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령 기자, 태도 논란..소속·이름 생략하고 문재인 대통령에 도발적 질문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입력 2019.01.10. 13:28 수정 2019.01.11. 09:07

               
(YTN 중계방송 캡쳐)
10일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에서 "경제기조 변화를 주지 않는 자신감이 어디서 나오는가"라는 공격적인 질문을 던진 경기방송 김예령 기자가 태도 논란에 휩싸였다.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문 대통령 신년기자회견에서 김예령 기자는 소속과 이름을 밝히지 않은 채 "대통령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정말 올해는 함께 잘사는 나라 만들어 주시기 바란다"라고 덕담을 한 뒤 "오늘 기자회견문 모두발언을 보면 '혁신성장, 공정경제를 통해서 성장을 지속시키겠다. 개천에서 용이 나오는 사회를 만들겠다' 이렇게 말씀을 하셨는데, 실질적으로 여론이 굉장히 냉랭하다는 걸 대통령께서 알고 계실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현실 경제가 굉장히 얼어붙어 있다. 국민들이 많이 힘들어하고 있다. 희망을 버린 건 아니지만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굉장하다. 대통령께서 계속해서 이와 관련해서 엄중하게 바라보고 있다, 이렇게 강조를 하시고 계셨는데, 그럼에도 대통령께서 현 기조에 대해서 그 기조를 바꾸시지 않고 변화를 갖지 않으시려는 그런 이유에 대해서도 알고 싶다"고 물었다.

특히 마지막에 "그 자신감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지, 그 근거는 무엇인지 좀 단도직입적으로 여쭙겠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김예령 기자의 질문에 이전과 달리 조금 표정이 경직된 상태로 답변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가 왜 필요한지 우리 사회의 양극화, 불평등 구조를 바꾸지 않고서는 지속가능한 성장이 불가능하다라는 점은 오늘 제가 모두 기자회견문 30분 내내 말씀드린 것이었고, 그래서 그에 대해서 필요한 보완들은 얼마든지 해야 하겠지만 오히려 정책기조는 계속 유지될 필요가 있다라는 말씀은 이미 충분히 들었기 때문에 또 새로운 답이 필요할 것 같지는 않다"고 답했다.

방송 직후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많은 누리꾼이 김예령 기자의 태도를 문제삼았다. 이들은 "질문에 예의가 없다", "본인은 일침이라고 생각 한 건지?", "핵심을 파고드는 질문도 아니고, 당신은 무슨 자신감으로 기자 하냐", "문 대통령 살짝 빡치신 듯"이라고 비난했다. 또 질문에 앞서 기본 예의이 자기 소개를 빼 먹은 것도 꼬집었다.

반면 일부는 "김예령 기자 멋지다. 사이다 질문했구만, 기자가 대통령 찬양하러 저기 모인거냐?"라며 응원했다.

김예령 기자는 현재 경기방송 청와대 출입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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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범, 심석희 6세 때부터 정신 지배" 전형적 그루밍 성폭력

CBS노컷뉴스 문수경 기자 입력 2019.01.11. 05:18 수정 2019.01.11. 07:21

"위계·위력 성립하는 관계서 발생, 자신도 모르는 새 정신적으로 종속"
"조재범, 일종의 그루밍 기간 있었을 것"
"현행법은 범죄 예방보다 사후처벌에 집중, 개선 필요"
조재범 전 대표팀 코치(사진=연합뉴스)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그루밍 성폭력이 늘고 있지만, 현행법은 범죄 예방보다 사후 처벌에 집중하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경찰 수사 중인 인천 모 교회 김 목사 그루밍 성폭력 사건. 여자 신도들은 지난해 12월 김 목사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상 위계·위력에 의한 간음 혐의로 고소했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10대 때 김 목사로부터 장기간 그루밍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중 한 신도는 지난해 11월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김 목사가 가족 문제를 상담해주며 접근해 친밀도를 높였다. '내가 너의 보호자다, 책임지겠다'는 등의 말로 신뢰를 쌓은 뒤 성폭력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이어 "범죄행각이 발각되자 '교회가 무너지면 너희 책임'이라고 협박하며 사건을 덮으려 했다. 김 목사가 나에게 신앙적으로 큰 영향을 미친 사람이 아니었다면 그런 관계를 맺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전형적인 그루밍 성폭력 수법이다. 그루밍 성폭력은 피해자와 신뢰 관계를 형성해 심리적으로 지배한 뒤 가하는 성폭력을 뜻한다.

이수정(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10일 CBS노컷뉴스에 "그루밍 성폭력은 보통 위계·위력이 성립하는 관계에서 일어난다. 하지만 가해자에게 자신도 모르는 새 정신적으로 종속되기 때문에 피해자가 이를 알아차리기 어렵다. 피해자를 탓할 노릇이 아니다"고 말했다.

미성년자가 그루밍 성폭력에 취약한 이유다. 탁틴내일 아동·청소년 성폭력상담소가 3년간(2014~2017년) 접수한 20세 미만 피해자의 성폭력 피해 상담 사례 78건을 분석한 결과, 그루밍 성폭력 비율은 43.9%(34건)에 달했고, 피해가 장기간에 걸쳐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경향을 보였다.

수사가 진행 중인 '조재범 성폭행 사건'의 피해자인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도 위계에 위한 그루밍 성폭력이 의심된다.

심석희의 법률대리인 세종은 지난 8일 "조재범 전 코치는 상하관계에 따른 위력을 이용해 선수를 폭행·협박한 뒤 선수가 만 17세였을 때부터 4년간 상습적인 성폭행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심석희는 "조 전 코치가 범행을 할 때마다 '운동을 계속할 생각이 없느냐'고 협박했다"고도 털어놨다.

