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쌍둥이 중간고사 몇등?" 숙명여고 초관심

입력 2018.10.26. 03:00

학생들 성적표 나오자 등수 추적.. 경찰도 1학기 성적과 비교 조사

시험지 유출 의혹을 받고 있는 전 교무부장 A 씨의 쌍둥이 딸이 다니는 숙명여고에서 2학기 중간고사 성적표가 전달되면서 학생들과 경찰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학생들은 쌍둥이 딸의 시험 등수 확인에 나섰고, 경찰은 두 학생의 2학기 성적과 1학기 성적을 비교 분석하고 있다.

서울 수서경찰서와 숙명여고에 따르면 23일 학교는 지난달 28일부터 일주일간 치러진 2학기 중간고사 성적표를 학생들에게 전달했다. 2학기 중간고사 성적표에는 석차가 나와 있지 않다. 다만 학생들이 개인적으로 담임교사에게 물어보면 본인의 석차는 확인해준다고 한다.

이 때문에 2학년 쌍둥이 딸과 같은 반 학생들은 한 명 한 명 본인 성적을 확인한 뒤 두 딸의 석차를 추적하고 있다. 각 학생의 등수를 서로 맞춰 보면서 비어 있는 등수를 찾는 방식이다. 학생들은 쌍둥이 딸의 2학기 중간고사 성적은 각각 문과 이과 전체 1등을 차지했던 2학년 1학기 기말고사 성적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학부모들은 학교가 시험지 유출 의혹을 규명하는 데 소극적이어서 학생들이 직접 해결책을 찾고 있다고 지적했다. 쌍둥이 딸과 같은 반에 다니는 한 학생의 학부모는 “학교 측이 사태 해결에 적극적이지 않고 수사도 지연되다 보니 답답한 마음에 학생들이 직접 증거를 찾아나서는 것 같다. 보기에 참 안쓰럽다”고 말했다.

경찰도 숙명여고로부터 쌍둥이 딸의 2학기 중간고사 성적을 24일 전달받아 분석 작업을 시작했다.

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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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서 일가족 4명 흉기에 피살된 채 발견..용의자도 숨져

입력 2018.10.26. 07:59 수정 2018.10.26. 09:17

살인·사망사고 현장(PG) [제작 이태호]

(부산=연합뉴스) 오수희 기자 = 부산에서 일가족 4명이 둔기 등에 맞아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지난 25일 오후 10시 31분께 부산 사하구 장림동에 있는 한 아파트에서 박모(84·여) 씨와 박 씨의 아들 조모(65)씨, 며느리 박모(57)씨, 손녀 조모(33) 씨가 흉기와 둔기에 맞아 숨져 있는 것을 박 씨의 사위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일가족 4명은 화장실과 거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으며 용의자로 추정되는 30대 남성은 작은 방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용의자가 일가족 4명을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osh998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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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영상] 목조르고 밀치고..교촌치킨 회장 6촌, 직원 폭행 '갑질'

유윤정 기자 입력 2018.10.25. 10:52 수정 2018.10.25. 12:08

밝은색 와이셔츠를 입은 한 남성이 주방에 들어섰다. 양손을 모은 직원에게 삿대질하며 음식에 대한 불만을 쏟아내던 이 남성은 갑자기 손바닥을 들어 때리려는 액션을 취했다. 위협을 느낀 직원 A씨가 연신 고개를 숙이며 사과했지만, 이 남성은 뒤에 있는 직원 B씨까지 불러 때리려 했다. 또 다른 직원 C씨가 말리자 그의 얼굴을 손바닥으로 잡고 세게 밀쳤다.

화를 참지 못한 남성은 옆에 있던 쟁반을 두 손으로 들어 때리려다 직원들에게 제지당했다. 남성은 이후에도 썰어놓은 파가 담긴 통을 집어던지는가 하면 말리는 직원의 멱살을 잡고 때리려 했다. 여성 점장 D씨가 말리자 그의 머리를 바닥에 내동댕이쳤다.

남성은 수차례 폭행에도 분이 풀리지 않는다는 듯 혼내던 직원을 따라가 간장이 담긴 빨간색 소스 통을 직원을 향해 세게 던졌다. 소스 통이 내동댕이쳐지면서 바닥에 간장이 흥건히 쏟아졌다. 이후에도 분이 풀리지 않은 남성은 A씨의 모자를 벗긴 후 멱살을 잡고 몸을 세게 흔들었다. 다른 직원들이 말리면서 약 4분간 이어진 폭행은 끝났다.

조선비즈가 입수한 동영상 속 남성은 국내 1위 치킨 프랜차이즈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의 권모(신사업본부장·상무·39)씨로 밝혀졌다. 교촌에 따르면 권 상무는 창업자인 권원강 회장의 6촌 동생이다.

