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근로자'입니까 '노동자'입니까 .. 5월 1일은 무슨 날?

임찬영 기자 입력 2020.05.01. 07:30 
우리는 매년 5월 1일을 노동자들의 열악한 근로 환경을 개선하자는 의미로 '근로자의 날'로 지정해 기념하고 있다. 그러나 노동계와 전문가들은 이날을 '노동자의 날'로 바꿔야 한다고 지적한다. '근로'는 노동의 본질적인 의미를 퇴색시킬 수 있다는 이유다. 
'5월 1일' … 1886년 미국에서 열린 노동 투쟁부터 시작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조합원들이 지난해 5월 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대정부 교섭 쟁취 총파업 결의대회'를 갖고 있다. /사진= 뉴스1

'메이데이(May Day)'라 부르는 5월 1일 노동절은 1886년 5월 1일 미국에서 일어난 노동 투쟁 이후부터 시작됐다. 열악한 노동 환경에 시달리던 미국 노동자들은 이날 8시간 노동을 실현하고자 총파업에 돌입했고 큰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들의 희생을 기념하기 위해 각국 노동운동 대표자들은 1889년 파리에서 제2인터내셔널 창립대회를 열고 5월 1일을 '메이데이'로 기념하기로 했다. 노동자의 열악한 근로조건을 개선하고 지위를 향상시키자는 의미다.

우리나라도 1923년 5월 1일 '조선노동총연맹'에 의해 최초의 노동절 기념행사가 열렸다는 기록이 있다. 광복 이후에도 5월 1일을 노동절로 기념해오다 1957년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의 전신인 대한노동조합총연합회가 창립일인 3월 10일을 '노동절'로 기념해 행사를 진행했다.

1963년 '근로자의 날 제정에 관한 법률'이 신설되며 3월 10일은 '근로자의 날'로 변경됐고 노동절의 의미를 되살리자는 노동계의 요청에 의해 1994년부터 '5월 1일'로 다시 기념일을 변경했다. 그러나 '근로자'라는 명칭은 그대로 유지해왔다. 
노동계 "'근로'는 구시대적 개념"
노동계는 '근로'라는 명칭이 노동의 의미를 퇴색시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노동'이 일을 통해 재화나 서비스를 자발적으로 생산한다는 능동적 의미라면 '근로'는 단순히 '일'을 한다는 수동적 의미를 지니기 때문이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관계자는 "'근로자의 날'은 구시대적 개념으로 새로운 시대에 맞게끔 법적으로든 인식적으로든 '노동자의 날'로 변화하는 게 맞다"며 "이미 노동계에서는 '근로'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고 '노동자의 날'로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노동자가 주체적으로 생산하고 힘쓰는 의미를 내포한다면 근로자라는 표현은 기업에서 시키는대로 일하는 이미지가 강하다"며 "노동자를 기념한다는 의미를 제대로 담기 위해서는 당연히 5월 1일을 노동자의 날로 불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성희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 교수도 "메이데이(5월 1일)의 기원은 노동자들이 파업하다 죽음을 당한 것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근로'라는 의미와는 기원 자체가 다르다"며 "근로라는 말의 어원 자체도 일제시대 잔재로 노동자를 기념하기 위해 쓰일 만한 정당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임찬영 기자 chan02@mt.co.kr 

임찬영 기자 입력 2020.05.01. 07:30 
우리는 매년 5월 1일을 노동자들의 열악한 근로 환경을 개선하자는 의미로 '근로자의 날'로 지정해 기념하고 있다. 그러나 노동계와 전문가들은 이날을 '노동자의 날'로 바꿔야 한다고 지적한다. '근로'는 노동의 본질적인 의미를 퇴색시킬 수 있다는 이유다. 
'5월 1일' … 1886년 미국에서 열린 노동 투쟁부터 시작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조합원들이 지난해 5월 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대정부 교섭 쟁취 총파업 결의대회'를 갖고 있다. /사진= 뉴스1

'메이데이(May Day)'라 부르는 5월 1일 노동절은 1886년 5월 1일 미국에서 일어난 노동 투쟁 이후부터 시작됐다. 열악한 노동 환경에 시달리던 미국 노동자들은 이날 8시간 노동을 실현하고자 총파업에 돌입했고 큰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들의 희생을 기념하기 위해 각국 노동운동 대표자들은 1889년 파리에서 제2인터내셔널 창립대회를 열고 5월 1일을 '메이데이'로 기념하기로 했다. 노동자의 열악한 근로조건을 개선하고 지위를 향상시키자는 의미다.

우리나라도 1923년 5월 1일 '조선노동총연맹'에 의해 최초의 노동절 기념행사가 열렸다는 기록이 있다. 광복 이후에도 5월 1일을 노동절로 기념해오다 1957년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의 전신인 대한노동조합총연합회가 창립일인 3월 10일을 '노동절'로 기념해 행사를 진행했다.

