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LH조사 같이하자" 민변·참여연대에 제안..단칼 거절

정윤아 입력 2021. 03. 09. 17:00 댓글 1020

 

정부, 8일 민변·참여연대에 조사 참관 제안
민변 "시기상 참여하는 게 맞지 않다 생각"
정부 수사결과 후 2차 폭로 가능성 분석도

[화성=뉴시스] 김종택기자 =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들의 광명·시흥 신도시 땅 투기 의혹 사태가 전방위 조사로 확산되고 있는 지난 5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 동탄2신도시에 LH 홍보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2021.03.05.jtk@newsis.com

[서울=뉴시스] 정윤아 기자 = 'LH 직원들 신도시 투기 의혹'을 최초로 알린 단체들이 정부합동조사단의 조사 참관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거절 명분은 '시기상 안 맞다'이지만, 사실상 정부의 조사 결과에 따라 제기할 중량감 있는 추가 의혹이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9일 뉴시스 취재 결과, 정부는 전날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과 참여연대에 정부의 LH 땅투기 의혹 조사를 참관해달라는 제안을 했다. 정부는 조사 신뢰성 문제 등을 이유로 이같은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민변과 참여연대는 이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파악됐다.

민변 관계자는 거절 이유에 대해 "지금 단계에선 수사결과를 지켜봐야할 것 같다"며 "시기상 전수조사가 투명하게 이뤄져야 되는 시간인 만큼 저희가 어떤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의 제안을) 논의하는 게 불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민변과 참여연대가 거절의 이유로 든 건 '시기상 참여하는 게 맞지 않다'이지만, 일각에선 LH 관련 추가 의혹 제기가 있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변과 참여연대는 지난 2일 처음으로 의혹을 제기한 뒤 관련 추가 제보가 지속적으로 들어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변은 이 제보들을 정리해 지난 8일 기자회견을 한 바 있다.

이런 식으로 민변은 우선 정부의 조사결과를 본 뒤 누락됐거나 더 필요한 내용을 중심으로 2차 의혹 제기를 준비할 가능성이 있다.

[서울=뉴시스]박민석 기자 = 서성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민생경제위원회 변호사가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열린 한국토지주택공사 직원들의 광명·시흥 신도시 사전 투기 의혹 공익감사청구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1.03.02. mspark@newsis.com

앞서 민변과 참여연대는 지난 2일 LH 임직원 10여명이 3기 신도시 중 최대 규모로 지정된 경기 광명·시흥지구 발표 전 100억원대 토지를 사전 매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민변과 참여연대가 해당 필지의 토지 등 등기부등본과 LH 직원 명단을 대조해보니, LH 직원 10여명이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간 10개의 필지 토지(23,028㎡, 약 7000평) 지분을 나누어 매입한 정황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해당 토지 매입가격만 100억원대에 이르며 금융기관을 통한 대출 추정액만 58억여원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자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로 총리실 산하 정부합동조사단이 지난 4일 출범했다. 수사권이 없다는 논란이 일자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국세청, 금융위원회도 포함해 정부합동특별수사본부(특수본)으로 확대 구성됐다.

한편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9일 오전 경남 진주 LH 본사를 압수수색했다.오전 9시30분께부터 포렌식 요원 등 수사관 67명을 동원해 LH 본사, 경기지역 과천의왕사업본부, 인천지역 광명시흥사업본부와 피의자 13명의 주거지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oon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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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녀와 무릎 꿇더니..그 앞에서 시위대에 총 쏜 미얀마 군

정은혜 입력 2021. 03. 09. 18:10 수정 2021. 03. 09. 18:26 댓글 137

 

미얀마 북부 카친주서 시위대 2명 피격 사망
누 따웅 수녀, 무릎 꿇고 사격 말라 군에 호소
군경도 함께 무릎 꿇고 "해산만 시킨다" 약속
하지만 현장 떠난 군, 청년 2명에 발포

안 로사 누 따웅 수녀가 8일(현지시간) 미얀마 북부 카친주 미치나시에서 시위대를 진압하러 온 경찰들 앞에 무릎을 꿇고 '발포를 자제해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경찰 두 명도 함께 무릎을 꿇고 손을 모았다. [SNS 캡처]


지난달 무장 경찰들 앞에서 무릎을 꿇고 '총격을 자제해 달라'고 빌던 미얀마 수녀가 또다시 무릎을 꿇었다. 이번에는 경찰도 함께 무릎을 꿇으며 두 손을 모았다. 이로서 평화롭게 마무리되는 줄 알았지만 군경은 결국 시위대에 총을 쏴 청년 2명이 사망했다. 수녀는 울먹이며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선 안 된다"고 호소했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얀마 북부 카친주에서 무장한 병력 앞에 무릎을 꿇고 발포를 자제해달라고 비는 안 로사 누 따웅 수녀의 모습.[SNS 캡처]