권 상무는 2012년 계열사인 소스업체 에스알푸드 사내이사와 등기임원을 지냈다. 권원강 회장의 부인 박경숙씨가 대표로 있던 곳이다. 이 회사는 소스공장 부지를 매입했지만 공장을 설립하지 못했고 자본잠식으로 지난해 청산됐다. 2013년에는 교촌에프앤비 개발본부 실장에 이어 비서실장을 맡으면서 권 회장을 보좌했다.

교촌에 따르면 권 상무는 회사 전체에 대한 사업방향 결정과 공장업무 실태 파악, 해외 계약까지 담당하는 등 교촌치킨의 핵심 경영자로 활동했다. 내부 직원들은 권 상무가 권원강 회장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황태자’였다고 전했다. 현재 교촌에프앤비 내 권원강 회장의 친인척은 권 상무가 유일하다. 권 회장은 외동딸이 있지만 아들은 없다. 딸 권유진 상무는 지난해 퇴사하고 경영에서 손을 뗐다. 권 상무가 사실상 2인자인 셈이다.

교촌에프앤비 권모 신사업본부장(당시 사업부장)이 2015년 3월 25일 저녁 9시쯤 대구 수성구 교촌치킨 직영 한식 레스토랑 ‘담김쌈’ 주방에서 자신을 말리려는 직원의 얼굴을 밀치고 있다./ CCTV 캡처

권 상무가 직원들을 폭행하는 영상은 2015년 3월 25일 오후 9시 무렵 대구시 수성구에 있는 교촌치킨의 한식 레스토랑 ‘담김쌈’ 주방에 설치된 폐쇄회로TV(CCTV)에 촬영된 것이다. 이 음식점은 교촌이 치킨사업에서 벗어나 한식으로 사업을 다각화하기 위해 설립한 담김쌈 1호점이다.

영상 속 직원들 유니폼과 모자에는 '더 담김쌈 마더 메이드(The damkim ssam mother made)'라고 적혀있다. 이 곳은 M℃(엠도씨 by 교촌)라는 이름으로 운영됐다가 담김쌈으로 이름을 바꿨다.

교촌 직원들은 이 사건 이전과 이후에도 권 상무의 폭행과 폭언이 계속됐다고 전한다.

이에 대해 교촌 마케팅·홍보담당자는 "당시 폭행 사건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며, 회사는 권씨를 인사조치했고 권씨는 회사를 퇴직했다"고 말했다. 그는 "권씨는 퇴직한 후 일정 기간이 지난 다음 재입사했다"며 "자숙의 시간을 가진 셈"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직원들이 전하는 권 상무의 재입사 이후 상황은 회사 측 설명과는 차이가 난다. 회사 관계자는 "권 상무가 복직한 후 권원강 회장은 회사의 연말인사를 권 상무에게 맡겼다"면서 "권 상무는 과거 직원폭행 사건을 조사했던 인사 담당자를 보직과 관련없는 곳으로 발령해 퇴사시키는 등 보복 조치를 했다"고 전했다. 권 상무의 괴롭힘에 상당수 직원들이 인사상 불이익을 당하고 일부는 회사를 떠났다는 것이다.

권원강 회장은 6촌 동생인 권씨를 재입사하게 한 후 상무로 승진시켜 신사업을 맡겼다.

교촌치킨 권모 신사업본부장(당시 사업부장)이 직원 두 명을 쟁반으로 때리려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CCTV 캡처

교촌 내부 직원은 "권원강 회장이 권 상무의 보고만 듣고 회사를 경영하는 바람에 권 상무는 임직원 인사평가를 좌우하고 심지어 전문경영인 선임에도 관여하는 등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영 전문가들은 일반적인 기업에서 직원을 폭행하고 퇴사한 사람을 재고용하는 일은 극히 드물다고 지적한다. 그런 사람을 재고용할 경우 성실하게 일하는 직원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되고 조직에 균열이 생겨 생산성 저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박주영 숭실대학교 교수는 "프랜차이즈 오너가 중에서는 조그만 가게로 시작해 사업을 키운 경우가 많은데, 일부가 부(富)에 치중한 나머지, 다른 사람이나 윤리 등을 무시하게 된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같은 문제는 교촌에프앤비가 추진 중인 상장(IPO)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한국거래소는 상장 심사시 기업의 투명성과 윤리의식을 엄격한 기준으로 삼는다.

이에 대해 교촌 마케팅·홍보담당자는 "권 상무가 복직할때 과거 폭행 같은 행동을 다시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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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도맘 소송문서 위조' 강용석 징역 1년 선고..법정구속

문창석 기자 입력 2018.10.24. 14:32 수정 2018.10.24. 14:36

강용석 변호사..2018.3.19/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도도맘' 김미나씨(36)와 법원 서류를 위조해 자신에 대한 소송을 무단으로 취소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강용석 변호사(49)에게 1심에서 실형이 선고돼 법정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8단독 박대산 판사는 24일 사문서위조 혐의로 기소된 강 변호사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이날 실형 선고로 불구속 상태였던 강 변호사는 법정에서 구속됐다.

