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고 싶은 데 뺨 때린 최저임금…'이참에 사람 줄이자'

적립금 5000억 원 넘는 연세대, 청소경비 노동자 32명 퇴직에 1명만 신규채용

- 시장은 무법 지대? 일방적인 부서이동에 해고통보까지…편법 꼼수 난무
- 209시간 일하면 월급 157만원 "한국에서 살기 위한 최소한의 급여"
- 연세대 청소노동자 "이제 1명이 두 관씩 청소해야 하는데 개강하면 난장판 될 겁니다"
- 안진걸 "알바생 임금인상, 해고로 풀지말고 경제민주화 조치로 풀자"
- 본사 로얄티, 임대료, 가맹점수수료…진짜 등골브레이커 감당할 대책 필요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19:55) 
■ 방송일 : 2018년 1월 10일 (수)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안진걸 사무처장 (참여연대), 이경자 분회장 (공공노조 서경지부 연세대분회)
 
◇ 정관용> 어렵게 살아가는 우리 이웃들 돌아보는 안진걸의 이웃사랑 코너입니다. 금년부터 최저임금이 좀 올랐죠 그런데 최저임금 인상 때문에 여기저기서 문제가 벌어지고 있는데요. 대학교 청소노동분들이 큰 어려움에 봉착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 얘기 좀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참여연대 안진걸 사무처장 어서 오십시오.
  
◆ 안진걸>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최저임금이 많이 올랐다, 그러면 임금을 더 줘야 하는데 더 주기 싫으니까 어떻게 한다는 거예요? 
  
◆ 안진걸> 여러 편법이나 꼼수들이 등장하고 있는데요. 글쎄 청취자 여러분들 저도 한번 호소드리고 싶습니다. 7530원으로 16. 4% 올랐습니다. 사실 영세사업장에서 좀 부담이 되는 건 사실이죠, 지불 능력이 안 되니까. 거기에 대해서는 지금 다양한 대책을 우리가 세우자고 하고 있는 거잖아요.
  
◇ 정관용> 정부도 지원한다고 하고.  
  
◆ 안진걸> 그렇죠. 그런데 이걸 월급을 환산해 보면 209시간 기준으로 157만 원이거든요. 보통 우리가 사람 소개하거나 사람 뽑을 때 최소 200~300은 준다는 식으로 소개하잖아요. 100만 원 준다 이렇게 추천하거나 소개하거나 공고하지 않잖아요. 한국사회에서 살려면 최소 200~300은 있어야 되는 것이거든요. 그런데 조금 오른 것이 부담이 된다는 이유만으로 지금 다양한 편법과 꼼수가 발표되고 있는데요.  
  
정말 너무나 지불 능력이 없어서 그런 것이라면 제가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여력이 있는 대학 같은 곳에서 예를 들면 올해 오십몇 명이 퇴직을 하는데 사람을 안 뽑아버리는 겁니다. 시간제로 한 6명만 뽑아서 대충 떼우는 거예요. 심지어는 그러다 보면 학생들이 자기들이 알아서 청소해도 되는 거 아니냐, 이런 이야기까지 나오는 겁니다.  
  
그러면 기존 노동자들이 일해야 할 몫이 늘어나게 되잖아요. 그러니까 이것은 편법적으로 국민들 일자리를 줄이고 기존의 노동 강도를 꼼수로 늘리는 그런 문제가 있는 것이고요. 그다음에 어제 금속노조에서도 발표한 것보니까 포장부 직원들이 갑자기 영업부로 이동을 시키는 겁니다.
  
◇ 정관용> 그건 왜 그러죠?  
  
◆ 안진걸> 그러니까 급여 인상분을 감당하기 싫으니까 해고를 시키고 싶은데 해고는 함부로 할 수 없게 되어 있잖아요,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그러니까 영업을 뛰라는 겁니다. 평생 포장만 하시던 분들을.  
  
◇ 정관용> 영업은 실적금으로 주니까.  
  
◆ 안진걸> 그리고 영업을 안 해 보신 분들이 50대, 60대.  
  
◇ 정관용> 사실은 나가라는 거죠.  
  
◆ 안진걸> 나가라는 이야기인 거죠. 이렇게 해서 우회적으로 사실상 정리해고나 불법해고를 강요하는 경우. 그다음에 압구정 지금 모 아파트에서는 경비노동자들을 전원 해고해 버리고 또 일부 기업에서는 경비 노동자들 다 무인경비시스템으로 돌리고. 그러니까 최저임금이 어쨌든 우리 200만 원 이하의 월급을 받고 있는 950만 명 정도나 되는 우리 국민들. 그 돈으로는 살 수가 없는데 특히 최저임금 선에 있는 노동자들이 지금 400만, 500만쯤 되거든요.  
  
그분들 임금을 조금 올려줌으로써 각 가계의 지출 여력을 늘리고 그렇게 해서 소득주도형 이른바 경제활성화나 경제성장을 하자는 사회적 합의에서 지금 추진된 거거든요. 그런데 지불능력이 있어 보이는 중견기업, 중소기업, 대학 또 대형 아파트 단지들 이런 데는 지불 능력이 없다고 볼 수 없거든요.  
  
◇ 정관용> 대학교 청소노동자분들에 대한 그런 일들이 여러 곳에서 벌어집니까?
  
◆ 안진걸> 지금 사례 조사해 보니까 홍익대, 고려대, 연세대, 울산대 이런 데서 계속 지난해에 정년 퇴임했는데 사람 안 뽑아버리고, 그다음에 노동시간을 일부 줄여서 안 그래도 최저임금 받아봐야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150만 원 받는 분들이잖아요. 여기에서 노동시간을 줄이는 편법이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그분이 정말 일하는 게 너무 힘들어서 노동시간을 줄여주는 게 아니라 노동시간 줄여서 최저임금 인상분을 자기들이 보전하겠다는 겁니다. 이런 편법의 꼼수도 지금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습니다.  
  

(사진=자료사진)
◇ 정관용> 그중에 대표적인 곳이 연세대라고 하는데 이쪽 상황을 직접 듣겠습니다. 공공노조 서경지부 연세대분회의 이경자 분회장을 연결합니다. 안녕하세요.  
  
◆ 이경자> 안녕하세요.  
  
◇ 정관용> 연세대의 청소노동자 분들이 총 몇 분 일하고 계십니까?
  
◆ 이경자> 청소노동자는 한 280여 명 되고요. 또 경비분들 합쳐서 약 한 450여 명 됩니다.
  
◇ 정관용> 그런데 청소 노동하시는 280여 명 가운데 금년에 정년퇴직하신 분들이 얼마나 됩니까?
  
◆ 이경자> 미화가 17명이고요. 경비가 15명 해서 총 32명이 정년을 했습니다.
  
◇ 정관용> 그분들은 이미 정년퇴직해서 나가신 거죠?  
  
◆ 이경자> 네.  
  
◇ 정관용> 그런데 32명이 빠졌는데 몇 명을 채용했어요?  
  
◆ 이경자> 신규채용은 딱 한 명만 했고요.  
  
◇ 정관용> 한 명.  
  
◆ 이경자> 네. 나머지 자리는 채우지를 않고, 않으려고 하고 또 나머지 두 건물은 단순 3시간 노동자들로 채우려고 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3시간짜리 시간급 알바를 쓰고 있다?  
  
◆ 이경자> 네.  
  

(사진=노동자연대 제공)
◇ 정관용> 아니, 그런데 청소 일만 해도 열일곱분이나 퇴사를 하면 그분들이 담당하던 구역들을 누가 하는 거예요? 3시간짜리 알바가 다 할 수 있는 거예요?  
  
◆ 이경자> 그건 전혀 아니고요. 그래서 우리 나머지 8명 일하던 곳에서 1명이 정년을 했습니다. 그러면 그곳에 1명 자리를 우리 노동자들한테 나눠서 또 하랍니다. 그러니까 한 관에 있던 분은 다른 현장으로, 정년한 자리로 보내고 한 명이 두 관을 하라고 하고 그런 상황입니다.
  
◇ 정관용> 8명이 하던 일 1명 빠지면 7명이 그냥 다 해라, 이런 식이고. 그렇죠? 그런 식으로 대충하려고 하는데도 도저히 안 되는 데만 3시간짜리 알바를 쓰는 거군요?
  
◆ 이경자> 그렇죠, 그렇죠.  
  
◇ 정관용> 어쨌든 기존에 일하시던 분들은 일이 늘어나네요, 전원 다.
  
◆ 이경자> 그럼요. 그건 당연한 일이에요. 그동안에 그 많은 사람들이 그 자리에서 한 관에 만약 7명이 했으면 7명이 다 해야만 소화되는 일을 그래도 새벽에 4시 반이면 우리 자기가 맡은 건 깨끗히 하기 위해서 4시 반이면 첫 차를 타고 나옵니다. 그렇게 해서 일을 하는데도 불구하고 정년자 자리를 채우지 않고 나머지 인력으로 그 자리를 메꾸라고 하니 기가막히는 일입니다, 지금.
  
◇ 정관용> 그나마 지금은 방확이라 나을 텐데 3월 되어서 개강하면 더 난리가 나겠는데요?
  
◆ 이경자> 난장판이 되죠.  
  
◇ 정관용> 그런데 계속 퇴직한 사람들 안 뽑아주느냐라고 대학 측에 얘기를 해 보셨죠?
  
◆ 이경자> 그럼요.  
  
