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최강 미국?" 트럼프 코로나 확진에 백악관도, 의회도 흔들

정상원 입력 2020.10.03. 08:00 수정 2020.10.03. 08:18 

백악관, 오전엔 "대통령 경미한 증상, 업무 수행 중"
오후엔 워싱턴 인근 군병원 입원.."피로감 느껴"
14일간 자가격리, 일정 모두 취소..대선 유세도 차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영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지난달 29일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의 클리블랜드 홉킨스 국제공항에 도착해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에서 내리고 있다. 클리블랜드=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시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리면서 미국은 물론 전 세계가 한바탕 난리를 겪었다. 트럼프 대통령에 이어 백악관 직원은 물론 미 상원의원까지 확진자가 나오면서 수도 워싱턴이 사실상 마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한때 제기됐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증상이 경미하다고 밝혔지만 확진 하루도 안 돼 인근 군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는 등 상황은 긴박하게 전개됐다. 트럼프 대통령 확진으로 한 달 남은 미국 대선도 영향을 받게 됐고, 뉴욕증시 등 미 경제계도 한때 패닉에 빠졌다.


백악관 “트럼프 건강 상태는 경미한 증상…업무 중”

이날 새벽 트위터를 통해 코로나19 확진 사실이 알려졌던 트럼프 대통령 코로나19 상태는 그리 심각하지 않다고 백악관은 설명했다. 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은 이날 오전 언론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 부부는 양호한 상태이고, 경미한 증상만 있다”고 밝혔다. 또 “대통령의 오늘 오전 첫 질문이 '경제는 어떤가, (의회에서 진행되는) 경기부양 관련 대화는 어떠한가'였다”며 “대통령은 직무를 수행하고 있고 앞으로도 직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 건강에 이상이 없다는 설명이었다.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도 이날 낮 기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린지 그레이험 상원 법사위원장 등에게 전화를 했다”며 “경미한 증상에도 불구하고 업무에 열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일정은 모두 취소됐다. 애초 워싱턴 시내 트럼프호텔에서 지지자 모임을 가진 뒤 오후 플로리다주(州) 유세에 나설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양성 반응이 나온 뒤 일정이 없어졌다. 백악관은 이날 오후 노년층 코로나19 지원과 관련한 전화통화를 트럼프 대통령이 비공개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으나 오후 들어 이 일정마저 취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화통화를 하기 어려울 정도로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것 아니냐는 우려도 한때 제기됐다.

숀 코리 대통령 주치의는 오전 공식 성명에선 “트럼프 대통령과 영부인은 모두 괜찮은 상태”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회복 기간에도 업무를 계속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 뉴욕타임스(NYT)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확진 전부터 건강 이상을 보였다고 전했다. 한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뉴저지 베드민스터 트럼프 골프클럽에서 열린 모금행사 때부터 무기력해 보였다”며 “같은 날 밤 미네소타주에서 유세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엔 트럼프 대통령이 전용기 안에서 자신도 모르게 잠이 들었다”고 전했다. 또 1일부터 목소리가 갈라지는 등 코로나19 초기 증세가 나타나기도 했다고 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코로나19 확진 사실을 알린 트윗

특히 오후 4시 대통령 주치의가 "대통령이 피로감을 느끼지만 상태는 양호하다"고 발표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저녁 워싱턴 외곽 메릴랜드주 월터 리드 군병원에 이송돼 입원 치료를 받는 등 상황 악화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와 관련, 백악관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고, 의사들의 권고에 따른 조치라고 설명했다. 매커내니 대변인은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양호한 상태이고, 경미한 증상만 있고, 종일 업무를 봤다"면서도 "의료진 권고에 따라 예방적 조치로 며칠간 대통령 집무실을 월터 리드 병원으로 옮기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월터 리드 병원에는 음압시설과 응급 장비 등이 갖춰져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병원 이동 전 백악관에서 찍은 영상에서 "내 생각엔 상태가 괜찮다. 모든 게 잘 될 거라 확신한다"며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이기도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 백악관에서 월터 리드 군병원으로 이동하기 위해 마린원 헬기를 타기 전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이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고령ㆍ비만 트럼프는 코로나19 위험군”

로이터통신은 대통령이 코로나19 초기 가벼운 증세로 보이지만 잠복기 14일 사이 상태가 어떻게 변화할지가 중요하다고 전했다. 미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74세 고령이고, 비만이라 코로나19 위험군에 속한다고 분석했다. 언제든 상황이 악화할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다.

외신에 따르면 1946년생인 트럼프 대통령은 키 190㎝, 몸무게 243파운드(약 110kg)으로 비만에 해당한다. 마이클 헤드 영국 사우스햄프턴대 교수는 로이터통신에 “대통령은 74세에 과체중이라 코로나19 위험군으로 분류된다”고 밝혔다.