김씨의 전 남편 조모씨는 유명 블로거인 아내와 강 변호사의 불륜 스캔들이 불거지자 2015년 1월 강 변호사를 상대로 1억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그러나 같은 해 4월 김씨는 "남편이 더 이상 법적 다툼을 하지 않기로 했다"며 법원에 조씨 명의의 인감증명서 위임장과 소 취하서를 냈다. 김씨는 조씨의 동의 없이 그의 위임장을 위조하고, 이를 통해 주민센터에서 인감증명서를 발급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강 변호사는 이 과정에서 김씨에게 "부인은 남편을 대신해 소 취하를 할 수 있다"고 하는 등 김씨와 공모해 사문서인 조씨의 소 취하장과 위임장을 위조·행사한 혐의(사문서 위조) 등으로 기소됐다. 검찰은 강 변호사에게 징역 2년의 실형을 구형했다.

them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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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수 문제로 다투다 여자친구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20대 체포

입력 2018.10.25. 08:05 수정 2018.10.25. 10:52

여성 살인 (PG) [제작 최자윤] 일러스트

(춘천=연합뉴스) 이재현 기자 = 혼수 문제로 다투다 여자친구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2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강원 춘천경찰서는 살인 혐의로 A(27)씨를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25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4일 오후 11시 28분께 춘천시 자신의 집에서 여자친구 B(24)씨와 결혼 문제로 다투다 흉기로 목 부위를 찔러 숨지게 한 뒤 시신을 훼손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의 가족들은 "아들과 연락이 닿지 않아 사는 집에 가 보니 아들은 없고 B씨가 숨져 있었다"며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지인의 집으로 도주한 A씨를 긴급체포했다.

경찰은 "A씨가 결혼 준비 과정에서 신혼집 장만 등 혼수 문제로 여자친구와 다툼을 벌였다고 진술하고 있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A씨 등을 상대로 범행 동기와 경위를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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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아빠 사형' 청원 세자매 절규.."평생 맞았다, '엄마 딸'로만 살겠다"

고양/고성민 기자 입력 2018.10.25. 07:01 수정 2018.10.25. 10:48

[단독인터뷰]‘부친 사형’ 청원 딸들
"짐승도 때리면 말듣는다"며 딸들 구타
"좋은 구경있대 가보면, 엄마 폭행 현장"
"아버지 똑똑해서 심신미약 주장할 것"

화장(火葬)이었다. 22일 이씨 성을 가진 47세 여성이 전 남편 손에 무참하게 살해됐고, 몇줌의 재로 남았다. 젊은 여성들의 손에 유골함이 넘겨졌을 때, 화장장에는 숨이 넘어가는 듯한 울음소리가 퍼졌다.

24일은 피해자 이씨의 발인날이었다. 기자는 유가족의 동의를 얻어 서울 양천구 장례식장에서 경기도 고양 장지까지 동행했다. "엄마 살해한 아빠를 사형시켜주세요"라는 청와대 청원을 올린 딸들과 함께였다.

딸들은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아버지를 심신미약으로 감형하지 말고, 사형에 처해달라"는 글을 썼다. 세 자매 의견을 모아 맏이 김모(24)씨가 대표로 작성했다. 세 자매의 아버지는 범행을 저지르기 전부터 "나는 우울증이 있으니 감방 가는 것이 두렵지 않다"고 말해왔다는 것이다.

살인 혐의로 체포된 김모(49)씨는 주먹으로 가정을 다스렸다. 그는 어린 딸들을 때릴 때마다 "짐승도 때리면 말을 듣는다"고 말해왔다. "엄마도 질릴 때까지 맞았다"는 게 이들의 증언이다.

24일 서울 강서구 등촌동 살인사건 피해자 이모씨의 장례식이 열린 서울 양천구 장례식장. /고성민 기자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22일 오전 4시 45분쯤 서울 강서구 등촌동 한 아파트 지상주차장에서 이혼한 아내 이씨를 흉기로 마구잡이로 찔러 살해했다. 현장 CCTV에는 비틀거리는 용의자의 모습이 찍혔다. 김씨는 "이혼 과정에서 쌓인 감정 문제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례식장과 화장장에서 세 딸은 서럽게 울었다. ‘아버지를 사형해달라’는 청원은 너무나 이례적인 것이어서 ‘왜 이들은 이럴 수 밖에 없었나’를 더 묻고 싶었다. 슬픔을 삭이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두 딸에게 인터뷰를 청했고 그들이 허락했다. 아직 어린 막내는 인터뷰하지 않았고, 자매들 이견(異見)이 없는 부분은 답변을 따로 구분하지 않았다.

ㅡ‘아빠를 사형시켜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엄마의 한을 풀어주려면 최고형(刑)을 때려야 한다. 형을 무겁게 주고 싶은데 우리 힘으로는 안 될 것 같았다. 국민들에게 부탁하면 목소리가 커지지 않을까 싶었다. 그래서 국민청원 게시판에 ‘사형시켜달라’고 썼다."

