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징역 30년·벌금 1185억원 구형 미르·K 재단 모금 강요 등 18개 혐의 박근혜, 건강 등 이유로 선고 불출석
【서울=뉴시스】이혜원 기자 = 박근혜(66) 전 대통령이 국정농단 사건 1심에서 징역 24년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는 6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박 전 대통령에게 징역 24년에 벌금 180억원을 선고했다.
박 전 대통령은 미르·K스포츠 재단 모금 강요 등 18가지 혐의를 받고 지난해 4월17일 재판에 넘겨졌다. 법원은 이날 박 전 대통령에게 적용된 18개 혐의 중 16개를 유죄로 판단했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이 최순실(66)씨 등과 함께 대기업을 상대로 총 774억원의 재단 출연금을 내도록 강요했다고 봤다. 박 전 대통령은 삼성에 정유라(22)씨 승마지원과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후원을 강요하고, 롯데·SK에 K스포츠 재단 추가 출연을 요구한 혐의 등도 받고 있다.
이와 함께 정부 비판 성향의 문화예술계 인사 및 단체를 정부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배제하는 이른바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지시하고, 이에 미온적이던 문화체육관광부 1급 공무원들의 사직을 강요한 혐의도 있다.
또 노태강(58) 당시 문체부 국장(현 제2차관)에게 정씨와 관련해 대한승마협회를 조사하게 한 뒤 '나쁜 사람'으로 찍어 사직을 강요하고, 정권과 맞지 않는 콘텐츠를 제작한다는 이유로 이미경(60) CJ 부회장의 퇴진을 요구한 혐의 등도 받는다.
이 밖에도 최씨의 추천으로 KEB하나은행에 이상화 전 독일지점장을 본부장으로 임명하게 하고, 정호성(49) 전 비서관을 통해 최씨에게 청와대 문건을 전달하도록 한 혐의 등도 있다.
검찰은 지난 2월27일 열린 박 전 대통령의 결심 공판에서 유기징역 최고형인 징역 30년과 벌금 1185억원을 구형했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은 직선제 도입 이래 최초로 과반수를 득표한 대통령임에도 헌법을 수호할 책임을 방기했다"며 "과거의 아픔을 치유하고 훼손된 헌법 가치를 재정립하기 위해선 박 전 대통령에게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정농단 의혹이 불거진 이후 현재까지 박 전 대통령은 반성을 한 적이 없고, 검찰과 특검은 물론 사법부까지 비난하고 있다"며 "잘못을 통감하고 책임을 인정하길 바라는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기는커녕 사법 불신을 조장하고 여전히 국론을 분열시키고 있다"며 박 전 대통령을 엄벌에 처해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박 전 대통령은 이날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고 재판에 나오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은 사유서를 통해 "건강 등 사유로 나갈 수 없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세종=연합뉴스) 김소연 기자 = 친구와 함께 담배 네 갑을 훔쳐 경찰 조사를 받은 고등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A군 부모는 "아들이 수사의 압박감을 이기지 못하고 목숨을 끊었다"며 "경찰이 아들이 입건된 것을 보호자에게 알리지 않아 아들의 자살을 막지 못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5일 세종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세종시 한 고등학교 3학년 A군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A군은 지난 1월 1일 새벽 한 슈퍼마켓에서 친구와 함께 담배 네 갑을 훔쳐 특수절도 혐의로 불구속 입건돼 경찰 조사를 받았다.
이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돼 검찰의 출석 통보를 받은 상태였다.
A군 부모는 "경찰은 고등학생인 제 아들을 경찰서에 부르고, 검찰에 송치하면서도 부모에게 한 번도 연락하지 않았다"며 "(A군이) 한 번의 실수로 부모와 선생님들에게 죄송해서 시간이 갈수록 고민하고 괴로워했다는 얘기를 장례를 치르는 동안 뒤늦게 친구들에게 들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피해액이 1만8천원인 데다 우발적인 행위로 특수절도로 입건하기보다는 훈방했어야 했다"며 "경찰이 고등학생을 조사하면서 부모에게 통보해야 한다는 규정만 지켰어도 가슴 아픈 일을 막을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경찰은 조사 과정에서 A군 부모에게 직접 연락하지 못한 점을 인정했다.