심석희가 만 6세 때부터 십 수년간 조 전 코치의 지도를 받아왔고, 부모로부터 분리돼 생활해온 환경적 요인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수정 교수는 "범행 전 일종의 신뢰 관계를 구축하는 그루밍이 기간이 있었을 것이다. 오랜 사제관계라는 점을 악용해 부모와 떨어져 합숙생활을 하는 심석희의 보호자를 자처하며 정신을 지배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폭력=훈련과정'이라고 인식시켜 폭력을 참게 한 뒤 성폭력 상황을 만들었을 것"이라며 "국가대표를 꿈꾸는 10대 선수가 선수생활에 대한 생사여탈권을 쥔 코치에게 문제제기를 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성년자의 그루밍 성폭력 피해를 줄이려면 예방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중요하다.

이 교수는 "피해자는 가장 먼저 여성긴급전화(1366)에 연락하는 등 주변에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며 "현행법은 사후 처벌에 집중하고 있는데 범죄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CBS노컷뉴스 문수경 기자] moon034@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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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영상] 양승태 입장발표 "책임있다면 안고 갈 것"

입력 2019.01.11. 09:12 수정 2019.01.11. 09:32

               

[양승태 전 대법원장 기자회견 전문]

무엇보다 먼저 제 재임기간 동안 일어난 일에 대해서 국민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데 대해서 진심으로 송구스러운 마음입니다.

이 이일로 인해 상처받고 여러 사람이 수사당국에 조사 받은데 대해 참으로 참담한 마음입니다. 이 모든 것이 저의 부덕의 소치로 인한 것입니다. 모든 책임은 제가 지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 자리를 빌어 제가 국민 여러분에게 사법관을 믿어 주실 것을 간절히 호소합니다. 절대 다수 법관은 국민여러분에게 헌신하는 마음으로 법관으로서의 사명감을 가지고 성실하게 일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에 관련된 법관들도 자기 각자의 직권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적어도 양심 반하지 않았다는 말을 믿습니다.

나중에라도 과오가 있다는 것이 밝혀진다면 그 역시 제 책임으로 안고 가겠습니다. 수사 조사 과정에서 구체적인 사실 관계를 기억나는대로 가감없이 답변하고, 오해가 있으면 이를 풀 수 있도록 충분히 소명하겠습니다.

편견이나 선입견 없는 공정한 시각에서 이 사건이 소명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다시 한번 송구스럽다는 말씀 드립니다. 이 상황 안타깝기는 하지만 앞으로 사법부 발전 통해 나라가 발전하는 전화위복 기회 되길 바랍니다.

◆ 관련 리포트
'피의자' 양승태 입장 발표…대법원 정문 앞 혼란
→ 기사 바로가기 : http://news.jtbc.joins.com/html/230/NB11755230.html

◆ 관련 리포트
양승태 소환 앞두고…검찰 청사 이미 '최고 수준' 보안
→ 기사 바로가기 : http://news.jtbc.joins.com/html/231/NB11755231.html

◆ 관련 리포트
양승태 오늘 검찰 소환…엘리트 법관 출신의 '방패'는?
→ 기사 바로가기 : http://news.jtbc.joins.com/html/160/NB1175516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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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치들, 난 룸살롱 안가..체육계 성폭력 실태 조사해보니"

CBS 김현정의 뉴스쇼 입력 2019.01.10. 09:33 수정 2019.01.10. 09:45

                          
      
말 못할 체육계 성폭행 피해자들 많아
前 선수들에 일종의 '트라우마' 왜?
고립된 훈련장 그리고 '일상적 성폭행'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정용철(서강대 교육대학원 스포츠심리학과 교수)

심석희 선수. 고등학교 2학년이던 4년 전부터 최근까지 조재범 코치로부터, 성폭행을 당해 온 겁니다. 고소장에 구체적으로 진술한 성폭행만 10건입니다. 이 10건은요. 모두 장소와 시간, 구체적인 상황 묘사까지 가능한 것들만 모았을 때 10건이라는 거예요. 경찰은 지금 신빙성이 상당히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온 국민은 충격에 빠졌습니다. 심석희라는 인물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빙상계가 인정하는 스타인데 어떻게 세계 톱클래스 선수에게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심석희가 이런 상황에서 훈련을 했다면 과연 이게 심 선수에게만 벌어진 특수한 일이었을까, 라는 의문을 품지 않을 수가 없죠. 여러분,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가. 이게 현실인가 싶으시죠? 그런데 이미 10년 전부터 이 체육계의 성폭력 문제에 대해서 문제 제기해 오셨던 분이 있습니다. 서강대학교 스포츠심리학과 정용철 교수를 연결해 보죠. 정 교수님, 나와 계세요?

◆ 정용철>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심석희 선수 성폭행 얘기를 접하고 일단 10년 전부터 이 문제에 관심 가져오셨던 분으로서 어떠셨어요?

◆ 정용철> 일단은 처음에는 다른 모든 국민들이 느꼈을 것 같은 분노를 같이 느꼈는데요. 제가 이 체육계에 있는 한 일원으로서 느꼈던 마음은 일종의 자괴감 내지는 자책감이 더 컸고요. 왜냐하면 이런 사실이 하루 이틀 있었던 게 아닌데 그동안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같은 일이 벌어진다고 하는 데에서 매우 어쩌면 심석희 선수한테 굉장히 미안한 마음도 있었고. 또 한 구석으로는 이런 용기를 내준 거에 대한 또 굉장한 고마움도 있고요. 여러 가지 감정이 좀 복잡하게 들더군요.

