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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담담하게 마주한 '30년 지기'..盧 전 대통령 8주기 추모

조소영 기자입력 2017.05.23. 17:48댓글 332

 

해설자들의 추도사에 눈물 보였지만..추모식 내내 '차분'
"임기동안 가슴으로 간직"..건호씨 '삭발 해명'에 웃음도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경남 김해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열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8주기 추도식에 참석해 추도사를 하고 있다. 2017.5.23/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자신의 '30년 지기'이자 16대 대통령으로서 '선배 대통령'인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담담하게 마주했다.

문 대통령은 23일 오후 2시부터 1시간45분여 동안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 전 대통령 8주기 추도식에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참석했다. 그는 이날 노 전 대통령의 집을 안내하는 해설자들의 추도사에 눈물을 흘리기도 했지만, 대체적으로 추모식 내내 차분한 모습을 보였다.

문 대통령은 이날 2시 정각에 김 여사와 함께 추모식장에 들어섰다. 검은색 정장에 넥타이를 맨 말끔한 차림이었다. 김 여사 또한 검정 치마정장을 갖춰입었다. 무대를 마주본 구도에서 문 대통령의 왼편에 김 여사가 앉았고 오른편에는 노 전 대통령의 부인인 권양숙 여사가 자리했다. 권 여사의 옆에는 노 전 대통령의 장남 건호씨가 앉았다.

사회를 맡은 박혜진 아나운서가 문 대통령을 소개하자, 문 대통령은 자리에서 일어나 청중들을 향해 오른손을 흔들었다. 김 여사도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문 대통령 옆에서 90도로 고개를 숙였다. 객석에서는 이에 화답하듯 노 전 대통령을 상징하는 노란색깔 풍선과 모자가 일렁거렸다.

문 대통령은 이날 노 전 대통령의 친구 자격보다는 대통령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처럼 보였다.

이날 추모식에서는 노무현재단 이사장인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인사말을 시작으로 정세균 국회의장 및 임채정 전 국회의장 등이 노 전 대통령을 추억하고 문 대통령의 승리를 축하하는 추도사를 했다.

이에 객석에서는 박수와 환호가 나오고 권양숙·김정숙 여사도 입가에 작은 웃음을 보였지만 문 대통령은 시종일관 담담한 표정으로 정면을 응시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 아들 노건호씨와 23일 김해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 전 대통령 8주기 추도식에 참석하고 있다. 2017.5.23/뉴스1 © News1 여주연 기자

다만 문 대통령은 정 의장이 노 전 대통령의 지역주의 타파 및 국가균형발전에 소신이 있었다는 언급을 할땐 고개를 두어 번 끄덕였다. 또 노 전 대통령의 생전 영상이 끝났을 때는 아득한 표정을 지었다.

시인인 도종환 민주당 의원이 '운명'이라는 추도시를 읊을 땐 김 여사가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쳤다. 그렇게 문 대통령의 '참았던 눈물'은 노 전 대통령의 집을 안내하는 해설자 고명석, 김용옥씨의 추도사에서 터졌다. 문 대통령은 이때 안경을 벗어 눈물을 닦았다.

이후엔 눈물을 그치고 자신의 앞에 나비가 든 통을 열어 나비 1004마리를 날리는 행사에 함께 한 뒤 추도사를 했다. 문 대통령은 정면을 응시하면서 힘있게 추도사를 읽어 내려갔다. 그는 노 전 대통령에게 "보고싶다"면서도 "임기동안 대통령님을 가슴으로만 간직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건호씨의 '삭발 해명' 덕에 웃음을 보이기도 했다. 자신의 추도사 이후 단상에 선 건호씨는 삭발을 한 채였다. 이에 대해 탈모 때문이라면서 "탈모인 여러분에게 심심한 위로와 동병상련의 정을 전한다"고 하자 문 대통령과 권양숙·김정숙 여사 등이 모두 웃음지었다.

문 대통령은 건호씨가 노 전 대통령을 "사무치게 뵙고 싶다"는 말을 끝으로 단상에서 내려오자 그가 자리에 착석한 뒤 건호씨 쪽으로 몸을 기울여 손을 잡아주기도 했다. 뒤이어 '임을 위한 행진곡'이 제창됐을 때 권 여사가 북받친 듯 울음을 그치지 못하자 문 대통령은 제창이 끝난 직후, 자리에 앉은 권 여사에게 위로의 말을 건네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추모식을 마친 오후 3시18분 노 전 대통령의 묘역에 대통령 임기 내에는 마지막이 될 헌화 및 분향, 묵념을 했다. 이후 노 전 대통령이 잠든 너럭바위에서 다시 한 번 묵념으로 인사를 했다. 그는 유족들과 작별인사를 나눈 후, 지지자들의 환호를 받으며 차를 타고 떠났다.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김해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열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8주기 추도식에 참석해 추모객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17.5.23/뉴스1 © News1 여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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