세종경찰서 관계자는 "당시 A군이 엄마와 통화하게 해준다며 경찰관에게 전화를 바꿔줬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엄마가 아니라 A군 친구였다"며 "경찰 범죄수사규칙에 따라 청소년을 조사할 때 보호자에게 연락해야 하지만 A군 부모에게 알리지 못하고 당시 통화 대상을 정확하게 확인하지 못한 부분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특수절도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사건을 넘긴 점은 법적인 절차를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안타깝지만 두 명 이상이 함께 물건을 훔칠 경우 액수에 상관없이 특수절도 혐의를 적용해 수사해야 한다"며 "특수절도는 벌금형이 없고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하게 돼 있어 훈방하거나 청소년 선도심사위원회에 사건을 넘길 수도 없는 사안이라 검찰에 사건을 넘길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제가 (키를) 낮게 부를 테니 높게 부르세요."(현송월 단장)
북한 현송월(41)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은 '가왕' 조용필(68)과 '그 겨울의 찻집'을 듀엣 하면서 조용필의 보컬이 잘 들리도록 자신의 목소리를 저음으로 낮췄다. 그러다가 2절에서는 같은 키(key)로 올려 조용필과 마주 보고 눈을 맞추면서 한 목소리로 노래했다.
'바람속으로 걸어 갔어요/ 이른 아침에 그 찻집/ 마른꽃 걸린 창가에 앉아/ 외로움을 마셔요~'('그 겨울의 찻집' 중)
지난 3일 오후 8시(한국시간)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주재로 통일전선부 초대소인 미산각에서 열린 우리 예술단 환송 만찬에서다.
만찬 말미 삼지연관현악단 4명의 가수가 피아노와 현악기 연주에 맞춰 조용필의 대표곡 '그 겨울의 찻집'을 부르자 현 단장은 메인테이블에 자리한 조용필에게 "함께 불렀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그 겨울의 찻집'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전 애창곡으로 조용필이 지난 1일 동평양대극장에서 열린 우리 예술단 공연에서 선사한 노래다.
조용필은 북한 가수들이 '그 겨울의 찻집'뿐 아니라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와 '뒤늦은 후회' 등 우리 노래를 잇달아 선사하자, 예술단의 최고참 선배로서 화답해야 한다는 마음에 감기와 후두염으로 목 상태가 좋지 않았지만 마이크를 잡았다.
현 단장은 앞서 공연장에서도 조용필이 데뷔 50주년을 맞은 것을 알고서 "50년간 노래하신 것은 정말 대단하십니다"라고 인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우리 예술단 참석자들에 따르면 이날 만찬은 김영철 부위원장이 주재했지만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주도적으로 이끈 것은 현 단장이었다.
한 참석자는 "현 단장은 테이블을 다니며 우리 출연진과 동행 스태프에게 술을 권하고, 기념사진에도 흔쾌히 응하면서 '사진을 보내주실 거죠?'라고 말했다"며 "노래를 하고 마지막에 참석자들이 함께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부를 때는 직접 피아노 연주를 하면서 분위기를 흥겹게 이끌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서로 격의 없이 대화를 나누고 '고생했다'고 등을 두드려주는 분위기였다"며 "현 단장이 여러 사람에게 술을 권하느라 꽤 마셨을 텐데도 북한군 대좌(우리의 대령) 계급이어선지 무척 당찼다"고 말했다.
