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한 채 잔뜩 허리 굽힌 尹..'조국 정국' 후 文대통령 첫 대면

입력 2019.11.08. 16:32 수정 2019.11.08. 17:23

               
윤석열, 시종 진지..옅은 미소로 인사한 일부 참석자와 대조적
文대통령, 고개 숙인 채 발언 받아적는 윤석열 수차례 응시
文대통령, '콕 집어' "특별히 검찰개혁에 대해 한 말씀"..윤 총장 실명도 언급

 

문 대통령과 검찰총장, '악수'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8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2019.11.8 xyz@yna.co.kr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다가가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깍듯하게 허리를 두 번 굽혔고 두 사람은 말없이 악수와 함께 인사했다.

'조국 정국' 이후 처음으로 만난 문 대통령과 윤 총장의 인사는 채 3초도 걸리지 않았다.

지난 7월 25일 문 대통령이 임명장을 수여하는 자리에서 밝은 표정으로 윤 총장을 맞이하며 "권력형 비리를 아주 공정하게 처리해 국민의 희망을 받았다"고 덕담을 건넬 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문 대통령이 8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공정사회를 향한 반부패정책협의회'를 앞두고 시선은 단연 문 대통령과 윤 총장의 대면에 쏠렸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임명 및 조 전 장관의 각종 의혹에 대한 수사 등을 두고 청와대와 검찰 사이에 계속 '엇박자' 양상이 나타났던 탓이다.

이런 세간의 관심을 의식한 듯 문 대통령이 입장하기 전 회의장에 먼저 들어선 윤 총장은 좀처럼 굳은 표정을 풀지 않았다.

다른 참석자들과 함께 먼저 회의장에 도착해 자리에 앉은 윤 총장은 오른편에 앉은 김영문 관세청장과 심각한 표정으로 이야기를 주고받는 모습도 보였다.

5분 남짓 뒤 예정된 시각에 맞춰 문 대통령이 입장하자 윤 총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은 일제히 일어나 입구 쪽을 향해 섰다.

문 대통령은 민갑룡 경찰청장을 시작으로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김현준 국세청장 등과 차례로 인사를 나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과 인사를 마치고 윤 총장과 인사할 차례가 되자 참석자들의 시선이 일제히 문 대통령에게 쏠렸다.

윤 총장은 두 손을 몸통에 붙인 채 먼저 허리를 숙였다가 세운 뒤, 문 대통령이 악수를 청하자 눈을 맞추고 다시 한번 허리를 굽혔다.

문 대통령은 별말 없이 곧바로 옆에 있는 김영문 관세청장과 인사를 이어갔다.

검찰총장 쪽 바라보는 문 대통령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뒷모습은 윤석열 검찰총장. 2019.11.8 xyz@yna.co.kr

참석자들과 인사를 마치고 문 대통령의 모두발언이 시작되자 윤 총장은 자리에 놓여 있던 펜으로 발언을 꼼꼼히 메모하기 시작했다.

윤 총장은 시종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인 채 메모에 여념이 없었고 이따금 고개를 들어 문 대통령을 응시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이 모두발언 중 수차례 윤 총장을 향해 시선을 고정하는 장면도 포착됐다.

문 대통령은 모두발언 말미에 "특별히 검찰개혁에 대해 한 말씀 드리겠다"면서 "검찰개혁에 대한 국민의 요구가 매우 높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윤 총장의 실명을 콕 집어 거명하며 "이제부터의 과제는 윤석열 총장이 아닌 다른 어느 누가 총장이 되더라도 흔들리지 않는 공정한 반부패 시스템을 만들어 정착시키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 발언을 두고 청와대 안팎에서는 검찰과 윤 총장을 향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내비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문 대통령은 윤 총장 쪽을 향해 마지막으로 시선을 주며 "(검찰의) 셀프 개혁에 멈추지 않도록 법무부와 긴밀히 협력해 개혁의 완성도를 높여줄 것을 당부드린다"면서 모두발언을 마쳤다.

kj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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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골프' 덮친 임한솔 부대표가 밝힌 당일 취재기록.."너 명함 있냐?"

노정연 기자 입력 2019.11.09. 10:55
               

[경향신문]

지난 7일 강원 홍천의 한 골프장에서 지인들과 함께 골프를 치던 전두환 전 대통령이 임한솔 정의당 부대표의 질문을 받고 답하고 있다. 정의당 제공

‘전두환 골프 현장’을 찾아간 정의당 임한솔 부대표가 9일 당시 골프장 현장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을 만난 녹취록을 공개했다.

임 부대표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지난 7일 강원도 홍천의 한 골프장에서 취재한 기록을 소개했다.

임 부대표가 공개한 기록을 보면 이날 오전 9시23분 전 전 대통령과 이순자 여사 부부는 대형 세단을 타고 서울 연희동 자택을 출발했다. 그의 뒤에는 경호차량이 뒤따랐다.

