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낭여행객 8명죽인 호주 연쇄살인범 밀럿(74) 암으로 옥사

차미례 입력 2019.10.27. 07:30
               

영화 "울프 크릭1.2"로도 제작 돼

 

【시드니(호주)= AP/뉴시스】 20대 젊은 배낭족 여행자들을 차에 태워준 뒤 살인범으로 돌변해 벌판에서 차로 추격하며 사냥했던 희대의 연쇄살인범 아이반 빌랏이 1997년 11월 4일 재판정으로 호송되면서 웃어대고 있다. 그는 종신형의 7배 금고형을 선고받았으나 27일(현지시간) 교도소내 병동에서 식도암과 위암으로 숨졌다.

【서울=뉴시스】차미례 기자 = 1990년대 초 호주를 여행하던 외국인 청년 배낭족들을 무참히 살해해 시신이 차례로 발견되면서 호주 전국을 경악시켰던 연쇄살인범 아이번 밀럿(74)이 27일(현지시간) 시드니의 교도소에서 암으로 병사했다고 AP통신과 현지 언론들이 호주 교정당국의 발표를 인욯해서 보도했다.

1994년부터 수감생활을 해온 그는 올해 초 식도암과 위암 진단을 받았으며 뉴사우스웨일즈 주의 롱베이 교도소 환자 병동에서 숨을 거둔 것으로 발표되었다.

밀랏이 살해한 외국인 젊은이 배낭여행자들은 독일인 3명, 영국인 2명, 호주인 2명으로 이들이 히치 하이킹을 할 때 차에 태워준 다음에 벌판에 내려놓고 차로 추격하며 '사냥'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1992년~1994년 시드니 근교의 숲에서 토막난 시신들이 연이어 발견되면서 온 나라가 이 엽기적 연쇄살인으로 들끓었다.

호주 경찰은 20명의 베테랑 수사관으로 전담 수사팀을 꾸리고 50만 달러의 현상금을 범인 체포에 내걸었으며 희생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계속했다. 결국 8명의 시신들을 계속해서 발견했다.

1992년 시드니 교외의 빌랭글로 주립 수목원에서 조깅하던 2명이 발견한 시신은 치아 조사 등 검시 결과 캐럴라인 클라크(21) 조안 월터스(22) 등 영국 여성 2명이었고 이들은 5개월 전에 모습을 보인것을 마지막으로 실종된 젊은이들이었다.

1993년에는 4년전 실종된 당시 19세의 호주 남녀의 시신이 발견되었고 11월에는 2년째 실종된 20세와 21세 독일인 남녀의 훼손된 시신도 발굴되었다.

경찰의 끈질긴 추적으로 밀럿은 1994년 5월22일 체포되었고, 그의 도움으로 1990년에 그의 차를 얻어 탄 뒤에 살해되어 암매장된 영국 청년 폴 어니언스등 추가 피살자들이 발견되었다. 이들은 모두 그의 차를 얻어타고 가다가 위험을 감지하고 내려서 달아났고, 그는 차로 이들을 추격하며 사냥을 즐기듯 오랜 시간 괴롭힌 끝에 사살하고 시신을 훼손해 암매장한 것으로 밝혀져 전 세계에 큰 충격을 주었다.

그의 집에서는 피살자에게서 발견된 탄흔과 일치하는 소총과 엽총등이 발견되었으며, 일부 희생자들을 찍은 사진들도 발견되었다. 1996년 최종 재판에서 밀럿은 7건의 살인에 대해 종신형의 7배의 기간에 해당하는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1997년의 탈옥 시도 후에는 경비가 삼엄한 중죄인 교도소로 옮겨졌다.

경찰은 1971년에서 1991년에 다른 삼림지역에서 발견된 3구의 시신을 비롯해 비슷한 성격의 살인사건들이 많아서 밀럿의 다른 살인범죄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1944년 크로아티아출신 이민인 아버지와 호주인 어머니의 자녀 12명 가운데 하나로 태어난 그는 시드니에서 도로 인부로 주로 일해왔다. 그의 형들 가운데 한 명은 2019년에 한 TV인터뷰에서 그의 성격에 대해 "그 애는 10살때부터 사람을 죽이려고 했는데, 그게 몸에 밴것 같았다. "나는 무슨 일이든 다 할 수 있다"는 주문을 외우고 다녀서 사이코패스의 성격을 일찍부터 드러냈다"고 말했다.

그의 엽기적인 연쇄살인은 2005년과 2013년에 범행 장소의 이름을 딴 영화 "울프 크릭" 2편으로 제작되기도 했다. 벌판에서 "친절한 카우보이 아저씨"의 차를 얻어탔다가 결국 살인범의 차에 쫒기며 총격을 당하는 배낭족 젊은이들의 끔찍한 공포를 묘사한 이 영화들로, 밀랏의 악명은 더 널리 알려졌다.

cm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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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행 컨테이너서 "엄마, 저 죽어가요" 문자한 베트남 여성

박성훈 입력 2019.10.26. 01:50 수정 2019.10.26. 10:20

               

영국 동부 에식스주로 운송된 냉동 컨테이너에서 사망한 39명 중 일부가 베트남인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당초 경찰의 최초 보고서에선 사망자를 전원 중국인으로 추정했다.

영국 가디언은 25일(현지시간) 사망자 중 베트남인으로 추정되는 20대 여성의 사연을 전했다.