남북 예술인들은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삼삼오오 모여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조용필은 지난 2월 삼지연관현악단의 서울과 강릉 공연 때 방남했던 장용식(64) 삼지연관현악단 지휘자와 반갑게 인사했다. 장용식 지휘자는 북한에서 유명한 음악인으로, 조용필보다는 4살 아래다. 두 사람은 모두 오랜 시간 음악을 했다는 점에서 허물없이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또 조용필과 이선희, 최진희, 윤도현 등의 가수들은 우리 예술단 단장인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공연 기획에 주도적 역할을 한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 현 단장과 함께 '브이'(V)를 그리며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CBS 김현정의 뉴스쇼입력 2018.04.05. 09:39수정 2018.04.05. 10:24
- 다시 갔다 온 평양, "정말 꿈같았다" - '뒤늦은 후회' 준비 시간 적었지만 뿌듯 - 대동강 옆 옥류관서 평양냉면…신기해 - 사진 배열 의도? 그냥 자연스럽게 선 것 - "봄의 해빙기, 가을의 결실로 이어지길"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최진희 (가수)
우리 예술단 북한 공연을 그야말로 성황리에 마치고 어제 돌아왔습니다. 오늘 밤에 녹화 중계방송 기다리시는 분들 많을 텐데요. 공연 보시기 전에 이분의 공연 뒷얘기부터 먼저 들어보시죠. 공연에 올려졌던 여러 곡 중에 단연 가장 화제가 됐던 곡입니다. '뒤늦은 후회'를 부른 가수 최진희 씨 연결을 해 보죠. 최진희 씨, 안녕하세요?
◆ 최진희>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김현정> 사실은 방북하시기 전에 저하고 인터뷰하시면서 다녀와서 다시 하겠다 약속을 제가 우격다짐으로 했는데 약속을 지키주셨어요. (웃음)
◆ 최진희> 우격다짐은 아니었죠. (웃음)
◇ 김현정> (웃음) 고맙습니다. 어떻게 여독은 좀 풀리셨어요?
◆ 최진희> 아직은 조금은 피곤하기는 한데 그래도 좋습니다. 기분이 좋으니까 조금 피곤해도 좋은 건 좋은 거죠.
◇ 김현정> 그러니까 이게 꿈을 꾸고 온 것 같은 그런 기분일 것 같아요, 저는. 어떤 소감이세요?
◆ 최진희> 그동안에 사실 참 힘든 남북간의 상황이.
◇ 김현정> 꽁꽁 얼어붙어 있었죠.
◆ 최진희> 네. 그랬잖아요. 그런데 갑자기 이렇게 바뀌어서 너무 감격스러웠죠. 다시 평양 공연을 갈 수 있다는 게 꿈 같았어요, 진짜.
◇ 김현정> 그리고 직접 가보니 예상했던 것과 실제 무대와 어땠습니까?
◆ 최진희> 북한에 계신 분들이 정말 친절하게도 제가 미처 준비하지 못했던 것들 얘기하면 다 들어주시고요.
◇ 김현정> 예를 들면 어떤 것들이 그랬어요?
◆ 최진희> 제가 약을 못 챙겨 갔어요. 잠자리가 바뀌고 환경이 바뀌고 이러면 잠을 잘 못 자서, 약을 먹을 때가 있어요. 외국 가고 이러면. 그런데 그걸 못 가져가서 얘기를 했더니 밤늦게 의사, 간호사 다 오셨더라고요. (웃음)
◇ 김현정> 밤늦게? '제가 지금 잠을 못 이루고 있어요' 하니까 의사, 간호사가 와요, 호텔로?
◆ 최진희> 그 정도로 관심을 많이 가져주셨고 그러니까 그만큼 성의를 보이고 친절하게 대해 주셨다는 게 참 감사하죠.
◇ 김현정> 몇시쯤 일입니까, 그게?
◆ 최진희> 한 11시 반? 그랬고 또 첫 공연 끝나고 나서는 김정은 위원장님이 오셔서 '뒤늦은 후회'라는 노래 잘 들었다고 너무 인상 깊었다고 고맙다고.
◇ 김현정> 그러니까요. 그게 1차 공연 끝나고 나서 내내 최고 화제가 됐던 곡이 최진희 씨가 부른 '뒤늦은 후회'였어요. 김정은 위원장이 찾아와서 '고맙다, 그 노래 불러줘서 고맙다.' 이렇게 인사를 따로 한 거죠? 어떻게 된 겁니까?
◆ 최진희> 사실 제가 '뒤늦은 후회'라는 노래가 제 노래도 아니고 들을 시간도 별로 없었고요. 그런데 이 노래는 '최진희가 불러야 된다.' 그렇게 요청이 왔대요.
