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정 "의붓딸 살해, 부부에겐 숨겨야할 뭔가 더 있었을것"

CBS 김현정의 뉴스쇼 입력 2019.05.01. 09:48 수정 2019.05.01. 10:15 댓글 884

 

 

의붓 아버지 "아내도 공모했다" 실토
친모, 남편과 갓난아이 관계 더 중시했을것
친조부 "母, 무당 교육한다며 학교 안보내" 주장
성폭행 미수만 있었나? 부부의 여죄 살펴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박요진(광주 CBS 기자), 이수정(경기대 교수)

지난 28일 광주의 한 저수지에서 10대 여중생 시신이 발견됩니다. 알고 보니까 30대 남성이 자신의 의붓딸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거였습니다. 그런데 더 충격적인 사실은 이 피해 여중생의 친엄마가 범행 전체에 가담하고 심지어는 딸 살해의 순간 젖먹이 아들을 품에 안고 있었다는 겁니다. 의붓아버지가 그랬다고 해도 충격적인데 도대체 친모는 왜 이 범행에 가담을 했을까요? 그리고 이 숨진 여중생의 의붓아버지가 성폭행을 하려다 미수에 그친 사실을 경찰에 신고했다고 하죠. 신고한 지 18일 만에 아이가 숨진 겁니다. 경찰 대응에는 문제가 없었는지까지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이 사건을 취재한 광주 CBS 박요진 기자부터 만나보죠. 박요진 기자.

◆ 박요진> 네, 박요진입니다.

◇ 김현정> 일단 사건 경위를 좀 간략하게 설명해 주세요.

◆ 박요진> 이번 사건은 지난 28일 오후 2시 57분 광주시 동구 너릿재터널 인근 저수지에서 14살 A양의 시신이 발견되면서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시신의 일부가 수면 위로 올라와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경찰은 시신 발견 이후 3시간여 만에 검거된 의붓아버지 31살 김 모 씨의 진술 등을 토대로 살해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김 씨는 28일 검거된 이후 진행된 1차 조사에서 단독 범행을 주장했지만 29일 이후 조사에서는 A양의 친모 유 모 씨와 함께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을 번복한 상황입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의붓아버지가 숨진 아이의 엄마랑 같이했다라고 진술을 하면서 가담 여부가 알려진 거군요?

◆ 박요진> 그렇습니다. 그리고 앞서 경찰이 김 씨 혼자 범행을 저질렀다고 이야기하기에는 다소 어색한 부분이 있다고 판단했고 반복해서 추궁하면서 관련 사실이 드러나게 됐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그렇다면 지금까지 경찰이 파악한 범행의 행적 한번 정리해 보죠. 자신을 성추행범으로 딸이 신고를 했다는 사실에 화가 난 양아버지, 의붓아버지가 청테이프하고 노끈, 마대자루 같은 범행 도구를 먼저 구입을 하고 친엄마는 공중전화로 전화를 걸어서 딸을 불러냈다는 거죠?

◆ 박요진> 네, 그렇습니다. 경찰은 김 씨와 유 씨가 지난 26일. 그러니까 범행이 발생하기 하루 전에 친아버지 집이 있는 목포에 도착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아이가 목포에 가 있었어요? 친아버지 집에 계속 머물고 있었어요?

◆ 박요진> 네, 그렇습니다. 경찰은 이들이 목포에 도착한 26일 범행에 사용된 도구를 구입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후 이들이 목포 숙박업소에서 하룻밤을 묵었으며 친모 유 씨는 27일 낮 딸에게 전화를 걸어서 오후 5시에 만나기로 약속을 잡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 김현정> 약속을 잡은 후는 어떻게 했다고 보고 있습니까, 경찰은?

◆ 박요진> 김 씨는 친모 유 씨와 13개월 된 아이와 함께 A양을 태우고 승용차로 이동했고 목포시와 무안군 경계 지역으로 추정되는 지역에서 뒷좌석에 타고 있던 A양 옆으로 이동해 미리 준비한 노끈 등으로 살해했다고 진술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저는 쭉 들으면서 친모가 왜 이 범행에 가담을 했을까. 의붓아버지 경우에는 자기를 신고했으니까 경찰의 수사를 받고 처벌을 받아야 되는 상황이라 화가 났다. 이런 동기가 분명히 있는데 친모는 딸을 살해할 명분이 지금 부족한 거 아닙니까?