◇ 김현정> 심석희 선수가 이렇게 말을 했어요. ‘내가 성폭행 사실을 고백하는 이유는, 세상에 알리는 이유는 제2, 제3의 피해자가 더 나오지 않길 바라서다.’ 이 얘기를 돌이켜보면 제2, 제3의 성폭행 피해자가 더 있을 수 있는 환경이라는 얘기잖아요. 그걸 심석희 선수는 알고 있다는 얘기잖아요.

◆ 정용철> 그게 사실은 아까 여준형 코치도 얘기했지만 이런 일이 터지는 게 사실은 심석희 선수니까 지금 이 정도의 파장이 되고 이렇게 되지 사실 그전에 수많은 이야기 못 했던. 그리고 얘기를 했다가 바로 바로 덮힌 선수들의 이야기들이 굉장히 많고요.

◇ 김현정> 많아요?

◆ 정용철> 그리고 더 중요한 건 사실은 이게 어쩌면 기적처럼 일어난 일이다. 왜냐하면 평창에서 남북한 단일팀이 없었더라면 문재인 대통령이 이걸 무마하기 위해서 진천선수촌을 방문했을 리도 없고 그때 마침 심석희 선수가 그 전날 폭행을 당해서 이탈하지 않았다면 이게 밝혀지지 않고 그냥 넘어갔을 확률이 굉장히 높거든요. 그래서 그 정말 기적 같은 여러 가지 사건들이 겹치고 겹쳐서 지금 여기까지 온거고요.

심지어 처음에는 폭행으로만 계속 얘기를 하다가 결국 얼마 전에 성폭행까지 얘기를 했는데 이런 부분까지 오는 데 정말 어렵게 여기까지 와서 ,심석희 선수가 성폭행당한 건 너무나 안타깝고 괴로운 일이지만 이를 통해서 사실은 우리나라 스포츠계의 지금까지 계속 오랫동안 있었던 성폭행의 문화를 뿌리 뽑을 수 있는 어떤 시작점이 되지 않을까. 이런 기대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우리 정용철 교수님은 ‘10년 전부터 이런 일이 있습니다. 여러분, 주목해 주세요. 바꿔야 됩니다, 대안 주세요’ 를 외쳤던 분이시기 때문에 제가 질문을 드립니다. 그 사례들을 상당히 많이 알고 계시더라고요. 그래서 문제 제기를 하셨더라고요. 어떤 것들을 목격해 오신 거예요?

◆ 정용철> 제가 한 2010년에 귀국을 해서 전직 선수였던 제자하고 연구를 하던 중에 핸드볼 선수였는데요. 그 대학원생이 자기 친구들, 전직 동료들을 인터뷰하는 과정에서 제가 한 8명을 인터뷰를 요청했는데 첫 번째 모두 거절을 당했어요. 그래서 굉장히 놀라워서 왜 그러냐 했더니 ‘그때 시절을 회상하고 싶지 않다.’ 이런 식으로 거부를 하는 것들을 보면서 뭔가 심상치 않은 일들이 있구나.

이런 것들을 좀 알고 결국 설득을 해서 한 네 분 정도를 인터뷰를 했는데 그 내용들을 보면 너무 충격적인 내용들이 굉장히 많았어요. 예를 들어서 지금도 그때 코치나 감독 선생님의 나이 또래의 어른을 보면 그 자리에서 얼어붙어서 움직이지 못할 정도로 그런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는 선수들도 있고 정상적으로 어떤 생활을 하기 어려울 정도로 그때 받은 상처나 폭력이나 특히 성폭력 같은 것들이 너무나도 일상적으로 벌어지고 있었다는 것들을 그때 좀 목격을 했고요.

◇ 김현정> 예를 들면. 그러니까 일상적인 성폭력이라는 게 상상이 안 돼요. 그러니까 지금 핸드볼 팀이라고 그러셨잖아요. 그러면 단체고 사람들이 많이 보이는 공개적인 장소에서 훈련하는 거지 어디 골방에서 하는 게 아닌데 도대체 일상적인 성폭력이라는 게 어떻게 벌어질 수 있는 건지요?

◆ 정용철> 예를 들면 예전에 합숙소가 굉장히 많았고요. 그리고 훈련하는 트레이닝의 장소가 사실은 매우 폐쇄된 공간이기도 하고요. 이들이 학교를 다녀도 학교 안에서 굉장히 섬처럼 고립된 생활을 하고 심지어 남자 코치들은 여자 선수들이 자유롭게 다른 일반 학생들과 만나고 교류하는 것조차 굉장히 꺼려하는 분위기가 있었어요.

◇ 김현정> 왜요?

◆ 정용철> 왜냐하면 운동에 방해가 되고 집중을 못 한다. 그리고 전적으로 이 운동을 하기 위해서는 다른 일을 하면 안 된다. 오히려 예를 들어서 남자친구를 사귀는 거. 이런 거 상상할 수 없고요. 이런 일이 있으면 오히려 그걸 통해서 오히려 심각한 수준의 폭행과 성폭행이 이어지는 그런 경우가 굉장히 많았습니다.

◇ 김현정> 저희가 취재를 해 보니까 무슨 참 이걸 방송에 전달을 하는 게 어떨지 모르겠습니다마는 지금 심석희 선수가 이렇게 나서서 자신의 사례를 얘기하면서까지 이걸 바꿔야 한다고 얘기하는 마당이기 때문에 저희도 말씀을 드린다면 코치가 귀에다가 이걸 어떻게 전해야 되나요? 신체의 일부분을 집어넣는 일을 당했다는 인터뷰까지 하셨다면서요.