◇ 김현정> 북에서 요청이 딱 찍어서 왔대요? '최진희 씨가 뒤늦은 후회, 현이와 덕이의 뒤늦은 후회를 불러주세요' 이렇게?
◆ 최진희> 네. 그래서 왜 내가 이걸 불러야 되냐 그랬더니 '잘 모르겠다. 그냥 북에서 이걸 불러달라 그랬다.' 그래서 듣고 간 상태거든요. 그런데 거기 가서 그 이유를 알게 됐죠. 왜 내가 이걸 불러야 했는지를. (웃음) 이유를 모르고 불렀어요, 사실은.
◇. 김현정> 이유도 모르고 부르고 원래는 잘 아시는 곡도 아니었고 그런데 부르고 나서 보니까 김정은 위원장이 좋아하는 노래였다, 이렇게 된 거예요?
◆ 최진희> 네.
◇ 김현정> 어쨌든 그렇게 해서 남북 화해에 일조를 하신 셈이니까 어쨌든 뿌듯하셨겠어요.
◆ 최진희> 어찌 보면 참 역사적인 순간이고 우리가 이번에 공연의 제목이 '봄이 온다'라는 제목이었어요. 정말 봄이 오고 있잖아요. 그런데 김정은 위원장이 이렇게 얘기를 하더라고요. '다음에는 가을이 왔다라는 주제를 가지고 우리가 공연을 하자.' 그 얘기를 하시는데 가을이 이제 결실의 계절이니까 뭔가 결실을 맺자라는 말로 들렸어요, 저는.
◇ 김현정> 아, 최진희 씨는 그렇게 들으셨어요? 단순하게 여기 봄에 평양에서 한 번 했으니 다음번에는 남한에서 합시다, 이 의미를 넘어서 결실을 거두는?
◆ 최진희> 네. 그런 의미를 넘어서 봄에 이렇게 해빙기가 왔으니까 뭔가 가을까지는 결실을 맺어야 된다라는 그런 말로 들렸어요, 저는요.
◇ 김현정> 결실의 계절이라는 얘기도 했어요, 김정은 위원장이?
◆ 최진희> 네. 그래서 뭔가 새로운 결말, 새로운 시대를 만들어가자. 이런 뜻으로 저는 들렸어요.
◇ 김현정> 그게 맞을 거예요. 말이라는 거는 원래 그 당시의 뉘앙스, 그 당시의 공기, 말투 여러 가지 결합돼서 의미가 나오는 거기 때문에 현장에서 최진희 씨가 그렇게 느꼈으면 그거 맞습니다. 김정은 위원장하고 예술단이 찍은 단체 사진 봤거든요. 그 위치는 자연스럽게 그냥 찍자 하면서 서신 거예요 아니면 좀 대충 조정이 있었습니까?
◆ 최진희> 조정이 있었으면 그렇게 안 섰겠죠. 제가 맨 처음에 악수를 했어요.
◇ 김현정> 김정은 위원장과요?
◆ 최진희> 네. 첫 번째로 악수를 했어요. 그리고 중간에 김정은 위원장이 서서 사진을 찍자고 하니까 자연스럽게 저희가 가에쪽(그 옆에) 서게 된 거죠.
◇ 김현정> 사실은 지금 그 배열을 두고서 여러 가지 해석이 분분했어요. 레드벨벳의 아이린 옆에 김정은 위원장이 섰기 때문에 '이게 팬이어서 선거다, 일부러 세운 거다.' 이런 얘기도 있었고 아니면.
◆ 최진희> 아, 그런 건 아니에요. 그냥 자연스럽게. (웃음) 첫 번째로 악수를 하고 보이니까 가에로(그 옆에) 서서 그렇게 된 거죠.
◇ 김현정> 이게 사실을 해석이 정말 많았는데 세계적인 한류 아이돌 옆에 서서 세계에 '나는 정상적인 지도자다'라는 걸 알려주기 위해서 그렇게 선거다 라는 해석도 있고 정말 이야기가 많았거든요.
◆ 최진희> 아 그랬어요? (웃음)
◇ 김현정> 근데 자연스럽게 서신 거군요.
◆ 최진희> 예민하시다. (웃음) 그런 건 아니었어요.