차량은 오전 10시49분 강원도 홍천의 한 골프 리조트에 진입했다. 4분 뒤 클럽하우스에 내린 전 전 대통령 부부는 오전 11시45분쯤 골프 라운딩에 들어갔다. 전 전 대통령을 포함한 골프 일행은 총 4명 이상이었다고 임 부대표는 전했다.

오후 12시17분 2번 홀에서 전 전 대통령을 만난 임 부대표는 그의 일행과 10분 정도 대화를 나눴다.

다음은 임 부대표가 전 전 대통령과 나눈 대화 녹취내용.

(2번홀 어프로치샷 준비 중인 전두환에게 접근)

▲관계자2

“왜? 뭐 때문에?”

▲임한솔

“정의당 부대표고요.”

▲관계자1(골프장 회장으로 추정)

“정의당이고 뭐고 상관이 없어. (골프채 및 손으로 폭행)”

▲임한솔

“때리시면 안 되죠. 정의당 부대표이자 서대문구의회 의원 임한솔인데요. 광주 5·18 학살에 대해서 아직도 책임이 없으신 거예요? 광주 518 학살 책임에 대해서 한 말씀해주시죠.”

▲전두환

“광주하고 내하고 무슨 상관이 있어?”

▲임한솔

“상관이 없으세요?”

▲관계자3

“기력이 없으세요”

▲임한솔

“기력이 없는데 어떻게 골프를 치고 계세요? 광주 518 학살에 대해서 한 말씀해주시죠”

▲전두환

“광주학살에 대해서 모른다 나는.”

▲임한솔

“왜 모르세요. 직접 책임이 있으시잖아요.”

▲전두환

“내가 왜 직접 책임이 있어?”

▲임한솔

“발포명령 내리셨잖아요.”

▲전두환

“내가 왜 발포명령 내려?”

▲임한솔

“발포명령 안 내리셨어요?”

▲전두환

“내가 이 사람아. 내가 이 사람아. 내가 발포명령을 내릴 위치에도 있지 않은데 군에서 명령도, 명령권도 없는 사람이 명령을 해?”

▲임한솔

“당시에 실권자셨잖아요.”

▲전두환

“너 군대 갔다 왔냐?”

▲임한솔

“네. 갔다 왔어요”

▲전두환

“어디 갔다 왔냐?”

▲임한솔

“저 예비역 병장입니다. 25사단 출신입니다.”

▲임한솔

“광주 학살 책임에 대해서 한 말씀해주세요. 때리지 마세요. 때리지 마세요. 전두환 씨 광주 학살 책임에 대해서 한 말씀해주세요.”

▲관계자1

“광주 가서 물어봐 (골프채로 폭행)”

▲전두환

“뭐야? 자네가 뭐야?”

▲임한솔

“저 정의당 부대표고요. 서대문구의회 의원 임한솔입니다. 함부로 때리지 마세요. 저 공직자에요. 건드리지 마세요.”

▲관계자1

“야. 공직자면 거기 가서 얘기해. 왜 여기 와 (손으로 폭행)”

▲임한솔

“그리고 천억 원 넘은 추징금과 고액 세금 언제 납부하실 겁니까? 한 말씀해주세요.”

▲전두환

“네가 좀 해주라.”

▲임한솔

“1000억 원 넘는 추징금 아직 검찰에 납부 안 하셨잖아요.”

▲전두환

“자네가 좀 납부해주라.”

▲임한솔

“그리고 벌써 수 년째 서대문구 고액 체납자 1위신데 세금 언제 내실 겁니까? 말씀해주십시오.”

▲전두환

“자네가 돈을 좀 내주라.”

▲임한솔

“그리고 알츠하이머라고 하시더니 어떻게 골프는 치시는 거예요? 저랑 이렇게 정상적인 대화가 가능하신데 어떻게 알츠하이머라고 하십니까? 광주의 시민들을 무차별 총칼로…”

▲전두환

“너 명함 있냐?”

▲임한솔

“네 명함 드릴게요. 저 정의당 부대표 임한솔입니다. 서대문구의회 의원 맡고 있고요.”

▲전두환

“정의당?”

▲임한솔

“한 말씀 해주시죠. 광주 시민들 학살한 거에 대해서 반성 안 하십니까. 사죄 안 하세요. 광주의 수백 수천명이 죽고 다쳤습니다.”

▲전두환

“나는 광주시민 학살하고 관계가 없어.”

(카트 출발)

▲임한솔

“전두환 씨! 전두환 씨! 전두환 씨! 전두환은 사죄하라! 전두환은 사죄하라! 광주 학살 주범 전두환은 사죄하라!”

오후 2시쯤 전 전 대통령은 차량을 타고 골프장 후문 쪽으로 빠져나갔다.

이와같은 사실이 확인되면서 5·18단체들은 전 전 대통령의 구속재판을 촉구했다.

전 전 대통령은 5·18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조비오 신부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됐지만 알츠하이머 등 건강 문제를 이유로 재판에 출석하지 않고 있다.

전 씨는 미납 1000억 원는 추징금과 40여억 원의 세금도 미납한 상태다.

노정연 기자 dana_f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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