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내일 오전 검찰 출석..윤석열 수사, 정치적 짜맞추기"(종합)

서혜림 입력 2020.01.29. 09:57 수정 2020.01.29. 09:59 댓글 2667

 

 

"20명 넘는 청와대 직원 집요하게 소환..무엇이 나오는지 국민과 함께 지켜볼 것"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29일 "내일(30일) 오전에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한다"고 밝혔다.

임 전 실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 글에서 "비공개로 다녀오라는 만류가 있었지만 저는 이번 사건의 모든 과정을 공개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임 전 실장은 "윤석열 검찰총장과 일부 검사들이 무리하게 밀어붙인 이번 사건은 수사가 아니라 정치에 가깝다"며 "객관적인 사실관계를 쫓은 것이 아니라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기획을 해서 짜 맞추기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윤 총장은 울산지검에서 검찰 스스로 1년 8개월이 지나도록 덮어두었던 사건을 갑자기 서울중앙지검으로 이첩했다"며 "그리고는 청와대를 겨냥한 전혀 엉뚱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다른 사건들을 덮어두고 거의 전적으로 이 일에만 몰두하며 별건의 별건 수사로 확대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검찰은) 청와대와 국무총리실, 기획재정부와 경찰청 등을 서슴없이 압수수색하고 20명이 넘는 청와대 직원들을 집요하게 소환했다"며 "과연 무엇이 나오는지 국민과 함께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임 전 실장은 "저는 이번 사건을 정치적 목적을 이루기 위해 검찰총장이 독단적으로 행사한 검찰권 남용이라고 규정한다"며 "인사에 대한 저항인지 예단하지는 않겠다. 그러나 윤석열 총장은 그 뜻을 이루기는커녕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고 썼다.

이어 "이번 사건에 매달리는 검찰총장의 태도에서는 최소한의 객관성도, 공정성도 찾아볼 수 없다"며 "무리한 수사를 넘어 정치개입, 선거개입의 잘못된 길을 가고 있지 않은지 깊은 성찰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일부 언론의 검찰 소환 불응 보도와 관련해선 "사실이 아니다"라며 "이런 식의 언론플레이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앞서 청와대 하명수사·선거개입 의혹을 수사하는 수사팀은 사건 관련자들에 대한 사법처리 방향과 범위 등을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에게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팀은 인사발령일인 내달 3일 이전에 일부 핵심 피의자들을 재판에 넘기는 방안을 보고 내용에 담은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팀은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등 사건 연루 혐의가 비교적 뚜렷하게 드러났다고 판단되는 피의자를 우선 기소하고, 임 전 실장 등에 대해서는 각종 증거를 정리한 뒤 수사를 계속 이어가는 방안을 우선 검토하자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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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천안 반발에 밀렸다..'우한 전세기' 아산·진천에 격리수용

김기환 입력 2020.01.29. 09:22 수정 2020.01.29. 10:25

               
중국발 여행기 승객이 28일 서울 김포공항에서 마스크를 쓰고 입국하고 있다. 중국 우한 교민도 30~31일 전세기를 통해 김포공항으로 들어온다. [뉴스1]

정부가 우한 폐렴과 관련해 30~31일 전세기로 국내 송환하는 중국 우한 지역 교민과 유학생을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과 충남 아산 경찰 인재개발원에 나눠 격리 수용하기로 29일 확정했다. 전세기는 김포공항으로 들어온다. 전날인 28일 천안 우정공무원교육원과 국립중앙청소년수련원 두 곳에 수용하려다 주민 반발에 부딪혀 계획을 틀었다.

우한서 송환될 교민 격리시설 2곳. 그래픽=신재민 기자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국민 불안을 고려해 최대한 도심에서 떨어진 곳을 수용 시설로 점찍었다”며 “잠복기(14일)가 지날 때까지 해당 시설에서 공동 생활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시간이 너무 촉박해 지역 주민과 협의할 시간이 없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격리 시설로 점찍은 2곳은 모두 공무원 전용 교육 시설이다. 인사혁신처 산하 공무원 인재개발원은 국가ㆍ지방 공무원을 교육하는 곳이다. 중앙ㆍ지방직 9급ㆍ7급ㆍ5급 신입 공무원은 물론 고위 공무원단 승진자까지 모두 이 곳에서 교육받는다. 외부에는 개방하지 않는다.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 전경. [인재개발원]

1949년 설립해 서울ㆍ대전ㆍ과천을 거쳐 2016년 9월 충북 진천 혁신도시에 있는 덕산읍으로 옮겨왔다. 인근에 수능 문제를 내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과 법무연수원이 있다. 신축 건물에 기숙사 수용 인원만 519명 수준이다. 이곳에서 교육을 받은 적 있는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진천 시내로부터 12㎞ 이상 떨어진 데다 대중교통은 버스가 전부인데 그마저도 혁신도시에 내린 뒤 도보로 15분 이상 걸려 주민 접근성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아산 경찰 인재개발원 내 기숙사 내부. [인재개발원]

아산 경찰 인재개발원은 오랫동안 ‘경찰교육원’으로 불린 곳이다. 경찰 간부 승진자 교육을 한다. 역시 아산 시내에서 한참 떨어진 초사동 황산 자락에 있다. 외부 개방도 하지 않는다. 기숙사 수용 인원만 1276명에 달한다. 김기현 울산시장 측을 겨냥한 청와대 ‘하명 수사’ 의혹과 관련 최근 사직서를 낸 황운하 치안감이 최근 원장을 지냈다. 인근에 경기도 용인에서 옮겨온 경찰대가 있다. 경찰 관계자는 “대중교통으로 닿기 어렵고, 천안ㆍ아산역에서 차로 20분 거리”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질병 관리 차원에서 한 곳에 수용하는 것을 검토했지만, 주민 반발을 고려했을 때 일정 지역 한 곳에 단독 수용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정부는 천안 우정공무원교육원과 국립중앙청소년수련원 두 곳에 우한 교민을 분산 수용키로 했다. 28일 오후 4시엔 이 내용을 담은 보도자료를 언론에 배포했다. 하지만 지역 반발이 거세자 30분 만에 “민감한 사항이라 격리 장소를 밝힐 수 없다”고 번복했다. 이날 오후 5시쯤엔 우정공무원 인근 주민 20여명과 면담도 진행했다.

현재 국내에는 전염병을 차단할 수 있는 대규모 국가격리 수용시설이 없다. 정부 방침을 두고 ‘전세기 도착 후 이동 거리를 최소화하는 게 맞지 않는지’ ‘국가 전염병 발병 시 500명도 단독 수용할 공간이 없는지’ 등에 대한 논란이 불거질 전망이다. 정부 관계자는 “격리만 철저히 한다면 장소가 어딘지는 관계없다”고 설명했다.

이재갑 한림대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전세기가 공항에 도착한 뒤 동선을 줄이고, 단독 수용하면 바람직하지만, 수용 규모나 여건을 고려했을 때 적절한 곳을 격리 수용시설로 정했을 것”이라며 “수용이 끝난 뒤 소독ㆍ방역을 철저히 한다면 감염학적으로 문제 될 게 없다”고 말했다.

정부가 전세기로 국내 송환하는 우한 교민은 694명이다. 이들은 김포공항을 통해 30~31일 4회에 걸쳐 입국한다. 전세기에는 37.5도 이상 발열과 구토ㆍ기침ㆍ인후통ㆍ호흡 곤란 등 의심 증상자는 탑승할 수 없다. 중국 국적자 역시 중국 정부 방침에 따라 우리 국민의 가족이라도 탑승할 수 없다.

세종=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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