◇ 김현정> (웃음) 여러 가지 궁금증이 풀리네요.
◇ 김현정> 가수 최진희 씨 만나고 있습니다. 두 번째 공연은 남북 합동무대였잖아요. 노란색 황금빛 원피스 입은 북한 가수하고 두 손을 꼭 잡고 노래 부르시더라고요. 가서 그냥 정해진 거예요? 미리 짜놨던 게 아니라?
◆ 최진희> 네. 즉석에서 알았어요.
◇ 김현정> 즉석. 그럼 좀 어색하지 않았어요? 북한 사람이기도 하고 얼굴도 처음 보고 누군지도 잘 모르고.
◆ 최진희> 우리가 어떤 화합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만났기 때문에 서로 마음과 마음이 이렇게 통하고, 또 노래 끝나고 나서 나중에 뒤풀이 파티가 있었어요.
◇ 김현정> 같이, 북한 가수들도 같이요?
◆ 최진희> 네. '미산각'이라는 데 정말 궁전 같은 데를 초대받아서 갔어요. 갔을 때도 다 얼싸안고 춤추고 또 현송월 단장하고 껴안고, 현송월 단장 양 볼을 딱 잡고 흔들기도 하고. (웃음)
◇ 김현정> 최진희 씨가요? (웃음) 그랬더니 현송월 단장이 어떻게 반응해요?
◆ 최진희> 너무 좋아했어요.
◇ 김현정> 좋아했어요?
◆ 최진희> 네. 토닥토닥 해 보고 그렇게 하면서 오랫동안 만났던 친구처럼 그렇게 보람 있는 시간이었어요.
◇ 김현정> 언니, 동생 되셨네요, 보니까 현송월 단장하고. (웃음)
◆ 최진희> (웃음) 네. 진짜 마음을 서로 주고받는 그런 자리였어요.
◇ 김현정> 음악의 힘인 것 같습니다. 음악으로 하나가 되니까. 그리고 우리가 말도 통하는 사이고요. 금방 친구가 되네요, 금방.
◆ 최진희> 그럼요. 말도 똑같고 우리가 생긴 것도 똑같고요.
◇ 김현정> 3박 4일 동안 공연 외에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 최진희> 옥류관 냉면은 유명하지만.
◇ 김현정> 옥류관 냉면. 진짜 냉면 드셔보셨네요. 어땠어요?
◆ 최진희> 옥류관이 바로 대동강하고 이렇게 딱 붙어 있어요. 우리가 맨날 '대동강아 내가 왔다, 을밀대야 내가 왔다.' 이런 노래 불렀는데 (웃음) '아, 여기가 그 대동강이야.' 하는 생각에. 대동강 물을 보니...
◇ 김현정> 대동강 물 바로 옆에서 평양 냉면 드시고 오셨군요, 평양에서.
◆ 최진희> 네, 그랬어요. 그래서 그게 참 감격적이었죠.
◇ 김현정> 언젠가는 정말 자유스럽게 와서 평양 냉면 먹고 평양 사람들도 우리나라 와서 우리 음식 먹고 이게 자연스럽게 돼야 될 텐데 이런 생각도 드셨을 것 같고, 만감이 교차했을 것 같습니다.
◆ 최진희> 네. 정말 좋은 얘기예요. 우리 맨날 안내원 동지하고 같이 언제쯤 이렇게 편안하게 왔다 갔다 할 수 있을지, 되도록 빨리 왔으면 좋겠다, 이런 얘기도 많이 했고요.
◇ 김현정> 그러니까요. 이제 또 언제 갈지는 모르는 거잖아요, 우리가.
◆ 최진희> 네. 제가 무대에서 그랬어요. '16년 동안 정말 많이 오고 싶었다. 그런데 앞으로 더 많이 오고 싶어질 것 같다.' 이렇게 얘기를 했어요, 진심으로.
◇ 김현정> 6개월이 될지 1년이 될지 또 16년이 될지 우리가 알 수 없는 건데 다음에 혹시 또 무대에 서게 된다면 이 노래 꼭 부르고 싶다?