◇ 정관용> 대학 측에서는 뭐라고 합니까?  
  
◆ 이경자> 대학 측에서는 돈이 없다는 말만 하고 있습니다. 연례행사처럼 늘 옛날이나 지금이나 돈이 없다는 말만 계속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경비하시는 분들도 역시 열다섯분이나 퇴사하셨는데 채용을 안 한단 말이죠?
  
◆ 이경자> 안 하죠.  
  
◇ 정관용> 그러면 그 빈 자리는 어떻게 메워요. 
  
◆ 이경자> 그 빈자리를 3명이 일하던 곳에서 한 분을 빼고 다른 관의 정년자리를 메꾸고 그런 식입니다. 보통 한 관에 낮에 두 분이 일하고 저녁에 한 분이 일하는 3교대였거든요. 그런데 낮에 일하던 분 한 분을 빼서 정년한 자리에서 일하게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세 분이 일하는 관이 없고요. 전부 1:1로 24시간 맞교대를 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24시간 맞교대로. 간단히 말하면 세 분이 담당하던 일을 두 분한테 해라 이거군요.
  
◆ 이경자> 그렇죠. 3분의 1일을 줄인 거예요, 그냥.  
  
◇ 정관용> 그나마 1월부터 올라간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해서 봉급은 조금씩 늘어납니까?
  
◆ 이경자> 봉급은 정말로 늘어날 이유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지금도 경비분들은 6890원을 받고 올해 최저임금보다도 더 못 받고 있는데 무슨 임금이 늘어납니까?  
  
◇ 정관용> 그런데 지금 6890원 받고 있다고 아까 말씀하셨죠? 그런데 최저임금이 금년부터는 7530원으로 올라가지 않았습니까? 그러면 그걸 줘야 되는 거 아닌가요, 7530원을?
  
◆ 이경자> 그런데 아직까지는 그거로는 얘기할 일이 없었고요.  
  
◇ 정관용> 그런데 아직 1월달 월급은 못 받으신 거잖아요?  
  
◆ 이경자> 그렇죠.  
  
◇ 정관용> 1월달에 7530원으로 나올지는 아직도 모른다?  
  
◆ 이경자> 그건 아직 모릅니다.  
  
◇ 정관용> 그것도 아직 분명하지 않고 정년퇴직한 자리는 채워넣지 않고.
  
◆ 이경자> 인원을 줄이려고 저렇게 아주 난리를 부리고 있는데 지금도 의심스럽습니다.
  
◇ 정관용> 앞으로 어떻게 대응하실 겁니까, 노동조합 차원에서는?
  
◆ 이경자> 저희는 계속 일자리를 전에 대로 그대로 채용을 하기를 원하고요. 계속 저희들은 그렇게 대응할 것입니다.  
  
◇ 정관용>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 이경자> 네.  
  

(사진=최저임금위원회 제공)
◇ 정관용> 공공노조 서경지부 연세대분회의 이경자 분회장이셨습니다. 안진걸 처장, 대학 측에서는 지금 학생들도 줄어들고 새 건물은 늘어나고 해서 돈이 없다, 재정이 충분치 않다. 계속 이말을 되풀이한다고 하는데 이걸 어떻게 보세요?  
  
◆ 안진걸> 지역의 일부 사립대학에 충원이 안 된 경우는 있지만 우리 홍익대, 연세대 이런 데서 어떻게 신입생이 줄어듭니까? 오히려 그동안 정원이 늘어서 문제가 됐고요, 수도권 대학들은. 그다음에 사립대학이 지금 쌓아놓고 있는 적립금만 11조 원이 넘습니다. 지금 문제가 된 연세대만 적립금이 5000억 원이 넘거든요. 물론 적립금은 교육 중심으로 써야 되는 건 맞지만.
  
◇ 정관용> 적립금은 명시된 용도 외에는 사용이 안되잖아요. 
  
◆ 안진걸> 상당 부분이 기타적림금으로 돼 있습니다. 그래서 이미 학교 예산으로도 충분히 사실 인건비 인상분 가능합니다. 그런데도 대학들이 엄살을 부리면서 그리고 노동에 대한 천박한 인식이 있기 때문에 그래, 이참에 자를 사람 자르고 본인들 일 좀 더하게 하지. 더러워지면 학생들이 좀 치우겠지. 이런 굉장히 무책임한 발상으로 나온 것 같아요.  
  
그런데 대학이 사실 책임이 큰 곳이잖아요. 오히려 모범사용자로서 최저임금 16. 4% 올라봐야 월급 기준으로 157만 원 정도인데 대학이 충분히 그걸 감당하겠다. 이렇게 하면 되잖아요. 그런데 반값 등록금 해서 재정이 없다고 하는 것도 거짓말인 게 이게 대학이 걷는 돈이 반값만 걷는 게 아니라 나머지 그것을 국가가 재정으로 장학금을 지원해 주잖아요. 국가장학금으로요. 대학이 걷는 돈이 줄어들지는 않았습니다. 예전처럼 폭등을 못 시키고 있을 뿐입니다. 팩트가 그렇습니다.
  

지난 10일 오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문재인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 방송을 시청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 정관용> 그리고 사실 만약에 재정이 어려워졌다 치면 교수도 있고 교직원도 있잖아요. 교직원 정년퇴직한 자리 안 뽑나요? 거긴 뽑잖아요. 그러니까 가장 어렵고 취약한 곳부터 줄이겠다는 이 발상의 문제로군요.  
  
◆ 안진걸> 그래서 우리 일부 공공운수노조도 있고 서울일반노조도 있고 경비나 청소노동자 가입된 곳에서 항의를 하면 아니, 여러분들 급여를 조금 깎아서라도 교직원 채용해야 한다, 이런 식의 답변도 나옵니다. 그러니까 청소 노동이라든지 경비 노동을 아주 하찮은 노동으로 간주하는 거죠. 그런데 거기에서 일하는 분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그분들이 다 거기에서 일을 해서 가족을 이루고, 그분들의 자제들도 대학을 다니고 있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그렇게 해서 오히려 사제책임을 다할 생각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 
  
◇ 정관용> 대학이 이렇게 나오니까 학생들도 청소노동분들과 함께 연대해서 또 함께 힘을 보태주고 있다고 하지 않습니까?  
  
◆ 안진걸> 맞습니다. 30명이 일하던 데에 대여섯명만 아르바이트로, 아니면 10명이 그만 두셨는데 아예 안 뽑아버린다. 그러면 이분들 노동강도 엄청 올라가게 돼요. 학교도 지저분해지게 되거든요. 그러니까 지금 일부 대학 학생회들이 연대해서 이건 올바른 해법이 아니다라고. 그리고 이 정도 최저임금 인상은 사회적으로 충분히 수용해야 한다. 사실은 또 이게 시작이잖아요. 앞으로 우리가 1만 원 시대까지는 가야 된다고 주장하고 있잖아요.  
  
◇ 정관용> 학생들 앞에서 떳떳하기 위해서라도 대학 측이 빨리 좀 입장을 바꿨으면 좋겠네요. 그런데 요즘 일부 언론에 보면 최저임금의 역설이다. 최저임금 갑작스럽게 올라서 자영업자들 망한다. 오히려 고용이 줄어든다. 이런 보도들이 쭉 일부 언론에 계속 나오잖아요.
  
◆ 안진걸> 일부 부작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까 말씀을 드렸듯이 지불능력이 도저히 안 되는 상황에는 어떻게 할 것이냐에 대한 사회적 대책 우려가 지금 강구하고 있잖아요. 오늘 대통령께서도 대책을 더 세세하게 세우겠다, 집행하겠다고 그랬고 장하성 정책실장은 아예 점검실장으로 해서 청와대에서 철저히 점검하겠다는 겁니다. 이제 이런 제도인데.
  
일부 부작용이 있지만 전체적으로 우리 국민들이 월급 200도 안 받고는 한국 사회에서 살 수도 없다는 현실을 뻔히 알면서 자기들은 그 돈으로 살아보라고 하면 절대 못 살 겁니다. 그러면서 157만 원으로 올랐다고 지금 이렇게까지 호들갑을 떨고 마치 큰 일이 있는 것처럼 그렇게 몰아가는 걸 옳지 않다. 그러니까 일부에서 지금 벌어지는 부작용에 대해서는 오히려 냉정하게 분석을 한 다음에 과장됐거나 엄살을 부린 업종이 있으면 그건 지적을 해 줘야 하는 것이고 도저히 지불 능력이 안 되는 업종이나 그런 사업장이 있으면 그에 대한 대책을 촉진하면 되는 거거든요.
  

참여연대 안진걸 사무처장(사진=시사자키)
◇ 정관용> 그런데 실제로 주유수가 셀프주유소로 바뀐다든지 또 자영업한 식당이나 이런 데에서 알바생 고용을 오히려 줄인다든지 이런 현상은 분명히 벌어지고 있잖아요.
  
