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이 오세훈과 박빙"..선거전략? 아니면 실제 판세?

김태은 기자 입력 2021. 03. 30. 20:30 댓글 483

 

(서울=뉴스1) 국회사진취재단 =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왼쪽)가 30일 서울 성동구 왕십리역 광장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같은날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오른쪽)가 영등포구 영등포역 광장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1.3.30/뉴스1

4·7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여론조사와는 현격히 차이나는 양당의 판세 분석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여론조사기관들이 내놓고 있는 결과는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를 적게는 10%p 이상, 많게는 20%p 이상 크게 따돌리는 양상(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이지만 양당에서는 한자릿수 격차, 더 나아가 박빙 승부까지 예상하는 발언이 잇따르고 있다.

지지자들을 투표장으로 불러내기 위한 일종의 '엄살'이란 지적도 나오지만 재보선 특성 상 상당한 근거를 갖춘 분석이란 주장도 있다. 선거 당일 투표율에 따라 양 후보 간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는 자체적인 판단도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관위 위법 논란 부른 與 '자체 판세 분석'

더불어민주당은 최근 박 후보의 승리 가능성을 강조하면서 그 근거로 자체 판세 분석과 캠프 자체 여론조사 등을 들었다. 상당한 반등을 통해 오 후보와 지지율 격차가 한자릿수로 좁혔다는 게 공통적인 주장이다. 당 선거대책위에선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5~6%p 정도까지 지지율차를 좁혔다고 보고 있다. 민주당 지지층 중심의 적극 투표 의사층이 여론조사 결과보다 실제 투표장에 나올 가능성이 높아 투표일까지 이 격차는 더욱 좁혀질 것이란 근거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서울시장 승부를 3%p의 '박빙선거'로 예상했다. 그는 전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 공장`에 출연해 "저희들 나름의 여론조사의 과학적 분석도 있다"며 "과거 선거의 전례도 있고 하기 때문에 3% 이내에서 승부가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전날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자체 분석 결과 상당한 반등을 했다고 생각하고 지지율 격차가 두 자리 숫자에서 한 자리 이내로 들어왔다고 생각한다"며 박 후보의 승리 가능성을 낙관했다.

여당 의원들의 잇따른 발언은 선거법 위원 논란으로 이어졌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 등록되지 않은 선거여론조사결과를 공표하는 것은 여론을 조작할 의도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선거전문가 역시 민주당의 이같은 발언이 의도적으로 지지층을 겨냥해 투표하면 이길 수 있다는 메시지를 주기 위한 것으로 분석한다. 한 정치컨설턴트는 "20%p 이상 격차가 벌어지는 여론조사가 너무 일찍 나와버릴 경우 민주당 지지층 중에서 투표를 포기해 버리는 경우가 나올 수 있으니 투표를 독려하기 위한 목적으로 '실제는 그정도까지는 아니다'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패배 시나리오' 있다?


반면 여론조사기관 결과가 일시적으로나마 야당 지지성향의 답변이 과대포집되는 분위기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재보선 투표일에 투표장으로 나와 야당에 표를 줄 '실수요자'일지는 불확실하다는 거다.

이같은 분석은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감지된다. 국민의힘 역시 대외적으로 한자릿수 승부가 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는데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한 5~7%p 정도 차이로 우리가 승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론조사기관 결과처럼 20%p 이상의 대승은 아니란 거다.

당 내부적으론 투표율에 따라 지지율 차가 크게 벌어질 것으로 보고 있는데 50% 미만으로 극단적으로 저조할 경우엔 패배할 수도 있다는 시나리오까지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세훈 후보가 "박빙이다. 투표해달라"고 호소하고 있는 것은 가장 비관적인 시나리오를 가정해 방심하지 않겠다는 각오란 지적이다.

여론조사 전문가들과 국민의힘 등에 따르면 투표율이 50%를 넘으면 국민의힘이 신승하고 55%를 넘게되면 5%p 이상 격차로 승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중도층·무당층을 얼마나 투표장으로 불러내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이를 두고 양당의 선거전략이 확연히 갈리는데 민주당이 오 후보에 대해 내곡동 보금자리 주택지구 지정 의혹에 관련해 '거짓말 후보'로 몰아가며 '네거티브 공세'를 쏟아내고 있는 반면 국민의힘은 박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를 자제하는 편이다.

박 후보 캠프의 핵심 관계자는 "네거티브 선거전이 겉으로 봤을 때는 별반 효과가 없어보일 수 있겠지만 실제 투표장에 갈 확률이 높은 적극 지지층들과 같은 바닥 민심에는 확실하게 영향을 미치는 면이 있다"고 말했다.

김태은 기자 tai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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