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종전선언' 달라진 몇가지..실현 가능성 높였다

김아영 기자 입력 2018.04.29. 09:39 수정 2018.04.29. 11:12

"올해 종전 선언"..7월 27일이 정전협정 65주년


역사적인 2018년 남북정상회담의 '판문점선언'이 발표됐습니다. '올해 종전을 선언'한다는 표현이 포함됐습니다.  아직 전쟁이 끝나지 않은 나라, 대한민국. 지금의 비정상적인 우리 상태를 이제는 정말 끝내자는 건데, 이번엔 정말 되는 걸까요?

그래서 주목해 볼 포인트 5가지 소개하려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이렇게 11년 전 노무현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간 10.4선언(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 내용을 살펴야 합니다.  종전선언, 그리고 뒤이은 항구적 평화체제를 정상간 처음으로 명문화한 선언문이기 때문입니다. 내용상 더해진 게 3개(+표시), 빠진 게 2개(-)입니다.

1) 종전선언 시기 못 박아(+)
2007년에는 종전선언 추진을 위해 협력하자는 데서 그쳤습니다. '종전을 선언하는 문제' 표현도 좀 애매합니다. 2018년에는 달랐습니다. 아예 올해 종전을 선언한다고 못 박았습니다. 남북이 우선 합의할 수 있는 것부터 구체적인 시간표를 제시한 것입니다. '동력' 확보를 위해섭니다. 우선 할 수 있는 조치부터 분명히 해서, 이번엔 흐지부지 끝나게 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2) 평화협정 적시(+)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한다는 표현이 명문화됐습니다. 2007년만해도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에 '인식을 같이'한다는 정도로만 표현됐습니다. 시작점인 종전선언 시기를 밝히는데서 나아가, 출구 혹은 결승선도 명확히 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3) '정상' 표현 삭제(-)
2007년에는 직접 관련된 3자 또는 4자의 '정상'이 만나야 한다고 명시했지만 이 표현이 빠졌습니다. 급을 구체화하지 않고 회담이라고만 표현했습니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외무장관이라든지 이런 다른 급에서도 가능하도록 수위를 낮춘 것이다. 수위를 낮춘만큼 현실성이 높아졌다고 본다"고 평가했습니다.

4) '한반도 지역' 표현 삭제(-)
이번에도 빠진 내용입니다. 2007년에는 협상 주체 뿐 아니라, 장소까지도 못 박았습니다. '한반도 지역에서 만나'라는 표현은 사라졌습니다. 어디서든 만나도 되도록 장소를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은 것입니다. 협상의 급, 장소에 대해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둔 셈입니다. 역시 실현 가능성을 높이려는 차원으로 해석됩니다.

5) 3자와 4자 구체화(+)
2007년이나 2018년 모두 3자 또는 4자라는 표현이 쓰였습니다. 다만 이번엔 앞에 수식어가 추가됐습니다.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입니다. 어찌보면 당연해 보이는 대목이기도 한데, 여기엔 어떤 의미가 숨어있을까요? 조 연구위원은 "3자라는 표현에 남한이 당사자가 아니라, 북미중이라고 해석하는 일각의 시각도 있었다. 이런 논란을 사전에 차단하는 의미로도 해석된다"고 설명했습니다. 결국 어느쪽이든 남북을 명시해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임을 재확인한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앞으로 논의 과정에서 남북이 주도적 역할을 하겠다는 걸 분명히 한 것입니다.

여기에 더해, 3자면 3자, 4자면 4자 이렇게 표현하는 게 아니라 '3자 또는(or) 4자' 걸쳐있는 방식으로 표현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실제 상황과 형식 논리를 모두 고려한 조치로 보는 관점도 있습니다. 실제 대치하고 있는 주체는 북한과 한미 3자인 반면 정전협정 당사국, 형식 논리를 고려하면 남북미중 4자가 된다고 보는 시각입니다. 

한 여권 관계자는 평화협정 주체는 북미를 중심으로 한 한국까지이고, 중국을 뺄 필요는 없지만 동의하지 않으면 굳이 참여시킬 필요도 없다는 게 북한 생각이라고 말했습니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북한이 이런 판단을 하는 이유에 대해 "북미 수교, 관계 정상화를 바라는 과정에서 초기부터 중국이 논의에 참여하게 되면  미중간 이견이 오히려 장애로 작용할 것을 우려할 것으로 본다"면서 "3자 또는 4자 표현이 전략적 모호성을 위한 것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24일 일본 아베 총리와의 통화에서 종전 선언이 성공할 수 있는 환경에 대해 최소한 남북미 3자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언급한 적이 있죠.

어찌됐든 -3자든 4자든, 선언문에 무엇이 추가됐든 삭제됐든- 중요한 것은 이행 여부입니다. 선언문 대로, 남북이 올해 정전체제에 마침표를 찍는 모습, 다 함께 지켜볼 수 있길 기대합니다. 올해 7월 27일이면 정전협정 체결 65주년이 됩니다.

