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선거, 서울 격전지] 흔들리는 '보수 텃밭'… 강남3구 표심, 어느 당 손 들까
높은 대통령·시장 지지율로 공세 나서는 민주당
보수의 텃밭, 강남 3구가 흔들리고 있다. 최근 10년 동안 항상 보수 정당 후보자만을 당선시켜온 강남 3구의 민심이 이번 6·13 지방선거의 가장 큰 관심사가 되고 있다. 높은 여당·대통령 지지율과 박원순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의 인지도를 앞세운 더불어민주당의 공세에 자유한국당 후보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주 뒤, 강남 3구는 파란색과 붉은색 중 어느 색으로 뒤덮여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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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균(왼쪽) 더불어민주당 강남구청장 후보와 장영철 자유한국당 강남구청장 후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제공 |
지난달 31일 리서치 뷰에서 강남구민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정당·서울시장 후보·강남구청장 후보 지지도 모두 민주당이 월등히 앞섰다. 1995년 민선 1기 이후 23년간 자유한국당이 독식한 강남구청장이 뒤지고 있는 것이다.
서울시장선거 후보지지도는 박 후보가 46.7%로 한국당 김문수 후보(27.1%)와 바른미래당 안철수 후보(17.4%)를 압도했다. 강남구청장선거 후보지지도에서도 민주당 정순균 후보가 45.5%로 한국당 장영철 후보(31.3%)를 10%포인트 이상 앞섰다.
‘보수의 성지’로도 불리는 강남구의 아성은 지난 2016년 20대 총선에서 전현희 의원이 강남을에서 당선되면서 금이 갔다. 전 의원은 54.1%의 득표율로 새누리당 김종훈 후보를 7%포인트 앞섰다. 24년 만에 야당 후보로 당선돼 파란을 일으켰다.
지난 19대 대선에서도 당시 문재인 민주당 후보는 35.3%의 득표율로 홍준표 한국당 후보를 9%포인트 앞섰다. 리서치 뷰 조사 결과 강남구 정당지지도에서 민주당이 45%로 자유한국당(28%)보다 17%포인트 앞섰다. 민주당 관계자는 “최근 재건축 공사가 끝난 아파트를 중심으로 전입 인구가 늘어나면서 보수색이 다소 옅어졌다”며 “반전을 노려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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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수(왼쪽) 더불어민주당 송파구청장 후보와 박춘희 자유한국당 송파구청장 후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제공 |
강남구와 이웃한 송파·서초구도 현재 민주당과 한국당 후보들이 접전을 펼치고 있다. 한국당은 조은희 서초구청장과 박춘희 송파구청장의 ‘현역 프리미엄’을 내세워 수성(守城)을, 민주당은 높은 정당·대통령 지지도로 ‘싹쓸이’를 노린다.
지난 3월 29일 피엔알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송파구민 중 47.1%는 민주당을, 20.3%는 한국당을 지지한다고 응답했다. 검사 출신의 박성수 민주당 송파구청장 후보는 참여정부 청와대 법무비서관으로 근무하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문재인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다. 2012년, 2016년 송파갑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했던 박 후보는 ‘송파 지역 살림꾼’과 ‘친문’을 내세워 유권자 표심 잡기에 나섰다. 박춘희 한국당 송파구청장 후보는 8년의 구정 성과와 높은 현역 인지도를 선거 유세의 전략으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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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근(왼쪽) 더불어민주당 서초구청장 후보와 조은희 자유한국당 서초구청장 후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제공 |
재선에 도전하는 조은희 한국당 서초구청장 후보는 이정근 민주당 서초구청장 후보를 상대로 접전을 펼치고 있다. 두 사람은 여성이면서 동시에 언론인 출신이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조 후보는 과거 영남일보·경향신문에서 기자로 활동하다 국민의정부 비서관과 서울시 정무부시장 등을 역임했다. MBC 공채 3기 방송작가로 활동하며 ‘PD수첩’등을 만든 이 후보는 2016년 서초갑 국회의원 선거에 도전하면서 정치인의 길에 올라섰다. 유앤미리서치에서 서초구민을 상대로 지난 27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조 후보의 지지율은 44.2%로 36%를 기록한 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근소하게 앞섰다.
민주당 서울시당 관계자는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를 비롯해 시당과 중앙당에서 유세 화력을 집중해 강남 3구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창훈 기자 corazo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