ㅡ아버지는 ‘심신미약’이 아닌가.
"아빠가 살해 혐의로 체포됐다는데, (경찰서가 아니라) 병원에 있다는 것이었다. 평소 아빠는 ‘나는 우울증이 있으니까 감방이 안 무섭다. 6개월이면 나온다’고 말해왔다. 범행 전날에는 ‘내가 왜 무서운지 아느냐. 똑똑하기 때문에 그렇다’고도 했다. 경찰조사에서 (아빠가) 무조건 ‘심신미약 상태였다’고 이야기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 생각을 하니까 마음이 너무 급해졌다. 아빠는 심신미약이 아니다. 심신미약으로 꾸며서 형을 깎으려는 것이다."

ㅡ가정폭력이 어느 정도였나.
"그냥 일상이었다. 아빠가 집으로 오는 것이 몸서리치게 싫었다. 아빠 없는 친구가 부러웠다. 3년 전에 엄마가 얻어맞은 기억이 난다. 어느 날 아빠가 ‘집으로 와라. 좋은 구경 한번 시켜주겠다’고 했다. 와보니까, 엄마가 말도 제대로 못 할 정도로 얼굴이 부풀어 오른 상태였다. 일방적인 구타였다. 그 사람이 얼어붙은 우리를 지켜보면서 ‘죽이겠다’고 협박했다. 신고할 생각도 못 했다. 그때 우리는 너무 어렸다. 보복이 두려웠다. 우리 가족은 그렇게 당하면서 살아왔다."

ㅡ모친은 저항하지 못했나.
"우리는 어릴 때부터 맞았다. 중학교 접어들면서 폭행의 강도가 심해졌다. 사소한 일에도 손찌검을 했다. 입버릇처럼 ‘짐승도 때리면 말을 듣는데, 너네는 짐승만도 못하다’면서 때렸다. 우리가 한창 맞고 있을 때 엄마의 모습이 잊혀지지 않는다. 엄마가 말리지도 못하고, 방안에서 귀를 막고 웅크리고 있었다. 엄마는 아빠를 너무 무서워했다. 이혼하게 된 것도 결국 구타 때문이다. 이혼 이후에도 아빠가 칼을 들고 찾아왔다. 그럴 때마다 거처를 옮길 수밖에 없었다."

ㅡ이혼 이후에도 도망 다녔다는 얘기인가.
"엄마는 도망 다녔다. 이혼한 뒤 처음에는 여성보호센터에 계시다가 지방에 몇 달, 서울 강북구에 몇 달 계시는 식이었다. 2016년 1월 1일 거처가 탄로 난 일이 있다. 아빠가 막내를 미행해서 집을 알아낸 것이다. 흉기와 테이프, 밧줄을 챙겨와서 ‘죽이겠다’고 협박했다. 경찰이 출동했지만 훈방 조치됐다. (경찰에서)강력한 처벌이 힘들다는 얘기를 듣고 우리도 포기했다. 이후에도 서울 노원구, 강서구로 거주지를 옮겨 다녔다. 우리는 항상 겁에 질려 있었다. 길을 걷다가도 뒤에 누군가 있으면 불안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4년 동안 6번이나 옮겼다. 이 정도 말씀 드리면 아실 거다."

25일 오전 10시쯤 ‘강서 전처 살인사건’ 피의자 김모(48)씨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남부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박소정 기자

ㅡ범행 사실은 어떻게 알았나.
"(둘째 딸)전날 엄마가 일찍 주무셔야 한다고 했다. 왜 그러냐 했더니 ‘허리가 아파서 새벽에 수영하러 간다’고 들었다. 그런 얘기를 나누고 잠들었다. 그것이 마지막이었다. 아침에 일어났더니 바깥이 소란스러웠다. 혹시나 싶어서 엄마에게 전화했더니 모르는 남자가 받았다. 그 사람이 ‘이OO씨가 사망했습니다’고 전했다. 우리 엄마 이름이었다. 그때는 무슨 소릴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이해가 안 되니까 설명을 해달라’고 했다. 전화를 받은 사람은 경찰이었던 것 같다."

ㅡ후회가 있나.
"(첫째 딸) 평소에 엄마에게 사랑한다고 말해주지 못해서 너무 미안하다. 부모님 이혼 이후에는 엄마와 보내는 시간이 적었다. 그래서 한스럽다. 돌아가시기 전날 처음으로 사랑한다고 말하고 용돈을 드렸다. 그 뒤로 8시간 만에 돌아가셨다."

"(둘째 딸)엄마가 변을 당했을 때 그것도 모르고 자고 있었던 것이 가슴 아프다. 주변이 다 아파트였는데 ‘악’소리 한번 내지 못하고 돌아가셨다. 우리 엄마, 얼마나 아팠을까. 그런 생각이 든다. 얼마나 아프고, 무섭고, 외로웠을까."