앞서 1일 오후 9시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이자 최근 유세 등에 동행했던 호프 힉스 백악관 보좌관의 코로나19 확진 사실이 알려졌고 오후 11시 넘어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는 트위터를 남겼다. 이어 2일 오전 1시쯤 트럼프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의 코로나19 확진 사실이 공개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열린 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후보와의 첫 대선 TV토론이 끝난 뒤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무대에 서 있다. 클리블랜드=AP 연합뉴스

바이든은 음성...대선 판도 주요 변수 될 듯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확진은 미국 국가안보, 대선 판도, 증시 등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당장 대통령 건강 악화로 직무를 수행하지 못할 경우 부통령, 하원의장 순으로 직무를 대신하게 되는 미국 대통령 승계법까지 거론됐다. 특히 대통령에 이어 부통령까지 직무를 수행하지 못하면 민주당 소속이자 트럼프 대통령의 앙숙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대통령 직무대행을 맡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왔다. 그러나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이날 오전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으면서 이런 논란은 해소됐다.

트럼프 대통령 확진 후 백악관 공보실 직원, 마이크 리 상원의원의 코로나19 양성 판정 결과가 보도되면서 미 정가가 혼란에 빠지기도 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대법관 후보자로 지명한 에이미 코니 배럿 판사가 지난 여름 코로나19에 감염됐다 회복됐다는 사실도 공개됐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다른 가족과 백악관 핵심 측근 코로나19 검사에선 모두 음성으로 나왔다고 백악관과 외신 등이 밝혔다.

지난달 29일 트럼프 대통령과 대선후보 1차 TV토론에 나섰던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의 코로나19 감염 여부도 관심이었다. 당시 90분간 진행됐던 토론에서 두 사람은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격렬한 말싸움을 벌였다. 당시 두 후보의 단상 간 거리는 12피트8인치(3.8m)로, 미국의 ‘사회적 거리두기’ 기준인 6피트(1.8m)의 2배 이상이었다. 또 토론을 전후해 악수도 나누지 않았고 가까이 가서 인사를 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바이든 후보 역시 77세 고령이라는 점 때문에 코로나19 위험군으로 분류됐다.

바이든 후보는 이날 오전 부인 질 바이든 여사와 함께 코로나19 검사를 받았고 음성 판정을 받았다. 그는 트위터에 이 사실을 알리며 “이번 일이 마스크 착용, 사회적 거리두기 준수, 손씻기를 상기시키는 일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 확진 사실이 알려진 뒤에는 “앞으로도 대통령과 그의 가족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기도할 것”이라며 쾌유 기원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코로나19 음성 판정이 나온 바이든 후보는 이날 경합 지역인 미시간주를 예정대로 찾아 현장 유세를 이어갔다. 반면 코로나19 자가격리에 들어간 트럼프 대통령은 최소 14일 동안은 현장 유세를 나서지 못하게 됐다. 트럼프 캠프 측은 온라인 가상 유세 등으로 선거운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 코로나19 확진은 뉴욕 증시 등 세계 경제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날 오전 뉴욕증권거래소 주요 지수는 전날보다 하락한 채 장을 시작했고, 결국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0.48%, 스탠다드엔푸어스500(S&P500)은 0.96%, 나스닥은 2.22% 떨어진 채 장이 마감됐다.

워싱턴= 정상원 특파원 orn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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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욱, 추석 연휴 미국서 "한국 부정선거 배후에 중국"

김지훈 입력 2020.10.02. 13:01 댓글 4471

대법원 백악관 앞에서 '4·15 부정선거' 주장
"다음 희생양 미국..미국인들도 호응해줘"

[서울=뉴시스](사진=민경욱 전 의원 페이스북 캡쳐)

[서울=뉴시스]김지훈 기자 = 민경욱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이 추석 연휴 미국에서 4·15 총선이 부정선거였고, 그 배후에는 중국이 있다고 주장했다.

민 전 의원은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미국 대법원 앞에서 찍은 피켓 1인시위 영상을 올리며 "4·15 총선은 부정선거였다. 그 배후에는 중국이 있다"며 "부정선거의 중요한 핵심 증거들이 인멸되고 있다"고 썼다.

그러면서 "야당은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있다. 그들은 여당을 두려워한다"며 "미국이여 조심하지 않으면 그대들이 다음번 희생양이 될 것"이라고 호소했다.

민 전 의원은 백악관 앞에서 찍은 사진과 함께 올린 글에서도 "백악관에서도 외쳤다"며 "한국에 부정선거가 있었고, 중국이 그 배후에 있으며 미국이 다음번 희생물이 될 것이라고, 부정선거 핵심 증거가 선관위에 의해 훼손·인멸되고 있으며 대법원은 수수방관하고 있다고"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인들도 호응해줬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jikim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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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업계 현실에 분노한 'BTS 아빠' 방시혁..빅히트 직원 연봉은?