◆ 안진걸> 맞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어제 참여연대도 그렇고 경제민주화네트워크도 그렇고 강하게 대책을 촉구하는 게 뭐냐 하면 반드시 경제민주화 조치가 갖춰야 된다는 겁니다. 아주 쉬운 예를 들면 그 많이 보이는 3만 개가 넘는 편의점을 보면 매출 총이익의 예를 들면 올 매출 총이익이 1000만 원이었다, 물건값 떼고요. 거기에서 편의점 본사가 35%의 로열티를 떼갑니다. 임대료가 200~300만 원됩니다, 보통 시내에. 그다음에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라든지 전기세라든지 각종 제세공과금, 관리비하면 그냥 또 100만 원 됩니다. 1000만 원에서 제가 말씀드린 것처럼 로얄티 350, 임대료 200으로 치고요. 300으로 안 치고 200으로 치고 제세공과금이나 관리비 그리고 신용카드 가맹점수수료가 엄청 많이 나오거든요. 최소 막 50만 원, 60만 원 나오거든요. 그렇게 해서 650으로만 계산을 해도 350만 원밖에 안 남잖아요.  
  
그런데 편의점 24시간 하면 엄마하고 아빠하고 알바 청년하고 노동자가 한다고 셋이 돌아간다고 하면 1인당 120만 원 받는 겁니다. 그러니까 여기에서 로얄티가 35%를 받아가던 걸 20%에서 15%로 줄어든다든지 또 임대료가 정말 대표적인 어떻게 보면 불로소득이라고 할 수 있는데 물론 건물을 짓는 과정에서 고생을 하셨기 때문에 임대를 받는 건 당연하기는 하지만 200, 300 임대료가 예를 들면 조금 인하가 된다든지 동결이 된다든지 폭등 안 하고.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가 많게는 100만 원도 나오는데 일부 편의점이나 우리가 자주 가는 식당 같은 데 그것이 50만 원으로만 줄어들어도 충분히 최저임금 인상분이 보전이 가능해지는 겁니다.  
  
◇ 정관용> 그런데 그런 데는 눈을 안 돌리는 거죠?  
  
◆ 안진걸> 정부에서도 지금 이런 조치를 신용카드 가맹점수수료 인하하겠다 그다음에 가맹사업법이라든지 개정을 해서 가맹사업주들의 권익을 옹호하겠다. 그다음에 가맹점주들, 단체행동이라든가 하면 편의점 로얄티라든가 물품 폭리를 줄일 수가 있지 않습니까.
  
◇ 정관용> 줄여야죠.  
  
◆ 안진걸> 특히 정부에서는 상가임대차법보호법을 개정해서 전월세를 폭등시키는 행위, 보증금 월세 폭등 행위를 근절하겠다. 이런 대책이 좀 더 이게 정부가 미진한 감은 있었다고 봅니다.
  
◇ 정관용> 빨리 해야죠.  
  
◆ 안진걸> 이런 부분을 빨리 적극적으로 공격적으로 내놔야 한다. 추진해야 한다.
  
◇ 정관용> 알바생 임금만 따질 것이 아니라 임대료 로열티 이런 데서 문제를 풀자.
  
◆ 안진걸> 지금까지 가맹점 수수료, 하도급 대금 후려치기 그다음에 대기업들이 중소상공인 상권 침해행위 이런 것만 근절해 주면 충분히 됩니다.  
  
◇ 정관용> 여기까지 수고하셨습니다.  
  
◆ 안진걸> 고맙습니다.  
  
◇ 정관용> 참여연대 안진걸 사무처장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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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뉴스]각본·연극부터 자유 질의까지..역대 대통령 신년회견에 담긴 '민주주의'

김형규 기자 입력 2018.01.10. 11:47 수정 2018.01.10. 12:14

[경향신문]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신년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신년사를 발표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일자리, 평화, 개헌, 외교안보 등에 대해 25분간 발표했다. 이후 내외신 기자들과 약 한시간 동안 질의응답을 주고 받았다.

문 대통령의 공식 기자회견은 취임 후 두 번째다. 이번에도 기자회견은 정해진 각본없이 대통령이 직접 지명한 기자가 질문하고 대통령이 답하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질의응답에 앞서 윤영찬 국민소통 수석비서관은 “대통령이 지명하고 눈을 마지막으로 맞춘 기자에게 질문권이 부여된다”고 방식을 설명했다. 윤 수석은 “(대통령과 눈이 마주치지 않았는데) 나도 눈 맞췄다 주장하시면 안 된다. 기자분들의 양심을 믿겠다”고 말해 행사장에서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기자들은 이날 질문 기회를 얻기 위해 양쪽 손을 모두 들거나 평창올림픽 마스코트 인형을 쥔 채로 손을 드는 등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윤 수석은 행사가 끝난 후 “새로운 회견 문화를 만들었다”고 자평했다.

대통령 신년사에는 대통령 특유의 국정 운영 방향, 국민과의 소통 방식 등이 담겨 있다. 질의응답 형식도 사전에 짜맞춘 질문만을 주고 받는 ‘각본’ 회견부터 ‘자유 질의’까지, 다양한 유형이다. 문재인 대통령 신년사·신년회견을 계기로 역대 대통령의 신년사를 돌아봤다.

■ 박정희가 시작한 신년 기자회견

1975년 1월18일 열린 연두 기자회견 장면. 박정희 대통령은 연두 기자회견 때마다 2~3시간 동안 단상 앞에 서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했다.

신년 기자회견은 박정희 대통령이 1968년 처음 시작했다. 당시엔 ‘연두 기자회견’이라고 불렀다. 물론 각본이 있었다. 청와대는 ‘경제정책 포부’ ‘새마을 운동의 성과’ ‘국내외 정세 전망’ ‘공화당 운영 구상’ 등 짜맞춘 질문을 사전에 기자들에게 배당했다. 대통령은 준비한대로 치적을 자랑하고 정권을 홍보하는 답변을 했다.

‘어설픈 연극’이었지만 그래도 이전까지 대통령이 국회에서 일방적으로 말하던 ‘연두교서 발표’에 비하면 한 발 나아간 것이었다. 1974년엔 3시간 넘게 기자회견을 해 최장시간 기자회견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1979년 마지막 연두 기자회견 땐 한 기자가 각본에 없는 질문을 했다가 몇달 뒤 청와대 출입기자단 만찬에서 술에 취한 박 대통령에게 박치기를 당했다는 일화도 전해진다.

1972년 1월15일 열린 연두 기자회견에서 한 기자가 자리에서 일어나 질문하고 있다. 기자들은 미리 청와대에서 받은 질문을 그대로 읽었다.

박정희 정권 때 신문들은 매년 1월1일이면 대통령 신년사를 1면 톱기사로 실었다. 신년사 옆에는 대통령이 직접 쓴 신년 휘호가 대통령 동정을 알리는 사진과 함께 실렸다. 신년사는 대개 권위적인 말투로 국민에게 지시를 내리고 복종을 강요하는 내용들이었다. 유신헌법 미화 등 독재정권의 정당성을 강변하는 내용도 빠지지 않았다.

1976년 경향신문 1면. 박정희 대통령이 “영애 근혜양”과 함께 청와대에서 찍은 사진이 실렸다. 박 대통령의 왼손에 담배가 들려있는 모습이 이채롭다.

“모든 국민은 사치와 낭비, 갖가지 부조리를 깨끗이 추방하고 근면과 성실로 사회기강을 바로잡아 근대시민의 올바른 윤리관을 정립하고 이를 생활화해야 하겠다.”(1972년 신년사)

“우리 모두 민족 중흥의 빛나는 새역사를 세워나가는 영예로운 유신의 기수가 될 것을 다시 한 번 굳게 다짐하자.”(1976년 신년사)

■ 일방적 연설만 한 독재자 전두환

1988년 방송 카메라 앞에서 신년사를 하는 전두환

박정희 대통령이 시작한 연두 기자회견은 전두환 정권 들어 없어졌다. 쿠데타로 권력을 잡은 전두환은 기자회견 대신 국회에서 신년 국정연설을 했다. 국회의사당에 앉아 연설을 들은 의원들은 모두 그가 배지를 달아준 ‘꼭두각시’들이었다. 내용 역시 민주국가의 지도자 연설이라기보다 군대나 학교에서 이뤄지는 상급자의 일장 훈시에 가까웠다.

전두환은 1985년부터 연두 기자회견을 부활시켰고, 하계 기자회견 등 부정기적으로 기자회견을 열었지만 실상은 열명 남짓한 기자를 모아놓고 한 쇼에 불과했다. 전두환이 이끈 신군부가 앞서 1980년 권력을 잡자마자 64개 언론사를 18개로 ‘강제 통폐합’하고, 언론자유 침해에 항의한 기자들을 대거 해직시켰기 때문이다.

1987년 8월20일 열린 하계 기자회견. 박정희 때와 마찬가지로 전두환은 미리 정한 질문을 기자들에게 시키고 준비한 답변을 말했다. 국민들이 궁금한 것을 묻고 답하는 진짜 기자회견과는 거리가 멀었다.

전두환이 통치한 1980년대에도 신문들은 해마다 대통령 신년사를 1면에 보도했다. 전두환의 신년사 역시 박정희와 마찬기지로 국민에게 하달하는 ‘지침’의 성격이 강했다. “본인은”이라는 주어로 시작하는 신년사는 ‘행복’ ‘발전’ ‘미래’ ‘번영’ ‘정의’ 등 긍정적인 뜻의 개념어가 넘쳤지만 아래 인용문처럼 정작 의미있는 내용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1984년 경향신문 1면. 한복 두루마기를 입은 전두환의 커다란 사진과 함께 신년사 요지를 톱기사로 실었다.