팜 티 트라 마이(26)의 가족들은 39명의 사망자 중 1명인지 신원 확인을 요청했다. [트위터 캡쳐]
보도에 따르면 베트남 여성 팜 티 트라 마이(26)는 지난 23일 오전 4시28분 어머니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자신이 죽어가고 있다는 충격적인 내용이었다.
"엄마, 미안해요. 저의 여행은 성공하지 못했어요. 엄마 사랑해요. 저는 죽어가고 있어요. 숨을 쉴 수 없어요. …저는 베트남 하틴 캔록에서 왔어요.… 엄마 죄송해요”
팜 티 트라 마이(26)가 지난 23일 오전 4시28분(베트남 현지시간) 어머니에게 "저는 죽어가고 있어요. 숨을 쉴 수 없어요"라고 보낸 문자메시지. [트위터 캡쳐]
가족들은 냉동 컨테이너에 갇혀 39명이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고 영국 주재 베트남 대사관에 딸이 사망자에 포함돼 있는지 신원 확인을 요청했다. 베트남 대사관 측은 “영국 에식스 경찰에 이같은 사실을 알렸으며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가디언의 확인 요청에 “조사가 진행되고 있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벨기에서 영국으로 냉동 컨테이너가 실려온 대형 화물 선박 [로이터=연합]
딸이 문자메시지를 보낸 시간은 영국 시간으로 지난 22일 오후 10시28분. 냉동 컨테이너가 벨기에에서 출발한 선박에 실려 영국으로 건너가고 있던 때다. 그로부터 2시간 10여 분 뒤 39명의 사망자가 발견됐다. BBC는 팜의 가족이 그녀의 영국행을 위해 밀항업자에게 3만파운드(한화 4520만)를 지불했다고 보도했다.

냉동 컨테이너에 갇혀 사망한 것으로 의심되는 베트남인들은 더 있다. BBC는 베트남 국적 26세 남성과 19세 여성이 실종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두 사람의 가족은 밀입국 조직으로부터 알선료를 돌려받았다. 또 19세 여성의 가족은 그로부터 중부유럽 시간으로 오전 7시20분에 전화를 받았다. 그는 곧 컨테이너에 들어가야하니 검색을 피하기 위해 휴대전화 전원을 끊어야 한다고 말했다.

베트남 민간인권단체(Human Rights Space)의 호아 응히엠 변호사는 "자신의 친척이 냉동 컨테이너 사망자에 포함됐을까 걱정하는 6식구 이상을 알고 있다"며 "그들 중 일부는 10월 23일 영국에 도착할 예정이라는 말을 들었지만 현재 소식이 끊겼다"고 밝혔다.


죽음의 컨테이너, 밀항 포인트 돌았다
39명의 사망자가 발견된 냉동 컨테이너 [EPA=연합]
39명의 목숨을 앗아간 냉동 컨테이너가 불법 밀입국 알선이 빈발하는 프랑스 항구 인근을 거쳐간 사실도 드러나고 있다.

가디언은 컨테이너의 GPS 데이터를 추적한 결과, 냉동 컨테이너가 영국으로 이송되기 전 6일간 프랑스 됭케르트와 릴, 벨기에 브뤼허 3개 도시를 거쳤다고 전했다. 됭케르트는 영국 불법 밀항 알선 행위가 빈발하는 프랑스 칼레항 인근이다.

<냉동컨테이너 이동경로·베트남 여성 연락시점>
(중부유럽ㆍ영국, 1시간 시차)

10.15 GTR,컨테이너 임대

10.16 더블린→북 웨일즈 홀리해드→유럽 본토

10.17~10.22 프랑스 덩케르트→릴→벨기에 브뤼허

(10.22 07:20 베트남 여성(19) "컨테이너 들어가야" 전화)

10.22 14:49 벨기에 제브뤼헤항,냉동컨테이너 도착

(10.22 22:28 베트남 여성(26) "죽어가고 있어" 메시지)

10.23 00:30 영국 퍼플리트항 터미널 도착

10.23 01:40 글레이드 산단 하역 중 사망자 39명 발견

24일(현지시간) 영국 에섹스에서 39명의 사망자에 대한 부검 작업이 시작됐다. [신화=연합]
냉동 컨테이너는 아일랜드에 본사를 둔 GTR(Global Trailer Rental)이 지난 15일 아일랜드 국경에 있는 한 회사에 임대했다. GTR이 운송업체가 아닌 다른 회사에 컨테이너를 임대한 것은 처음이었다고 한다. 가디언에 따르면, 이후 컨테이너는 아일랜드 남쪽 지역으로 이동했다가 16일 밤 더블린 항구를 거쳐 유럽 본토로 옮겨졌다.

이어 17일부터 22일까지 프랑스의 덩케르트와 릴, 벨기에의 브뤼허를 차례로 거쳤다. 프랑스 덩케르트는 칼레에서 불과 40분 거리에 있다고 가디언은 지적했다. 인구 10만의 작은 항구도시 칼레는 영국으로 밀입국하려는 난민을 상대로 한 불법 알선업자(people-smuggler)들이 판치는 곳으로 악명이 높다.


트럭 소유주 부부, 살인 혐의로 긴급 체포
한편, 영국 데일리메일은 경찰이 토마스(38)ㆍ조안나 마허(38) 부부를 살인 혐의로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냉동 컨테이너를 운반한 트럭의 마지막 소유주였다. BBC는 이들이 1년 전 트럭을 불가리아에 팔았으며 이 사건과 무관하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건 당시 트럭을 운전한 기사 모 로빈슨은 구속 시한이 24시간 더 연장됐다. 에식스 경찰은 그의 살인 가담 여부를 계속해 조사하고 있다.

박성훈 기자 park.seo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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