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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정 "강진, 영구미제될 수도..용의자 여죄 조사해야"

CBS 김현정의 뉴스쇼 입력 2018.06.26. 09:57 수정 2018.06.26. 10:06

80도 능선 업고 오르기엔..둘 체격 비슷해
새로운 변수? 피해자 DNA 발견된 낫자루
아들 공범? CCTV 어디에도 제2의 인물 없어
주변 진술, "용의자 문란했다" 여죄 가능성 충분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수정(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사라졌던 강진 여고생. 결국은 주검으로 돌아왔습니다. 여고생의 휴대전화 신호가 끊겼던 바로 그 야산에서 시신이 발견됐는데 그 시신이 실종 여고생이 맞는 것으로 어젯밤 국과수 결과가 나왔죠. 하지만 여전히 여러 가지 의문점이 많습니다. 오르막 경사가 7-80도에 이르는 험준한 야산까지 어떻게 갔을까. 공범이 있을 가능성은 없을까. 꼬리에 꼬리를 무는 미스터리들이 있습니다. 이 사건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서는 풀어야 되는 의문점들인데요. 이분을 만나보죠.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이수정 교수 연결을 하겠습니다. 이수정 교수님, 나와 계세요?

◆ 이수정>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결국은 야산이었네요, 야산. 처음부터 그 야산 수색을 했는데 또 수백 명이 했는데 어떻게 9일이 지나서야 발견이 된 겁니까?

◆ 이수정> 아마도 도로변에서 가까운 지역 정도를 육안으로 처음에는 수색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드론을 띄웠는데 드론은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화면들이기 때문에 지금과 같이 이렇게 수풀 속에 그리고 또 경사가 굉장히 높은 산 정상 근처에 시신이 있었다면 지금 처음에 수색하던 방식으로는 사실 찾아내기가 굉장히 어려웠죠.

◇ 김현정> 정상을 넘어가서 7부 능선, 8부 능선까지고. 여러분, 길이 있는 곳도 아닙니다. 수풀 사이에 있는 거기 때문에 결국은 초반에 사람이 다니는 길 위주로 차 근처에서 이렇게 수색했던 것에서 점점 범위를 넓혀가자 이제 발견이 된. 그런데 발견하고 보니까 흙으로 덮는다든지 매장했다든지 이런 게 아니라 그대로 시신을 유기했어요. 이거는 이유가 뭘까요? 그럼 금방 발견되잖아요.

◆ 이수정> 매장을 할 정도로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이런 얘기를 시사하는 것일 수도 있고요. 그리고는 이제 수풀이 아주 무성하게 자라 있기 때문에 눈에 안 띌 거다. 이렇게 이제 안일하게 생각했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 김현정> 부패가 어느 정도였냐 하면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타살 원인, 이유를 밝혀낼 수 없을 정도로 부패가 심하다 그럽니다. 9일 만에 그렇게 될 수가 있나요?

◆ 이수정> 지금 계절이 계절인 만큼 충분히 그럴 가능성은 있어 보이고요. 그리고 길이 아니라 수풀 쪽이기 때문에 미생물도 많고 또 들짐승들도 있기 때문에 부패가 빨리 진행됐을 수도 얼마든지 있죠.

◇ 김현정> 하긴 유병언, 세월호 때 유병언 시신 생각해 보면 이 무렵이었던 것 같아요, 그때도.

◆ 이수정> 그렇습니다. 그때도 백골 상태로 심지어는 당시에 얼마 되지 않아서 백골 상태가 됐다 이랬었죠.

◇ 김현정> 맞아요. 그때가 이 무렵. 머리카락이 거의 없었다. 이건 무슨 의미일까요?

◆ 이수정> 들짐승들에 의해서 이미 부패하기 시작한, 분리된 그런 머리카락 일부가. (떨어져 나와서) 어디론가 이동한 거 아니냐. 이렇게도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사진= 전남지방경찰청 제공)
◇ 김현정> 분리가 돼서 어디인가에 지금 가 있는 거 아니냐. 어쨌든 소녀는 타살이라는 것까지는 확정이 됐습니다. 하지만 제일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산 정상에서 가까운. 그런데 이쪽 편이 아니라 차가 있는 편이 아니라 산을 넘어서입니다, 여러분. 산을 넘어서 내려가는 7, 8부 능선. 경사도 7, 80도로 가파른. 그러니까 남자의 차에서 걸어간다면 한 30분이 걸리는 거리인데 그럼 이 소녀의 시신을 업고 간 거냐. 아니면 스스로 걸어간 거냐. 이게 도무지 이해가 안 돼요. 어떻게 보십니까?

◆ 이수정> 일단은 업고 가거나 안고 가거나 지금 움직일 수 없는 상태로 거기까지 갖고 가기에는 체격이 남녀가 거의 비슷하고요.

◇ 김현정> 몸무게가 비슷했다고 해요, 그 남성과 소녀가.