ㅡ범인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나.
"우리는 피의자의 딸이다. 그러나 피의자의 딸이기보다 피해자의 딸로 살아갈 생각이다. 우리는 고(故) 이OO의 딸이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심신미약에 의한 감형이 아니다. 가장 강력한 처벌이다. 청원게시판에 쓴 대로 최고형을 원한다. 사형까지 내려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빠를 사형시켜달라"는 국민청원은 게재된 지 이틀만인 25일 현재 10만여명이 동의했다. 청와대는 청원 게시글에 20만명 이상이 동의하면 답변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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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금·빠숑, 부동산 강좌의 甲?…‘PD수첩’ 부동산 폭등 비밀

기사입력 2018.10.24 10: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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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금 빠숑 부동산 폭등 비밀 사진=PD수첩 부동산 폭등 비밀 편 캡처

[MBN스타 대중문화부] ‘PD수첩’에서 부동산 폭등 비밀에 대해 파헤친 가운데 이나금, 빠숑 등에 대해 소개됐다. 이나금, 빠숑 등은 부동산 강좌에서 이름을 떨치고 있는 스타 강사였다.

23일 오후 방송된 MBC ‘PD수첩’에서는 아파트 값 폭등 뒤, 투기 세력의 실체를 취재한 2부작 ’미친 아파트 값의 비밀’ 편이 전파를 탔다.

무섭게 오른 집값보다 더 걱정인 것은 다가올 후폭풍이다. 그리고 그 감당은 고스란히 무고한 사람들의 몫으로 남겨졌다.

폭등하는 집값을 잡기 위한 수많은 정부 규제와 그를 피해 도망 다니는 투기 세력들, 혼란한 틈을 타 사람들은 현혹하는 스타강사다. 그리고 그 사이 끝없는 유혹에 흔들리는 보통 사람들의 모습이 공개됐다.

부동산 여왕의 강좌라고 불리는 이나금의 수강은 조기마감을 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었다. 이나금 측은 “18기는 조기마감됐다. 수강료는 원래 1100만원이다. 그런데 지금은 대표님 두 번째 책이 출간돼 이벤트 중이다. 그래서 1100만원을 550만원에 할 수 있다”라고 소개했다.

빠숑의 인기도 대단했다. 빠숑은 젊은 층에게 인기가 많았다. 그의 강연장은 20~30대 젊은이들이 가득 채우고 있었다. 빠숑 측은 강의 후에 현직 부동산 업자와 바로 연결해주는 서비스도 진행했다. 온라인이슈팀 mkculture@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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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하고도 변명만..' 뻔뻔한 대구 한국당 정치인 여론 뭇매

입력 2018.10.24. 08:41 수정 2018.10.24. 08:46

선거법 위반·논문표절..벼랑에 몰려야만 겨우 사과 한마디
"야당 텃밭 '공천=당선' 믿고 유권자 무시하는 오만" 질타
법정 출석하는 권영진 대구시장 (대구=연합뉴스) 이강일 기자 = 공직선거법 위반혐의로 기소된 권영진 대구시장이 22일 대구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이강일 기자 = 자유한국당 지지기반인 대구에서 당 소속 일부 정치인을 바라보는 시민 시선이 싸늘해지고 있다.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재판을 받는 권영진 대구시장 등 주요 정치인들이 자신이 저지른 잘못에 대해 제대로 된 사과를 하지 않고 일부는 인정조차 하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다.

6·13 지방선거 이후 대구에서는 권영진 대구시장과 이재만 전 한국당 최고위원 등이 선거법 위반으로 처벌을 앞두고 있다.

권 시장은 선거 직전 선거법 위반으로 고발된 뒤 TV 토론회 등에서 사과는 하지 않고 "고의성은 없었다. 법 위반인지 몰랐다"는 변명만 늘어놓았다.

그는 선거가 끝난 뒤 검찰에 소환될 때에도 한 차례 "시민들에게 걱정을 끼쳐 죄송하다"는 말을 제외하고는 어떤 사과도 하지 않았다.

권 시장은 지난 22일 열린 재판에서 검찰이 벌금 150만원을 구형하자 마지막 진술을 하면서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시민들에게 큰 죄를 지은 것으로 생각한다"고 사과 성격의 말을 했다.

선거 당시 대구시장 경선에서 권 시장과 경쟁했다가 선거법 위반 혐의로 최근 구속된 이재만 전 한국당 최고위원도 마찬가지다.

재선 단체장 출신으로 야당 최고위원까지 지낸 정치인이 경선에 이기기 위해 시민 여론조사 조작을 시도했다가 적발돼 조사를 받으면서도 "억울하다"는 입장만 되풀이했다.

자신의 불법 선거운동에 동원됐다가 처벌받을 처지에 놓인 수십명의 대학생에게도 정작 아무런 사과를 하지 않았다.

대구시의회 배지숙 의장 [대구시의회 제공]

배지숙 대구시의회 의장도 비난 화살을 피하지 못한다.

그는 자신이 제대로 논문을 쓰지 않았으면서도 지방선거 전 논문표절 의혹이 제기되자 "선거를 앞두고 불순한 의도가 있다"며 부인했다.

이후 논문이 표절로 드러나서야 "논문작성방법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연구윤리 기준을 충실하게 지키지 못해 물의를 일으켜 부끄럽게 생각한다"며 표절을 인정하고 짧은 사과문을 발표했다.

