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이 된 억만장자'의 피해자, 아들 앞에서 성폭행 증언

윤창수 입력 2021. 04. 01. 00:11 댓글 104

 

사망한 제프리 엡스타인의 새로운 피해자 주장

문제의 2000년 2월 12일(이하 현지시간) 사진. 미국 플로리다주 팜 비치의 머라라고 클럽에서 도널드 트럼프(왼쪽부터)와 당시 여자친구 멜라니아 크나우스, 지난해 교도소에서 극단을 선택한 제프리 엡스타인, 그의 당시 여자친구 길레인 맥스웰이 어울려 사진 촬영에 임하고 있다. 폭스 뉴스는 지난 2일 맥스웰의 체포 소식 뒷얘기를 전하며 여러 차례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만 싹 지웠다가 다음날 기술적 실수가 있었다며 사과했다.AFP 자료사진

금융인 제프리 엡스타인의 피해자가 자신의 아들이 보는 앞에서 성폭행을 당하고, 만약 사실을 말하면 “악어에게 던져버리겠다”는 협박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엡스타인은 불법 성매매로 기소되었다가 2019년 미국 맨해튼의 감옥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어 66살의 나이로 사망했다. 길레인 맥스웰(59)은 엡스타인의 전 여자친구로 역시 뉴욕 브루클린의 감옥에서 복역 중이다.

제인 도란 가명을 쓰는 엡스타인의 피해자는 터키에서 태어난 미국 시민으로 플로리다에서 부동산 매매업자와 미용사로 일했다. 31일 더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도는 엡스타인과 맥스웰 커플을 강간, 성매매, 폭력, 협박, 사기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피해자 도는 2007년 자신의 상사로부터 플로리다 부동산을 엡스타인에게 소개해 주라는 지시를 받는다.

이후 도는 자신을 ‘지 맥스’라고 소개한 맥스웰을 엡스타인이 참석한 바비큐 파티에서 만나게 됐다. 2008년 1월 도는 플로리다 팜비치에 있는 엡스타인의 집을 방문하게 됐는데 여기에서 성폭행을 당하게 됐고, 그 과정에 맥스웰의 조력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도는 탈출해서 경찰에 신고하려고 시도했으나 맥스웰이 먼저 경찰을 불렀다고 했다. 경찰이라고 주장하는 남성 두 명이 엡스타인의 집으로 와서 도를 성매매 혐의로 체포하겠다고 협박했다는 것이다. 또 도와 그녀의 8살 난 아들을 추방하겠다고도 위협했다.

엡스타인과 맥스웰은 호수로 끌고 가서 만약 성폭행 사실을 공개한다면 악어가 사는 곳에 빠뜨리겠다며 협박했다고 피해자는 덧붙였다.

지난 2005년 미국 뉴욕의 한 사교모임에서 어울린 제프리 엡스타인과 길레인 맥스웰.미 법무부 제공영국 BBC 홈페이지 캡처

이어 이 커플은 도와 아들을 플로리다 네이플스에 있는 한 호텔로 데려가서 며칠에 걸쳐 성폭행을 가했으며, 모든 가해 현장에 아들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엡스타인은 또 도의 여권을 빼앗고, 만약 피해 사실을 공개하면 가족들을 추방하겠다고도 위협했다. 도는 엡스타인이 연방경찰(FBI)과 출입국 관리국에 자신의 연줄이 있다는 것을 과시했다고 증언했다.

엡스타인의 위협에 도는 이후 다섯 달 동안 이름을 알 수 없는 지방법원 판사를 포함해서 여러 명과 성매매를 해야만 했다. 도는 비록 26살이지만 어려보이는 외모 때문에 엡스타인의 고객들에게 17살이라고 속이기도 했다. 2008년 5월에는 엡스타인의 강요로 처녀막 재건수술까지도 받았다고 토로했다. 수술은 러시아 억양을 가진 돈 많은 남성의 집에서 이뤄졌다.

이러한 과정은 도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남겼고 무슬림 가정에서 자란 피해자는 만약 피해 사실을 공개하면 가족에게 수치가 될까 봐 두려워해야만 했다. 도의 변호사는 피해자가 엡스타인이 사망할 때까지 두려움에 떨며 살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엡스타인이 남긴 부동산에 대해 피해자는 손해배상을 요구한 상태다. 엡스타인이 남긴 부동산은 성착취 피해자들에 보상하기 위해 펀드로 조성됐는데 현재 175건 이상의 소송이 걸려 있다.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인 엡스타인은 2002∼2005년 뉴욕과 플로리다에서 20여 명의 미성년자를 상대로 성매매를 하는 등 수십 명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질렀다. 영국 앤드루 왕자뿐 아니라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도 막역한 사이였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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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이 오세훈과 박빙"..선거전략? 아니면 실제 판세?

