대피했다.

포항시립미술관과 한동대에서는 지진 이후에 불이 났으나 조기에 진화했다.

흥해읍에 있는 포항역은 물이 새면서 역사 이용을 잠정 중단되기도 했다.

포항 인근을 지나던 열차는 한때 서행했으나 이후 정상 운행하고 있다.

지진 이후에 많은 주민이 차를 이용해 집을 떠나 대피하는 데다가 퇴근하는 차까지 몰려 포항 주요 도로는 통행이 오후 내내 어려운 상태다.

포항시민 권상순(44)씨는 "건물이 부서진 데가 많고 여진이 이어져서 무서워 집 밖 차 안으로 대피했다"며 "어서 상황이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포항=연합뉴스) 15일 경북 포항시 북구 양덕동 한 아파트 앞 도로에 금이 가 있다. 이날 포항에선 규모 5.4 지진이 났다. 2017.11.15 [독자 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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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지진] "동남부 지진 또 발생할 가능성 높아"

15일 오후 2시29분 포항시 북구 북쪽 9km 지역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한 데 이어 오후 16시49분 포항시 북구 북쪽 8km 지역에서 규모 4.3의 여진이 발생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이와 관련해 진앙지에서 약 45km 거리에 위치한 월성원전을 비롯한 모든 원전은 발전 정지나 출력감소 없이 정상운전중에 있다고 밝혔다.

이번 지진은 지난해 9월 경주에서 발생한 양산단층과는 다른 단층에서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손문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는 "양산단층 동편의 가지단층에서 터진 것 같다. 별도의 단층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희권 강원대 지질·지구물리학부 교수도 "이번 지진의 진앙지가 양산 단층이 아니고 다른 단층인 것 같다"고 말했다.  

동남부지역에서 발생한 이번 지진은 이 지역에서 또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희권 교수는 "지진이 몰려서 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동남부지역에서 또 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특히 "5..4 규모가 본진이 아니라 전진일 경우 이틀쯤 후에 더 크게 날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2016년 구마모토 지진의 경우 4월 14일 규모 6.5가 발생한 한 지 이틀 후 규모 7.3이 발생한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포항 지역은 지반에 약해 피해가 더 클 수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손문 교수는 "규모 5.4에도 한동대 외벽이 무너진 것은 이 지역의 지반이 굉장히 약하기 때문이다"며 "규모 6.0이 넘을 경우 어마어마한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 교수는 "경주지역은 17세기 전후에 규모 7.0의 지진이 활발했던 지역이기 때문에 400년 누적되었던 응력이 다시 활발해지고 있다"며 "점점 우리 미래 세대가 큰 지진을 맞을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원문보기: 
http://www.nocutnews.co.kr/news/4877953#csidxe571d3efd135941a23c8b97dd5fd3b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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