◆ 최진희> 또 갈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제 노래 신곡도 '와인'이라는 노래가 있어요.
◇ 김현정> 북한에 가서 노래 '와인' 뭔가 좀 잘 안 어울리는 느낌인데요. (웃음)
◆ 최진희> 왜요? (웃음) 사람 사는 곳은 똑같잖아요. 이 와인이라는 노래가 '와인에 취해, 사랑에 취해.' 이런 노래거든요.
◇ 김현정> 하긴 이번에 레드벨벳도 가서 '빨간 맛'도 부르고 '배드 보이'도 불렀는데 '와인' 못 부를 이유 없겠네요. 꼭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밤에 녹화방송 보면 아마 최진희 씨도 다시 여운이 다 살아날 겁니다. 그렇죠?
◆ 최진희> 네. 그럴 것 같아요.
◇ 김현정> 저도 오늘 밤 7시 55분 방송 어서 보고 싶네요. 고생 많으셨고요. 신곡 '와인' 꼭 부를 수 있게 되시기를 저도 기원하겠습니다.
◆ 최진희> 감사합니다. 건강하십시오.
◇ 김현정> 고맙습니다. 북한 공연을 무사히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최진희 씨였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강원도 원주의 한 군부대 아파트에서 7살 아이가 폭행을 당해 숨진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가해자는 함께 사는 외삼촌이었는데, 집안에서 2시간 가까이 아이를 때렸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아이는 그렇게 맞은 뒤에 졸립다면서 쓰러진 뒤에 그만 숨졌습니다. 현직 공군 상사인 외삼촌은 군헌병대에 체포됐습니다.
윤재영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달 30일 밤 10시 50분쯤, '아이가 숨을 쉬지 않는다'는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신고가 들어온 곳은 강원도 원주에 위치한 공군전투비행단 내 아파트였습니다.
119구급대가 출동해보니, 초등학교 2학년인 만 7살 A군이 아파트 거실에 쓰러져 있었습니다.
[119 구급대원 : 옷이 다 벗겨져 있었고 엉덩이하고 허벅지 쪽에 피멍이 들었고 새까맣게 피가, 몽둥이로 맞은 것인지…]
A군이 쓰러져 있던 거실 바닥에는, 저녁에 먹었던 것으로 보이는 음식물들이 있었습니다.
[출동 119 구급대원 : 바닥에 카레, 그게 바닥에 즐비하게 있었고. 거실, 아이가 쓰러져 있는데 천장을 보면서 누워있었던 상태고, 아이 주변으로 물기도 축축이 있었고…]
의식을 잃은 A군 옆에는 A군의 어머니와 외삼촌 박모 씨가 있었습니다.
현직 공군 상사인 박 씨는 사건 직후 체포됐습니다.
헌병대가 박 씨를 조사한 내용에 따르면, 박 씨는 A군을 저녁 9시부터 2시간 가까이 효자손으로 60여 차례 폭행했습니다.
A군은 폭행을 당한 직후 "졸리다"며 의식을 잃었다가 숨진 것으로 돼 있습니다.
A군은 부모가 이혼한 뒤 지난 2월부터 부대 내 박씨 아파트에서 어머니와 함께 살았습니다.
박 씨는 헌병대 조사에서 "평소 A군이 입술에 침을 묻히고, 거짓말을 하는 버릇이 있어 고치려고 했다"며 훈육상 체벌이었다고 해명했습니다.
[공군 관계자 : 이날, 2월 초에 얘가 왔거든요 어린이가. 총 한 세번정도 체벌했다고 합니다. 똑같이 효자손으로…]
박 씨를 아동학대치사혐의로 구속한 공군은 추가 혐의를 조사 중입니다.
◆ 관련 리포트 위병소 대기해야 했던 구급차…군부대·학교 대응 논란 → 기사 바로가기 : http://news.jtbc.joins.com/html/387/NB11613387.html
제주4.3사건 생존자 홍춘호 할머니 130호 살던 마을 잿더미로.. 살아남아도 뿔뿔이 '입막음' 당한 70년.. "이제야 겨우"
[제주=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제주도 서귀포시 안덕면에 있는 동광마을은 속칭 잃어버린 마을이다. 제주 방언으로 ‘무등이왓’이라 불리던 곳이다. 한때 130여 호가 모여 살던 마을이었으나 제주4.3사건 이후 터만 남았다. 집들은 사라지고 한참동안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아 잡초가 무성했다. 구멍이 숭숭 뚫린 현무암으로 쌓은 돌담이 길과 집터를 겨우 구분했다.