김태은 기자 입력 2021. 03. 30. 20:30 댓글 483

 

(서울=뉴스1) 국회사진취재단 =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왼쪽)가 30일 서울 성동구 왕십리역 광장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같은날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오른쪽)가 영등포구 영등포역 광장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1.3.30/뉴스1

4·7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여론조사와는 현격히 차이나는 양당의 판세 분석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여론조사기관들이 내놓고 있는 결과는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를 적게는 10%p 이상, 많게는 20%p 이상 크게 따돌리는 양상(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이지만 양당에서는 한자릿수 격차, 더 나아가 박빙 승부까지 예상하는 발언이 잇따르고 있다.

지지자들을 투표장으로 불러내기 위한 일종의 '엄살'이란 지적도 나오지만 재보선 특성 상 상당한 근거를 갖춘 분석이란 주장도 있다. 선거 당일 투표율에 따라 양 후보 간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는 자체적인 판단도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관위 위법 논란 부른 與 '자체 판세 분석'

더불어민주당은 최근 박 후보의 승리 가능성을 강조하면서 그 근거로 자체 판세 분석과 캠프 자체 여론조사 등을 들었다. 상당한 반등을 통해 오 후보와 지지율 격차가 한자릿수로 좁혔다는 게 공통적인 주장이다. 당 선거대책위에선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5~6%p 정도까지 지지율차를 좁혔다고 보고 있다. 민주당 지지층 중심의 적극 투표 의사층이 여론조사 결과보다 실제 투표장에 나올 가능성이 높아 투표일까지 이 격차는 더욱 좁혀질 것이란 근거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서울시장 승부를 3%p의 '박빙선거'로 예상했다. 그는 전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 공장`에 출연해 "저희들 나름의 여론조사의 과학적 분석도 있다"며 "과거 선거의 전례도 있고 하기 때문에 3% 이내에서 승부가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전날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자체 분석 결과 상당한 반등을 했다고 생각하고 지지율 격차가 두 자리 숫자에서 한 자리 이내로 들어왔다고 생각한다"며 박 후보의 승리 가능성을 낙관했다.

여당 의원들의 잇따른 발언은 선거법 위원 논란으로 이어졌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 등록되지 않은 선거여론조사결과를 공표하는 것은 여론을 조작할 의도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선거전문가 역시 민주당의 이같은 발언이 의도적으로 지지층을 겨냥해 투표하면 이길 수 있다는 메시지를 주기 위한 것으로 분석한다. 한 정치컨설턴트는 "20%p 이상 격차가 벌어지는 여론조사가 너무 일찍 나와버릴 경우 민주당 지지층 중에서 투표를 포기해 버리는 경우가 나올 수 있으니 투표를 독려하기 위한 목적으로 '실제는 그정도까지는 아니다'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패배 시나리오' 있다?


반면 여론조사기관 결과가 일시적으로나마 야당 지지성향의 답변이 과대포집되는 분위기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재보선 투표일에 투표장으로 나와 야당에 표를 줄 '실수요자'일지는 불확실하다는 거다.

이같은 분석은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감지된다. 국민의힘 역시 대외적으로 한자릿수 승부가 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는데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한 5~7%p 정도 차이로 우리가 승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론조사기관 결과처럼 20%p 이상의 대승은 아니란 거다.

당 내부적으론 투표율에 따라 지지율 차가 크게 벌어질 것으로 보고 있는데 50% 미만으로 극단적으로 저조할 경우엔 패배할 수도 있다는 시나리오까지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세훈 후보가 "박빙이다. 투표해달라"고 호소하고 있는 것은 가장 비관적인 시나리오를 가정해 방심하지 않겠다는 각오란 지적이다.

여론조사 전문가들과 국민의힘 등에 따르면 투표율이 50%를 넘으면 국민의힘이 신승하고 55%를 넘게되면 5%p 이상 격차로 승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중도층·무당층을 얼마나 투표장으로 불러내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이를 두고 양당의 선거전략이 확연히 갈리는데 민주당이 오 후보에 대해 내곡동 보금자리 주택지구 지정 의혹에 관련해 '거짓말 후보'로 몰아가며 '네거티브 공세'를 쏟아내고 있는 반면 국민의힘은 박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를 자제하는 편이다.

박 후보 캠프의 핵심 관계자는 "네거티브 선거전이 겉으로 봤을 때는 별반 효과가 없어보일 수 있겠지만 실제 투표장에 갈 확률이 높은 적극 지지층들과 같은 바닥 민심에는 확실하게 영향을 미치는 면이 있다"고 말했다.

김태은 기자 tai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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