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토크] 이언주 가덕도 신공항 기자회견에 발칵 뒤집힌 국민의힘

양범수 기자 입력 2021. 01. 30. 07:00 수정 2021. 01. 30. 08:04 댓글 1565

이언주에 뿔난 김종인
"선거전략으로 그런 것...월요일에 알아서 얘기"

부산시장 예비후보인 이언주 국민의힘 전 의원이 지난 28일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이 통과되지 않으면 최종 후보가 되더라도 사퇴하겠다"고 한 기자회견이 국민의힘 내부를 발칵 뒤집어 놨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조선비즈와의 통화에서 "(이 의원이) 선거전략으로 그런 짓을 한 것"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국민의힘 차원의 대응방안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이 의원이 돌발적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후보직 사퇴를 거론한 것을 불쾌해했다.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에 대한 당 입장을 놓고 혼선을 빚는다는 지적을 받는 상황에서 이 의원의 움직임이 혼란을 가중시킨다는 게 김 위원장의 의중이다.

김 위원장은 가덕도 신공항에 대한 당의 계획에 대해 "월요일(2월 1일)에 우리가 가서 다 이야기할 것이니 기다려 보라"고만 했다. 당 지도부가 직접 부산을 방문해 정리된 입장을 밝히겠다는 것이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연합뉴스

국민의힘은 지난해 11월 당 소속 부산 의원들이 가덕도 신공항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면제하는 내용의 특별법을 발의했다. 하지만 현재 당에서 다수를 차지하는 대구·경북 의원들이 이에 대해 난색을 보이고 있다.

대구 수성갑 지역구인 주호영 원내대표는 BBS라디오 인터뷰에서 "악(惡)선례가 될 것"이라며 "민주당이 선거를 앞두고 신공항을 지으면 경제가 살아날 것이라는 부산 시민의 믿음을 이용하는 것"이라고 했다. 대구 중·남구 지역구인 곽상도 의원은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에 맞서 '밀양 신공항 특별법' 발의를 준비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 전 의원이 국회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이 통과되지 않으면 최종 후보가 되더라도 사퇴하겠다"고 한 것이다. 이 전 의원은 "국민의힘 지도부에서 가덕도 신공항을 반대한다는 오해를 부산시민 다수가 갖게 돼 부산 민심이 급격히 악화하고 있다"며 "중앙당과 지도부가 부산 시민들에게 가덕도 신공항 건설 추진을 적극 지지한다는 대국민 발표를 해달라"고 했다.

이를 두고 당내 반응은 싸늘하다. 김 위원장이 지난 27일 신년기자회견에서 다음 달 1일 부산에서 비대위 회의를 열고 가덕도에 대한 당 입장을 발표하겠다고 했는데, 이 전 의원이 이에 앞서 기자회견을 하는 바람에 김 위원장의 부산 일정에 맞춰진 '가덕도 혼선 교통정리'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것이다.

부산 지역구인 한 초선의원은 "위원장이 부산에서 발표할 내용에는 우리가 (부산시장이) 돼도 가덕도를 추진한다는 것과 더 강한 공약도 포함돼있다"며 "그런데 (이 전 의원이) 김을 뺀 꼴"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당내에서도 (이 전 의원에 대해) X맨이냐, 당 대표가 가는 행사를 저렇게 망쳐놓느냐 등 이야기가 많다"고 했다.

또 다른 부산지역 의원은 "이 전 의원이 마치 자기가 읍소해서 위원장이 가덕도를 가게 된 것처럼 모양새를 만들려 한 것 같다"면서 "당은 제쳐두고 자기밖에 모르는 것"이라고 했다.

당내 한 3선 의원도 이 전 의원의 기자회견에 대해 "노이즈 마케팅도 마케팅이라는 측면에서는 나름 성과가 있었던 것 아니겠냐"고도 했다.

이 전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불법 정치 자금'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했다. 이 전 의원은 "광역단체장 선거를 치르려면 후원금도 제대로 걷을 수 없는 예비후보임에도 방대한 조직을 움직이며 여론을 조성해야 하는데, 그것만 제대로 하려면 한 달에 족히 수억원씩 들어간다"며 "개인이 다 충당할 수 없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불법 자금을 받아서 써야 하는 상황이 된다"고 했다.

이 전 의원의 '불법 자금'을 언급은 민주당 측의 공격으로 이어지고 있다.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 전 의원이) 국민의힘에 소속된 예비후보들이 불법적인 돈 선거를 한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라며 "그 진상이 명명백백히 밝혀져야 한다"고 했다.

이에 이 전 의원은 이에 대해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공정한 선거를 하자는 취지, 정치를 개혁하자는 취지에서 한 얘기를 곡해해서 반박하는 민주당을 보며 기가차다"며 "오죽 트집 잡을 게 없으면 그럴까"라고 했다.

이 전 의원의 기자회견이 불러온 소란에도 국민의힘은 다음 달 1일 부산에서 열리는 비대위 회의를 통해 가덕도 신공항에 대한 당의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김 위원장의 비서실장인 송언석 의원은 "현재까지 부산 일정에 대한 변경사항은 없다"고 했다.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국민의힘 소속 이언주 전 의원이 지난 28일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하던 중 울먹이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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