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영이유 알려달라" 직원들도 당황..헛발질하는 KBS 새 프로그램들
입력 2018.11.06. 15:47 수정 2018.11.06. 20:27
KBS의 가을 개편 이후 중장년층과 소수 계층을 위한 장수 프로그램이 대거 폐지 수순을 밟고 있다. 이에 대해 ‘젊은 방송’을 지향하는 KBS가 시청률에 매몰돼 공영성을 잃어간다는 지적이 나온다.
‘콘서트 7080’은 1970, 80년대에 20대를 보낸 세대를 겨냥한 라이브 음악 프로그램이다. KBS 대표 장수 프로그램의 갑작스러운 폐지에 시청자들은 반발했다. 프로그램 게시판에는 “종영 이유를 설명해 달라”, “폐지를 막아주세요. 수신료의 가치를 보여 주세요” 등 폐지를 반대하는 글들이 올라왔다. KBS 관계자는 “가을개편에 (프로그램 폐지가) 예정되지 않아 의아해하는 직원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김덕재 KBS 제작본부장은 “프로그램이 오래돼 형식과 시청률이 정체돼 왔다”며 “추후 중장년층을 위한 프로그램을 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늘밤 김제동’, ‘대화의 희열’, ‘볼 빨간 당신’, ‘회사 가기 싫어’ 등 신설 프로그램들은 공영성과 시청률 모두 잃었다는 평이 대다수다. 젊은 시청자를 타깃으로 제작했지만 시청률은 1~3%대에 머무르고 있다. 오히려 폐지된 프로그램들의 시청률이 5~10%대로 더 높았다.
특히 9월부터 생방송으로 진행하는 시사 프로그램 ‘오늘밤 김제동’은 진행자 김 씨가 회당 350만 원의 출연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고액 출연료’ 논란이 일기도 했다. 시청률도 1~2%대다. 김은영 대중문화평론가는 “시사 프로그램 진행자가 갖춰야 할 자질과 별개로 김제동이라는 유명인의 상징성에 기댄 프로그램”이라며 “형식면에서도 새로움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시청자와 소통 없이 장수 프로그램을 폐지하는 것은 ‘시청자 주권주의’를 침해하는 것”이라며 “젊은층을 겨냥한 콘텐츠에 집중된 최근 프로그램 트렌드에서 KBS는 공영성을 지켜야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