그러나 의장직 사퇴 등 요구에는 응하지 않고 있다.

대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등이 배 의장을 자유한국당 대구시당 윤리위원회에 신고했지만 당이 윤리위를 열지 않는 것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김모(46·대구 방촌동)씨는 "대구에서는 '공천은 당선'이라는 공식이 통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인지 지역 한국당 인사들이 유독 유권자들에게 뻔뻔하고 오만한 자세를 보이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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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40대 의사 아내, 1년 새 두 차례나 심장이 멎었다

이혜미 입력 2018.10.23. 04:45 수정 2018.10.23. 09:32

[완전범죄는 없다] <29>충남 당진 의사 부인 살인사건

“열이면 열, 다 안 된다니까요. 고민할 필요도 없어요.”

2017년 3월 21일, 충남경찰청 광역수사대 사무실은 소란스러웠다. 광역수사2팀 형사들이 난상토론을 벌이는 자리 한 가운데 이영우 경위(현 팀장)가 얼굴을 잔뜩 찌푸리고 있었다. “아니 형님, 제 말을 들으세요. 괜히 헛힘 쓰지 마세요.” 후배들 생각은 하나로 모아졌다. 걱정과 만류. 한데 이 경위는 마음 한 구석이 찜찜했다. 알겠다는 말이 쉽게 입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얼마 전 민원인이 찾아왔다. 누군가 ‘당진 지역에 억울한 사연을 가진 이가 있다’는 말을 전해 온 직후다. 대개 민원인은 자기 입장에서 모든 사건을 말하기 일쑤다. 때로는 거짓이 담겨 있고, 더 많게는 과장이 섞여 있다는 걸 경험으로 알고 있다. 악성 민원인인 경우가 아닐 때보다 훨씬 많았다.

며칠이 지나도록 청사를 방문했던 40대 여성 얼굴이 머리 속을 떠나지 않았다. 떨리는 목소리에는 유독 답답함이 넘쳐났다. 애가 닳을 대로 닳아, ‘믿든 믿지 않든 상관 없다’는 그간 수없이 만나온 민원인들과는 ‘뭔가’ 느낌이 달랐다.

“여동생이 죽었어요.” 언니는 이 말을 반복했다. 동생 김모(당시 45)씨는 열흘 전인 3월 11일과 12일 사이 당진에 있는 집에서 숨을 거뒀다. 사인은 심정지. 정작 하고 싶은 말은 그 다음에 있었다. “근데 제부가 의심스러워요. 확인 좀 해주세요.” 언니는 제부, 숨진 동생의 남편 A(46)씨가 범인이라고 했다.

근거가 없는 건 아니었다. 우선 둘은 결혼한 지 1년이 채 안 됐다. 창창한 40대던 동생은 그 사이 사망한 그날을 포함해 심정지를 두 번 겪었다. “장례식장에서 제부 표정은 말이죠. 아내를 잃은 표정이 절대 아니었어요.” 곧바로 이어진 의심, 이 경위 귀를 솔깃하게 하는 말이 이어졌다. “아무리 결혼생활이 짧았다고 해도 그렇죠. 부인 장례를 2일장으로 끝내는 사람이 누가 있어요.” 언니는 장례를 마친 뒤 김씨를 서둘러 화장했다고 전했다.

“남편은 어떤 사람이죠?” 잠시 화제를 돌리고 싶었다. 서울에서 의료 사고를 여러 번 내고 돈이 궁했다고 하던데, 동생을 만나서 당진으로 내려와 병원을 열게 됐다는 말이 건네졌다. 2016년 결혼정보회사를 통해 만났고, 만난 지 3개월 만인 그 해 4월 혼인신고를 올렸다고 했다. 동생은 당진 쪽에서 나름 부자로 알려져 있었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 경위 허리가 자연스레 곧추 세워졌다.

수사2팀은 결국 사건을 들여다보기로 했다. 일단은 정식 수사 전 내사였다. 이미 화장으로 한 줌 재가 돼 버린 시신, 비록 살인 사건이 맞다 하더라도 증거가 될 수 있는 시신이 없는 사건. 팀원들이 그래서 극구 만류를 했던 건데, 이 경위 고집을 꺾을 수는 없었다. 무엇보다 이 경위가 전한 언니 말이 결정적이다. “그런데 말이지. 동생이 숨진 게 자정 즈음이었어. 하필 그 때 남편은 ‘산책을 하겠다’면서 자리를 비웠다고 하더라고. 더 이상한 건 뭔지 알아? 저번에도 이번에도 아내 심장이 멎었던 두 번이 다 비슷한 시간대고, 두 번 모두 남편이 산책을 나갔다는 거야. 이게 다 우연이었을까?”

수사는 시작부터 쉽지 않았다. 김씨 사인이 문제였다. 사망 판정을 내린 의사가 적시한, 진단서에 적혀 있는 건 분명 심정지. 예기치 않은 사고나 지병 등으로 인한 사망이 의료진이 내린 결론이다. 그 곳에는 어떤 타살에 대한 의심도 의구심도 없었다.