(사진 출처=연합뉴스)  

김아영 기자nin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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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은 말썽꾸러기 → 덩샤오핑'..180도 달라진 외신

김윤정 기자 입력 2018.04.25. 08:00 수정 2018.04.25. 10:34

 

[김정은 탐구]中 '공공의 적'에서 '스타'로

[편집자주] 오는 27일 한반도 운명을 좌우할 2018 남북정상회담이 판문점에서 열린다. 이번 회담은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절호의 기회이다. 이번 회담의 키를 쥔 이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다. 북한 체제 특성으로 미뤄 그의 결심이 회담의 성과를 결정할 것이다. 아버지 김정일 사망 이후 집권 6년만에 북한을 위한 변화에 시동을 건 김정은 위원장을 집중 파헤쳐본다.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윤정 기자 = 미숙한 말썽꾸러기에서 덩샤오핑까지. 불과 몇달 새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에 대한 외신의 시선이 180도 바뀌었다.

북한의 계속된 핵실험 및 미사일 발사 시험으로 북미간 갈등이 고조되던 지난해 가을. 외신에 비친 김 위원장의 모습은 그야말로 '공공의 적'이었다.

미숙한 전술로 자국민을 벼랑 끝으로 몰아넣는 지도자, 예측 불가능한 말썽꾸러기 독재자라는 표현만이 김 위원장을 수식했다. 좋게 봐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맞서는 대담한 반항아' 정도였다. 핵탄두처럼 묘사된 김 위원장의 머리는 뉴요커 등 유명 주간지를 장식하기도 했다.

'키 작은 뚱보' '로켓맨' '병든 강아지' 등 트럼프 대통령이 붙인 다채로운 별명으로 외신의 시각은 더 굳어졌다. 특히 북한 소식에 관심이 높은 일본에선 '김정은=악마'라는 등식이 성립된다는 얘기도 나올 정도였다.

그나마 북한에 우호적이었던 중국 언론도 불편한 기색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특히 지난해 초 김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이 말레이시아에서 암살됐을 때 중국 관영 언론들은 김 위원장을 ‘골칫덩어리’라고 묘사했다.

미 시사주간지 '뉴요커'의 지난해 9월 셋째주 표지.

하지만 현재 김정은에 대한 외신의 평가는 다른 사람을 보는 듯하다.

뉴욕타임스(NYT)와 블룸버그 통신 등 미 유력지는 '김정은이 북한의 덩샤오핑이 될 수도 있다'는 정성창 세종연구소 연구원의 분석을 일제히 인용하기도 했다. 핵·경제 병진노선을 폐기하고, 경제 발전에 주력하겠다는 김 위원장의 선언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김 위원장의 이미지 변신에 주목하는 외신도 있다. 영국 BBC는 김 위원장이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부드럽고 따뜻한 이미지 구축을 시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두 차례의 정상회담을 앞둔 북한이 진정성을 보여주려는 의도로 풀이했다.

김 위원장을 정상적인 지도자로 보지 않았던 일본 언론도 이제는 그의 경제 개혁개방 정책에 어느정도 눈길을 보내고 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분석 기사를 통해 '젊은 리더' 김정은은 미국이나 일본, 한국의 자본을 당당하게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라며 '거룡' 시진핑과 암투를 벌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만평도 달라졌다. 국제사회의 반항아처럼 묘사되던 김 위원장은 이제 트럼프 대통령을 이용하는 사람으로 표현되고 있다. 김 위원장이 좋아하는 음식부터 그의 측근까지 '김정은을 파헤치기'와 같은 기획 기사도 수두룩하게 쏟아지고 있다.

물론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다. 뉴욕타임스(NYT)는 김 위원장을 '젊고, 배짱이 두둑하며, 자신의 힘을 과시하기 위해 위험을 기꺼이 감수하는' 스타일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예측할 수 없는 트럼프와 만나면 위험한 도박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yjy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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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정상회담 4월 27일 개최 합의"(2보)

입력 2018.03.29. 14:49 수정 2018.03.29. 14:57

 

내달 4일 의전·경호·보도관련 실무회담 개최
남북 "정상회담 4월 27일 개최 합의" (CG) [연합뉴스TV 제공]

(판문점·서울=연합뉴스) 공동취재단 이정진 백나리 기자 = 남북은 다음달 열기로 한 정상회담을 4월 27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남북은 이날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고위급회담을 열고 이런 내용에 합의했다.

판문점 통일각에서 열린 남북 고위급회담 (파주=연합뉴스) 조명균 통일부장관(왼쪽 가운데)과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29일 오전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남북 고위급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연합뉴스] photo@yna.co.kr

남북은 이달 초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특별사절단 방북을 통해 4월 말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한 바 있는데, 이번에 구체적인 날짜를 확정한 것이다.

남북정상회담은 2000년 6월 김대중 당시 대통령-김정일 국방위원장, 2007년 10월 노무현 당시 대통령-김정일 위원장 간에 열린 데 이어 3번째로, 11년 만이다.

남북정상회담 4월 27일 개최 (PG) [제작 최자윤] 사진합성

남북은 이와 함께 내달 4일 판문점에서 의전, 경호, 보도 관련 실무회담을 개최키로 했다.

이날 회담에는 우리측에서 수석대표인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천해성 차관,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대표단으로 나갔고, 북측에서는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을 단장으로 전종수 조평통 부위원장, 김명일 조평통 부장 등이 참석했다.

transi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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