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7년 동안 노동력 착취"..신도에게 고발당한 신천지

입력 2020.02.25. 09:08 수정 2020.02.25. 10:07

               
수원지검 안양지청, 특경가법 상 횡령·배임 및 사기 혐의 수사중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 대검찰청에 진정서 오늘 중 제출 예정
대전지법 서산지원, "사기·협박 유사한 위법" 신천지에 책임 묻기도
이만희 신천지 교주 [연합]

[헤럴드경제=김진원 기자] 검찰이 신천지예수교 이만희 총회장에 대한 고발 사건을 수사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25일 검찰에 따르면 수원지검 안양지청 형사2부(부장 김세한)는 신천지예수교 이만희 총회장과 ‘신천지 2인자’ 김남희 씨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및 사기 등 혐의 사건을 수사 중이다. 신천지예수교 전 신도 A씨 등 3명과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가 고발한 사건이다. 검찰은 최근 고발인을 불러 면담했다.

A씨 등 고발인들은 신천지예수교회에서 7~10년 이상 활동했다. A씨는 2012년 초부터 2018년 말까지 활동했고 2014년부터 4년간은 전임사역자를 맡았다. A씨는 고발장을 통해 “사기는 사람을 기망해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자를 처벌하는데, 재산상 이익에는 노무제공을 포함한다. 신천지 교주 이만희에 속아 입교해 7년 이상 강도 높은 전도 요구로 직장도 잡지 못하고 노동력을 착취당했다. 이만희는 노무를 제공받아 재산상 이득을 편취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 총회장과 김 씨 명의로 있는 경기 가평과 경북 청도 부동산에 대한 특경가법 상 횡령·배임 및 부동산실명법 위반 등의 혐의에 대해서도 고발했다.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 측은 “고발인 조사를 마쳤고 담당 검사 면담까지 했다. 대검찰청 등에 진정서를 오늘(25일) 중, 늦어도 내일까지 제출하고 수사를 촉구할 것”이라고 했다.

A씨는 신천지예수교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내 전도방식에 사기 또는 협박과 유사한 불법이 있다는 판결을 받아내기도 했다. 지난달 14일 대전지법 서산지원은 A씨 등 3명이 신천지예수교서산교회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신천지 측이 500만원을 A씨에게 지급하라고 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전도방법은 신천지예수교 측이 신천지 소속이라는 것을 속이고 대상자에게 주위 사람과 관계를 끊게 하거나 악화시키는 형태로 이뤄졌고, 신도로 포섭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관리했다. 대상자의 불안심리 등을 이용해 사실상 자유의지를 박탈한 상태에서 신천지 신도가 되도록 유도했다. 종교의 자유를 넘어서 사기범행의 기망(속임수)이나 협박행위와 유사해 위법성이 있다”고 판결했다. 다만 A씨 외 다른 2명에 대해선 “증거 및 증인신문결과 만으로는 정신적 고통까지 겪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을 유보했다.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 측 소송대리인은 “신천지를 상대로 첫 민사 판결이자, 전도 방법의 위법성을 언급한 첫 판결”이라며 “1심에서 인정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 항소해 대전지법에서 사건이 진행중”이라고 했다.

jin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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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속 다른 신천지 '비밀모임' 포착 "서울, 강릉서 모이자"CBS노컷뉴스 윤준호 기자 입력 2020.02.25. 06:03 수정 2020.02.25. 09:21

               
이단 신천지 단체 대화방서 '집회' 추진
신천지 대구 신도 "서울·강릉서 모인다"
"모든 활동 중단했다"는 발표와 '딴판'
일부 신도 "누가 뉴스에 누설하냐" 발끈
이단 신천지 신도들이 모인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서 지난 23일 한 신도가 "다음주에는 서울, (3월) 13일에는 강릉에서 집회를 한다"는 내용의 공지를 전달하고 있다. (사진=독자제공)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불을 붙인 이단 신천지가 "모든 활동을 중단했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지만, 발표와는 다르게 뒤로는 여전히 다중 집회를 추진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돼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정부의 전수 조사에 '무응답'으로 대응하라는 내부 지침에 이어,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한 듯 겉과 속이 다른 이중성을 여실히 드러내면서 국가적인 비상 시국에 신천지가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관련기사 : [단독] 1분1초 급한데, 신천지 "아무 전화도 받지마라" 긴급공지)

