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 내려온다" 비'범'한 재능꾼들 출몰→한국 호기심 쏠려 조회수 3억 [이슈와치]

육지예 입력 2020.11.23.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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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육지예 기자]

“범 내려온다. 범이 내려온다.”

이 리듬에 모두가 열광 중이다.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다고. 3개월 만에 유튜브 조회수가 3억 뷰를 기록했다.

한국관광공사에서 만든 홍보영상 “Feel the Rhythm of Korea: SEOUL”은 신선한 기획으로 제작됐다. 코로나19 사태 때문에 한국으로 놀러 오라는 취지보다는, 우선 한국 자체에 호기심을 갖도록 만든 것이다.

이날치 밴드의 ‘범 내려온다’의 구수하면서도 트렌드한 리듬이 중독성을 만들었다. 앰비규어스 댄스 컴퍼니가 이에 맞게 역동적이고 절도있는 안무를 선사했다. 화려한 의상과 춤, 판소리가 시청각을 사로잡았다. 형형색색 국내 장소가 펼쳐지는 이 영상은 2분이 채 안 됐다. 이어 제작된 시리즈 부산, 전주, 강릉, 목포, 안동 모두 화제인 상태다.

영상 하나만으로 흥의 민족을 대표해준 셈. 새로운 ‘수능 금지곡’이자 ‘제2의 강남스타일’로 떠오르고 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고 했던가. 새로운 시도가 전 세계에 통했다. 해외에서는 낯선 풍경과 흥겨운 음악에 매료된 반응이었다. “나는 이 비디오가 광고가 없다는 것에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이 비디오가 광고라는 것을 깨달았다”라는 식의 댓글들이 달리며 여러 채널에서 리액션 영상들이 업로드됐다. 정작 국내에서는 한 박자 뒤늦게 터진 상황이었다.

삼성 Z플립 광고 음악,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 출연, KBS2 TV ‘1박 2일’ 시즌4 1주년 콜라보레이션 프로젝트까지. 서서히 브라운관을 타고 반응하기 시작했다.

‘범 내려온다’는 간드러지는 목소리와 멜로디도 중독성 있지만 가사에 깔린 이야기도 주목해볼 만했다. 고전 문학 ‘수궁가’ 속 별주부와 연관이 있었다. 별주부는 너무 열심히 헤엄친 나머지 턱이 덜 풀려버렸다. ‘토선생’을 그만 ‘호선생’으로 외치자 호랑이가 자신을 부르는 줄 알고 반가워 내려온 것. ‘범 내려온다’는 노랫말이 거기서 발생했다. 널리 알려진 수궁가에는 드러나 있지 않은 부분이었다. 이에 재치있고 흥미로운 구전에도 관심이 모였다.

어설프게 세련된 척하는 요소는 없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을 내세웠다. 누리꾼들은 ‘이것이 진정한 힙’이라며 감탄을 자아내는 중이다. 마치 조선시대 클럽에 온 것 같다고. 흥과 힙 모두 사로잡았다.

영상에 달린 댓글은 현재 10,257개. 저마다 흥에 취해 감상을 공유하는 장이 됐다. “모두 인왕(범)산이 보이는 곳이네요. 산에서 가까운 순서로 나열된 듯. 산에서 범이 내려온다는 가사와 맞네요”라는 댓글처럼 해석을 주는가 하면, 깨알 기생충 패러디 장면도 놓치지 않고 타임 라인을 적어두는 댓글도 있었다. 영상 속 안무가들이 장난기 많은 도깨비들 같다는 댓글도 많은 공감을 받았다.

기획자가 판을 깔아주고 아티스트들이 제 역량을 마음껏 펼쳐 보였다. 재능있는 소리꾼과 안무가들이 만났다. 그 결과 한국의 멋스러움을 우리 것으로 표현해냈다. ‘범 내려온다’는 노랫말과 안무가 좀처럼 잊히지 않는 까닭. 비‘범’한 재능꾼들이 출몰한 덕분이다. (사진=유튜브 ‘Feel the Rhythm of Korea: SEOUL’ 화면 캡처)

뉴스엔 육지예 mii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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