◆ 박요진> 그래서 경찰 역시 유 씨가 A양을 살해해야만 했던 이유를 찾고 있는데 아직 찾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유족들의 진술을 토대로 볼 때 딸인 A양보다 남편 김 씨와의 관계가 각별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에서 자신의 남편을 신고한 A양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살해한 남편, 재혼한 남편과의 관계가 각별했다. 숨진 친딸보다 더 각별했다라고 주변에서 얘기를 해요?

◆ 박요진> 유족들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아동 보호소에 보낼 정도로 A양에 대한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었는데요.

◇ 김현정> 그래요. 어제 숨진 여중생의 조부모, 친할아버지가 경찰서를 찾아가서 기자들 앞에서 억울함을 호소했다고 들었어요.

◆ 박요진>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거 보니까 ‘친엄마가 아이 무당 교육을 시킨다면서 학교도 안 보냈다.’ 할아버지가 그러시던데 이게 무슨 얘기입니까?

◆ 박요진> 저도 A양의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관련 내용을 주장할 때 현장에 있었는데요. 이들은 무속인인 친모 유 씨 등이 A양을 무당 교육을 받도록 하기 위해 학교에 잘 보내지 않는 등 교육을 시키지 않았고 한겨울 밖으로 내보내 문을 잠그는 등 이른바 학대가 지속됐다고 주장했습니다.

◇ 김현정> 지금 친어머니가 무속인이다라고 친할아버지가 얘기하고 있는 거예요?

◆ 박요진> 전 며느리가 무속인이었다.

◇ 김현정> 전 며느리가요?

◆ 박요진> 맞습니다.

◇ 김현정> 여기에 대해서는 또 며느리 측, 그러니까 친모 측의 가족들은 ‘학교는 보냈다.’ 이렇게 얘기하고 있어서 그건 좀 엇갈리더라고요, 주장이.

◆ 박요진> 그 주장이 사실인지는 단정짓기 힘든 상황입니다.

◇ 김현정> 그 할아버지 목소리 혹시 있습니까, 취재된 게?

◆ 박요진> 그 인서트 한번 들어보시겠습니다.

◆ 피해자 할아버지> 쓰레빠 신고 나갔다는데. 나도 집에도 걱정되고. 아이가 납치당했는데 죽여버렸을 거 아니냐. 우리는 예감에 또 이 남자, 의붓아버지 생각이 들더라고. 앞전에 자기가 신고를 했다고 해서. 성폭행으로 신고를 했다는 소리를 내가 들었어. 그랬더니 경찰서에서 연락이 왔대요, 죽었다고.

◇ 김현정> 상당히 격앙돼 있는 목소리네요. 또 하나가 우리가 짚어봐야 될 것이 성추행 신고가 들어온 게 4월 9일이죠? 첫 신고가.

◆ 박요진> 네, 맞습니다.

◇ 김현정> 목포서로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나서 18일 만에 아이는 의붓아버지 손에 숨집니다. 경찰은 그동안 무엇을 했는가? 18일 동안. 이 부분인데요. 이 부분이 논란이 되고 있죠. 어떻습니까?

◆ 박요진> 경찰은 앞서 진행된 두 차례 조사에서 성추행 용의자 김 씨가 거주하고 있는 광주지방경찰청으로 사건을 이송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광주경찰청은 24일 담당자에게 사건을 배정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다음 날인 25일 A양이 피해 조사를 받을 당시 함께했던 아동 보호 전문 기관 직원에게 협조를 요청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의붓아버지 김 씨는 신고 사실을 알게 된 것으로 보이는데요. 경찰의 대응이 속도를 내지 못한 점도 아쉽지만 의붓아버지가 신고 사실을 알게 된 이후 A양을 보호할 수 있는 최소한의 견제 장치가 마련되지 못했다는 점도 아쉬운 대목입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듣기로 하고. 새로운 내용이 알려지면 또 연결하도록 하죠, 박요진 기자.