1963년 '근로자의 날 제정에 관한 법률'이 신설되며 3월 10일은 '근로자의 날'로 변경됐고 노동절의 의미를 되살리자는 노동계의 요청에 의해 1994년부터 '5월 1일'로 다시 기념일을 변경했다. 그러나 '근로자'라는 명칭은 그대로 유지해왔다. 
노동계 "'근로'는 구시대적 개념"
노동계는 '근로'라는 명칭이 노동의 의미를 퇴색시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노동'이 일을 통해 재화나 서비스를 자발적으로 생산한다는 능동적 의미라면 '근로'는 단순히 '일'을 한다는 수동적 의미를 지니기 때문이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관계자는 "'근로자의 날'은 구시대적 개념으로 새로운 시대에 맞게끔 법적으로든 인식적으로든 '노동자의 날'로 변화하는 게 맞다"며 "이미 노동계에서는 '근로'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고 '노동자의 날'로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노동자가 주체적으로 생산하고 힘쓰는 의미를 내포한다면 근로자라는 표현은 기업에서 시키는대로 일하는 이미지가 강하다"며 "노동자를 기념한다는 의미를 제대로 담기 위해서는 당연히 5월 1일을 노동자의 날로 불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성희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 교수도 "메이데이(5월 1일)의 기원은 노동자들이 파업하다 죽음을 당한 것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근로'라는 의미와는 기원 자체가 다르다"며 "근로라는 말의 어원 자체도 일제시대 잔재로 노동자를 기념하기 위해 쓰일 만한 정당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임찬영 기자 chan0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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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면역 논란' 스웨덴의 대가는..솟구치는 치명률

황시영 기자 입력 2020.04.30. 07:30 댓글 1283

인구 10만명당 치명률 스웨덴 21명, 덴마크 7명, 노르웨이 4명..정부 "집단면역 아니다"

[스톡홀름=AP/뉴시스]22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의 한 야외 술집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에도 사람들이 모여 술을 마시고 있다. 스웨덴 공중보건국은 5월 초까지 스웨덴 스톡홀름주 인구 3분의 1가량인 60여만 명이 코로나19에 걸릴 것으로 추산했다. 스웨덴은 코로나19 대응으로 적극 봉쇄 대신 집단 면역 대응으로 나서고 있으며 누적 확진자는 1만5322명, 사망자는 1765명으로 집계됐다. 2020.04.23.


스웨덴은 코로나19 사태에서 '아웃라이어'(outlier·평균치에서 크게 벗어나 다른 대상들과 확연히 구분되는 표본)를 자처했다. 어린 아이들은 학교에 계속 갔고, 직장인들은 인파를 헤치며 출퇴근했다. 카페에서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는 등 평소의 일상을 거의 유지했다.

대학생과 고등교육기관의 학생들은 사회적 거리를 유지했고 재택근무가 가능한 사람들은 재택근무를 하기도 했는데, 어쨌든 다른 유럽 국가들이 강력한 봉쇄(lockdown) 정책을 쓴 것과는 상반되는 '느슨한 방역정책'이었다. 미용실, 식당 등은 계속 문을 열었다.

스웨덴은 이같은 느슨한 방역정책으로 확진자 급증세를 멈추지 못하자, 4월 7일 필요한 조치를 단행하기도 했다. 요양원 방문이 금지됐고 보건사회부는 비필수 여행을 하지 말라고 권고했다.

[스톡홀름=AP/뉴시스]스테판 뢰벤 스웨덴 총리 22일(현지시간) 스톡홀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스웨덴 공중보건국은 5월 초까지 스웨덴 스톡홀름주 인구 3분의 1가량인 60여만 명이 코로나19에 걸릴 것으로 추산했다. 스웨덴은 코로나19 대응으로 적극 봉쇄 대신 집단 면역 대응으로 나서고 있으며 누적 확진자는 1만5322명, 사망자는 1765명으로 집계됐다. 2020.04.23.

 

핀란드·덴마크·노르웨이 등 강력히 봉쇄할때 '느슨한 방역정책'

27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이러한 스웨덴의 정책은 비슷한 생활 문화권인 다른 북유럽 국가들과 크게 상반되는 것이다. 가령 핀란드는 3월 16일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면서 학교의 문을 닫고 10명 이상 단체모임을 금지했다. 핀란드는 3월 28일 인근 우시마 지역으로 통행을 금지했고, 4월 1일 레스토랑, 카페, 바의 문을 닫았다.

덴마크는 3월 11일 광범위한 폐쇄조치를 단행했다. 국경을 폐쇄하고 가게와 학교, 식당 운영도 잠정중단했다. 대규모 집회도 금지했다. 노르웨이는 3월 중순 이후 여행제한을 발표했고, 이후 학교와 데이케어센터(돌봄교실, 유치원 등) 운영도 잠정중단했다. 방학·휴가 사용을 못하게 하고, 이벤트는 취소시켰고, 미용실 등 같은 비필수사업장도 폐쇄명령을 내렸다.

결과는 어떨까.

CNN은 존스홉킨스대 통계를 인용, 스웨덴의 코로나19로 인한 치명률(사망률)은 10만명당 21명으로, 유럽내 다른 국가들보다 훨씬 높다고 전했다.

