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시간째 '탈탈'..조국 압수수색 과잉 논란

최민경 기자 입력 2019.09.23. 19:17 수정 2019.09.24. 07:21

               
압수수색만 70여건, 이날 유례없는 현직 법무부 장관 자택 수사 ..이해찬 "먼지털기식" 공지영 "난 사형당할 듯"
 검찰이 조국 법무부 장관의 자택 압수수색을 시작한 가운데 23일 오전 서울 방배동 조국 장관의 자택 앞에서 취재진들이 대기 하고 있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검찰의 조국 법무부 장관 가족 사건 관련 압수수색이 70여건을 넘어서고 23일 유례 없는 현직 법무부 장관 자택 압수수색이 9시간 넘게 진행되면서 과잉수사 논란이 일고 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먼지털기식" 수사라고 비판했고, 조 장관의 지지자인 소설가 공지영씨는 "저렇게 털면 난 사형당할 것 같다"고 비난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 2부(부장검사 고형곤)는 이날 오전 9시 쯤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 위치한 조 장관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이날 압수수색은 조 장관 자택 내부에 대해 고강도로 이뤄졌다. 검사와 수사관들은 저녁 6시를 넘겨서야 압수물을 싣기 위해 박스를 들고 집 안으로 들어갔다.

점심 시간이 지난 오후 2시30분 쯤에는 조 장관의 자택으로 중국 음식이 배달되기도 했다. 배달원은 짜장면 등 9인분의 음식을 배달했다며 자택 내부에 "중년 여성 한명과 젊은 여성 한명이 있다"고 전했다. 조 장관의 아내 정경심 동양대 교수와 딸 조씨가 압수수색 과정을 지켜보며 자택에 머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날 조 장관 자택 외에도 아주대, 충북대 법학전문대학원, 연세대 대학원과 이화여대 입학처 등에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이 대학들은 조 장관의 자녀가 입시 원서를 냈던 대학들로 알려진 곳으로, 검찰은 조 장관의 자녀가 동양대 총장 표창장, 서울대 인권법센터 인턴 증명서 등 허위 의혹이 불거졌던 서류들을 대학에 제출했는지 여부 등을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


검찰은 지난 8월 27일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첫 압수수색에 나선 이후, 조 장관 주변인부터 전방위적으로 수사망을 넓혀왔다. 이 과정에서 조 장관의 '사모펀드 의혹'핵심 인물로 지목됐던 조 장관의 5촌 조카가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이날까지 조 장관 가족 관련 의혹으로 이뤄진 압수수색만 70여건에 이른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압수수색이 70여건 이뤄졌다는 것도 이례적이고 기업이 아닌 가정 집에서 9시간 이상 수색이 이뤄진 것도 흔치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검찰의 수사가 강도를 더하면서 여권을 중심으로 과잉수사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사 20여명, 수사관 50여명 등 대규모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데 현재까지 확실하게 밝혀진 것은 없다"면서 "검찰 수사 관행상 가장 나쁜 것이 먼지털기식 수사"라고 지적했다.

조 장관에 대한 검찰 수사를 줄곧 비판해온 소설가 공지영씨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 글에서 "70군데 압수수색을 하고도 아직도 나온 게 없다"면서 "날 저렇게 털면 사형당할 듯 ㅠㅠ"이라고 썼다. 또 "과거 군부는 무기로 위협해 끌고 가고 현재 검찰은 영장과 기소, 더러운 언론과 혐의 흘리기"라며 "과거 군부가 정권의 명줄을 손에 쥐었던 부정적 경험으로 인해 '군에 대한 문민 통제'가 요청되듯 칼날을 휘두르는 검찰도 마찬가지의 문민 통제의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공지영는 이날 해당 게시글 이외에도 조 장관 수사와 관련해 21개의 게시글을 무더기로 올렸다.

조 장관 자택 수사까지 진행되면서 한달 보름 정도 흘러온 '조국 수사'가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분석이다. 최근 윤석열 총장은 조 장관 관련 수사와 관련해 "빠르게 진행해 수사를 마무리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을 비롯해 온 나라를 흔들고 있는 수사가 너무 길게 진행될 경우 국민들과 국가 전체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를 보였다는 후문이다.

공지영 작가가 30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장편소설 '해리' 출간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의에 답하고 있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최민경 기자 eyes00@mt.co.kr, 오진영 인턴 jahiyoun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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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고 주장하더니..'자녀 의혹' 나경원, 고발장 정보공개청구

손인해 기자 입력 2019.09.23. 19:34

               
입시의혹 관련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당해
고발인측 "범죄사실 은폐 우려..정보공개 동의 안할 것"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손인해 기자 = 자녀의 대학 입시부정 의혹과 관련해 고발당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검찰에 고발장 내용을 공개해달라며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통상 피고발인의 고발장에 대한 정보공개청구가 이례적인 데다 앞서 한국당이 나 원내대표의 결백을 주장하며 역으로 고발인인 시민단체를 무고죄로 고발하겠다고 공언한 가운데, 나 원내대표의 정보공개청구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22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성상헌)는 최근 나 원내대표로부터 본인의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와 관련된 고발장을 공개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검찰은 아직 고발장 공개 결정을 내리진 않은 상태다.

앞서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과 김기태 국제법률전문가협회 상근부회장은 지난 16일 나 원내대표와 이병우 성신여대 교수의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와 청탁금지법을 위반 혐의를 수사해달라며 고발했다.

나 원내대표가 아들과 딸의 입시과정에서 부정한 방법으로 특혜를 받아 이를 대입에 이용했고, 그 결과 미국 예일대와 성신여대의 업무를 방해했다는 취지다.

이에 한국당은 "딸 대학입학과 관련해 2년 전 서울중앙지법에서 허위의 사실로 판시했는데 이 내용을 재차 주장하며 형사고발까지 했다"며 무고죄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나 원내대표의 아들은 고교 재학 중 서울대 의대 교수의 연구실에서 인턴으로 일한 뒤 2015년 미국의 한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의공학 포스터 연구에 제1저자로 이름을 올렸고, 이를 이용해 예일대에 진학했다는 의혹이 일었다. 또한 나 원내대표는 딸의 성신여대 입학 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도 받은 바 있다.

고발인 측은 나 원내대표의 범죄사실에 대한 은폐와 증거은닉을 우려해 고발장 정보공개에 동의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안진걸 소장은 "무고죄 고소 방침은 죄가 없다는 확신이 있어야 가능한 것"이라며 "당장이라도 고소할 것처럼 해놓고 왜 뒤로는 고발장에 대해 정보공개를 요청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실과 한국당 법률지원단 측은 고발장 정보공개청구와 관련해 "아는 바가 없다"고 밝혔다.

s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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