◆ 정용철> 그런 녹취록이 있고요. 그 녹취록 보고 저도 굉장히 놀랐는데 사실 더 놀라운 거는 그 내용들을 제가 학회에 발표도 했었어요. 그래서 발표했는데 사실 그 논문 자체가 별로 그렇게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던 게 오히려 저한테 굉장히 놀라웠어요.

◇ 김현정> 오히려 묻혔다는 것이. 그 내용들을 어차피 논문으로 알려지라고 발표한 것들이니까 제가 그냥 읽겠습니다. 코치들이 술을 마시면서, ‘나는 룸살롱에 안 가. 여자 선수 애들이 있잖아’ 라는 말을 하는 걸 목격했다는 선수가 있었고 코치가 ‘귀에다가 혀를 집어넣었다’ 라는 이런 녹취록을 다 연구 과정에서 얻으신 거죠?

◆ 정용철> 네.

◇ 김현정> 그렇습니다. 지금 여러분들 들으시면서 너무 충격적이실 텐데.

◆ 정용철> 그거를 끝나고서 사실 그걸 실행했던 제 제자도, 저도 그렇고 이 얘기를 저희가 듣고 그냥 학위 논문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이 사실을 세상에 알려야겠다는 생각들을 해서 굳이 그걸 또 논문의 형태로 해서 발표를 했던 그런 기억이 있고요. 그랬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크게 달라지거나 반향이 없었다. 그래서 지금 이런 전 국민적인 어떤 관심이나 어떤 분노 같은 게 사실은 어떤 면에서는 정말 이번 기회에도 안 된다면 제가 생각할 때는 앞으로 한 5년, 10년이 지나도 아마 똑같은 일이 벌어질 거고 어쩌면 이런 일이 없어지는 건 거의 불가능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까지 합니다.

◇ 김현정> 지속적인 관심이 중요합니다, 여러분. 피해자가 어떻게 하면 제대로 보호받을 수 있을지 가해자가 어떻게 정당하게 처벌을 받는지 지켜보고 대안 마련까지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겠습니다.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정용철> 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CBS 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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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상 성폭행 피해 5,6명 더 있다..미성년 때부터"

CBS 김현정의 뉴스쇼 입력 2019.01.10. 08:21 수정 2019.01.10. 09:36

                          
      
세계 1위 심석희까지 성폭력? 큰 충격
선수생활 내내 사제관계..폭행 목격도
폭로 어려운 구조 '가해자가 다시 코치로'
피해 현역 선수 2명, 기자회견 준비 중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여준형(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코치, 젊은빙상인연대)

심석희 선수. 고등학교 2학년이던 4년 전부터 최근까지 조재범 코치로부터, 그 당시 코치로부터 성폭행을 당해 온 겁니다. 고소장에 구체적으로 진술한 성폭행만 10건입니다. 이 10건은요. 모두 장소와 시간, 구체적인 상황 묘사까지 가능한 것들만 모았을 때 10건이라는 거예요. 경찰은 지금 신빙성이 상당히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온 국민은 충격에 빠졌습니다. 심석희라는 인물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빙상계가 인정하는 스타인데 어떻게 세계 톱클래스 선수에게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심석희가 이런 상황에서 훈련을 했다면 과연 이게 심 선수에게만 벌어진 특수한 일이었을까라는 의문을 품지 않을 수가 없죠. 아니나다를까 지금 현역 선수 가운데 2명이요. 다른 코치들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라고 기자 회견을 준비 중이랍니다. 지금 결심은 못한 것 같아요. 준비 중이라는 얘기까지가 들려요. 이 기자 회견을 준비 중인 곳, 젊은빙상인연대 대표 전 쇼트트랙 국가 대표 코치입니다. 여준형 코치부터 만나보죠. 여 코치님, 나와 계세요?


◆ 여준형> 안녕하세요.

◇ 김현정> 심석희라는 톱클래스 선수에게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는가. 그런데 특수 관계기 때문에 가능했다라고 하셨네요.

◆ 여준형> 심석희 선수는 다른 선수와는 좀 다르게 처음 스케이트를 탔을 때부터 현재 국가 대표 선수 생활할 때까지 한 코치, 조재범 코치한테 지도를 받았거든요. 오랜 기간 받았기 때문에 그런 일이 벌어질 수 있다라고 생각이 들긴 들거든요.

◇ 김현정> 국가 대표가 된 뒤에도 조재범 코치가 계속 같이했어요. 이런 경우가 좀 보기 드문 경우인가요?

◆ 여준형> 굉장히 보기 드물죠, 빙상계에서는.

◇ 김현정> 굉장히 보기 드문.

◆ 여준형> 다른 선수들 같은 경우는 어렸을 때 배웠던 코치 선생님이 따로 있고 또 커서 중고등학교 때 팀을 옮겨서 다른 코치 선생님한테 배우는 경우가 굉장히 많거든요.

◇ 김현정> 그렇군요.

◆ 여준형> 심석희 선수는 다르게 어렸을 때부터 한 코치 선생님에게 배워 왔기 때문에요. 그런 부분이 좀 다르죠.

◇ 김현정> 폭행의 장면은 여준형 코치도 목격을 하셨다고요.

◆ 여준형> 전에 선발전 같은 경우 대표 선발전일 때 그럴 때 본 적이 있어서요.

◇ 김현정> 그러니까 그 폭행은 어떤 순간에 벌어지는 거예요? 왜 못하냐, 더 열심히 해라. 이런 거예요?

◆ 여준형> 그런 경우가 많죠. 훈련이라든지 훈련에서 기록이 안 나온다든지 그런 경우가 있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남들 보는 데서 그렇게 심하게 자기 선수를 때립니까?

