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여왕'으로 불리던 그녀는 '경력 9개월' 초범이었다

임찬영 기자 입력 2020.10.04. 04:00 댓글 911

삽화=임종철 디자이너 / 사진=임종철

인터넷 등을 통해 국내로 마약을 대량 밀반입한 혐의로 기소된 40대 여성이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마약 유통상 사이에서 '마약여왕'으로 불렸던 이 여성은 놀랍게도 초범이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손동환)는 최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등 혐의로 기소된 지모씨(44)에게 징역 9년을 선고하고 추징금 660만원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지씨는 10개월 동안 영리 목적으로 14회에 걸쳐 미국에서 국내로 필로폰을 대량 밀수입하는 등 사안이 무겁고, 범행이 무겁다"며 "밀수입한 마약은 국내에 유통되기도 했고, 지씨는 범행이 발각되지 않으려 마약을 은닉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만약 수사기관이 사전에 인지하지 못 했다면 마약류가 국내에 유통될 가능성이 높았다"며 "범죄인인도 처벌을 전후해 지씨가 영리 목적으로 필로폰 밀수입을 계속한 것을 보면 비난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재판부에 따르면 지씨에게 선고할 수 있는 양형기준상 권고형은 징역 7년~ 징역20년2개월이다. 그러나 지씨가 초범인 점 등을 근거로 비교적 낮은 형량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지씨가 반성하고 있고 밀수입한 필로폰 상당수가 압수돼 유통되지 않았다"며 "지씨에게 마약 관련 형사처벌 전력이 없고 미국에서 범죄인인도 절차를 통해 구금됐던 점을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지씨는 2015년 1~10월 동안 온라인상에서 '아이리스'라는 가명으로 활동하며 국제우편 등을 이용해 미국에서 국내로 다량의 마약류를 밀수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미국에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위챗'을 이용해 내국인 등으로부터 마약류를 주문받고 국내로 마약류를 밀수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씨는 이 기간 동안 모두 14회에 걸쳐 '메스암페타민(필로폰)' 95g과 대마 6g 등 2300만원 상당 마약류를 국내로 밀반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초범이었던 지씨가 9개월 만에 '마약여왕'으로 불린 이유다.

우리 검찰은 지씨의 소재를 파악한 뒤 미국에 범죄인인도를 청구했고, 미국 법원에서 허가 결정이 나와 지씨는 지난 3월 국내 송환됐다.

임찬영 기자 chan0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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