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쉰살 봉춤 섹시퀸' 로페즈 떴다..美·英은 지금 '퀸타스틱 열풍'

전수진 입력 2020.02.08. 05:00 수정 2020.02.08. 07:18
               
지난 2일 수퍼볼 하프타임쇼에서 열창하는 제니퍼 로페즈. 몇 살일 것 같은가? 쉰살이다. [EPA=연합뉴스]


50이란 나이. 공자는 ‘하늘의 뜻을 안다’는 ‘지천명(知天命)’이라 했다. 21세기 한국의 최대 규모 지방자치단체는 50세를 “장년층의 시작”으로 보고 노후 생활 지원 재단을 만들고 ‘50플러스 재단’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인구학적으론 40부터를 장년이라고 한다니 이래저래 50이면 확 늙은 느낌이다.

바다 건너 미국과 유럽에서도 50세는 상징적 나이다. 반세기를 살아낸 만큼 이젠 절대 젊지 않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인식이 있다. ‘50살 되는 것’을 구글링해보면 관련 농담으로 “이젠 드디어 돋보기와 알약 케이스를 장만해야 할 때” 또는 “50살까지도 철들지 않았으면 그냥 영원히 철들지 말자” 등이 뜬다.

하지만 최근엔 상황이 좀 달라졌다. ‘50세=섹시’라는 개념까지 등장했다. 할리우드 스타 제니퍼 로페즈 덕이 크다. 1969년생인 로페즈는 한국 나이론 52세지만 생일이 아직 안 지났기에 미국에선 만 50세로 통한다. 로페즈는 지난 2일(현지시간) 열린 미국 최대의 스포츠 경기 중 하나인 미식축구 수퍼볼 하프타임쇼에 후배 여성 가수 샤키라와 함께 등장했다. 전반전 종료 후 열리는 하프타임쇼는 당대 최고의 아티스트가 꾸미는 무대로 미국 전역은 물론 전 세계에서도 화제가 된다.

수퍼볼 하프타임에서 샤키라(왼쪽)와 제니퍼 로페즈는 40대와 50대의 파워를 보여줬다. [로이터=연합뉴스]


이 무대에 로페즈는 몸에 쫙 달라붙는 은색 반짝이 의상을 입고 등장해 파워풀한 댄스 퍼포먼스와 열창 라이브를 선보였다. 로페즈보다 8살 어린 샤키라 역시 파격 의상을 선보였지만 로페즈의 의상이 더 화제가 됐다. 그의 나이 때문이다. 하프타임쇼 직후 트위터 등엔 로페즈의 애칭인 ‘J Lo’를 따서 #JLois50(로페즈는 쉰 살)이라는 해시태그가 등장했다. 당시 퍼포먼스 영상은 아래에서 감상하실 수 있다(중앙일보 앱을 무료 다운받아서 보시면 전체 영상이 보인다).


‘쉰 살 로페즈’의 대담한 하프타임쇼는 쇼가 끝난 뒤에도 화제로 이어졌다. 뉴욕타임스(NYT)는 ‘쉰 살이 수퍼볼을 장악했다’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NYT의 스타 패션 전문기자인 바네사 프리드만은 이 기사에서 “로페즈는 50세의 파워를 보여줬다”고 전했다.

글로리아 스타이넘이 2011년 중앙일보 인터뷰 중 웃고 있다. [중앙포토]


프리드만은 또 세계적 페미니스트인 글로리아 스타이넘도 언급했다. 프리드먼은 “스타이넘은 자신의 마흔살 생일파티에서 ‘당신은 마흔보다 훨씬 젊어 보인다’는 한 기자에게 ‘이게 바로 마흔 살의 외모야’라고 말했는데, 이게 40년도 더 된 얘기”라며 “이젠 J Lo가 50세 여성의 외모와 패션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50살의 로페즈 언니는 2일 퍼포먼스에서 폴댄스, 일명 '봉춤'까지 소화했다. [AFP=연합뉴스]


로페즈의 지천명 퍼포먼스가 국제사회에선 여성들의 ‘나이 듦’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기제로 작용하는 모양새다. 젊어보이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기 보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매력적으로 가꾸는 게 좋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NYT는 “이제 더 이상 ‘50세 정도 됐으면 나이에 맞게 옷을 입어라’는 충고는 통하지 않는 시대가 됐다”고 전했다.

이런 움직임은 사실 지난해부터 꿈틀거렸다. 지난해 11월 배우 키아누 리브스가 여자친구인 알렉산드라 그랜트와 함께 공식 석상에 등장했을 때가 대표적이다. 예술가인 그랜트는 46세인데, 은발의 머리를 염색하지 않고 그대로 나와서 화제가 됐다.