◆ 여준형> 대부분 안 보는 데서 많이 때리는데요. 지금 제가 목격한 건 시합 때 로커룸이었기 때문에.

◇ 김현정> 시합 때 로커룸. 그 로커룸이라는 곳, 이 로커룸이라는 곳. 특히 선수촌입니다, 여기는. 국가 대표 선수촌의 로커룸이라는 건 어떤 곳이에요? 이 폐쇄성이랄까 이런 게 어떻습니까?

◆ 여준형> 그러니까 선수촌 자체가 일반인들이 출입하기 굉장히 어려운 구조로 되어 있기 때문에 일반인들이 스케이트장 훈련 장소까지 들어오기는 어렵고요. 우선적으로 일반 스케이트장과 다르게. 또 팀 로커룸 자체도 밖에서 들여다본다고 보이지 않기 때문에 또 그 안에도 자그마한 방이 따로 있어서.

◇ 김현정> 로커룸 안에 방이 따로 있어요?

◆ 여준형> 네. 로커룸 안에 또 이렇게 장비를 정비할 수 있는 공간이라든지 여자 선수들이 옷을 갈아입을 수 있는 공간이 있어서.

◇ 김현정> 탈의실같이. 그 로커룸 속에 방이 하나 더 있는 형태. 그런데 거기에 또 그나마 국가 대표 선수촌이기 때문에 일반인은 접근할 수 없는 곳이었고. 상당히 폐쇄적이라는 느낌이 드네요. 게다가 선수들이 훈련할 때 가끔은 이제 외부에 전략 같은 게 노출되면 안 되기 때문에 커튼도 치고 하고 그런다면서요.

◆ 여준형> 그건 선수촌이 아니라 심 선수가 또 지목한 장소가 한국체육대학교 빙상장인데 그 빙상장에서 훈련을 할 때는 가끔가다가 커튼도 쳐가지고 외부에서 보이지 않게도 훈련을 할 때가 있거든요.

◇ 김현정> 그렇군요. 이런 장소의 폐쇄성이 일단은 있다는 말씀이고 이런 일이 과연 심석희 선수에게만 벌어졌을까? 폭행의 경우는 이미 만연하다라는 이야기가 여러 증언을 통해 나왔습니다마는 사실 성폭행은 또 다른 차원의 문제인데 어떻게 지금 파악을 하고 어떻게 이야기들이 오가고 있나요, 대표님?

◆ 여준형> 이 문제에 대해서 저희가 알고 있는 경우만 한 대여섯 사례가 있거든요. 조재범 코치 외에 다른 코치들에 대한 부분도 있는데 우선 피해자들이 얘기하기가 굉장히 어려운 구조로 돼 있고 또 피해 선수들이 어린 여자 선수들이기 때문에 이걸 외부에 얘기하고 도움을 구하기가 굉장히 어렵습니다.

◇ 김현정> 다섯에서 여섯 명이 다 현역입니까?

◆ 여준형> 현역 선수들이 대부분으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조재범 코치는 아니에요, 그들이 지목한 사람은?

◆ 여준형> 네.

◇ 김현정> 그러면 대여섯 명의 그 피해자는 지금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 그 선수들이 지목한 사람은 한 사람이에요 아니면 또 거기서 여럿입니까?

◆ 여준형> 여러 명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몇 명 정도입니까?

◆ 여준형> 제가 지금 계속 확인 작업을 하고 있어가지고 정확하게 말씀드리기는 좀 어려울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아니, 코치가 2명인지 3명인지 아니면 1명이 그랬는지에 따라 또 상황이 아주 많이 달라서요.
조재범 전 국가대표팀 코치 (사진=연합뉴스)

◆ 여준형> 네. 2명 이상이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지금 그런 사례 파악들을 하던 중에 이게 터진 거죠, 심석희 선수 건이?

◆ 여준형> 네, 그렇죠.

◇ 김현정> 듣고는 많이 놀라셨겠어요. 심석희 선수까지는 성폭행은 생각은 못 하셨던 거죠?

◆ 여준형> 네, 저희는 거기까지는 생각을 못 하고 있었습니다. 보도를 보고 처음 접한 거여서요. 굉장히 많이 놀랐고 세계 1등을 했던 선수이고 그런 선수까지 피해를 받았을 거라고는 생각을 못했었거든요.

◇ 김현정> 왜 그런다고 생각하세요? 이런 일들이 왜 벌어진다고 생각하세요? 폭행도 그렇고 지금 심지어 성폭행까지 벌어지는 이 상황.

◆ 여준형> 지도자랑 선수의 관계 때문에 그런 것 같은데요. 지도자의 권력이 너무 세다 보니까 이런 일들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 같고 또 대부분 징계를 보면 다시 코치가 징계를 받고 다시 현장에 복귀할 수 있는 구조거든요.

◇ 김현정> 징계를 받고 또 와요? 또 가르치러 와요, 그 사람이?

◆ 여준형> 징계를 받은 상황에서도 지도는 가능하기 때문에 피해자들이 어디 가서 얘기하기가 굉장히 어렵죠.

◇ 김현정> 어렵다는 거죠.

◆ 여준형> 현재 구조상.

◇ 김현정> 지금 젊은빙상인연대는 2명 정도의 현역 선수가 이 성폭행 피해 기자 회견을 준비 중이다라고 알고 있는데 결심을 했습니까, 2명의 선수는?

◆ 여준형> 아직도 얘기 중이고요. 어디 어느 선까지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 방식에 대해서 지금 계속 고민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 2명은 아까 말씀하신 대여섯 명 중에 2명인 거고요?