◆ 박요진> 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수고하셨습니다. 광주CBS 박요진 기자를 먼저 연결했습니다. 여러분, 들으시면서 궁금한 점들이 꽤 많이 생기죠? 그 궁금증 풀어보겠습니다.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이수정 교수 연결하죠. 이수정 교수님, 나와 계세요?

◆ 이수정> 안녕하세요.

◇ 김현정> 지금 남편은 ‘내 아내도 범죄에 가담했다’ 이렇게 주장을 하고. 아내는 ‘무슨 소리냐? 나는 딸한테 전화 걸어서 불러내기만 했지 딸이 숨진 것도 모르고 있다가 경찰 전화받고 알았다.’ 이렇게 주장을 달리하고 있거든요. 누구 말이 맞다고 보십니까?

◆ 이수정> 모를 수가 도저히 없을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요. 같은 차 안, 같은 공간에 있었고. 그러고는 사전에 미리 준비한 것들이 많이 있었죠. 노끈이나 또 여러 가지 그런 물품들을 준비했다는 얘기는 몰랐다라고 그냥 잡아뗀다고 지금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걸로 보입니다.

◇ 김현정> 해치려는 의도가 없이 딸을 불러내는데 자기 핸드폰 안 쓰고 공중전화로 불러냈다. 이 부분은 정말 설명이 안 되는 거죠.

◆ 이수정> 이해도 안 되고. 그리고 마지막 순간에 뒷좌석으로 옮겨 탄 남편에 의해서 일어나는 일을 앞좌석에서 몰랐다는 게 도저히 상상, 납득하기가 어렵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결국 여러 가지를 다 따져봤을 때 둘이 함께 기획을 하고 저지른 계획범죄다. 이렇게 보시는 건데요. 그런데 교수님, 그렇게 놓고 보자면. 친엄마가 왜 친딸을? 이거 어떻게 보세요?

◆ 이수정> 그러니까 지금 많은 분들의 궁금증이 ‘친엄마가 어찌 그럴 수가 있느냐?’인데요. 실제로 친부나 친모가 1명 있고, 그리고는 계부나 계모가 1명 끼어 있는 이런 가정에서 아동 학대 치사 사건이 제일 많이 일어납니다.

◇ 김현정> 그런 가족 관계 속에서 갈등이 그동안 축적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말씀이군요.

◆ 이수정> 그렇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보통 보면 마지막 순간에 죽음에 이르게 한 건 이번의 경우에 계부였지만 그 전에 엄마와 12살 먹은 딸. 그 둘 간의 관계가 결코 화목한 관계는 절대 아니었을 것이다. 예컨대 아마 학대는 장기간 동안 존재했을 거고요. 심리적으로 끔찍한 결과가 있어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다라는 심정이 될 정도의 관계의 악화가 주변 사람들에 의해서 읽히지 않았을 리가 없습니다, 그런 상황이면.

◇ 김현정> 그렇군요. 이미 갈등이 축적돼서 이렇게 아이가 죽어도 어쩔 수 없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

◆ 이수정> 그렇습니다.

새 남편과 함께 친딸 살해한 여성 긴급체포 (광주=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 30일 오전 새 남편과 함께 12살 딸을 살해한 혐의(살인)로 긴급체포된 39살 친모가 광주 동부경찰서에서 광역유치장으로 옮겨지고 있다.

◇ 김현정> 그렇군요. 지금 이 말씀을 듣고 보니까 친할아버지가 ‘이 아이는 그 전에도 친모한테 학대를 당했었다’ 이 진술을 했다는 거. 이 이야기가 떠오르고요. 또 이 아이가 실제로 아동 보호 기관에 맡겨진 적이 있어요. 부모에 의해서 맡겨진 적이 있어요. 그것도 떠오르고 그러네요.