박종오 입력 2020.10.02. 08:01 댓글 705

 

방시혁 "음악회사 일 많고 보상 적어..개선할 것" 강조
빅히트 직원 1인당 평균 연봉 1억 넘어 '업계 최고'
공모주 142만주도 우선 배정..상장 뒤 보너스될까

[이데일리 박종오 기자] BTS(방탄소년단) 소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방시혁 대표는 지난해 2월 말 서울대 졸업식 축사를 통해 “불공정과 불합리가 팽배한 음악 산업에 대한 분노가 저를 움직이게 한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특히 방 대표는 “음악 산업이 안고 있는 악습들, 불공정 거래 관행 그리고 사회적 저평가로 인해 업계 종사자들은 어디 가서 음악 산업에 종사한다고 이야기하길 부끄러워한다”면서 “많은 젊은이들이 여전히 음악 회사에 대해 일은 많이 시키면서 보상은 적게 주는 곳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생각하는 행복의 조건 중 하나가 “음악 산업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킴으로써 음악 산업을 발전시키고 종사자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데 기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때로부터 1년 7개월이 지났다. 방 대표의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다음달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시가총액이 가장 큰 회사로 증시에 상장될 예정이다.

방 대표는 후배들 앞에서 했던 말을 정말 실천에 옮겼을까?

빅히트 직원 평균 연봉 1억 넘어…엔터 업계 최고

BTS(방탄소년단) 멤버들이 지난 21일(한국 시각) 미국 공영 라디오방송 NPR의 음악 프로그램인 ‘타이니 데스크 콘서트’에 출연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2일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재무제표를 보면 “그렇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회사의 지난 7월 말 기준 전체 직원 수는 313명으로, 이들이 올해 1~7월 받은 급여는 1명당 평균 6200만원이다. 연봉으로 환산하면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 최고액인 1명당 1억629만원에 달한다.

동종 업계 매출 1위 회사인 SM엔터테인먼트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직원이 486명으로 1명당 평균 연봉 5781만원을 받았다. 작년 급여이기 때문에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SM 직원의 1년 치 임금이 빅히트 직원의 7개월 치 급여보다 적은 셈이다.

특히 SM엔터테인먼트는 전체 직원의 36%(174명)가 기간제여서 같은 회사 안에서도 일반 정규직 직원과 기간제 간 연봉 격차가 클 것으로 추정된다.

YG엔터테인먼트와 JYP엔터테인먼트 직원의 작년 평균 연봉은 각각 7000만원, 5544만원이었다. SM엔터테인먼트의 임금 수준에 견줘보면 두 회사 모두 매출액 대비 직원 급여가 적다고 보기는 어렵다.

직원에 빅히트 신주 142만주 배정…보너스 생길까?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직원들에게 연봉 외 ‘보너스’가 생길 가능성도 있다. 회사의 코스피(유가증권시장) 상장으로 직원들도 회사의 신주를 받을 수 있어서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이달 신규 발행하는 주식 713만 주 중 20%인 142만6000주를 회사 직원들로 구성되는 ‘우리사주조합’에 우선 배정했다. 직원들은 조합을 통해 오는 5일 회사의 신주에 청약할 수 있다.

다만 이 물량은 한국증권금융의 우리사주조합 계좌에 의무적으로 예탁돼 상장일로부터 1년간 처분할 수 없다. 상장 1년 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주가가 직원들이 주식을 청약 받은 가격(1주당 13만5000원)보다 낮아지면 손실을 볼 수도 있는 것이다.

박종오 (pjo2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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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한동훈 '고사 작전'..'임은정 감찰'에 쏠리는 시선

김태은 기자 입력 2020.10.02. 08:10 

(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 윤석열 검찰총장이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2020.8.26/뉴스1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휴가 미복귀 의혹 수사로 국민들의 이목이 한동안 서울동부지검에 집중됐다. '정권 관련 비리' 의혹 수사와 '검언유착' 의혹 수사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서울중앙지검은 상대적으로 조용한 가을을 보내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부정 승계 의혹 수사를 마무리한 후 눈에 띄는 대형 수사도 없다.

