뭇매에 파손된 전두환 동상..'어떻게 처리해야 하나'

정회성 입력 2020.06.04. 11:48 댓글 2168

"성난 민심의 방증 존치하자" vs "이제는 흉물이니 치우자"

성난 민심에 파손된 전두환 동상 (광주=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 4일 오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 마련된 '전두환 치욕 동상'이 시민들의 매질에 파손돼 있다. 5·18단체와 광주시는 파손된 동상 처리 방향을 두고 고심에 빠졌다. 2020.6.4 hs@yna.co.kr

(광주=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 전두환 전 대통령의 악행을 기억하자는 뜻으로 만든 동상이 '민심의 심판'에 파손됐다.

흉물이라고 지적받는 동상의 처리 방향을 두고 5·18단체와 광주시가 고심에 빠졌다.

4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옛 전남도청 앞 5·18민주광장에 마련된 '전두환 치욕 동상'이 시민의 뭇매를 맞아 심하게 파손됐다.

포승줄에 묶여 무릎을 꿇은 형상의 조형물은 얼굴 절반가량이 떨어져 나가고 상반신도 앞뒤로 쪼개진 채 방치돼 있다.

이 조형물은 전씨가 광주지방법원에 피고인으로 출석한 올해 4월 27일 등장했다.

5·18 유가족은 전씨 조형물을 때리며 40년 묵은 울분을 토했다.

조형물은 당일 공판이 끝나고 나서 옛 도청 앞으로 옮겨졌고, 오가는 사람의 매질이 계속되면서 본래 형상을 잃었다.

5·18 유족 '한 맺힌 마음' [연합뉴스 자료사진]

심하게 파손된 모습에 일부 시민은 '흉측하다'며 전씨 동상을 철거해달라는 민원을 광주시에 제기했다.

5·18단체는 한시적으로 전시하려 했던 조형물이 뜻하지 않게 망가지면서 처리 방향을 두고 고심 중이다.

진심 어린 사죄가 없는 만큼 전씨 동상을 존치하자는 주장과 당초 계획대로 치우자는 의견을 두고 명확한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존치론도 작가에게 수리를 의뢰하자는 입장과 성난 민심이 반영된 지금 모습 그대로를 간직하자는 의견으로 나뉜다.

전씨 동상을 지금 자리에 보존하려면 광장 사용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관련 절차는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5·18단체 관계자는 "모두가 맞는 이야기라서 명확한 방향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른 시일 안에 의견을 하나로 모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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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대북전단 조치 안 하면 남북 군사합의 파기 각오해야"(종합2보)

김경윤 입력 2020.06.04. 08:51 수정 2020.06.04. 12:15 댓글 553

제1부부장 명의 담화 발표..개성공업지구 완전 철거·연락사무소 폐쇄도 경고
세 차례 담화 중 노동신문 게재는 이번이 처음..심각성 드러내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4일 탈북민의 대북전단 살포에 불쾌감을 표하며 남북 군사합의 파기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최근 문재인 정부가 남북교류협력법 개정안까지 마련하며 남북 협력에 다시 드라이브를 걸고 있지만, 이번 담화로 남북관계 개선에 험로가 예상된다.

북한 김여정 [연합뉴스TV 제공]

김 제1부부장은 이날 담화를 발표하고 "남조선 당국이 응분의 조처를 세우지 못한다면 금강산 관광 폐지에 이어 개성공업지구의 완전 철거가 될지, 북남(남북) 공동연락사무소 폐쇄가 될지, 있으나 마나 한 북남 군사합의 파기가 될지 단단히 각오는 해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전했다.

그는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삐라 살포 등 모든 적대행위를 금지하기로 한 판문점 선언과 군사합의서 조항을 모른다고 할 수 없을 것"이라며 "6·15(남북공동선언) 20돌을 맞는 마당에 이런 행위가 '개인의 자유', '표현의 자유'로 방치된다면 남조선은 머지않아 최악의 국면까지 내다봐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선의와 적의는 융합될 수 없으며 화합과 대결은 양립될 수 없다"며 "기대가 절망으로, 희망이 물거품으로 바뀌는 세상을 한두 번만 보지 않았을 테니 최악의 사태를 마주 하고 싶지 않다면 제 할 일을 똑바로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제1부부장은 "나는 못된 짓을 하는 놈보다 못 본 척하거나 부추기는 놈이 더 밉더라"라며 "광대놀음을 저지할 법이라도 만들고 애초부터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지지 못하도록 잡도리를 단단히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탈북민에 대해서는 "글자나 겨우 뜯어볼가말가하는 바보들이 개념 없이 '핵 문제'를 논하자고 접어드니 서당개가 풍월을 짖었다는 격"이라며 '쓰레기', '똥개' 등 거친 표현으로 비난했다.

[연합뉴스TV 제공]

이번 담화에서는 지난달 31일 이뤄진 탈북민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구체적으로 지목했다.

당시 탈북민단체 자유북한운동연합이 김포에서 대북전단 50만장과 소책자 50권, 1달러 지폐 2천장, 메모리카드 1천개를 대형풍선에 매달아 북한으로 날려 보냈다.

대북전단에는 '7기 4차 당 중앙군사위에서 새 전략 핵무기로 충격적 행동하겠다는 위선자 김정은'이라는 문구 등을 실었다.

김 제1부부장 명의의 담화가 나온 것은 올해 3월 3일과 같은 달 22일 이후 이번이 세 번째다.

그러나 이번 담화는 대외용 매체인 조선중앙통신에만 실렸던 이전과 달리 전 주민이 보는 노동신문에서도 게재했다는 점에서 북한이 전단살포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더는 방치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특히 개성공단 철거와 공동 연락사무소 폐쇄, 군사합의 파기까지 거론한 것을 볼 때 북한이 조만간 추가 조치에 나설 가능성도 있어 문재인 정부가 최근 대북제재 속에서도 물꼬를 트려는 남북협력에도 걸림돌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내부적으로는 탈북민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는 대한 경고와 주민들에게 권력 2인자로서 입지를 공고히 보인 것으로도 보인다.

김여정은 노동당의 핵심조직인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으로 올해부터 대미·대남 메시지를 담은 담화문을 잇달아 내놓으며 사실상 김정은 위원장의 대변인 역할을 하고 있으며 김 위원장의 군부대 시찰을 수행하는 등 국정운영의 오른팔 역할을 하고 있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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