“우리 선조들은 ‘백지 한 장도 마주들면 가볍다’고 우리에게 가르쳤습니다. 그러한 정신으로 세계 사람들과 손을 잡고 우리 국민 모두가 서로 돕고 힘을 모으면, 우리는 평화와 정의를 누구보다 알차게 누리게 될 것입니다. 설령 시련과 도전이 온다 해도 서로 돕고 힘을 모아 헤쳐 나가면 우리는 아무것도 두려울 것이 없는 것입니다.”(1984년 신년사)

■ 노태우도 ‘각본 회견’ 계승

노태우는 대선에서 ‘보통 사람’이라는 구호를 대히트시키며 대통령에 당선됐지만 언론 노출은 많지 않았다. 매년 연두 기자회견을 했지만 미리 준비한 각본대로 김 빠진 문답을 주고받는 것은 전두환 때와 마찬가지였다.

새해 첫날이면 신문 1면을 대통령 사진과 신년사로 도배하던 관행은 이때부터 사라졌다.

남북 화해와 통일을 강조한 1992년 노태우 대통령의 신년사

노태우는 1992년 신년사에서 “민주·번영·통일로 가는 겨레의 여정에 획기적인 도약이 이뤄지는 해가 될 것이며 7000만 한민족 공동체 건설의 위업을 실현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남과 북을 가르는 철조망을 걷고 사람과 물자와 정보가 자유롭게 오가도록 하여 남북의 온 겨레가 한울타리 속에 사는 통일의 날을 앞당겨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북괴 위협’을 늘상 들먹이며 독재를 합리화하던 군부 정권이 이례적으로 북한과의 화해·협력을 역설한 것은 바로 직전 해에 체결된 ‘남북기본합의서’의 영향 때문이었다. 남북 간 화해와 불가침을 선언한 이 합의서는 한반도 평화의 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받았고, 이후 노태우 정부의 ‘북방외교’가 인정받는 계기를 마련했다.

■ ‘문민정부’다운 소통 보여준 YS

1994년 1월6일 열린 김영삼 대통령의 ‘각본 없는’ 신년 기자회견 모습

김영삼 대통령은 군부 독재를 종식시키고 등장한 문민정부의 수장답게 이전보다 자유로운 신년 기자회견을 했다. 청와대가 질문을 사전에 정리했지만 중복 질문을 빼고 순서를 정하는 정도였다. 질문 내용도 기자들이 만들어 청와대에 전했다.

김영삼 대통령은 1995년 신년 기자회견에서 “올해를 세계화의 원년으로 삼자”고 밝혔다.

김영삼 대통령 시절부터 신년 기자회견은 비로소 정부의 한 해 국정 운영과 정책 방향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가 됐다. 김영삼 대통령은 1995년 신년 기자회견에서 ‘세계화’를 국정 목표로 제시했고, 1997년 신년 기자회견에선 ‘대통령 직속 금융개혁위원회 설치’를 발표하기도 했다.

■ ‘국민과의 대화’ 시도한 DJ

1998년 1월 여의도 MBC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김대중 대통령의 ‘국민과의 대화’ 장면.

김대중 대통령은 당선자 신분이던 1998년 1월 ‘국민과의 대화’ 행사를 열어 집권 초기 계획을 밝히고 민심을 들었다. 언론을 통하는 기자회견 대신 직접 국민과 대면해 대통령의 뜻을 전한 것이다. 이는 IMF 외환위기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각종 개혁정책을 국민에게 설득하고 여론을 조성하기 위한 행보였다.

1999년 2월21일 SBS가 생중계한 김대중 대통령의 ‘국민과의 대화’ 방송 화면

지상파 방송에 생중계된 ‘국민과의 대화’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김대중 대통령은 집권 2년차인 1999년 2월에도 국민과의 대화를 진행했다.

신년 기자회견에서 정부의 구체적인 국정 목표를 제시하는 전통은 ‘국민의 정부’에서도 이어졌다. 김대중 대통령은 1999년 ‘지역감정 극복과 국민통합’을 강조했고, 2001년엔 ‘강한 정부론’과 언론개혁 필요성을 주창했다.

2002년 1월 4일 청와대에서 열린 김대중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 모습

저서 <대중경제론>을 집필한 경제통답게 김대중 대통령은 증시 활성화 방안, 시중은행 합병 문제, 지방경제 활성화 대책, 경기 호전 전망 근거 등 구체적인 경제정책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도 능수능란하게 답했다.

■ ‘진짜 기자회견’ 보여준 노무현

노무현 대통령은 평소 참모들과도 격의없는 토론을 즐긴 것으로 유명하다. 예고없이 청와대 출입기자들이 상주하는 춘추관을 찾아 직접 국정 운영을 설명하고 대화하는 일도 잦았다.

2003년 6월2일 청와대에서 열린 참여정부 출범 100일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참석한 기자들이 질문을 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노 대통령은 2003년 6월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처음으로 미국 백악관처럼 ‘자유 질문’ 형식을 도입했다. 기자들이 대통령에게 질문하기 위해 앞다투어 손을 드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노 대통령은 매년 초 신년 특별연설과 기자회견을 각각 진행했다. 신년 연설은 원고를 참고하되 즉석에서 내용을 수정하기도 했고, 밤 10시 생방송으로 드라마와 시청률 경쟁을 하는 파격도 선보였다.

2004년 1월14일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기자의 질문에 답하는 노무현 대통령

노 대통령은 집권 후반기인 2005~2007년 신년 기자회견에서 시급한 국정 과제로 ‘양극화 해소’를 여러 차례 강조하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 외에도 크고작은 현안이 발생할 때마다 기자회견을 열어 직접 사안을 설명하고 국민의 이해를 구했다. 참여정부의 대통령 기자회견 횟수는 150회가 넘는다.

■ 질문을 극도로 혐오한 대통령 MB

기업인 출신의 이명박 대통령은 질문을 반기지 않았다. 기자회견도 꺼렸다.

이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을 없앴다. 대신 연초마다 청와대 참모들을 옆에 앉혀놓고 일방적인 국정연설을 했다. 김영삼 대통령 때부터 점차 민주적으로 개선돼 온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을 거꾸로 돌려 군부 독재 시절처럼 만든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 대신 참모들을 배석시킨 채 혼자 연설을 했다. 2010년 1월 4일 이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신년 국정연설을 하는 모습. 박민규 기자

이 대통령은 가끔씩 열리는 기자간담회에서도 극히 적은 질문에 원론적 답변만 해 기자들의 원성을 샀다.

이 대통령이 기자들 질문을 받지 않고 ‘일방통행’ 한다는 비판은 라디오 연설 때문에 더 커졌다.

2009년 3월 남태평양 3개국 방문 일정을 마친 이명박 대통령이 한국으로 돌아오는 기내에서 제10차 라디오 연설 내용을 녹음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KBS 라디오를 통해 격주로 국정 연설을 100번 넘게 했다. ‘일방적인 의견 방송’이라는 비판과 함께 방송 제작 자율성 침해 논란이 일었다. PD들은 ‘KBS 라디오는 청와대 구내방송이 아니다’라는 성명서를 내며 반발했다.

■ ‘불통’의 끝판왕 박근혜

박근혜 대통령은 1987년 직선제 실시 후 당선된 대통령 중 취임 첫 해에 기자회견을 한 번도 하지 않은 유일한 대통령이다. 취임 첫 해 노무현 대통령이 11번, 이명박 대통령이 4번의 기자회견(대국민 사과 기자회견 포함)을 연 것과 대조적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2014년 신년 기자회견에서 “저는 한마디로 통일은 대박이다 이렇게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2014~2016년 세 차례 신년 기자회견을 열었지만 매번 1시간이 넘는 질의응답을 사전에 철저히 준비한 각본대로만 진행해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사전 조율되지 않은 질문엔 “잘 모르겠다”며 피해가기도 했다.

박 대통령 역시 신년 기자회견에서 그 해 정국 운영 구상을 발표하는 건 이전 대통령들과 같았지만 내용에선 의문을 자아낼 때가 많았다. 2014년 신년 기자회견에서 “통일은 대박’이라고 말한 게 대표적이다.

2015년 1월 12일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2015년 신년사에서 박 대통령은 적폐 해소·국민소득 4만달러·북한과 신뢰 회복 등을 새해 국정 목표로 꼽았지만 실제론 반대로 갔다.

박 대통령은 임기 말인 2017년엔 국정농단 사태가 확산되며 신년 기자회견을 하지 못했다. 신년사 발표도 없었다. 대신 기자간담회를 열고 자신에게 제기된 여러 의혹을 해명했지만 탄핵 여론을 잠재우긴 역부족이었다.

2017년 1월 1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출입기자단과의 신년인사회를 겸한 기자간담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국정농단 의혹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모습. 청와대 제공

<김형규 기자 fideli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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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김희선의 컷인] 말 한 마디로 천냥 빚 만든 최문순 도지사

김희선 입력 2018.01.09. 06:00

[일간스포츠 김희선]
'말 한마디에 천 냥 빚을 갚는다'고 했다. 말의 중요성, 약속과 실천의 중요성을 이보다 더 잘 나타낸 속담이 있을까 싶다. 동시에 말이 갖는 힘, 내뱉은 말이 가지고 올 파장을 명확하게 일러 주는 교훈도 담고 있다. 같은 말이라도 어떻게 하냐에 따라 천 냥 빚을 갚을 수도 있고 오히려 천 냥 빚을 질 수도 있는 법. 2018 평창겨울올림픽을 앞두고 뜬금없는 '피겨 남북 단일팀'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킨 최문순(62) 강원도지사의 경우는 후자인 듯하다.

