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이 죽어간다. 이게 나라냐?”...다시 거리로 나온 촛불 추모 물결

김경호 - 3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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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압사 참사로부터 일주일이 지난 5일 서울 도심에서 추모 촛불 집회가 추운 날씨 속 차분한 분위기로 열렸다. 이날은 국가애도기간 마지막 날이기도 하다.

 
5일 시청역 인근에서 ‘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 및 정부 규탄 촛불집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세계일보
 

5일 경찰 등에 따르면, 촛불승리전환행동(촛불행동)은 이날 오후 5시부터 서울지하철 2호선 시청역 7번 출구 앞부터 숭례문 로터리 앞 도로에서 ‘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 시민 촛불’ 집회가 열렸다.

 
5일 시청역 인근에서 ‘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 및 정부 규탄 촛불집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세계일보
 

경찰은 당초 5000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주최측 추산 집회 직전인 오후 4시50분 기준 2만명이 참가했고, 시간이 지나면서 인파는 더욱 늘었다. 집회 장소 인근 인도에도 시민들이 서서 집회를 지켜보거나 지나쳐 걸어갔다.

 

당초 3개 차로만 집회를 위해 통제됐지만 인파가 늘며 세종대로 숭례문교차로~시청교차로 방향 2개 차로를 제외한 전 차로가 통제에 들어갔다.

 
5일 시청역 인근에서 ‘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 및 정부 규탄 촛불집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세계일보
 

집회 시작 전 촛불행동 측은 시청역 7번 출구 앞에 천막 부스를 차리고 오가는 참석자들에게 검은색 근조 리본과 종이컵을 씌운 양초, “퇴진이 평화다” “국민들이 죽어간다. 이게 나라냐?” 등의 메시지가 적힌 손팻말을 나눠줬다. 무료로 LED 양초를 나눠주는 참가자들도 보였다.

 

천막 부스 한편에는 흰 포스트잇에 추모 메시지를 적어 붙이도록 패널도 마련됐다. 다양한 나이대의 남녀노소 참가자들이 모였고, 아이를 데리고 온 가족단위 참석자들도 눈에 띄었다. 물품을 나눠주는 부스 앞에 20~30명씩 줄이 길어지기도 했다.

 

추모 집회는 원불교, 불교, 가톨릭, 개신교 등 4대 종단의 종교의식으로 시작됐다.

 

원불교 강현욱 교무는 “우리 사회에 세월호 참사의 큰 아픔이 사라지지 않은 가운데 또다른 큰 상처가 남아버렸다”며 “황망하게 떠난 이들이 세월호 때와 같이 2차 가해로 상처입지 않게 함께하겠다”고 애도했다.

 
5일 시청역 인근에서 ‘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 및 정부 규탄 촛불집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세계일보
 

이어 지난달 29일 참사 당시 현장에서 구조를 도왔다는 김운기씨가 무대에 올라 “시민들은 무질서하지 않았다”며 “다같이 한명이라도 살리려고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심폐소생술을 하고 사람들을 큰 길로 옮기고 돕기 위해 자발적으로 나왔다”고 강조했다.

 

세월호 참사로 숨진 단원고 2학년 고(故) 장준형 군의 아버지 장훈 4.16안전사회연구소 소장은 “이번 참사의 희생자와 유가족들에게 꼭 드리고 싶은 말이 있다. 여러분 탓이 아니다. 자책하지 마시라”며 “절대 놀러가서 죽은 게 아니다. 놀면서 국민을 지키지 않은 자들의 잘못 때문에 죽은 것”이라며 울먹였다.

 
5일 시청역 인근에서 ‘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 및 정부 규탄 촛불집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세계일보
 

장 소장은 “왜 또다시 이런 참사 발생한 걸까. 단언하건대 책임자 처벌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며 “애도는 책임자들이 책임지고, 처벌받을 사람이 처벌받은 다음에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집회는 차분한 분위기 속에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에 대한 추모가 진행됐지만 정부를 향한 격한 비판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일부 참석자들은 촛불과 손팻말을 들어올리며 “윤석열은 퇴진하라” “국들들이 죽어간다” “이게 나라냐?”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날 집회에는 오후 7시30분 기준 주최측 추산 6만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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