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규 '8시간44분 필리버스터' 속 아무말.."문 대통령 잘생겨" "아녀자"

변휘 기자 입력 2020.12.11. 09:56 수정 2020.12.11. 10:03 댓글 565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15시 15분께 시작한 국가정보원법 전부개정법률안에 대한 무제한토론을 21시 50여분까지 6시간 넘게 계속하던 중 물을 마시고 있다/사진제공=뉴시스

지난 10일 국정원법 개정안 저지를 위한 필리버스터(무제한 반대토론) 첫 주자로 나선 국민의힘 이철규 의원은 무려 8시간44분 동안 정부·여당 비판을 쏟아냈다.

이날 오후 3시15분부터 11시59분까지 이어진 발언에는 국정원법 개정안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따지는 내용도 있었지만, 안건과 무관한 내용도 적지 않아 여당의 항의를 받기도 했다.

이 의원은 우선 "개정안이 처리되면 국정원의 대한민국 대북 안보, 감시역량이 현격히 약화될 것"이라며 "국가 존립에 영향을 주는 간첩조차 수사하지 않는 기구로 전락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십년 간 쌓아온 대공 수사 자산을 상실하는 불행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 "탈북자로 위장한 국내 활동 간첩을 경찰이 검거할 경우는 있겠지만, 해외를 거점으로 대한민국의 안전을 위협하는 북한의 공작원을 검거하고 단죄하고, 막아내기는 굉장히 어려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국정원법과는 직접적 관련이 없는 최근 정치 현안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최근 공수처법과 관련해 "여야 간 극한대립, 여당의 입법 독주는 바로 국정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이 국민들과 소통하지 않고, 오직 진영의 이익만을 위해서 불통으로 일관했기 때문"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했다.

또 "문 대통령이 잘생기고 감성적이어서 지지했던 여성들이 요즘은 고개를 돌린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 이유로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 고(故) 박원순 전 시장, 오거돈 전 부산시장 등 여당 소속 광역지자체장의 성추문 비위 사건을 언급했다.

아울러 최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근의 사망까지 필리버스터 소재로 끌어왔다. 그는 "(고인이)분명 누군가 말 못할 사람을 보호하기 위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 같다"며 "(옵티머스 사건에) 가담하고 동조한 사람이 있다면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정파를 떠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대한민국은 도시 구석구석 야간에도 아녀자들이 밤거리를 걸을 수 있는, 우수한 치안시스템을 갖고 있다"고 말해 여성 의원들의 항의를 받았다. '아녀자'라는 표현이 여성을 낮잡아 보는 의미가 담긴 단어기 때문이다.

'검찰개혁' 이슈도 언급했는데,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 "윤 총장은 토사구팽당한 사람 같이 보인다. 사냥이 다 끝났나 보다. 결국 가마솥에 들어갈 운명이 된 것"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또 토론 도중 "현재 대한민국의 모습이 정상으로 보이냐"고 물었다가 여당 쪽 의석에서 "네"라는 대답이 나오자 "경청하겠다"며 웃어 넘기기도 했다.

한편 그는 필리버스터에 돌입한 지 3시간40분쯤 지난 오후 7시쯤 박병석 국회의장에게 "지난해는 생리현상 해결을 위해 2~3분 시간을 줬는데 오늘 허락 좀 해주실 수 있겠나. 지난해 전례가 있다"고 요청했고, 박 의장이 허가해 3분간 자리를 비우기도 했다.

변휘 기자 h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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