“그 마을에 살았다는 이유로 다 죽여부렀는기 어찌 돌아와 다시 살꽈. 딴데서 살지.”
지난달 24일 동광마을 터에서 이데일리와 만난 홍춘호(81) 할머니는 70년 전에 겪은 비극을 또렷하게 기억했다. 당시 11세 소녀였던 그다. “갑자기 들이닥친 군과 경찰이 마을에 살던 사람들을 폭도라 부르며 무자비하게 죽였다”며 “나는 겨우 살아났지만 동생들은 영양실조로 죽었고 마을 사람들도 사라져 30여 호도 남지 않았다”고 말했다.
홍 할머니는 터만 남은 고향 마을을 걸으며 과거를 회상했다. 한때 거리서 뛰놀던 마을 동무들과 이웃들이 살던 집들이 눈에 선하다. 사건이 일어나기 전 마을의 규모를 짐작할 수 있는 복원 지도 앞에서 발걸음을 멈췄다. 그리고 잊을 수 없는 그 기억을 되살렸다.
동광마을의 비극은 1948년 11월 15일에 시작했다. 광평리에서 작전을 벌이고 내려온 토벌대는 마을을 포위한 채 주민을 집결시켰고 집단 총살을 시작했다. 집이 불타고 사람들이 학살되자 주민은 마을 인근으로 숨었다. 하지만 대부분이 토벌대의 추격에 붙잡혀 죽임을 당했다. 시신을 수습하려다 잠복해있던 이들에게 잡혀간 이들도 부지기수였다. 붙잡힌 이들은 서귀포 정방폭포 부근에 있던 수용소에 갇혔고 며칠 뒤 집단 총살당했다. 제주4.3 70주년 기념사업위원회에 따르면 동광리에서만 166명이 희생당했다. 대부분 여자와 어린아이, 노인들이었다. 동광마을과 같은 사연을 가진 마을이 제주도에 109곳이다.
홍춘호 할머니는 학살을 피해 살아남은 몇 안 되는 생존자다. 그는 부모의 손을 붙잡고 동굴에 피신했다. 영화 ‘지슬’에서 나온 그 동굴이다. 제주 사람들은 동굴을 ‘궤’라고 불렀다. 좁은 궤 안에서 제대로 먹지도, 씻지도 못한 채 40여일간 동란이 지나가기를 바랐다. 토벌대에 들킬까 불을 피우지도 못했다. 갈증이 나면 억새를 빨대처럼 이용해 동굴에 고인물을 마셨다. 주린 배는 아버지가 목숨을 걸고 밖으로 나가 구해오는 곡식 몇 톨로 채웠다. 당시를 놓고 홍 할머니는 “언제 죽을지 몰라 배가 고픈지도 몰랐다”며 “짐승보다 못한 생활이었다”고 돌이켰다.
살아남은 이들도 일상으로 돌아올 수 없었다. 마을에 돌아갔다가는 또 몹쓸 짓을 당할까 두려웠다. 가족과 이웃, 친구가 목숨을 잃은 곳이라는 트라우마가 이들을 지배했다. 홍 할머니는 “어떤 할머니는 돼지우리에 숨어 혼자 살아났지만 이후 평생을 후회했다”며 “살아남은 모든 이들이 자책 속에 살아야했다”고 말했다.
제주도 주민들은 섬 밖에서 온 사람들을 ‘뭇것들’이라 낮잡아 불렀다. 예전부터 본토와 거리를 두는 생활이었지만 제주4.3사건 이후 괴리가 심해졌다. 악랄했던 토벌대의 대부분이 육지에서 온 군경이나 서북청년단 소속이었기 때문이다. 홍 할머니는 “경찰을 피해 산으로 도망다녔는데 난리가 끝난 후에는 그래도 착한 경찰을 만나 식모살이를 하며 끼니를 해결했다”며 “다 나쁜 사람들은 아니었던 모양이다”고 했다.