배우 키아누 리브스(맨 오른쪽)과 연인 알렉산드라 그랜트(가운데)가 지난해 11월 한 행사에 나란히 등장했다. 그랜트가 염색하지 않고 은발로 나선 것이 미국에선 꽤나 화제가 됐다. [AP=연합뉴스]


대서양 건너 영국에서도 50세에 대한 새로운 인식은 확산 중이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지난달 신조어인 ‘퀸타스틱(quintastic)’을 소개했다. 50을 의미하는 접두어 ‘quin’과 판타스틱(fantastic)을 합한 신조어다. 가디언은 “2020년엔 퀸타스틱이 부상하는 시대가 펼쳐질 것”이라며 50대에 접어들었어도 여전히 자신의 삶을 당당히 즐기는 인물들을 소개했다.

가디언은 “50대가 되면 중년의 위기가 찾아온다고들 생각하지만 모든 경우에 그렇지는 않다”라며 “30이나 40이 되는 게 쉽지 않았던만큼 50도 똑같을 뿐이다. 오히려 더 여유를 갖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즐길 수 있다”고 소개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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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 발생 19일째..벌써 국민 10만명당 2.5명 '자가격리'

이영성 기자,음상준 기자 입력 2020.02.07. 07:10
               
중국 우한발 감염자 입국은 줄지만, 제3국 감염·2·3차 감염 계속 늘어
"앞으로 확산율 줄이려면 결국 적극적인 신고, 감염여부 의심 자세 필수"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에서 여행객들이 열화상카메라가 설치된 검역대를 통과하고 있다. /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이영성 기자,음상준 기자 = 국내 첫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 확진자가 발생한지 19일만인 7일, 보건당국이 관리하고 있는 감염자 접촉자 수는 1234명으로 집계됐다. 발생 초반만 해도 두 자릿수였던 게 벌써 수십배가 됐다.

이는 앞서 강제 격리 대상이 아니었던 능동감시자까지 포함한 누적수치다. 당국이 지난 4일부터 강화한 검역 분류 기준을 소급적용했을 때 이들 모두 자가격리 대상자가 된다. 우리나라 국민을 5000만명으로 봤을 때 10만명당 2.5명이 현재 자가격리 상태이거나 격리를 경험을 했다는 얘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생 초기엔 대부분 중국 우한시를 방문한 확진자들이 많았지만, 최근 우한발 입국금지령 등 강력한 방역조치를 취하면서 그런 사례는 줄었다. 하지만 제3국 감염자 유입 등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하고 있는데다, 2·3차 감염자도 늘면서 앞으로 바이러스 확산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이란 시각이 많다.

김강립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중앙사고수습본부 부본부장(보건복지부 차관)은 지난 6일 정례브리핑에서 "신종 감염병의 국내 유입이 계속 확대되고 있고 접촉자 숫자도 증가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역사회로 확산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으며, 비상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이 때문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생 초기부터 강력한 검역을 하지 못했던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당시 무증상 상태로 느슨한 게이트 검역을 통과했던 확진자들 중 일부는 현재까지 보름이 넘도록 연쇄 감염을 일으키고 있다.

이를 테면 능동감시 대상에 빠졌던 3번째 환자가 감염시킨 6번째 환자는 부인(10번 환자)과 아들(11번 환자)에 바이러스를 전파했고, 같은 명륜교회 신도인 21번째 환자(59·여)까지도 감염시켰다. 중국쪽 방역에 집중하는 동안 태국과 싱가포르 등 제3국 감염자 유입도 발생했으며 이 역시 연쇄감염을 일으키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계속해서 방어력을 강화하고 있다. 7일부터 '사례 정의'를 개편하고 더욱 엄격한 방역 기준을 적용한다. 이 날부터 제3국 감염 확산을 막고자 태국과 싱가포르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유행국가 방문자에 대해 앞으로 의료진의 소견에 따라 의심자로 분류한 뒤 바이러스 진단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또 기존 중국 후베이성을 다녀온 뒤 14일 이내 발열 또는 호흡기증상이 있는 사람을 의사환자로 분류해 격리해오던 것을 이젠 중국 전역으로 지역을 확대한다.

당국이 뒤늦게 방역 강화에 나선 상황이지만, 국민과 의료진의 적극적인 태도가 이에 대한 효과를 증폭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전 메르스 즉각대응 태스크포스 팀장)는 "보건당국의 사례 정의 개편뿐 아니라 스스로 감염이 의심되면 적극 신고하는 자세와 의료진의 감염여부에 대한 강한 의심 역시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ly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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