◆ 이수정> 친권을 가졌던 당시에 친모, 보호자였던 친모의 부적합성을 좀 파악했었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은 존재하죠.

◇ 김현정> 지금 시신을 유기하고 온 남편한테 아내가 ‘고생했다.’ 이런 말을 했다고 지금 남편이 진술하고 있습니다, 양아버지가. 이게 지금 도무지 이해가 안 가는 상황이었는데 교수님 설명을 듣고 보니까 그런 배경이라면 이런 말이 나올 수도 있었겠구나. 조금 이 퍼즐이 맞춰지네요.

◆ 이수정> 아마 이 부부. 만난 지 한 3년 정도밖에 안 되는 이 부부 입장에서 보면 최근에 아이를 하나 낳았고. 전 남편의 아이는 끼어들 자리가 이제 없는 거예요. 그런데 전 남편의 아이가 이 3인 가정을 깨기 위한 어떤 위기를 유발한 거죠. 그게 바로 성추행 신고로 보입니다. 강간 미수까지 신고를 하게 된 거죠. 그러다 보니까 이들은 이 아이가 결국에는 자신들의 아성을 깰 수도 있다. 이런 위기감을 느낀 것 같고요.

◇ 김현정> 짐 같은 거예요. 단란한 가정을 이루고 젖먹이까지 태어났는데 이것을 깨버리는 수단, 짐이 될 수 있다.

◆ 이수정> 그렇죠. 그런데 그런 종류의 헤게모니에 친모가 상당히 많은 어떤 정신적인 영향력을 미쳤을 것 같습니다, 제 생각에는.

◇ 김현정> 왜요?

◆ 이수정> 아무래도 젊은 남편과 어린 아이와의 관계만을 중시 여기고 전남편에 대한 앙심 같은 게 있을 개연성이 굉장히 높고요. 그러면 딸이 없어져야. 그 딸이 이제 문제 제기를 한다라고 생각을 했을 것이고 그 딸이 가지고 온 위기를 원천 봉쇄해야 된다. 이렇게 생각했을 개연성이 굉장히 높아서 정신적으로 보면 남편의 배후에서 많은 영향력을 행사했을 개연성이 굉장히 높습니다.

◇ 김현정> 목을 조르는 행위는 남편이 했더라도 전반적인 영향은, 깊숙한 영향은 오히려 엄마가 더, 친모가 더 끼쳤을 가능성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 이수정> 그랬을 개연성이 굉장히 높고 그게 아마도 돌아왔을 때 ‘수고했다’고 한 얘기, 한마디.

◇ 김현정> 토닥토닥 고생했다라는 말이 그렇게 해서.

◆ 이수정> 그게 아마도 그런 것들을 시사하는 게 아닌가. 지금 이 사건에는 굉장히 중요한 요소일 개연성이 높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두 번째 궁금증. 지금 계획범죄일 가능성에 경찰도 그렇고 이수정 교수도 무게를 두고 계시는데 그런데 의붓아버지 김 씨는 얘기합니다. ‘친모하고 젖먹이 아기는 차에서 내려준 뒤에 시신을 나 혼자 유기하러 다녔다. 그래서 12시간을 헤매다가 다시 자기 집이 있는 광주로 돌아와서 인근 저수지에 시신을 유기했다’라는 거예요. 치밀한 계획 범죄였다면 유기할 장소도 미리 염두에 뒀었어야 되는 거 아닙니까?

◆ 이수정> 그 유기할 장소, 유기한 장소가 지금 이 계부와 친모가 드라이브를 자주 했던 장소라는 거잖아요.

◇ 김현정> 네.

◆ 이수정> 아마 유기를 하기 위해서 계부가 잘 알고 있던 곳이 문경 쪽이다. 이렇게 얘기가 되는 것 같아요. 이동을 했던 것은 같고.

◇ 김현정> 일단 가보기는 했고, 문경까지.