25일 CBS 노컷뉴스 취재 결과, 이단 신천지 신도들이 모인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서 자신을 대구 지역 신도라고 밝힌 A씨는 지난 23일 "일부 신도들과 다음주에 기도 드리러 서울에 올라간다"는 메시지를 띄웠다.

다른 신도가 '서울 어디로 가냐'고 묻자 A씨는 "저희만 알고 움직이라는 지침에 따라 알려드릴 수가 없다"고 답했다. 해당 대화방은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들어가 신천지에서 발급받은 '신도 인증카드'를 찍어 공유한 사람만 참여가 가능하다고 알려졌다.

A씨는 이후 다른 지역 일정을 문의하는 신도에게 "(3월) 13일은 강릉 집합이다"며 "문자를 못 받았냐"고 되물었다. A씨 설명대로라면 코로나19 핵심 전파지역으로 꼽히는 신천지 대구 신도들이 이번주부터 서울과 강릉 등 곳곳에서 집회를 여는 셈이다.

또다른 단체 대화방 '신천지 대구지역 기도회'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보였다. 한 신도가 올린 공지글에는 '대구 남구 홈플러스 옆 대명초에서 기도 드린다'는 내용이 담겼다. 대명초등학교는 신천지 대구 건물 바로 맞은편에 있다.

그러면서 신도들 사이에서는 '누가 뉴스에 지령을 누설했냐'거나 '내일 또 뉴스에 발각되면 어떡하냐' 등 말도 오갔다.

또다른 이단 신천지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 신천지 대구 건물 맞은편인 대명초등학교에서 기도 모임을 갖자는 내용이 올라왔다. 신도들 사이에서는 '뉴스에 발각되면 어떡하냐'는 말도 오갔다. (사진=독자제공)
신도들의 이같은 내부 집회 양상은 앞서 발표한 신천지 측의 공식 입장과 정면 배치된다. 신천지 측은 지난 23일 온라인 생방송에서 입장문을 내고 "18일부터 모든 모임과 예배·전도 등 교회 활동을 중단했다"고 주장했다.

또 "대구 교회 성도의 자가격리 조치를 완료했고 전 성도 24만5000명에게 외부활동 자제를 공지했다"며 신천지와 신도들은 오히려 코로나19의 최대 피해자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공식 발표와 다르게 대구를 비롯한 신천지 신도들이 비밀리에 계속해서 집회를 이어가는 건 정부와 지자체의 대처를 무색하게 만드는 동시에 법적으로도 처벌 가능한 부분이다.

현재 대구시는 신천지 신도 9336명 모두에게 코로나19 증상 유무와 관계없이 자가격리 조치를 내렸다. 구·군 관계자 3000여명을 투입해 관리체계를 구축하고, 하루 2차례씩 자가격리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자가격리된 신천지 신도가 이를 어기고 무단으로 이탈할 경우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3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건 물론, 서로 모여 집회를 갖는 자체가 법 위반에 해당된다.

한편 24일 오후 4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는 833명으로, 그중 신천지 관련 확진자만 절반이 넘는 456명으로 파악됐다. 신천지 대구 신도들 중에서 아직까지 소재가 불분명한 인원은 같은날 오후 5시 기준 3명이다.

신천지 특유의 폐쇄성 탓에 지난 주말까지만 해도 200여명의 신도들과 연락이 닿지 않았지만, 대구경찰이 600여명을 투입해 위치를 추적하고 탐문을 벌인 끝에 대다수 신도들의 소재를 확인했다.

[CBS노컷뉴스 윤준호 기자] yjh@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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