◆ 여준형> 네.

◇ 김현정> 혹시 미성년 때부터 이 선수들도 당한 겁니까?

◆ 여준형> 미성년자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현재는 아니고요.

◇ 김현정> 미성년 때부터. 기막힌 현실이네요. 그 기자회견 저희도 관심 가지고 지켜보겠습니다. 오늘 어려운 증언 고맙습니다.

◆ 여준형> 네, 감사합니다. 계속 관심 많이 가져주시길 바랍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 여준형>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젊은빙상인연대 지금 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전 쇼트트랙 국가 대표 코치 여준형 코치였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CBS 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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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사래만 쳤다더니..예천군 부의장은 때리고 의장은 구경

피재윤 기자 입력 2019.01.09. 08:09

               
박종철 의원 폭행 CCTV 영상(안동MBC 방송화면 캡처)© News1

(예천=뉴스1) 피재윤 기자 = 해외연수 기간 중 여행 가이드 폭행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경북 예천군의회가 폭행 당시 버스 안 CCTV 영상이 공개되면서 사태가 걷잡을 없이 커지고 있다.

"손사래만 쳤다"는 박종철 의원의 해명과는 달리 가이드를 일방적으로 폭행하는 영상이 나온 것이다.

8일과 9일 안동MBC가 공개한 CCTV 영상에는 버스 좌석에 누워 있던 박 의원이 일어나더니 대화중인 가이드에게 다가가 막무가내로 주먹질을 하는 장면이 찍혀 있었다.

가이드의 얼굴에 주먹을 날린 박 의원은 분이 풀리지 않았는지 또 다시 가이드를 향해 주먹질을 했고 이후 팔을 잡아 비틀며 폭행을 이어갔다.

지난 4일 기자회견을 열어 "빡빡한 일정 탓에 말다툼을 하다 '그만하자'며 손사래를 치는 과정에서 가이드가 얼굴을 맞았다"고 한 박 의원의 해명이 거짓으로 드러난 것이다.

박 의원의 폭행은 현지 버스 기사가 나서 말리기 전까지 어느 누구 하나 나서서 말리는 사람이 없었다.

더군다나 가이드 바로 뒷좌석에 앉아 있던 이형식 의장은 맞고 있는 가이드를 물끄러미 쳐다만 보고 있었다.

버스 기사가 계속해서 제지하며 항의하자 그제야 이 의장이 나서 박 의원을 진정시키려 했지만 박 의원은 의장마저 밀쳐 버스 좌석에 넘어트렸다.

박 의원에게 폭행을 당한 가이드는 쓰고 있던 안경 파편이 얼굴에 박혀 병원치료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폭행사건이 911에 신고되자 군의원들은 서둘러 가이드와 합의를 시도했고 합의서를 받고서는 가이드를 교체했다.

박 의원은 "당의 처분을 따르겠다"며 사과문을 발표한 직후 탈당계를 제출해 공분을 사고 있는데다 가이드 폭행과 관련한 해명조차 거짓으로 드러나 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또 폭행하는 동료의원을 말리기는커녕 구경만하고 있던 군의원들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주민 A씨(50)는 "군민의 대표라는 의원이 해외에서 사람을 패고, 돌아와서는 거짓말하고, 사과문 발표하고는 뒤로 꼼수 부리고 막장도 이런 막장이 없다"고 비난했다.

이어 "사람을 패는 의원이나 말리지 않고 옆에서 구경하는 의원이나 한심스럽긴 마찬가지다. 왜 저런 사람들에게 투표를 했는지 후회스럽다"고 했다.

박 의원 등 예천군의원 9명과 의회사무과 직원 5명 등 14명은 6188만원의 예산을 들여 지난달 20~29일 7박10일간의 일정으로 미국 동부와 캐나다 등지를 다녀왔다.

가이드 폭행사건은 연수 나흘째인 지난달 23일 오후 6시쯤(현지시각) 캐나다 토론토 방문 도중 버스 안에서 발생했다.

시민단체의 고발로 가이드 폭행 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박 의원 등 예천군의원들의 사퇴를 요구하는 국민청원이 줄을 잇고 있다.

@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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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닷없는 우병우 석방, '법원발 역습'의 서막?

입력 2019.01.09. 05:06 수정 2019.01.09. 10:26

                          
      
강희철의 법조외전(46)
아무도 예상 못한 우 전 수석 석방에 '법관의 반격' 해석 나와
노건평 승소·조양호 임원 취소 집행정지 등에도 새삼 주목
법원장부터 지법부장급 이상까지 "김 대법원장에 불만 팽배"
적폐 재판 등서 의외판결 예상..25일 김경수 선고에 급관심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의 상징과도 같았던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항소심 재판부의 구속 연장 불허로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됐다. 우 전 수석이 구속되기 전인 2017년 11월27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했다가 돌아가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강 기자, 잘 지켜보시오. 법원 분위기가 아주 안 좋아요. 겉으론 조용해 보이지. 그러나 내부는 그렇지 않아요. 머잖아 검찰이 기소한 적폐사건, 문재인 정부와 직접 관련된 재판에서 예상 못했던 결과들이 나올 거예요. ‘법원의 역습’이랄까. 아무튼 잘 지켜보세요.”

지난해 11월 법관 출신 변호사가 들려준 말이다.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구속되고, 국회에서 집권 여당이 특별재판부 설치를 추진하며 법원을 압박하던 무렵이다. 그의 표정은 농담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었다. ‘법원의 역습이라고? 정말 그런 일이 일어날까?’ 그때는 속으로 설마 했다.