◆ 이수정> 80도 경사를 올라가야 되는데 움직이지 않는 여성을 안고 올라가는, 업고 올라가든지. 불가능해 보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그래서 이제 공범에 대한 가능성이 여전히 지금 수사가 되고 있는 걸로 알고 있고요. 그런데 한 가지 변수는 피해자가 (산을 오를 당시) 여전히 살아 있고 협박을 당해서 (산을 올랐다), 지금 낫이 나왔기 때문에.

◇ 김현정> 차 안에서 낫이 나왔는데 그 낫자루에 피해자의 DNA가 발견됐어요.

◆ 이수정> DNA가 발견됐죠. 그렇기 때문에 낫이 흉기가 이용이 됐다라고 생각을 하면 그걸로 위협해서 올라갔을 수는 얼마든지 있을 것 같고요. 그리고는 또 한 가지는 그렇게 해서 올라가던 와중에 이제 피해자를 놓쳐서 그야말로 방향도 알지 못하는 피해자가 도주를 해서 내리막길 저 아래는 차가 주차돼 있으니까 반대편 방향으로 뛴다는 것이 오르막길을 오르게 된 건 아닌가. 그렇게 이제 피해자 변수가 개입이 되면 지금 이런 아주 터무니없는 위치까지 충분히 이동은 가능할 거다. 이렇게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 김현정> 게다가 낫이 발견됐어요. 소녀의 DNA가 자루에 묻어 있는 낫. 물론 이게 이제 혈흔은 아닙니다. 혈흔은 아니라고 경찰이 지금 말은 했습니다마는 뭔가 '위협의 도구'로 썼을 가능성. 이런 걸 생각해 봤을 때는 차 안에서 무슨 일이 1차적으로 벌어졌을 가능성이 커 보이네요, 교수님.

◆ 이수정> 차 안에서 무엇인가가 벌어졌는데 뭐가 용이하지 않아서 지금 차량 바깥에까지 일이 벌어졌는데 그런 것을 계획했던 것 같지는 않거든요. 지금 이 자살한 피의자가.

◇ 김현정> 계획적으로 한 건 아니라고 보세요?

◆ 이수정> 그렇죠. 차 안에서 있었던 일까지 계획하고 시작했으나 차량 안에서 그 일이 성공하지 못하고 무엇인가 예측 불가능한 변수. 아마도 피해자의 저항이 심했거나 때문에 산길을 올라가게 된 상황이 아닌가. 이렇게 이제 생각해 볼 수가 있고. 탈의가 되는 과정도 그 시신이 발견된 장소에서 탈의가 있었는지, 윗옷에 있던, 주머니에 있던 립글로스가 결국은 시신 근처에서 발견이 됐거든요.

◇ 김현정> 립글로스 하나가 딱 나왔어요. 옷이며 소지품이며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시신이 발견됐는데 립글로스 하나만 손에서 한 30cm 떨어진 거리에서 발견됐습니다.

◆ 이수정> 그런데 여자 아이들이 그 립글로스를 앞주머니에다가, 옷의 앞주머니 왼쪽이든 오른쪽이든 넣어놨다가 아무 때나 꺼내서 바르는 그런 습관이 있는 애들이 있거든요. 옷을 벗길 때 립글로스가 우연히 떨어져서 그 장소에서 발견이 된 거 아닌가. 이렇게 생각해 볼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이수정 교수와 함께 이 강진 여고생 사건 의심스러운 점들 짚고 있습니다. 우리가 이 의심스러운 점들을 짚는 이유는 사건의 진실을 파헤쳐야 됩니다. 이대로 덮고 갈 수 없는 게 여죄가 있을 수도 있는 거고요. 공범이 있을 수도 있는 것이기 때문에 진실을 밝히고 가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이렇게 하나하나 짚고 있는 건데요. 아들 얘기가 나옵니다. 용의자로 보이는 스스로 목숨을 끊은 남성의 아들. '두 달 전에 용의자 가족이 오랫동안 살던 집이며 식당이며 개 200마리를 키우던 축사 용지까지 다 매물로 내놨다. 아들도 의심스러운 거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 부분은 어떻게 보세요?

◆ 이수정> 아들이 집에 있었으면 조력자로는 가장 훌륭한 후보군이죠. 특히 무거운 시신을 옮기는 데 있어서. 그런데 아들이 조력자였다면 지금 이 자살자의 동선 중 CCTV의 모든 장면이 어느 정도까지는 추정이 가능하죠. CCTV 장면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어떤 CCTV에도 제2의 인물이 등장하는 CCTV는 없거든요. 뭔가 조력자가 있으면 돌아와서까지 조력을 기울이지 않았을까. 중간에 아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CCTV가 없는 장소에 내려줬을까. 그러기는 좀 어렵지 않을까. 이런 생각들을 하게 되는 거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어제 새롭게 드러난 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용의 남성이 사용했던 제2의 휴대전화가 있었다.' 그다음에 낫이 나왔다는 거. 이 낫 얘기는 앞에서도 했습니다마는 제2의 휴대전화 같은 경우에는 이게 어떻게 해석해야 되는지 모르겠어요. 그러니까 처음부터 저희도 좀 의심했어요. '남성이 휴대전화를 자신의 식당에 놓고 그날 소녀를 만나러 나갔다. 그럼 도대체 소녀와 어떻게 연락을 주고받은 거냐. 이상한 일이다.' 그리고 '식당에 남아 있던 휴대전화에는 소녀와 그전에 연락했던 문자 주고받았다든지 통화를 했다든지 어떤 기록도 없다'는 겁니다. 그런데 경찰이 뒤늦게 제2의 휴대전화를 발견했다고 그럽니다. 어떻게 보세요, 교수님?

