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선 2위'에 與 냉소 "극우 추대..황교안 의문의 1패"

정진형 입력 2020.02.01. 09:18
                          
      
대선후보 조사서 이낙연 32.2%, 윤석열 10.8%, 황교안 10.1%
與 "극우가 추대한 격".."취약한 보수 인물난, 황교안 현주소"
'정권 심판론' 점화 땐 파장 달라..진중권 "尹, 출마하면 1위"
[서울=뉴시스]김근현 기자 =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검찰 중간간부 인사를 단행한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이 구내식당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0.01.23.khkim@newsis.com

【서울=뉴시스】정진형 기자 = 차기 대통령 적합도 조사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이 2위를 기록하며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제치자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범여권에선 밀려난 황 대표와 윤 총장 양자를 향해 냉소적 반응이 흘러나왔다.

그러나 일각에선 윤 총장에 대한 지지가 정권을 정조준한 검찰 수사에 힘을 싣는다는 해석과 함께, 문재인 정부가 임기 절반을 넘기면서 지지를 철회한 중도층, 무당층이 정권과 각을 세우는 '대항마'에 언제든 결집할 수 있는 징후라는 지적도 있다.

지난 30일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R&R)'에 따르면, 세계일보 의뢰로 26~28일 사흘간 전국 성인 1007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통령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32.2%로 가장 높았고, 윤 총장이 10.8%로 2위로 나타났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10.1%로 3위였다.

윤 총장은 무당층 내에서 15.8%로 가장 높은 지지율을 얻었고, 새로운보수당 지지층 내에서도 28.9%의 지지를 얻어 29.2%의 유승민 의원을 근소한 차로 뒤쫓았다. 한국당 지지층에선 19.6%의 지지를 얻었고, 중도 성향 내에서는 11.9%로 6.3%를 얻은 황 대표를 앞섰다.

[서울=뉴시스]이윤청 기자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2020년 교육계 신년교례회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2020.01.08. radiohead@newsis.com


이와 관련, 강병원 민주당 의원은 31일 YTN 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충분히 극우보수 입장에서는 이 정부에 맞서서 철저히 싸워주는 윤석열 총장의 모습이 향후에 검찰총장 이후에 극우보수를 대표하는 대권후보로 추대될 수 있는 (의미)"라고 평가절하했다.

이에 같은 방송에 출연한 백승주 자유한국당 의원이 "이 부분을 대통령 후보라는 안목으로 볼 것이 아니라 국민들은 지금 청와대를 기소하고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하는 검찰 전체에 대해서 갈채를 보내고 있다"고 지적하자, 강 의원은 "전체가 아니라 일부라고 해주시면 좋겠다"고 맞받았다.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황 대표가 의문의 1패를 당한 것"이라며 "보수 진영의 대선후보 인물 취약성과 황 대표의 현주소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조사 결과"라고 평했다.

또다른 민주당 의원도 뉴시스에 "윤 총장이 여당을 공격할지언정 야당 대선후보가 되려던 것이 아니지 않나"라며 "그런 사람이 정말 대선주자가 되고 싶고 죽기 살기로 국민의 지지를 받고 싶은 사람보다 나은 것이니 황 대표의 의문의 대패"라고 주장했다.

윤 총장을 대선 후보군에 포함시킨 것 자체를 문제삼는 지적도 나왔다. 대안신당 김정현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윤 총장을 어떤 이유에서든 차기 대선후보군 여론조사에 포함시키는 것은 옳지 않다"며 "만약 윤 총장이 대선후보군으로 굳어진다면 정치적 혼란은 물론이고 '정치검찰'이라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힐난했다.

반면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뉴시스에 "여권을 지지하지 않는 중도를 포함한 모든 사람들에 있어 윤 총장의 행보가 지지를 받는다는 의미"라며 "국민이 그만큼 호응하고 있으니 윤 총장은 지금 스탠스를 그대로 밀고 나가도 좋다는 신호"라고 했다.

【서울=뉴시스】서재훈 기자 =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2015.04.08. jhseo@newsis.com


정권과 대립각을 세우는 인물에게 표심이 몰린 것 자체에 의미가 있다는 분석도 있다. 정권말 피로감에 지지를 철회하며 무당층, 부동층으로 돌아선 유권자들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정권 심판론'에 불이 붙을 경우 가장 선명한 대항마라면 누가 됐든 순식간에 '심판표'가 결집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28~30일 사흘간 실시된 한국갤럽 1월 5주차 정례 여론조사에서 무당층은 33%로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윤 총장은 R&R 조사에서 무당층에선 15.8%, 중도 성향 내에선 11.9%를 얻었다.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총재도 문민정부 당시 자신을 기용한 김영삼 전 대통령(YS)과 각을 세우며 국무총리직을 70여 일 만에 던지는 등 '대쪽' 이미지를 굳혀 대선주자로 부상했다. 유승민 새보수당 의원도 새누리당 원내대표이던 2015년 국회법 개정안을 놓고 박근혜 전 대통령과 정면충돌한 끝에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하면서 대선주자 반열에 올랐다.

이와 관련,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페이스북을 통해 "(윤석열) 이분, 출마한다고 하면 바로 1위 될 것이다. 그런데 정치할 분은 아니다"라며 "그러니 이분, 자꾸 정치해야만 하는 상황으로 몰아넣지 말라, 추미애 장관. 행여 이 분이 대통령 되시면 너희들 다 죽음"이라고 비아냥거렸다.

리서치앤리서치 조사는 유무선전화 RDD 방식(유선 15%+무선85%)으로 1:1 전화면접조사(CATI)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0.1%,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였다. 자세한 사항은 세계일보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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