그런데,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지난 3일 느닷없이 석방됐다. ‘박근혜 청와대’ 국정농단의 아이콘 같은 인물이 풀려난 것이다. 2017년 12월15일 구속됐으니 1년 하고 10여일 만이다.

국정농단 방조와 불법사찰 혐의로 각각 기소된 그는 별도로 진행된 두 차례 1심에서 징역 2년6월과 1년6월(합계 4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항소했다. 두 사건을 병합해 항소심을 맡게 된 재판부(서울고법 형사2부·재판장 차문호)에겐 세 가지 선택지가 있었다. 검찰 쪽 요청대로 구속기간을 2개월 연장하거나 구속영장이 청구된 적 없는 불법사찰 혐의로 새로운 구속영장을 발부하거나, 아니면 석방하고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하거나. 재판부는 뜻밖에 세 번째 선택지를 골랐다.

“석방된다는 얘기를 듣고 제일 놀란 사람은 아마도 우 전 수석 본인일 것이다. 그 역시 법률가라 (풀려나리라는) 기대를 안 했을 테니까. 1심에서 징역 4년이 선고된 피고인이다. (재판부는) 2개월 추가 연장이 타당하지 않다고 판단했으면 새로 구속영장을 끊어줄 수 있었다. 불법사찰 혐의로는 구속영장이 발부된 적이 없으니까. 이런 경우 피고인을 풀어준 선례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런데 재판부는 논란을 무릅쓰고 석방을 선택했다.”(검찰 고위직 출신 변호사)

석연치 않은 석방 결정은 ‘뒷말’을 낳았다. 법조계에선 재판장인 차문호 부장이 검찰 조사를 받은 사실이 새삼 화제에 올랐다. 차 부장은 법원행정처의 지시를 받고 자신의 사촌이면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상고법원 추진에 공개적으로 반대했던 차성안 판사에 대해 회유 시도를 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 전 수석 석방 결정에 이런 맥락이 작용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어느 법조인 말대로 법관의 판결이나 결정은 “헌법이 허용한 양심의 영역”에 속하는 것이어서 확인이 불가능하다. 다만, 법원 내부의 어떤 기류를 반영한 것 아니냐는 시각에서 자유롭기는 어렵다. 비슷한 사례는 앞서도 있었다.

“지방 사건이라 서울에는 잘 안 알려졌지만, 지난해 8월에도 주목할 만한 판결이 있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노건평씨가 ‘성완종 리스트’ 수사와 관련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일부 승소했다. 매우 이례적인 판결이어서 주위 분들 하고 ‘저게 어떤 맥락에서 난 판결일까’ 이야기를 나눴던 기억이 난다.” (법관 출신 ㄱ변호사)

그가 말한 것은 창원지법 민사1단독 허성희 부장판사의 판결이다. 허 부장판사는 지난해 8월 노건평씨가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한테서 특별사면 대가로 3천만원을 받았다는 특별수사팀의 발표로 정신적 손해를 입었다”며 국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국가는 노씨에게 5천만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특별수사팀이 2015년 7월 수사 결과 발표 때 “노씨가 성 회장한테서 특별사면 대가로 3천만원 등을 받았으나 공소시효가 만료돼 불기소 처분한다”고 한 브리핑이 소송의 발단이 됐다.

허 부장판사는 판결문에서 “(특별수사팀이) 노씨에 대한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노씨가 피의사실을 범했다고 오해할 수 있는 표현이나 단정적인 표현은 피했어야 함에도 피의사실을 뒷받침하기 위한 증거까지 나열함으로써 이를 듣는 언론이나 국민이 노씨가 피의사실을 저질렀으나 (단지) 공소시효가 도과해 처벌할 수 없다고 믿게 했다. 노씨가 정신적 고통을 받았음이 명백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노씨의 청구금액인 1억원의 절반을 인용했다.

지난해 8월이면 검찰의 사법농단 수사가 한창일 때다. 게다가 당시 ‘성완종 리스트’ 수사를 맡은 특별수사팀의 팀장이 지금 사법농단 수사를 지휘하는 문무일 검찰총장이었다.

“검찰의 수사 결과 발표에 대해 이렇게까지 넓게 배상책임을 인정해준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다른 법관 출신 변호사)

만약 이 판결이 확정된다면 국가는 문 총장 등에게 구상권을 행사할 수도 있다. 나중에 문 총장 등이 노씨 배상액의 상당 부분을 물어낼 수도 있다는 뜻이다.

일부에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에 대한 교육부의 정석인하학원 임원 취임 취소 처분을 집행정지시킨 서울행정법원의 지난해 9월 결정도 주목한다. 이 결정으로 본안 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정석인하학원은 교육부 지시에 따를 필요가 없어졌다. 당시는 ‘국민 밉상’으로 낙인 찍힌 조 회장 일가에 대해 검찰과 경찰 등 11개 국가기관이 나서 집중적인 수사와 조사를 벌일 때다.

우 전 수석 석방이나 노건평씨에 대한 판결 등이 새삼스레 주목받는 까닭은 요즘 법원의 심상찮은 분위기 때문이다.

