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플러스] 궁지 몰린 일본 축구..전 세계 언론들 '쓴 소리'

스포츠한국 김명석 기자 입력 2018.06.29. 08:03

ⓒAFPBBNews = News1

[스포츠한국 김명석 기자] 월드컵 16강에 진출한 일본 축구대표팀이 전 세계 언론들로부터 쓴 소리를 듣고 있다.

관중들의 야유가 이어지는데도 불구하고 10분 넘게 패스를 돌리며 시간을 끄는 등 눈살이 찌푸려질 만한 경기 운영을 선보인 까닭이다.

무대는 28일 오후 11시(이하 한국시각) 러시아 볼고그라드 아레나에서 열린 폴란드와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H조 최종전이었다.

비기기만 해도 16강에 오를 수 있었던 일본은 경기 초반부터 소극적으로 경기를 운영하다 후반 14분 선제 실점을 내준 이후에야 공격에 무게를 뒀다.

다만 후반 30분이 지나자 다시금 태세를 바꿨다. 같은 시각 사마라 아레나에서 열린 경기에서 콜롬비아가 세네갈에 선제골을 넣었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였다.

만약 이대로 경기가 끝나면, 일본은 16강에 진출할 수 있었다. 세네갈과 승점과 득실차, 다득점, 상대전적까지 똑같지만 페어플레이(경고·퇴장) 점수에서 앞서 있었기 때문이다.

폴란드가 1골을 더 넣거나, 혹은 세네갈이 동점골을 넣을 가능성도 있었지만 일본은 과감한 도박을 시도했다. 무리수를 두지 않고 최대한 수비진영에서 공을 돌리며 시간을 보내는 것이었다.

관중석에서는 일제히 야유가 쏟아졌다. 그러나 일본의 경기 운영에는 변함이 없었다. 한 골 앞선 폴란드 역시도 굳이 달려들 필요가 없었다. 10분 넘게 지루한 양상이 이어졌다.

결국 경기는 일본의 0-1 패배, 그리고 세네갈의 0-1 패배로 종료됐다. 먼저 경기를 마친 뒤 타구장 소식을 기다리던 일본은 세네갈이 졌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기쁨을 만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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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전 세계 언론들은 일본을 향해 박수 대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영국 인디펜던트는 “일본은 자기 진영에서 의미 없는 패스를 반복했다. 이러한 경기력을 4만2000명의 관중, 그리고 전 세계 수백만 명의 시청자들에게 고스란히 보여준 뒤 월드컵 16강에 올랐다”고 꼬집었다.

BBC 역시 “마지막 10분 간 일본이 보여준 모습은 부끄럽고 또 어이가 없었다. 이러한 월드컵은 보고 싶지 않다”고 전했다.

러시아 국영방송도 “이렇게 경기가 마무리되는 것은 본 적이 없다. 더구나 이 대회는 월드컵”이라면서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을 잊으면 안 된다. 이제 러시아는 일본을 응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스페인 아스는 “일본도 폴란드도 공이 굴러가는 모습만 바라봤다. 경기를 포기한 뒤 패배하고도, 결국 (16강에 진출해)기뻐하던 일본 선수들의 모습은 기묘했다”고 묘사했다.

마르카 역시 “경기는 부끄러운 모습으로 마무리됐다. 일본은 수비 라인에서 공만 돌렸다”면서 일본의 이날 경기 막판 경기 운영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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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도 “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일본은 다른 경기장 상황을 들은 뒤 수비에 몰두했다. 위험을 무릅쓰고도 시간을 보내는데 급급했다”고 전했다.

또 브라질 란스는 “무기력했던 일본은 결국 관중들의 야유로 경기장을 가득 메우며 경기장 분위기를 북돋았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한편 이러한 경기 운영에 대해 니시노 감독은 “본의는 아니었지만, 16강에 오르기 위한 전략이었다”면서 “선수들에게도 성장하는 과정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은 내달 3일 오전 3시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피파랭킹 3위’ 벨기에와 16강전에서 격돌한다.

스포츠한국 김명석 기자 holic@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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