1988 서울올림픽 이후 30년 만에 다시 한국에서 열리는 2018 평창겨울올림픽을 앞두고 구슬땀을 흘리며 훈련에 매진하던 피겨스케이팅 페어 국가대표 김규은(19·하남고)과 감강찬(23)은 얼마 전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었다. 최 도지사가 북한에 피겨스케이팅 단체전 남북 단일팀을 제안했다는 소식이다.

'피겨 남북 단일팀' 발언은 최 도지사가 지난 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한 발언에서 비롯됐다. 최 도지사는 "북한이 올림픽 참가 자격을 얻은 피겨스케이팅 페어에 참가하면 남북한 단일팀을 구성할 수 있다"면서 "피겨 단체전은 남녀 싱글과 남녀 페어, 아이스댄싱 등 네 종목인데 우리는 남녀 페어가 없어 북한이 여기에 참가해 주면 단체팀을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2월 일본 삿포로겨울아시안게임 피겨 페어에서 동메달을 딴 렴대옥(19)-김주식(26) 조를 염두에 둔 발언이었다. 렴대옥-김주식 조는 지난해 9월 네벨혼 트로피 6위에 올라 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했으나 마감 시한(지난해 10월 30일)까지 참가 신청을 하지 않아 평창겨울올림픽 출전권을 박탈당한 바 있다.

그러나 김규은-감강찬 조가 엄연히 활동 중인 상황에서 “한국에는 남녀 페어가 없다”는 최 도지사의 발언은 명백한 오류를 안고 있다. 김규은-감강찬 조는 개최국 쿼터 또는 단체전 쿼터로 평창겨울올림픽에 출전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 피겨는 남자 싱글(1장) 여자 싱글(2장) 아이스댄싱(1장)까지 세 종목에서 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해 단체전 출전이 유력하다. 이 경우 단체전 쿼터를 활용할 수 있어 김규은-감강찬 조는 올림픽 무대를 밟을 수 있다. 만에 하나 단체전에 나가지 못하더라도 개최국 쿼터를 얻을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남북 피겨 단일팀 구성'이 성사될 경우엔 얘기가 달라질 수 있다. 개최국 쿼터를 얻지 못하고, 남북 단일팀이 성사돼 렴대옥-김주식 조가 단체전에 나설 경우 김규은-감강찬 조는 아예 올림픽에 나서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렴대옥-김주식 조의 경우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북한에 와일드카드를 배분할 경우 페어 종목에 출전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 도지사의 '단일팀 발언'은 괜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고 볼 수밖에 없다.

한국에서 열리는 평창겨울올림픽만 바라보고 구슬땀을 흘려 온 김규은-감강찬 조는 "신경 쓰지 않고 우리 것만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남북 단일팀 문제에 대한 언급을 피하려고 애쓰는 모습이다. 대신 "올림픽은 처음 (피겨를) 시작했을 때부터 꼭 나가고 싶은 무대였다"고 덧붙였다. 출전에 대한 간절함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한 체육계 관계자는 “남북 단일팀이 성사된다면 물론 좋은 일이겠지만 올림픽에 참가하는 선수들의 노력은 무시하고 정치적인 고려만으로 이뤄진다면 의미가 없다”며 “올림픽은 세계인의 축제로 불리고, 그만큼 정치적인 관심도 크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스포츠와 정치는 분리돼야 한다는 기본적인 사실을 잊어선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 도지사는 8일 강원도청에서 기자설명회를 갖고 “우리나라 선수들의 불이익 우려에 대해선 IOC에 와일드카드 시스템이 있어 누구를 빼고 넣는 게 아니라 추가하는 것이어서 불이익 등 차질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올림픽까지 불과 한 달가량 남은 상황에서 올림픽을 준비하는 선수들 그리고 체육계와 교감 없이 비공식 자리에서 '남북 피겨 단일팀'을 언급한 최 도지사의 발언이 선수들에게 큰 불안을 안겨 줬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30년 만에 대한민국에서 치르는 올림픽이다. 최 도지사의 제안과 구상은 그 자체로 박수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절차와 과정을 만들어 가는 데 있어 성급했다.

김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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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박근혜 맡긴 40억 중 30억 추징" vs 유영하 "변호사비"(종합)

심언기 기자,최은지 기자 입력 2018.01.08. 15:46 수정 2018.01.08. 16:31


"선임계·세금신고 된 바 없어..朴 책임재산 맞다"
검찰 재산동결 추진 징후에 부랴부랴 선임계 낸 정황
박근혜 전 대통령 측 유영하 변호사가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592억 뇌물' 관련 35회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17.7.13/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심언기 기자,최은지 기자 = 검찰은 유영하 변호사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삼성동 사저매매 차익 40억원을 보관하고 있다고 8일 밝혔다. 검찰은 이중 수표로 넘겨진 30억원에 대해 추징보전명령을 청구했다.

그러나 유 변호사는 이 비용이 변호사 선임비라고 주장하며 추징대상이 아니라고 반발하고 있다. 검찰은 수표로 입금된 30억원이 지난 7개월 간 변호사 수임료로 지불되지 않고 세금신고도 이뤄지지 않은 점을 지적하며 추징 대상임을 분명히 했다.

검찰 관계자는 8일 "(국정원 뇌물) 36억5000만원을 대상으로 공무원 범죄에 관한 몰수 특례법에 근거해 박 전 대통령 개인재산에 대해 추징보전명령을 법원에 청구했다"며 "추징 재산 내역은 박 전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본인 명의 예금, 2017년 4월 말 박 전 대통령 명의 계좌에서 출금돼 유영하 변호사에게 전달된 1억원 수표 30장, 30억원이다"라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3월 삼성동 사저를 팔고 내곡동 사저를 새로 매입하면서 수 십억원의 시세차익을 얻었다. 윤전추 전 청와대 행정관은 옥중에 있는 박 전 대통령의 지시라는 설명에 이중 수표 30억원, 현금 10억원을 유 변호사에게 넘겼다.

검찰은 현금을 건네받은 경위 등을 조사하기 위해 소환조사를 통보했지만, 유 변호사는 소환에는 불응한채 검찰 측과의 통화에서 "변호사 선임 등을 대비해 본인이 받아서 관리하고 있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사저 매매차익 40억원이 유 변호사에게 전달된 이후 변호사 선임비용으로 지급된 세금신고 등이 없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의 책임자산을 단순히 보관하고 있을 뿐 선임비 등으로 유 변호사에게 지불되지 않아 추징대상이 된다고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어떤 사건에 변호사 수임료가 30억원씩이나 되겠느냐"며 "(수임료라 주장하는)30억원 관련해 선임계나 세금신고가 되거나, 지금 이 시점에 30억원이 지급될 선임 흔적을 모르겠다"고 유 변호사 주장을 일축했다.

특히 검찰은 국정농단 재판 변호인에서 물러난 유 변호사가 박 전 대통령의 국정원 특활비 재판에 돌연 선임계를 낸 것은 30억원의 소유권을 주장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최근에 (국정원 특활비) 선임계를 낸 부분, 법원과 검찰에 선임계 낸 것은 확인 안 됐고 구치소에만 냈다"며 "(수표 30억원을) 그것(특활비 재판 선임비)과 연결하기는 좀..(안 맞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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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청와대, '위안부 합의 10억엔' 일본에 돌려준다

정제윤 입력 2018.01.08. 20:07 수정 2018.01.08. 23:45 

[앵커]

오늘(8일) 단독보도로 시작하겠습니다. 먼저 위안부 합의 후속 대책에 대한 단독보도입니다. 앞서 청와대는 내일모레 수요일로 예정된 대통령 신년기자회견 즈음에 입장을 내놓겠다고 밝혔는데, JTBC 취재 결과, 청와대는 일본측이 전달한 출연금 10억엔을 일본에 다시 돌려주기로 방침을 최종 확정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사실상 한일위안부 합의는 폐기되는 것입니다. 강경화 외교장관은 내일 위안부 합의 처리 방향을 발표한다고 했는데 바로 이런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보입니다.

정제윤 기자입니다.

[기자]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은 그동안 위안부 합의에 따라, 일본이 준 10억 엔을 다시 돌려주라고 요구해왔습니다.

[김복동/위안부 피해 할머니 (1월 4일) : 할머니들은 (일본 정부가 준) 이 위로금을 도저히 받을 수 없다.]

청와대는 피해자 할머니들의 의견을 존중해, 이 돈을 일본 정부에 반환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걸로 확인됐습니다.

청와대 측은 "아직 공식 발표는 안했지만 그런 기조는 확정했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결국 사실상 합의 폐기를 의미합니다.

일본이 받지 않을 경우에는 남은 돈을 사용하지 않고 예탁해 놓겠다는 입장입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일본이 보여온 입장으로 볼 때 반환받지 않겠다고 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10억엔을) 예탁해놓고, 나중에 한일관계가 풀리면 그때 (반환을) 다시 논의를 하면 된다"며 "일본이 어떻게 나오든 관계없이 우리 입장을 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미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지급한 돈도 정부 예산으로 바꿀 거라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습니다.

정부는 또 기존 합의가 국제적 인권 기준에 도달하지 못한다는 점을 강조하기로 했습니다.