대신 서울중앙지검은 '제2의 적폐수사'에 시동을 거는 모습이다. 서울중앙지검에서 기민하게 움직이기 시작한 사건들을 보면 야권 인사에 대한 고발 사건, 과거 정권에서 은폐·축소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과거사 사건 등으로 지적된다. 윤석열 검찰총장을 겨냥한 고소고발건 역시 서울중앙지검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할 모양새다. 반면 한동훈 검사장 기소에 실패한 '검언유착' 의혹 수사는 '멈춤' 상태로 고의적인 수사 지연 상태로 접어들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석열 잇따른 고발…'임은정 감찰' 움직일까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윤 총장은 '수사지휘권 파동' 이후 대외 노출을 아예 없애는 것은 물론 추 장관 아들 관련 수사에도 직접적인 수사지휘를 삼가는 등 극히 조심스러운 행보를 하고 있다. 지난달 23일 박영선 중기벤처부 장관이 대검을 방문해 열린 행사에도 장관급인 검찰총장 대신 조남관 대검 차장검사가 참석했다. 윤 총장은 별도로 박 장관을 만나 인사를 나누고 행사에 불참하는 상황에 대해 이해를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총장의 잠행에 대해 정치권과 법조계에선 해석이 분분하다. 윤 총장이 야권 대권주자로 부상할 정도로 정치적 잠재력을 갖게 된만큼 추 장관 아들 의혹 수사 등에 대해 윤 총장이 끝까지 견제 역할을 해줄 것을 기대해온 측에선 이같은 역할을 포기한 것 아니냐는 불만이 적지 않다.

가족 관련 의혹을 통해 윤 총장에 대한 압박이 더욱 거세지면서 윤 총장의 선택지가 많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서울중앙지검은 윤 총장과 배우자 김건희 코바나콘텐츠 대표, 장모 최모씨 등이 고소·고발된 사건을 형사1부에서 형사6부(부장검사 박순배)로 재배당한 후 곧바로 고발인 조사에 돌입했다.

여기에 윤 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김 대표가 운영하는 코바나컨텐츠가 주관한 전시회에 협찬한 기업들을 문제삼아 윤 총장을 뇌물죄로 조사해야 한다는 고발도 제기됐다. 검찰총장이 유력시되는 윤 총장에게 일종의 대가성 뇌물로 볼 수 있다는 주장이다.

최근 열린민주당 인사들은 유튜브 방송을 통해 장모 최씨의 잔고증명서 위조에 관여한 신안저축은행이 윤 총장을 비롯해 윤 총장과 유착 관계를 맺어왔다는 주장도 펼쳤다.

한 검찰 관계자는 "친여 매체에서 검사 비리와 관련된 내용을 보도하면 법무부가 이를 대검에 감찰 지시를 내리면서 감찰이 이뤄지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며 "대검 감찰부에 임은정 부장검사를 보냈으니 윤 총장 가족 관련 이런 보도에 대해 직접 움직이려 하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 한동훈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왼쪽)과 박찬호 공안부장이 법무부에서 열리는 검찰고위간부 보임 신고식 참석을 위해 10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을 나서고 있다. 2020.1.10/뉴스1
'검언유착' 수사 사실상 중단…한동훈, 피의자 신분으로 고사

한 검사장은 '검언유착' 의혹 수사로 기소되는 것은 면했지만 여전히 피의자 상태로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신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수사팀은 이동재 전 채널A 기자 등을 재판에 넘기면서 한 검사장에 대해선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며 수사 계속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피력했다. 그러나 검찰 안팎에서 수사팀이 후속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고 있다.

한 검사장 측에서 주장한 '권언유착' 의혹에 대한 수사는 커녕 한 검사장에 대한 재소환 조사 등도 이뤄진 바 없다. 지난 6월 수사팀이 압수한 한 검사장의 휴대전화에 대한 디지털포렌식으로 추가 증거를 확보하지 않는 이상 추가 수사가 무의미한 탓이 크다는 게 법조계의 대체적 시각이다.

여당에서는 가능한 이슈화를 피하려 하는 분위기마저 감지된다. 이달 중 열리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여당은 최근 진행된 증인 채택 과정에서 한 검사장과 정 전 부장검사에 대한 증인 채택에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검사장 측은 국감에 증인으로 채택되면 못나갈 이유가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비해 여당으로선 오히려 수세에 몰릴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중앙지검이 사건을 종결하지 않고 수사 진행 상태로 기약없이 질질 끌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추가 증거 확보 없이 한 검사장을 불기소 처분해 사건을 종결하게 되면 추 장관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에게 책임이 돌아가는 것을 피하기 어렵게 된다. 한 검사장을 수사 중 피의자 상태로 계속 묶어두는 것 자체로 정치적 목적이 달성됐다는 시각도 있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한마디로 멀쩡한 사람 '말라죽이기' 수사인 셈"이라며 "윤 총장이든 한 검사장이든 자신들을 방어하기 위해선 더이상 법적 수단만으론 불가능한 임계점에 도달하고 있는 과정 같다"고 지적했다.

김태은 기자 tai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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