“당시 토벌대가 마을 사람들을 ‘빨갱이’라고 했다하데. 우리는 공산주의가 뭔지도 몰랐지. 먹고 살기 바쁜디 어찌 그칸데. 제주4.3은 자슥들한테도 말을 못했어. 잡혀갈까봐. 허지만 세월이 지났서도 못 잊어븐다. 명이 기니까 이르케 뭇사람들 만나서 이야그허네. 많이 좋아졌지. 세상이 더 좋아져야지게. 그래야말구.”
(평양=뉴스1) 평양공연 공동취재단,박정환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부인 리설주 여사와 함께 1일 우리시간 오후 6시30분(평양시간·오후 6시) 동평양대극장에서 열린 '남북 평화협력 기원 남측 예술단 평양공연'을 관람했다. 객석에는 김 위원장 부부를 비롯해 박춘남 문화상,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 등 북측 관계자와 일반 주민 1500명이 관람했다.
김 위원장은 오는 3일 오후 4시(평양시간·우리시간 오후 4시30분)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열리는 남북합동 공연을 관람할 것이라는 관측을 깨고 이날 공연을 관람했다. 김 위원장의 남북합동 공연 관람 여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월11일 북한 삼지연관현악단 서울 공연에 김정숙 여사와 동행한 바 있다.
북측은 애초 오후 5시30분이었던 공연 시작 시간을 7시30분으로 바꿔달라고 했다가 다시 6시30분으로 변경해달라고 우리 측에 요구했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입장할 수 있도록 편의를 봐 달라'는 명목이었는데, 이때부터 김 위원장의 관람이 조심스럽게 예측되기도 했다.
'남북 평화협력 기원 남측 예술단 평양공연'은 소녀시대 출신 서현이 사회를 맡아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월11일 삼지연관현악단 서울공연에서 합동 무대를 가졌던 서현은 이날 공연에서 북한 가수 고(故) 김광숙의 대표곡인 '푸른 버드나무'를 부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천보전자악단의 레퍼토리로도 알려진 이 노래는 '나무야 시내가의 푸른 버드나무야/ 너 어이 그 머리를/ 들 줄 모르느냐'란 서정적인 가사가 담긴 곡이다.
2시간가량 이어진 이번 공연은 사회자 서현을 비롯해 조용필·이선희·최진희·YB(윤도현밴드)·백지영·레드벨벳·정인·서현·알리·강산에·김광민 등 총 11명(팀)의 가수들이 무대에 올랐다.
남북 관계의 역사적 전환을 알리는 신호탄이라는 의미에서 '봄이 온다'는 부제가 달린 우리 예술단의 평양 단독 공연은 11년만에 이뤄졌다.
남측의 방북 공연은 2007년 11월 황해도 정방산에서 진행된 전통서민연희단 안성남사당 풍물단 공연 이후 11년 만이다. 또 평양 공연은 2005년 조용필의 평양 단독 콘서트 이후 13년 만이며, 이번처럼 여러 예술인이 예술단을 이뤄 평양에서 공연한 것은 2002년 9월 'MBC 평양 특별 공연' 이후 16년 만이다.
예술단과 함께 방북한 태권도시범단은 1일 평양 태권도 전당에서 남측 태권도 시범단의 단독 공연을 펼쳤다. 이들은 오는 2일 평양대극장에서 남북 합동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태권도 합동 공연은 남과 북의 단독 공연 각 25분과 합동 시범 공연 5분으로 진행된다.
우리 예술단과 태권도 시범공연단은 평양 공연 일정이 마무리되는 4월3일 밤 여객기 1대와 화물기 1대를 통해 평양 순안공항을 출발해 돌아온다. 인천공항 도착 시각은 4월4일 오전 1~2시께로 예상된다. 예술단의 이번 평양 공연은 북한이 지난 5~6일 대북특별사절단이 방북했을 때 초청하면서 성사됐다. 평창올림픽 당시 북한 예술단의 방남에 대한 답방 의미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