(영상디자인 : 박성현)  

◆ 관련 리포트 '논란의 10억엔' 반환 땐 사실상 합의 파기?…입장과 전망 → 기사 바로가기 : http://news.jtbc.joins.com/html/502/NB11572502.html

◆ 관련 리포트 [인터뷰] 정대협 대표 "일본에 법적 책임 추궁할 권리·의무 되찾아와야" → 기사 바로가기 : http://news.jtbc.joins.com/html/469/NB1157246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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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대표단 판문점 도착..10시 고위급회담 개시(종합)

이설 입력 2018.01.09. 09:46

남북 고위급회담에 참여하는 우리측 대표단이 9일 오전 8시46분께 회담이 열리는 판문점 평화의집에 도착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을 수석대표로 한 5명의 대표단은 이날 7시32분께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있는 남북회담본부에서 판문점 평화의집을 향해 떠났다.

조 장관과 대표단은 8시46분께 회담장소인 평화의집에 도착한 뒤 '오랜만에 판문점에 온 소감'을 묻는 취재진에 "잘 준비해서 하겠다"고 말한 뒤 2층으로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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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대표단 오전 9시 30분께 MDL 넘어 도보로 회담장 도착

남북 고위급 회담이 예정된 9일 조명균 통일부 장관을 비롯한 우리측 대표단을 태운 차량이 경기도 파주 통일대교를 지나고 있다. 이번 회담은 평창 올림픽과 관련한 의제가 중심을 이루지만 양측이 남북 관계 개선과 관련한 의제를 암묵적으로 합의한 만큼 논의의 폭이 넓게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2018.1.9. 김현민 기자 kimhyun81@asiae.co.kr


[판문점 공동취재단=아시아경제 이설 기자] 남북 고위급회담에 참여하는 우리측 대표단이 9일 오전 8시46분께 회담이 열리는 판문점 평화의집에 도착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을 수석대표로 한 5명의 대표단은 이날 7시32분께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있는 남북회담본부에서 판문점 평화의집을 향해 떠났다.

출발에 앞서 조 장관은 "평창올림픽, 패럴림픽이 평화축제로서 치러지도록 하고 남북관계 개선에도 좋은 첫 걸음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대표단은 이날 8시32분께 통일대교 남단에 도착했다. 이 자리에서 신한용 개성공단기업 비대위원장 등 20여명이 '남북 고위급회담 성공을 기원합니다'라는 현수막을 들고 대표단을 배웅했다.

이어 대표단은 8시37분 유엔사 경비대대 입구를 통과해 비무장지대에 진입했다. 조 장관과 대표단은 8시46분께 회담장소인 평화의집에 도착한 뒤 '오랜만에 판문점에 온 소감'을 묻는 취재진에 "잘 준비해서 하겠다"고 말한 뒤 2층으로 올라갔다.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이끄는 북측 대표단은 오전 9시 30분께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도보로 회담장에 도착했다.

남북 대표단은 오전 10시께 전체회의를 시작으로 회담에 돌입한다. 회담에서는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와 남북관계 개선방안이 논의된다.

이설 기자 sseo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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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희진 측 "'라스' 이보영 에피소드 논란 확인후 입장 밝힐 것"

뉴스엔 입력 2018.01.08 11:07 184 
왼쪽부터 장희진, 이보영/뉴스엔DB

[뉴스엔 황혜진 기자]

배우 장희진이 예능에서 한 배우 이보영 관련 에피소드가 논란이다. 이 가운데 장희진 소속사 측이 곧 공식입장을 내겠다고 밝혔다.

장희진 소속사 럭키컴퍼니 관계자는 1월 8일 오전 뉴스엔에 "장희진의 MBC '라디오스타' 발언 관련 확인 후 입장을 전하겠다"고 밝혔다.

장희진은 지난해 7월 '라디오스타'에 게스트로 출연, KBS 2TV 주말드라마 '내 딸 서영이'를 통해 친해진 이보영에 대한 에피소드를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

당시 장희진은 "이보영이 함께 간 거제도 횟집에서 내가 전어를 먹고 싶다고 말하자 전어를 서비스로 요구했다"며 "근데 아주머니가 '전어가 얼마인데 서비스로 달라고 하냐'며 무안을 줬다. 이보영은 배우 지성(이보영 남편)에게 전화해 '나 못 알아보고 희진이만 알아보는 거 있지'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에 이보영 소속사 플라이업엔터테인먼트 측은 8일 오전 보도자료를 통해 "후배 배우가 프로그램에서 재미를 더하려고 본의 아니게 사실과 다른 에피소드를 얘기했고 그 내용은 화제가 돼 사실인양 일파만파 퍼져나갔다. 당사는 그러한 내용이 전혀 사실이 아님을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며 "방송 직후 후배 배우(장희진)는 사태의 심각성을 알고 이보영에게 직접 사과했다"고 밝혔다.

뉴스엔 황혜진 bloss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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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다스 해외 비자금 또 찾았다

주진우 기자 입력 2018.01.08. 13:51 
국세청이 조사관 90여 명을 동원해 이명박 전 대통령 실소유 의혹이 있는 자동차 부품업체 '다스'에 대한 특별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이번 세무조사는 해외 자금 거래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국세청이 이명박 전 대통령 실소유 의혹이 있는 자동차 부품업체 ‘다스’에 대해 특별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1월4일 국세청은 조사관 90여 명을 경북 경주시에 위치한 다스 본사와 공장, 아산 공장, 그리고 서울 사무소 등에 투입해 세무조사에 나섰다. 국세청 한 관계자는 “다스의 해외 거래와 에스엠(SM:이 전 대통령의 아들 시형씨가 설립한 다스의 하청업체)을 특별히 세심하게 지켜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국세청은 지난 12월 현대자동차그룹의 1차 협력업체에 대해 동시다발적 세무조사에 나선 바 있다. 다스도 현대차의 1차 협력업체 가운데 하나다.

ⓒ시사IN 이명익 2012년 10월26일 이시형씨가 ‘내곡동 사저 부지 의혹’ 관련 특검 조사를 받은 뒤 나오고 있다.

이번 특별 세무조사에는 ‘국세청의 중앙수사부’라 불리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 조사관들이 대거 투입됐다. 조사4국은 파견 형식이었고, 서울지방국세청 국제거래조사국의 지휘 아래 이루어졌다. 특별 세무조사의 목표가 다스의 해외 자금 거래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이다.

국세청은 현대차 납품 비용으로 받은 해외 매출 채권의 일부가 페이퍼컴퍼니로 흘러간 단서를 확보했다. 국세청의 한 고위 관계자는 “미국에서 현대자동차로부터 받은 해외 매출 채권 500여억원 가운데 120여억원이 다스 법인(DAS North America, Inc.·다스 노스 아메리카)에 들어오지 않고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 의심이 가는 페이퍼컴퍼니 몇 개를 지켜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국세청 관계자는 “다스 노스 아메리카와 또 다른 미국 법인 ‘다스 존슨 컨트롤스(DAS-Johnson Controls, LLC)’에서도 비슷한 정황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물품이 갔는데 돈은 들어오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시형씨가 중국과 미국의 다스 법인을 인수하는 과정도 이번 세무조사의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이시형씨의 다스 해외법인 장악 과정 주시

다스는 해외 매출이 큰 회사다. 2016년 다스의 해외 매출은 1조1786억원, 국내 매출은 9432억원이었다. 다스의 알짜 해외법인인 중국 다스와 미국 다스는 이시형씨가 총괄하고 있다. 중국 법인 9곳 중 4곳의 대표가 바로 이시형씨다. 미국 법인에는 이시형씨가 이사로 올라 있다. 이시형씨가 다스의 해외법인을 장악하는 과정에서 쓰인 자금의 출처도 국세청이 들여다보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이 취임한 첫해인 2008년 4월 이시형씨는 신한은행 예금 758만5000원, 우리은행 예금 497만7000원, 대한생명보험 보험금 2400만원 등 총 3656만2000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2009년부터 시형씨는 독립 생계를 유지한다는 명목으로 재산 신고 고지를 거부했다.

다스의 해외 비자금과 관련해 미국 사법 당국에서도 수사에 나섰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미국의 수사기관에서도 공식적인 수사를 통해 다스의 비자금과 자금 세탁에 대한 수사를 벌였다. 미국 수사팀은 상당한 성과를 낸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1월5일 현재 한국과 미국의 공조 수사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국제 형사사법 공조를 맡고 있는 법무부 국제형사과 담당자는 “미국과의 수사 공조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아직까지 국내 수사팀에서 공식적인 공조 요청을 하지 않은 상태다”라고 말했다.

주진우 기자 ace@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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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 "재판마다 골라 아플수도 없고..박근혜 자충수"

CBS 김현정의 뉴스쇼 입력 2018.01.08. 09:36 수정 2018.01.08. 11:36 

- 특활비 추가 기소에 유영하 변호사 선임 
- 국정원 특활비 돈의 종착지 朴 본인 
- 희생양 프레임 깨지니 적극 변호하려는 듯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노회찬(정의당 의원)

박근혜 전 대통령이 호위무사로 불리는 유영하 변호사를 다시 불러들였습니다. 여러분 잘 아시다시피 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에 구속기간 연장에 반발하면서 사선 변호인단 다 사퇴시켰죠. 이후에 국선 변호인단이 꾸려졌지만 단 한 번도 접견조차 해 주지 않았습니다. 사실상 재판을 보이콧 해 온 거죠. 그런데 지난주 국정원으로부터 35억 6000만 원의 뇌물 받은 혐의로 추가 기소되자 곧바로 유영하 변호사를 선임한 겁니다. 이걸 어떻게 바라봐야 될까요. 어떻게 해석해야 될까요.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 오늘 첫 순서로 만납니다. 노 원내대표님 안녕하세요.