사망자가 대거 발생해 '피의 일요일'로 불린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얀마 북부 카친주 미치나시에서 무장한 군경 앞에 홀로 무릎 꿇었던 안 로사 누 따웅 수녀가 전한 얘기다. 성 프란시스 자비에르 교구 소속 누 따웅 수녀는 8일 무장 경찰들 앞에서 다시 한번 무릎을 꿇었다. 그럼에도 이날 2명이 그가 보는 앞에서 쓰러졌다. 누 따웅 수녀는 이날 지역 매체 카친웨이브와의 인터뷰에서 울먹이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안 로사 누 따웅 수녀가 8일(현지시간) 지역 매체 카친웨이브와의 인터뷰에서 울먹이며 이날 있었던 사건을 전하고 있다. 그는 자신이 무릎을 꿇고 빌었지만 결국 군경의 발포로 2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전했다. [카친웨이브 인터뷰 영상 캡처]

이날 지역 의료 기관에서 봉사 중이던 누 따웅 수녀는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감지하고 거리로 나섰다고 한다. 3~4대의 경찰차가 마을로 들어서고 있었고 시위대가 도망가고 있었다.

누 따웅 수녀는 경찰 병력 앞으로 다가가 무릎을 꿇고 "제발 쏘지 말라, 우리는 모두 같은 미얀마 시민들"이라고 호소했다. 그러자 일부 경찰은 수녀 앞에 무릎을 꿇으며 "괜찮을 것이다. 단지 시위대를 해산하려는 것뿐"이라며 "만약 해산하지 않으면 수녀님이 '집으로 돌아가라'고 말해 달라"고 답했다. 누 따웅 수녀는 "알겠다"고 말한 뒤 자리에서 일어났고 경찰과 함께 그곳을 떠났다.

누 따웅 수녀가 8일 군경의 발포로 거리에 쓰러진 사람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SNS 캡처]

문제는 다음에 발생했다. 자리를 옮긴 진압 병력이 시위대를 향해 발포한 것이다. 누 따웅 수녀는 시위대의 안내를 받아 사건이 벌어진 장소로 갔다. 거리에는 총을 맞고 쓰러진 한 남성이 있었다. 누 따웅 수녀는 "그는 머리에서 피를 철철 흘리고 있었다"며 "사람들이 도망갔지만 나는 떠날 수 없었다. 쓰러진 사람을 도우려 주위에 도움을 요청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누 따웅 수녀가 그에게 다가가 처치하려는 사이 또 다른 사람이 누 따웅 수녀 앞에서 총을 맞고 쓰러졌다.

누 따웅 수녀는 눈물을 흘리며 "이런 일이 반복돼선 안 된다"고 군경에 호소했다. 비난하지도 않았다. "그들도 시위를 막아야 하기 때문에 집으로 돌아갈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누 따웅 수녀가 8일 미치나시 거리에서 군경의 발포로 머리에 총을 맞아 쓰러진 한 남성을 도우려 손을 뻗고 있다. 오른쪽은 이날 수녀가 보는 앞에서 숨진 두 사람 중 한 명인 코 진 민 텟(23)의 생전 모습. [SNS 캡처, 카친웨이브]

로이터통신은 이날 미치나시에서 군경의 발포로 시위대 2명이 사망하고 수명이 부상했다고 전했다. 목격자들은 근처 건물에서 날아온 총탄에 피해자들이 머리를 맞아 숨졌다고 전했다.

군경을 향해 총격 자제를 호소하며 무릎 꿇은 누 따웅 수녀의 모습은 지난달 28일에 이어 이번에도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했다. 수녀의 신원은 앞서 찰스 마웅 보 추기경이 트위터를 통해 공개했다. 그는 SNS에서 퍼진 사진을 게재하며 "누 따웅 수녀가 자유와 인권을 달라고 항의하는 민간인들에게 총을 쏘지 말아 달라고 애원했다"고 썼다.

카친웨이브에 따르면 누 따웅 수녀가 보는 앞에서 숨진 사람 중 한 명은 23세 청년 코 진 민 텟이다. 미치나 시민들은 9일 텟의 관을 운구하며 거리에서 장례식을 치렀다. 시민들은 그가 숨진 장소에 꽃다발을 뿌리고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또 다른 희생자 우 코 코 코 레이의 장례식도 엄수됐다. 레이도 머리 쪽에 총을 맞고 숨졌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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