◆ 이수정> 이 사건이 일어나기 전에도 아마 아이와 학교 앞에서도 조우한 적이 있고 여러 번 조우한 적이 있다고 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이제 그런 목격자들의 증언 같은 것들이 성립할 수 있을 거라고 보입니다. 그리고 시골 지역이기 때문에 넓은 지역이라서 더더욱.

◇ 김현정> 알겠습니다. 용의자 남성이 숨진 상태이기 때문에 너무 궁금한 게 많은데. 이 남성, 전과가 없습니다. 만약 소녀에게 어떤 일을 범하려고 했던 일종의 '변태 성욕자', 이런 거였다면 과거에 어떤 식으로든 전과, 유사 전과가 있어야 되는 거 아닌가요.

◆ 이수정> 그런데 시골이다 보니까 성적으로 문란하고 여러 가지 말썽을 일으켜도 사건화가 되지 않았을 수는 있거든요.

◇ 김현정> 경찰까지 가고 막 신고하고 이렇게 안 됐을 수도 있다?

◆ 이수정> 그렇죠.

◇ 김현정> 문란했다. 성적으로 평범치 않았다는 게 무슨 말씀이신가요?

◆ 이수정> 이분이 사실혼 관계에 있던 여성분들도 여러 명 있고요.

◇ 김현정> 사실혼 관계라면 동거를 한다든지 이런 식으로. 몇 명이나 있었던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파악이 됩니까?

◆ 이수정> 지금 이야기하는 바로는 4명의 여성과 혼인을 해 본 적이 있다. 그중의 1명은 혼인신고가 되어 있고 나머지는 아니다. 이렇게 얘기를 해서 그게 이제 정확한 이야기인지는 확인을 해 봐야 되겠지만 주민들의 이야기에 따르면 상당히 성적으로 문란한 사람이다. 이렇게 이제 이야기들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평범치는 않았다, 성적으로. 이 말씀이에요?

◆ 이수정> 네, 그러다 보니 '엄마가 다른 자식들이 여러 명이다,' 이렇게 얘기들을 하고 있죠.

◇ 김현정> 그 지점도 이번에 수사하는 과정에서 놓치지 말아야 될 지점 중에 하나겠네요.

◆ 이수정> 여전히 피해자가 더 있을 가능성은 있어 보이는데, 특히 성범죄 같은 경우에. 그런데 문제는 당사자가 살아 있어야, 처벌을 할 대상이 있어야, 그래야 지금 조사가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더 이상 할 수 있는 일이 없지 않을까 하는 그런 아쉬움은 지금 존재하는 거죠.

◇ 김현정> 영원히 미제로 남을 가능성도 있습니까?

◆ 이수정> 제가 느낄 때는 지금 마지막 가능성이 가장 그렇게 되지 않을까. 결국 공소권이 없다는 건 이건 조사가 불가능하다는 얘기거든요. 지금 이런 종류의 패턴의 사건들은 예컨대, 나쁜 짓을 한 사람은 더 이상 이 세상 사람이 아니고 피해자는 증발해버리고 이런 사건들이 특히 취약한 여성들을 대상으로 해서는 많이 일어날 수 있거든요. 의문이 남지 않게 억울한 보호자가 어떻게든 죽음이 설명되는 정도까지는 조사를 해 줬으면 좋겠다, 하는 그런 법례를 남긴 사건이다. 이렇게 봅니다.

◇ 김현정> 여죄 가능성 부분을 보시는군요.

◆ 이수정> 미성년자들이 취약하다는 걸 이미 알면 활용을 하게 되죠. 상당히 성적으로도 문란한 사람으로도 알려지고 있어서, 충분히 가능성은 있다고 보입니다.

◇ 김현정> 말씀하신 대로 이 남성은 이제 사망했기 때문에 공소권은 없습니다. 정확하게 더 이상 수사는 할 수 없지만 혹시라도 남은 여죄가 있는 건 아닌지 수사할 수 있는 데까지 수사를 했으면 좋겠다는 개인적인 바람도 전해 봅니다. 교수님, 여기까지 오늘 말씀 듣죠. 고맙습니다.

◆ 이수정> 감사합니다.

◇ 김현정> 강진 여고생 사망 사건 남은 의문점들 이수정 교수와 함께 풀어봤습니다. < 속기 = 한국스마트속기협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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