정의당 노회찬 후보 (사진=정의당 홈페이지 캡처)

◆ 노회찬>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이미 국정농단 혐의 22가지로 기소돼서 재판을 받고 있는 거잖아요.

◆ 노회찬>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국정원으로부터 특활비 받았다는 혐의는 이번에 따로 기소가 된 거예요?

◆ 노회찬> 그렇습니다. 별건이죠.

◇ 김현정> 별건으로. 그동안 국정농단 사건의 재판은 일절 거부해 오던 박 전 대통령이 왜 이 국정원 특활비 사건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방어로 돌아선 걸까 이거 어떻게 보세요.

◆ 노회찬> 국정농단 사건에 대해서는 일체 혐의를 부인하고 정치보복에 불과하다, 자신은 정치적 희생양이다라고 얘기를 했고요. 국정농단 사건에 대해서도 뇌물죄가 적용됐습니다. 그러나 더 구체적으로 보면 제 3자 뇌물죄로서 자신이 돈을 직접 받지는 않았다, 사고는 최순실이 치고 내가 뒤집어쓰고 있다 이렇게 변명해 왔거든요.

◇ 김현정> 돈의 종착지는 내가 아니라 최순실이다 이걸 계속 강조했잖아요.

◆ 노회찬> 그런데 이번 건 같은 경우에는 본인이 직접 받겠다고 얘기를 했고 본인이 직접 받았고 본인을 위해서 사용한 것이 거의 확인돼 오고 있기 때문에 정치적 희생양이라고 변호해 왔는데도 불구하고 국정농단에서는 정치적 희생양이다 얘기했는데 이번 사건에서는 사익을 추구한 파렴치범으로 된 거죠.

◇ 김현정> 그렇죠.

◆ 노회찬> 그에 따라서 좀 강력히 자신을 변호해야 되겠다 이렇게 생각한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국정원 특활비는 돈의 종착지가 본인이에요, 박 전 대통령. 의상비...

◆ 노회찬> 확인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주사비, 기 치료비 이런 것에 썼다는 게 확인이 되고 나니까. 이거 방어 못하면 나 정치보복 당하고 있다, 나는 정치적 희생양이다 이 프레임 자체가 깨져버리게 되는군요.

◆ 노회찬> 그렇습니다. 그게 핵심이죠.

◇ 김현정> 이것을 나는 적극적으로 방어하겠다라는 자세로 유영하 변호사 선임. 그게 한 가지 이유일 테고 또 한 가지는 실질적인 부분인데 국정원 특활비 혐의가 부분이 추가로 만약 인정이 된다고 하면 형량도 상당히 무거워진다면서요?

◆ 노회찬> 그렇습니다. 특히나 국가 재산을 갖다가 쓴 것이기 때문에 훨씬 더 형량이 무거워지고 또 추징까지 되게 되어 있어요.

◇ 김현정> 추징까지.

◆ 노회찬> 뇌물로 받은 금액만큼 추징하게 돼 있는데 그렇게 되면 본인에게 드러난, 신고된 공식 재산은 삼성동 주택을 최근에 매각한 재산인데 68억. 그것의 절반 이상이 현재 뇌물수수액으로 돼 있기 때문에 상당히 재산상 관계에 있어서도 절박감이 있다고 보여집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사진=박종민 기자)
◇ 김현정> 그러면 36억 5천만원을 다 추징하는 건가요?

◆ 노회찬> 그거는 재판부에서 아직까지 판결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두고봐야 되겠습니다마는 기본적으로 지금 뇌물로 받은 것이 36억 5천으로 추정되고 있고요. 사용처가 확인된 부분이 있고 그렇지 않은 부분이 있고.

◇ 김현정> 있죠.

◆ 노회찬> 확인 과정에 사실 있습니다. 그리고 쓰고 나면 돈을 갖다가 그게 얼마고 어디다 보관하고 있는지도 지금 확인이 안 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러나 뇌물의 입구, 즉 얼마나 뇌물을 받았는지는 확인됐기 때문에 사용처가 일부 불분명하다고 하더라도 뇌물로 증명하는 데는 아무 문제 없습니다.

◇ 김현정> 뇌물이라는 것만 확실히 밝혀지면 추징을 할 수 있다. 지금 몇 가지를 설명해 주셨어요. 정치적 희생양, 정치보복이라는 프레임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적극적으로 방어를 해야 하고 또 하나는 형량에 관한 부분 또 한 가지는 경제적인 부분까지 다 합쳐서 이번에는 막아야겠다, 내가 나서야겠다 이 생각을 한 것이다. 사용처 얘기가 나왔으니 말입니다마는 36억 5천만 원 가운데 16억 5천만 원은 이재만 전 비서관이 맡아서 관리를 해 왔던 겁니다. 의상실 운용비, 기치료비, 주사비 그런데 문제는 20억 원이에요, 20억 원. 노회찬 의원님. 정호성 전 비서관이 박 대통령한테 직접 전달했다는 20억인데 직접 전달을 했다는 사람은 있으니까 박 전 대통령 수중으로 들어간 것만은 확실한데 이거 어디에 썼을까. 이게 현금이라서 이걸 밝혀낼 수 있을까 모르겠어요.

◆ 노회찬> 이재만 총무비서관이 관리한 돈에서 지출이 됐다고 하는 것에는 얼마 전에 확인되었던 친박 인사들의 총선출마를 관리하기 위해서 여론조사.

◇ 김현정> 여론조사.

◆ 노회찬> 여론조사 비용으로 빠져 있거든요. 그걸 합치면 금액은 더 늘어날 걸로 보이고요. 그리고 이 부분이야말로 자신을 변호사를 선임해서 변호할 정도라면 박근혜 대통령 본인이 직접 나서서 그 돈을 어떻게 해서 받게 되었으며 어디다 얼마를 썼는지 본인이 떳떳하게 밝혀야죠. 그래서 본인이 밝히지도 않으면서 변호사를 새로 선임해서 변호하려고 한다는 것은 앞뒤가 안 맞는 얘기입니다.

◇ 김현정> 본인이 지금 밝히지 있지 않다는 얘기는 밝히기에 떳떳하지 않아서 숨길 게 많아서 그런 걸까요, 왜 그런 걸까요.

◆ 노회찬> 예, 그거야말로 본인이 답변할 부분인데 박근혜 대통령, 전 대통령 당시에 공무원범죄 관련된 몰수특례법이 개정이 됐어요. 전두환 전 대통령 몰수 때문에 생긴 일인데 그래서 시효가 3년에서 10년으로 늘었습니다.

◇ 김현정> 10년으로 추징 시효가 늘고.

◆ 노회찬> 그래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재임 기간 전체가 다 포함이 되는 거고요.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지금 있는 상황이에요.

◇ 김현정> 게다가 가족이나 측근 명의로 숨긴 재산까지도 추징할 수 있도록 이렇게 바뀌었었잖아요.

◆ 노회찬> 그렇습니다. 그래서 정황을 알면서 취득한 재산이라거나 그런 것들로부터 유래된, 파생된 재산까지도 모두 다 추징할 수 있도록 돼 있기 때문에 빠져나가기 힘들 걸로 보여집니다.

◇ 김현정> 빠져나가기 힘들 것으로. 유영하 변호사 선임해서 적극 방어에 나선들 빠져나가기 쉽지 않아 보인다. 노회찬 원내대표의 생각입니다. 알겠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어쨌든 국정농단 사건에 이어서 이번에 국정원 특활비 뇌물 상납 사건, 두 개의 재판을 각각 받게 된 상황인데요. 각각 어떻게 흘러가게 되는 건가요?

◆ 노회찬> 일단은 별건입니다. 중앙지법에서 판단 내린 것이 기존에 재판을 받고 있는 22부. 형사 22부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데 이 건은 거기서 계속 다루는 것이 아니고 남재준, 이병기 등 특활비 사건을 다루고 있는 데가 형사 32부입니다. 거기다가 특활비 끼리 모아서 따로 재판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에 두 개의 재판이 별도로 진행이 되는거죠.

◇ 김현정> 그렇게. 가다가 중간에 합쳐지나요?

◆ 노회찬> 이런 경우에는 그냥 지금으로서는 일단은 1심이니까요. 1심에서는 그냥 가게 되고 나중에 합산하게 됩니다.

◇ 김현정> 1심에서는 따로 가고 2심에서는 합산하고. 박근혜 전 대통령이 그러면 재판에 다시 모습을 드러낼까 이 부분도 궁금한데 기존의 국정농단 재판에는 계속 보이콧하면서도 이 국정원 뇌물사건 재판에는 직접 출석할 가능성이 있습니까?

◆ 노회찬> 그렇습니다. 형사 22부 재판은 변호사도 다 사임했고요. 국정 변호사도 거부하고 있기 때문에.

◇ 김현정> 접견거부입니다.