◆ 이수정> 그런데 문제는 그게 고속도로든 지방도든 뭐 달리다 보면 사실은 멈추고 유기할 타이밍을 잡기가 생각보다 쉽지가 않아요. 그러다 보니까 밤새 아마 깜깜한 상황에서 바깥이 제대로 안 보일 거 아닙니까? 그러니까 돌아다니다가 결국에는 자기가 아는 곳으로 와가지고 유기를 한 게 아닌가. 이렇게 생각이 되죠.

◇ 김현정> 가보니까 여의치 않자 돌아온 거다.

◆ 이수정> 그렇죠. 그래서 제일 머리에 떠오른 장소가 아마 지금 유기한 장소일 겁니다.

◇ 김현정> 계획을 안 했기 때문에 헤매고 돌아다닌 게 아니라는 말씀이시군요.

◆ 이수정> 계획을 했는데 실패했다고 봐야 되는 거죠.

◇ 김현정> 실패했다. 이수정 교수와 지금 말씀 나누고 있습니다. 교수님, 그 트랙이 하나가 있고요. 또 한 트랙은 뭐냐면 우리가 주목해 봐야 될 것이 경찰의 수사 과정입니다. 아이가 이런 일 당했다고 친아버지한테 목포에 내려가서 얘기를 했어요. 그러자 친아버지가 신고를 했어요. ‘의붓아버지가 음란물을 자꾸 전송한다고 아이가 그럽니다’라고 신고를 했습니다. 그런 다음에 사흘 후에 아이가 경찰서에 직접 가서 그것뿐만 아니라 강간 미수. 그러니까 ‘강간당할 뻔했어요’라고 추가 신고를 하는데 그 후로 18일 만에 아이는 숨집니다. 신고한 곳은 목포서인데 이것이 광주서로 이첩되기까지가 일주일. 그리고 나서 광주서가 목포서로부터 서류를 받아보는 데 일주일 이렇게 걸렸다고 해요. 절차들을 지키느라 그랬다는 게 지금 경찰의 설명인데 어떻게 보십니까?

◆ 이수정> 절차는 중요할 수도 있으니까요. 그런데 그 과정에서 가해자, 피의자 편이 중심으로 서 있다는 거예요. 가해자가 광주에 사니까 광주에서 수사를 해야 된다. 아마 이렇게 생각한 것 같고요. 그런 와중에 피해 아동이 목포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배려를 못 한 게 아니냐. 이런 생각이 들 수밖에 없는 거죠.

◇ 김현정> 원래 매뉴얼상은 범행이 일어난 지역에서 수사를 하게, 관할에서 수사하게 돼 있는 것 아닙니까?

◆ 이수정>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절차를 지키는 건 중요합니다. 특히 성범죄 같은 경우에 진술밖에 없기 때문에 절차를 지키는 것은 매우 중요한데 문제는 피해자를 보호해야 된다. 더군다나 아이였다. 같은 집에 살고 있던 아이였다. 그렇기 때문에 접근 개연성이, 접근할 수 있는 가능성이 무지하게 높다라는 걸 신경을 써서 만약에 아이가 목포에 살고 있었으면 목포에서 해야 될 일이 있었던 거죠.

◇ 김현정> 목포 쪽에서 해야 될.

◆ 이수정> ‘사건만 이첩한다고 목포는 손을 놓고 있어도 된다.’ 이런 사고방식이 사실은 피해자는 온데간데 없어진다. 신고만 하면 피해자는 제도 내에서 증발한다라는 관행과 뭐가 다르냐라는 거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이 교수님, 혹시 더 수사해야 될 부분. 혹시 이 교수님이 이쪽 포인트를 놓치고 있다라고 생각하시는 부분 있습니까?

◆ 이수정> 그러니까 궁금한 건 강간 미수만 있었을까 하는 점입니다. 상당히 장기간 동안 성적인 접촉이 있었을 개연성이 높고. 엄마는 무슨 일을 했을까. 몰랐을까. 그런 부분도 한 번쯤은 조사를 해 본다면 생각보다 쉽게 엄마의 지금 이 살인 사건에서의 공범 여부를 가리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다. 그런 생각은 듭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 이수정 교수 고맙습니다.

◆ 이수정> 고맙습니다.

◇ 김현정> 경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이수정 교수였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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