A씨 행적부터 차근차근 쫓아가야 했다. 아내가 숨진 그 시간, 산책을 가겠다고 집을 나선 남편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언니의 말에 따르면 그는 가족들에게 ‘밤 11시쯤 집을 나갔다’고 했다. 부부가 살던 집 근처를 돌면서 확인할 수 있는 폐쇄회로(CC)TV를 모두 모았다.

CCTV상 A씨는 자정에서야 집 밖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밤 11시라던 말은 일단 거짓이었다.

행색도 의심스러웠다. 밤에 산책을 한다는 사람이 동네 이곳 저곳을 걸으며 연신 줄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알리바이 만들려고 저러는 거 아닌가요? 일부러 시간 때우려고 하는 것 같은데.” 수사팀 누군가의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구급대원을 불렀다. 사망한 여성을 병원으로 옮긴 이였다. 시신이 없는 지금, 시신에 대해 말해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기도 했다. 이 경위는 그날 출동했던 당진소방서 구급대원들을 상대로 당시 상황을 물었다.

결정적인 한마디가 나왔다. “신고를 받고 집 안에 들어갔을 때 이미 심장이 멎어 있었어요. 그런데 그 여자 오른팔에 주사 자국이 있었다는 게 기억나요. 호흡을 못해서 확장 주사를 맞혀야 했기 때문에 똑똑히 봤어요.” 주사 자국은 보통 일주일 정도면 사라지기 마련. 게다가 대원은 한 마디를 더 보탰다. “몇 시간도 안 된 것 같았어요. 자국이 아주 또렷했거든요.” 퍼뜩 이 경위 머리에 남편의 직업이 떠올랐다. 성형외과 의사. 주사와 약물을 아주 잘 다룰 수 있는 사람. “살인 사건으로 갑시다.”

3월 30일, 마침내 수사팀이 A씨 병원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정식 살인 사건의 수사를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목표는 A씨의 살인을 입증하는 것, 이를 뒷받침할 증거를 찾아야 했다. 수사팀은 병원의 약품 구입내역을 병원 관계자와 대조하고, 약품제조실을 이 잡듯 뒤졌다. CCTV도 몽땅 걷어들였다.

“여기, ○○성형외과인데요. 원장님이 이상한 말을 남겨놓고 사라졌어요.” 압수한 CCTV 화면을 돌려준 다음 날(4월 3일), 병원 직원이 급하게 전화를 걸어왔다. 휴대폰도 병원에 둔 채로, A씨가 갑자기 사라졌다. CCTV에는 모두가 출근하지 않은 이른 시각, 스스로에게 혈관주사를 놓아 목숨을 끊으려는 모습이 고스란히 찍혀 있었다. 남겨진 휴대폰에는 어머니 등 가족과 변호사에게 본인의 범행을 털어놓는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

비상이 걸렸다. 수사팀으로서는 살아있는 A씨를 찾아야 했다. 김씨 죽음은 아직 ‘병사’로 남아 있었다. 만에 하나 A씨가 목숨을 끊어버리기라도 한다면 큰일이었다. 이 경위와 수사팀은 불길한 생각을 지워버릴 수가 없었다. “본인 자백이 아니더라도 A씨가 범인이라는 건 이미 어느 정도 알고 있었어요. 사망 당일 제조실에 들어가 약물을 만들고, 주사기와 지혈대를 가방 안에 넣는 장면이 CCTV에 고스란히 찍혀있었으니까요. 자백만 받으면 되는 거였죠.” 그는 같은 날 오후 2시50분쯤 영동고속도로 강릉휴게소 주차장에서 수사팀에게 붙잡혔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내를 죽이지 않으면 내가 죽을 것만 같았다”고 입을 뗐다. 김씨가 항상 자신에게 모멸감을 줬다고도 덧붙였다. 명문대 의대를 나온 그는 서울 압구정동에서 병원을 개업할 만큼 잘 나가는 성형외과 의사였다. 하지만 2008년 환자들에게 허위로 입ㆍ퇴원확인서를 발급하다 벌금형을 받으면서 탈이 나기 시작했다. 2010년에는 환자에게 프로포폴을 과다 투여해 숨지게 하는 의료 사고까지 내면서 결국 병원도 폐업해야 했다.

의료 사고와 병원 폐업에 따른 경제적 문제 등이 겹치면서 이혼도 피할 수 없었다. 그러다 만난 게 김씨였다. 재력가였던 김씨는 결혼을 약속하면서 흔쾌히 “당신은 명문대 출신이고 당진에는 성형외과도 없으니 괜찮을 것이다”라고 병원 개업을 제안했다. 재기가 가능해 보였다. 그 때까지만 해도.