◆ 노회찬> 그리고 법정 출두 요구에도 지금 응하지 않고 있는... 사실상 보이콧이 완벽하게 실현되고 있는 상황이고요. 32부 이 재판, 이번에 새롭게 특활비와 관련된 재판은 일단 재판이... 박근혜 전 대통령 관련해서 재판이 진행되지 않았는데 변호사를 선임했으니까 변호사 출정하겠죠. 이 재판에서 과연 그러면 박근혜 대통령이 국정농단 사건과 달리 본인이 출두할 것인가가 초미의 관심이 되는데 논리적인 차원에서 보자면 변호사까지 선임해서 방어하려고 했으면은 본인이 직접 나서서 아니라고 얘기를 해야 하는 건데 그렇지 않으면 스스로 모순에 빠지는 상황이 되고. 또 22부 재판은 몸이 안 좋아서 나갈 수 없다고 얘기를 했는데.

◇ 김현정> 명분이 그거였죠.

◆ 노회찬>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 32부 재판은 아픈 몸에도 불구하고 나온다는 게 앞뒤가 안 맞죠. 사실은 자충수를 계속 두고 있는 상황입니다.

◇ 김현정> 굉장히 고민이 많겠네요.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 자충수를 둔 것이다. 나올 것 같으세요, 어떻게 보세요? 개인적으로는.

◆ 노회찬> 이 재판에서는 아프고 저 재판에서는 안 아프고 이럴 수는 없는 거거든요.

◇ 김현정> 그러니까요.

◆ 노회찬> 참 딱한 처지가 된 겁니다. 스스로 땅을 파고 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이 사건 어떻게 흘러가는 것인가. 왜 유영하 변호사만 선임했나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셨는데 오늘 노회찬 대표가 명쾌하게 설명해 주셨네요. 고맙습니다.

◆ 노회찬> 감사합니다.

◇ 김현정>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였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CBS 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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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 치니 '억' 하고"..박처원 총애 받은 이근안 반성할까

한승곤 입력 2018.01.08. 10:50 수정 2018.01.08. 11:33 
수사대상자들을 불법 감금.고문한 혐의로 수감됐던 이근안(68)씨가 2006년 11월7일 새벽 징역 7년의 형기를 마치고 경기도 여주교도소를 나와 차량에 올라타고 있다. (여주=연합뉴스)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지금도 정권 바뀌었다고 세상이 달라지는 게 있냐고 이야기 하는 분들도 계신다. 이 영화가 그 질문에 대한 답이다. 세상을 바꾸는 사람 따로 있지 않다. 우리가 함께 힘을 모을 때 세상이 바뀐다는 것을 영화가 보여준다”

문재인 대통령은 7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1987'(장준환 감독)을 관람하고 이같이 소감을 밝혔다. 영화 ‘1987’이 8일 오전 기준 누적관객수 400만을 넘기면서 1980년대 민주주의를 유린한 가해자들이 2017년 문재인 정부로 소환되고 있다. 극 중 잔혹한 고문을 자행하며 민주화 운동 인사를 대상으로 불법 자백을 끌어내는 대공수사처 수장 ‘박처장’(김윤석 분)은 실제 인물 박처원을 모티브로 했다.

당시 박처원은 ‘대공경찰의 대부’로 불리며 5명이 가담한 고문치사사건을 단 2명만이 고문에 가담한 것으로 꾸미고, 이른바 ‘총대’를 멘 2명에게는 그 대가로 거액의 돈을 건넸다. 그는 이 사건으로 1996년 대법원에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 받았다.

선고 당시 서울대 병원에 입원 중인 박처원은 병원에 머물면서 점차 사람들 기억 속에 잊혀졌다. 이렇게 한동안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졌던 박처원은 1999년 11월 이른바 ‘고문기술자’ 이근안 전 경감의 도피를 지시하고 도운 혐의로 신문 사회면을 장식한다.

박종철이 물고문당한 남영동 대공분실/사진=연합뉴스

◆ 또 다른 박처원 ‘고문기술자’ 이근안 등장

당시 보도에 따르면 박처원은 이근안에게 1500만원의 도피 자금을 제공했다. 자금의 출처는 김우현 전 치안본부장이 카지노업계 대부 전낙원 씨로부터 기부받은 돈인 것으로 밝혀졌다. 박처원은 이같은 혐의로 2000년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앞서 1989년 6월 퇴직한 박처원은 퇴직 이후에도 그해 말까지 대공분실에서 고문으로 근무했으며, 10억 원을 받은 뒤에는 개인 연구소를 차려 퇴직한 대공 수사 경찰들의 일자리로 활용됐다.

한홍구 역사학자에 따르면 1947년 스무살의 나이로 경찰에 투신한 박처원은 박종철 군 고문치사사건 은폐조작으로 물러날 때까지 주변에 이른바 박처원 사단을 형성했다. 특히 대공조직과 부하들 간의 의리를 남달리 강조한 그는 고문에 따른 대공수사에서 남다른 활동을 벌인 이근안을 총애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처원이 총애한 이근안은 1970년대 후반부터 1988년까지 대공, 방첩, 공안 분야 수사 담당관으로 활동했다. 1972년 8월 경찰청 치안국 대공분실 형사로 발령받으면서 이후 1987년까지 경기도지방경찰청 등에서 대공, 강력계, 살인사건, 방첩 전문 수사관 등을 맡았다.

특히 민주화운동청년연합(이하 민청련) 의장으로 반독재민주화운동의 상징으로 불렸던 김근태 당시 의장을 고문하는 등 많은 민주화 인사들과 무고한 사람들을 잔인한 방법으로 고문해 '고문기술자‘로 불렸다. ‘민청련동지회’ 글에 따르면 1985년 8월24일 체포된 김근태는 참혹한 고문과 학대를 9월4일부터 9월20일까지 17일 동안이나 계속 받았다.

영화 ‘남영동 1985’의 한 장면/사진=아우라픽쳐스

◆ 김근태 “강약을 번갈아 하면서 전기고문”…이근안 “고문은 예술”

김근태 증언에 따르면, 전기고문을 할 때에는 온 몸을 발가벗기고 눈을 가렸다. 또 발목과 무르팍과 허벅지와 배와 가슴을 완전히 동여맸다. 이같은 이유는 신체에 고문의 흔적을 남기지 않으려는 의도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머리와 가슴, 사타구니에는 전기가 잘 통하도록 물을 뿌렸고, 발가락에 전원을 연결시켰다.

김근태는 이 고문에 대해 핏줄이 뒤틀리고 신경을 잡아 당겨 마침내 마디마디를 끊어버리는 것 같았다고 증언했다. 또 머리가 빠개질 듯한 통증이 오고, 죽음의 그림자가 독수리처럼 날아와 파고드는 것처럼 아른거리는 공포가 몰려왔다고 전했다. 그런가 하면 밑바닥이 닿지 않는 수렁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물고문도 당했다고 증언했다.

이근안은 당시 김근태에게 “장의사 사업이 이제야 제철을 만났다. 이재문(남민전 사건으로 옥사한 주범)이 어떻게 죽었는지 아느냐. 속으로 부서져서 병사를 했다. 너도 각오해라. 지금은 네가 당하고 민주화가 되면 내가 그 고문대 위에 서줄 테니까 그때 네가 복수를 해라”라는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1988년 군사정권이 무너진 후 불법 체포 및 고문을 시도한 혐의로 수배된 이근안은 약 10년간 도피생활을 하다 1999년 검찰에 자수함으로써 이듬해 징역 7년과 자격 정지 7년 형을 선고 받았다. 2006년 11월에 출소한 이근안은 2008년에 목사안수를 받고 개신교 목사가 되었으나 설교 중 “고문은 예술이었다”등 망언을 해 김근태에 대한 고문 책임 논란 등이 불거지면서 목사 자격을 박탈당했다.

당시 이근안이 속한 대한예수교 장로회 합동개혁총회는 긴급 징계위원회를 열어 “이씨가 목사로서의 품위와 교단의 위상을 떨어뜨렸으며 겸손하게 선교하겠다는 약속도 어겼다는 판단에 따라 이같이 징계했다”고 밝혔다.

2012년 12월14일 이근안씨가 서울 성동구의 한 식당에서 자서전 ‘고문기술자 이근안의 고백’ 출판기념회를 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한편 이근안 출소 당시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은 2006년 11월7일 열린 당직자 월례조회에서 “(재작년 면회를 갔을 때) 이 전 경감이 제게 ‘눈을 감을 때까지 용서를 빈다’고 했지만, ‘이 양반이 진심으로 말하는 것일까, 그런데 왜 눈물을 안 흘리는 것이지?’라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다”며 당시를 회고했다.

김 의장은 “이제 두려움은 많이 가셨지만 80년대 중반에 무참하게 짓밟혔던 악몽이 되살아 났다”며 “면회가 끝난 후 돌아와서 이근안 전 경감의 용서를 빌고 싶다는 이야기가 진심이었을까 하는 생각을 골똘히 하면서 조금 괴로웠다”고 말한 바 있다.

훗날 김근태는 2012년 1월 자신이 집필한 ‘남영동’을 통해 “이 고문담당 기술자는 망나니였습니다. 숨통을 막아버리고 목줄띠를 끊어버리는 인간 백정의 진면목을 그대로 드러냈습니다. 요기어린 파르스름한 달빛이 감도는 황야에서 작두칼을 휘둘러대는, 미쳐버린 인간 백정이었습니다"라고 토로했다.

하지만 이근안은 같은해 12월 ‘고문기술자 이근안의 고백’ 출판기념회를 통해 “애국행위라는 자긍심을 가지고 일을 해 옥조근정훈장까지 받았지만 5공 정권이 사라지자 고문기술자라는 대명사가 붙어 매도됐다”며 억울한 심경을 감추지 못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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