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7명에 6만주씩 지분 나눈 방시혁에 외신 "신의 한 수"

황시영 기자 입력 2020.09.15. 05:41 수정 2020.09.15. 06:53 

"BTS가 주요 수입원이라면 빅히트로서는 현명한 조치"
[할리우드=AP/뉴시스]방탄소년단(BTS)이 7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웨스트 할리우드 소호 하우스에서 열린 2019 버라이어티 히트메이커 브런치에 참석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BTS는 이 행사에서 '올해의 버라이어티 그룹'상을 받았다. 2019.12.08.


세계적인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이하 빅히트)의 다음달 상장을 앞두고 외신도 관심을 표시했다. 그동안 일부 기업이 아티스트와 이익공유를 시도한 적은 있었지만 지분을 나눠준 사례는 없었다며 BTS 멤버에 대한 지분배분은 빅히트로서 '현명한 조치'라고 전했다.

13일(현지시간) 미 NBC는 "다음달 빅히트의 상장이 이뤄지면 BTS 멤버들은 각각 770만달러 어치의 주식을 갖게 된다"고 전했다.

NBC는 뉴욕대 교수이자 음악 저작권 전문가인 제프 페레츠 뉴욕대 교수를 인용해 "이러한 종류의 거래는 영화, 프로스포츠 등 다른 분야에서도 전례가 없다"고 전했다.

그는 "아티스트가 그들의 레이블(음반사)을 만들고 소유권을 갖고, 다른 아티스트들도 참여하게 하는 방식이 통상적"이라면서 "이번 빅히트 사례는 그 반대로 한 것이지만 BTS가 국제적인 인기를 얻고 있기 때문에, 빅히트로서는 현명한 조치(savvy move)"라고 평가했다.

빅히트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최대주주인 방시혁 의장은 지난달 3일 방탄소년단 멤버 7명에게 총 47만8695주를 균등하게 증여했다. 멤버 1인당 빅히트 주식 6만8385주를 갖게 됐다. 방 의장은 주식 균등 배분에 대해 "주요 아티스트와의 장기적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사기를 진작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공모주 투자 열기를 감안해 빅히트 공모가격이 희망 범위 최상단인 13만5000원으로 결정된다고 가정하면 BTS 멤버 1인당 92억3197만 원어치의 주식을 보유하게 된다. 만약 상장 첫날 '따상'(상장 당일 시초가가 공모가의 두 배로 오른 뒤 상한가까지 상승)을 달성하면 주식 가치는 1인당 약 240억원이 된다.

BTS는 지난주 한국 가수 최초로 미국 빌보드 싱글차트 정상에 올랐다. 빌보드 200 차트에서 12개월만에 3개의 1위 앨범을 낸 것은 50년만에 세번째다. 과거 1년내 3개의 1위 앨범을 낸 밴드는 비틀즈와 몽키스 2곳에 불과했다.

빅히트의 강점은 단연 BTS다. 빅히트에서 BTS가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지난해 97.4%, 올 상반기 87.7%였다.

페레츠 교수는 "BTS가 빅히트의 주요 수익원이라면, BTS를 파트너로 만들어 BTS와 계약이 종료됐을 때 다른 레이블로 이적하지 않도록 해두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페레츠는 이번 사례가 독특하긴 하지만 1997년에 처음 발행된 보위 채권을 떠올리게 한다고 말했다. 데이빗 보위는 25개의 앨범 카탈로그 로얄티 수입을 담보로 총 5500만달러의 채권을 발행했다. 그는 "아티스트의 카탈로그에 투자하는 것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가치가 변동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식에 투자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에롤 콜로사인 뉴욕대 음악매니저 겸 교수는 "매니지먼트사와 음반사가 아티스트와 합작투자를 한 사례도 있다"며 "일부 기업이 이익공유 거래를 실험한 사례가 있지만 지분을 나눠주는 사례는 전례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콜로사인 교수에 따르면, 스포츠와 음악의 세계에서 한두명의 개인이 회사의 성공을 완전히 바꿀 수 있는 상황에서 지분을 획득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번 지분 획득으로 BTS는 빅히트 회사내 발언권을 가져 시간이 흐르면서 이해충돌을 일으킬 수는 있지만, 기회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

그는 "예를 들어 왕이 되는데 익숙해져 있다가 다른 아티스트가 관심을 받기 시작하면 답답할 수 있다. 하지만 만약 당신이 회사에 지분을 갖고 있다면, 다른 아티스트의 성공이 당신의 성공이 된다"면서 "이번 모델이 음악 산업 전체에 확산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황시영 기자 appl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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