덴마크의 코로나19 치명률은 10만명당 7명 이상이다. 노르웨이와 핀란드는 10만명당 4명 이하이다.

스웨덴은 총 인구 1030만명 가운데, 1만8640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감염자 가운데 2194명이 숨졌다.

덴마크는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8773명 가운데 422명이 숨졌다. 총 인구수는 580만명이다. 노르웨이는 540만명 인구 중 7449명이 감염됐고 202명이 사망했다. 핀란드는 총 인구 550만명 가운데 확진자 4576명, 사망자 190명이다.

최근들어 코로나19 확산세가 주춤해지면서 덴마크와 노르웨이는 강력한 봉쇄정책을 단계적으로 해제하기 시작했다. 10일전 학교는 개학했는데, 학급내 학생수는 좀 더 줄이고 2미터의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도록 하고 있다.

노르웨이는 다음주 월요일부터 1:1로 하는 미용실 등 비즈니스의 문을 열도록 허용한다. 핀란드는 5월 13일까지 봉쇄조치를 연장키로 했다.

스웨덴과 인구 비슷한 체코, 치명률 10만명당 2명

북유럽 국가는 아니지만, 스웨덴과 비슷한 인구수를 가진 체코와 비교해봐도 스웨덴의 사망률은 높다.

28일(현지시간) 기준 체코는 1070만명 인구인데, 7404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되고 221명이 사망했다. 치명률이 인구 10만명당 2명 꼴이다. 체코는 3월초부터 학교, 식당, 바 등을 폐쇄하고 여행제한을 실시하고 있다. 코로나19 위험지역 여행자들은 의무적으로 격리기간을 거친다.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도 쓰도록 하고 있다.

스웨덴이 이탈리아나 스페인만큼 피해가 큰 것은 아니다. 이탈리아와 스페인은 인구 10만명당 사망률이 각각 44명, 49명이다. 영국도 사망률이 10만명당 31명으로 스웨덴보다 높다.

CNN에 따르면, 이탈리아·스페인·영국과 스웨덴의 일률적 비교는 어렵다. 이탈리아가 노년 인구, 흡연 인구가 다른 국가들보다 훨씬 많고 여러 세대가 한 집에 사는 등 국가별 특징이 있기 때문이다.

[스톡홀름=AP/뉴시스]주민 90% 이상이 이민자인 스톡홀름 외곽 텐스타에서 12일(현지시간) 자원봉사자들이 다국적 언어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활동을 하면서 무료 점심을 나눠주고 있다. 스웨덴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1만483명, 사망자는 899명으로 집계됐다. 2020.04.13.

 

스웨덴 과학자·연구자 "WHO 권고안 준수할 수 있게 해달라"

3월 28일 칼 헨릭 헬딘 노벨재단 이사장 등 스웨덴 연구자 2000명은 "세계보건기구(WHO) 권고안을 즉각 준수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해달라"고 촉구하는 내용의 성명서에 서명했다.

연구자들은 "이번 조치는 사람들간 접촉을 심각하게 제한하고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검사하는 능력을 크게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면서 "스웨덴이 전염병을 억제하는 일에 예외가 되어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집단면역' 논란 불러일으킨 스웨덴…정부는 "아니다"

그들은 탄원서를 통해 "인플루엔자 유행때 발생하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집단면역(herd immunity)을 형성하려고 하는 것은 과학적 근거가 낮다"고 말했다.

스웨덴 정부는 집단면역을 형성하기 위한 전략을 갖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레나 할례그렌 스웨덴 보건사회부 장관은 CNN과 인터뷰에서 "스웨덴이 코로나19에 대응해 집단면역을 만들어낼 전략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스웨덴은 다른 모든 나라들과 같은 목표를 가지고 있다. 생명을 구하고 공공의 건강을 지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얀 앨버트 카롤린스카연구소 미생물학·종양·세포생물학부 교수는 CNN과 인터뷰에서 "스웨덴이 지금까지 많은 다른 유럽 국가들보다 더 많은 사망자를 낸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아마도 우리가 법에 의해 강제되는 엄격한 봉쇄를 받지 않았기 때문에 적어도 부분적으로 그럴 것"이라면서 "스웨덴의 대다수 과학자들이 집단면역 계획이 효과를 볼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조용히 있었다"고 말했다.

(AFP=뉴스1) 송원영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확산되어 가운데 4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롬 한 음식점에 마스크를 쓰지 않은 스웨덴 사람들이 모여서 식사를 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에 대처하는 방안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 대신 ‘집단 면역’ 전략을 선택해 세계의 주목을 받았던 스웨덴 정부가 결국 정책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 이날 독일 국영 국제방송 도이체벨레(DW)는 ‘스웨덴 정부가 코로나19 정책에 유턴을 검토하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스웨덴 정부는 이동 제한과 공공생활 규제 같은 정책을 신속히 도입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 AFP=뉴스1

황시영 기자 appl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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