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이 조폐공사냐" 삼성증권 배당 사고 일파만파

임지선 기자 입력 2018.04.08. 08:55

 

[경향신문] 삼성증권의 ‘배당 사고’를 두고 “삼성증권이 조폐공사냐”라며 비난하는 목소리와 함께 공매도를 금지해달라는 청와대 청원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삼성증권의 총 발행주식수는 8930만주, 발행한도는 1억2000만주이다. 그러나 이번에 직원들에게 배당된 주식 수는 28억주이며 이 중 직원들이 매도한 주식수가 501만주이다. 시장에 유통되고 있는 주식 수 보다 31배가 많은 주식이 갑자기 배당이 된 셈이다.

보통 주식을 발행할 때는 삼성증권 이사회와 주주총회 결의를 거쳐 실물 인쇄를 하고 한국예탁결제원 등록을 거쳐 이뤄진다. 그러나 이와 별개로 상장 예정 주식은 상장이 예정되어 있기 때문에 상장 이틀전에 공매도를 할 수 있다. 이번 일은 배당된 주식이 이틀 후 상장 예정되는 주식으로 인식돼 직원들에게 제공된 것이다.

결국 증권사가 마음만 먹으면 존재하지도 않는 주식을 언제든지 만들어내 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다는 건 아니냐는 점에서 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다. 주식투자를 하는 김모씨(40)는 “삼성증권이 무슨 조폐공사냐”라면서 “지금까지 이뤄진 공매도도 다 이런 식으로 이뤄진 거 아닌지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이때문에 이번 사건은 직원의 단순 실수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 주식시장 시스템 전반이 부실하다는 점이 입증된 사례라는 것이다.

청와대 청원에서는 지난 6일 올라온 ‘삼성증권 시스템 규제와 공매도 금지’라는 제목의 청원은 8일 현재 9만7000여명의 서명을 받았다. 이와 유사한 서명은 현재 100여건이 올라온 상태다. 서명한 이들은 “증권사가 마음만 먹으면 존재하지도 않는 주식을 언제든지, 얼마든지 가상으로 만들어 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지금까지 공매도가 다 이런 식으로 이뤄진 것 아니냐. 서민만 피해를 입는다”며 항의했다.

비정상적인 주식이 들어왔을 때 이상하다는 점을 충분히 알 수 있는 증권사 직원들이 이를 매도했다는 점에서 도덕적 해이 논란도 빚어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이날 오후 관계기관 회의를 열고 삼성증권의 배당착오 처리 경과와 원인과 시스템 점검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다른 증권사들도 유령주식 발행과 유통이 가능한지 시스템 점검에 나서기로 했다.

<임지선 기자 visi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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