충남 당진 의사부인 살인 사건 범행일지. 그래픽= 송정근기자

갈등은 김씨와 시어머니 사이에서 먼저 불거졌다. 둘은 만날 때마다 으르렁거렸다. 시아버지 제삿날에도 한바탕 싸움을 벌였다. 김씨는 시어머니 생일도 모른 체했다. “아내는 그런 상황에서 전처 사이에서 낳은 아들과 아예 접촉조차 못하게 했어요.” 남편도 슬슬 김씨에게서 돌아섰다. ‘아내에 대한 증오’는 그렇게 커져갔다.

그냥 이혼을 하기는 어려웠다. 이혼을 하게 되면 병원 개업에 들어간 김씨 돈이 모두 빠져나갈 게 불 보듯 뻔했다. 마침 김씨가 현금과 8억원 상당 건물, 약간의 땅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만약 아내가 죽게 되면 모든 재산이 자신에게 넘어올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2016년 11월, 그 때부터 김씨를 살해할 계획을 조금씩 세워나갔다.

A씨가 선택한 건 수면제와 골격근이완제였다. 전신마취제의 보조제로 수술에 주로 사용되는 골격근이완제를 과다 투약해 심장 활동을 멈추게 할 생각이었다. 병원 직원들이 모두 퇴근을 한 뒤 이들 약품을 사용하기 편한 형태로 조제했고, 출퇴근할 때 들고 항상 들고 다니면서 기회를 호시탐탐 엿봤다. 11월 15일 저녁 마침내 기회가 왔다. 소파에 앉아 TV를 보던 중, 김씨 물컵에 먼저 수면제를 녹였다. 물을 마신 김씨가 잠들자 윤씨는 정맥 혈관에 골격근이완제를 투약한 뒤 집을 비웠다.

첫 번째는 실패였다. 시간 계산이 잘못됐다. 도착한 119구급대원의 응급 조치에 김씨가 목숨을 건졌다. 다만 그 누구도 김씨 심장이 왜 갑자기 멈추게 됐는지는 알지 못했다. 2017년 3월 11일, 자정이 다 된 시각 A씨는 다시 한번 김씨 음료수에 수면제를 탔고, 잠든 김씨 팔에 주사를 놓았다. 다음날 오전 2시, 김씨는 병원에서 마비로 인한 심정지로 사망했다.

지난해 10월 1심 재판부는 “인간의 생명과 건강을 최우선으로 여겨야 할 의사로의 본분을 망각한 채 자신의 의학지식을 살인범행의 도구로 이용했다는 점에서 비난 가능성이 높다”며 징역 35년을 선고했다. A씨는 곧바로 항소했지만 2심의 판단도 다르지 않았고, 형은 그대로 확정이 됐다.

예산=이혜미 기자 her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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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생 7명, 강남 한복판서 여학생 집단폭행..악몽의 4시간

최수연 입력 2018.10.22. 21:05 수정 2018.10.22. 23:02

"태도 마음에 안 든다"..친구들 불러 집단폭행
옷 벗기고 촬영.."알리면 사진 뿌리겠다" 협박
경찰 "특수폭행 등 혐의로 검찰 넘길 예정"

[앵커]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중·고등학생 7명이 여학생 1명을 집단으로 폭행한 사건이 뒤늦게 드러났습니다. 평소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피해 여학생을 4시간 동안 끌고 다니면서 때렸습니다. 이후에 이 학생은 따로 치료를 받기는 했으나, 1달 넘게 신고도 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먼저 최수연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5월 서울 강남구 한복판에서 남녀 중·고등학생 7명이 여학생 A양을 집단으로 폭행했습니다.

학교 진상 조사에 따르면 A양과 사이가 틀어진 친구가 "평소 태도가 마음에 안 든다"며 자신의 남자친구 등을 불러 때렸다는 것입니다.

4개 학교에서 모인 가해자 중에는 피해자와 같은 학교를 다니는 2명도 끼어 있었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인근 주차장에서 시작된 폭력은 장소를 옮겨가며 이어졌습니다.

[피해자 친구 : 머리채 잡혀서 끌려다니고 뺨 때리면서 끌고 다니고 옥상으로 끌고 가서 애를 바닥에 던지면서 진짜 죽이려고…]

이곳은 피해자가 폭행을 당한 장소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조명도 CCTV도 전혀 없습니다.

이렇게 문은 항상 열려져 있는 상태인데요.

이곳에서 피해자는 밤늦게까지 집단으로 폭행을 당했습니다.

가해자들은 상처를 덜 남기기 위해 A양에게 두꺼운 겉옷을 입힌 뒤 둔기로 때린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마지막에는 A양의 옷을 벗긴 채 사진을 찍고 폭행 사실을 알리면 사진을 뿌리겠다고 협박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병원 치료를 받고 있는 A양은 1달 넘게 학교나 경찰에 신고하지 못했고 5달째 학교에 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강남경찰서는 가해자들을 특수폭행 등의 혐의로 검찰에 넘길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 관련 리포트
2명만 '전학' 처분…폭행 가해자는 여전히 같은 학교에
→ 기사 바로가기 : http://news.jtbc.joins.com/html/379/NB1171437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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