“‘어대’라는 말 들어보셨나. 김명수 대법원장을 어대, 어대 하길래 처음엔 무슨 말인가 했는데, ‘어쩌다 대법원장’의 준말이라고 해서 어처구니가 없었다. 전에는 사석에서 하는 대화에서도 판사들 대부분이 대법원장을 ‘대법원장님’이라고 깎듯이 존칭으로 불렀다. 그냥 ‘원장님’이라고 부르는 지방법원장, 고등법원장과 구별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요즘엔 ‘대법원장’ 뒤에 ‘님’자 대신 민망한 호칭을 붙인다. 그만큼 판사 사회의 민심이 싸늘하다. 판사들 불만은 김명수 대법원장이 ‘어쩌다 원장이 돼서 1년 반 동안 도대체 한 게 뭐 있냐’는 것이다. 원망과 실망, 불신이 뒤섞여 있다.” (법관 출신 ㄴ변호사)

불만을 표출한 일부 사례도 있었다. 최인석 울산지법원장은 지난해 11월29일 법원 내부 통신망인 코트넷에 ‘압수수색의 홍수’라는 글을 올려 검찰의 광범위한 사법부 수사를 비판했다. 그는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은 없다’는 속담을 인용하며 “‘범죄수사’라는 한 마디로 (무엇이든) 다 들여다 볼 수 있는 나라는 제대로 된 민주국가라고 할 수 없다”고 썼다가 젊은 판사들의 반발에 부닥치기도 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불만은 법관사회의 특성상 수면 아래에 있다.

요인은 여러 가지가 중첩된 것으로 읽힌다.

우선 검찰 수사다. 법관 중 상당수는 지난해 6월15일 김명수 대법원장의 ‘수사 협조’ 발언이 사상 초유의 검찰 수사를 자초했다고 본다. 일반 국민 여론과는 거리가 멀지만, 현실이 그렇다고 한다. 최근 저녁 자리에서 만난 한 고위 법관은 “김 대법원장은 (수사 협조 말고) 얼마든지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었다. 외통수가 아니었다”고 했다. 검찰에 불려가 조사받은 법관들만의 생각이 아니라는 말도 보탰다. 판사들 가운데 적지 않은 숫자가 검찰 수사 탓에 법원과 재판의 권위가 실추됐다는 생각에 동의한다고 했다.

김 대법원장도 ‘이상기류’를 감지하고 지난해 하반기 조직 다독이기에 나섰다. 서울 한남동 공관으로 판사들을 불러 저녁을 대접하고, 전국 법원 방문 횟수도 부쩍 늘렸다. 그러나 이런 시도가 효과적이었는지는 의문이다. 김 대법원장은 올해 시무식에서도 ‘화합’을 유난히 강조했다.

김 대법원장의 ‘수사 협조’ 발언이 문재인 정부와 ‘사전 교감’을 통해 나왔다는 의심도 깔려 있다. 청와대는 기회 있을 때마다 사법부와 검찰에 대한 ‘개입 불가’ 입장을 거듭 확인해왔지만, ‘그럴 것’이라는 의심까지 불식시키지는 못했다. 여전히 누군가의 ‘기획’이라고 믿는 법관들이 존재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9월13일 법원 70주년 기념식에서 “(사법농단) 의혹은 반드시 규명되어야 한다”며 검찰 수사에 힘을 실은 듯한 대목도 “남의 잔치에 와서 할 말이 아니다”라는 식으로 회자된다.

“작년 하반기쯤, (법원) 부장급 이상이 모인 자리였는데, 자괴감을 많이 토로하더라. 자기들이 집단적으로 시장 좌판에 횟감으로 던져졌다는 분위기? 전엔 존경까지는 아니어도, 이런 대접 받아본 적이 없는 사람들 아니냐. 평소 보수 성향의 판사들일수록 검찰 수사에 대한 반발 강도가 셌지만, 진보적 입장의 판사들이라고 해서 크게 다르지도 않았다. 어쩔 수 없이 수사를 받는 상황이라면 김명수 대법원장이 판사들 자존심을 살려주는 방안도 생각했어야 하는데, 전혀 그런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한 것 같았다.” (검찰 출신 변호사)

인사 문제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얘길 들어보면, 김명수 대법원장 취임 뒤 ‘고법부장’(고등법원 부장판사) 승진 제도가 폐지되면서 법관들이 ‘쳐다볼 사다리’가 없어졌다. 이미 법원장이나 고법부장을 단 법관들도 변호사 개업을 극구 꺼린다. 대형 로펌의 구체적인 영입 제안을 받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법원 밖이 정글이라 생각하는 다수는 눌러앉기가 대세다. 기존 고법부장 승진에서 제외된 사법연수원 24기 이상에서도 법원에 그대로 남아 지법부장 등을 맡은 이들이 많다. 김 대법원장을 지지하는 법관들은 주로 지법부장보다 아래쪽에 분포해 있다.

지난해 헌법재판관 임명을 앞두고 ‘뒷말’이 나올까 봐 문재인 대통령이 잘 아는 이석태 후보자를 김명수 대법원장이 추천하고, 김명수 대법원장과 가까운 김기영 후보자를 더불어민주당이 추천했다는 이른바 ‘교차 추천’설이 법관사회에서 먹히는 데는 이런 배경이 있다.

“한마디로 반감이 팽배하다. 법원을 황폐화시켰다는 반감이다. 법관 인사제도의 변화는 물론 검찰 수사의 배경에 청와대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한테 임명장을 받은 법원장과 고법부장들은 물론이고, 지법부장급 일부까지 그런 인식과 정서를 공유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기존 법원에서 주류라고 생각한 사람들일수록 반감은 더 클 수밖에 없다. ‘흠 그래, 잘들 해봐라. 나도 기회만 있으면 표시 안 나게 어깃장 놓겠다’고 마음먹을 수 있고, 실제로 재판에서 그렇게 할 수 있는 자리에 그런 사람들이 앉아 있다. 대통령 지지율이 점차 떨어지고, 김명수 대법원장의 권위가 흔들리는 상황이 지속된다면 가능성은 더 커질 것이다. 우 전 수석 석방은 서곡에 불과할지 모른다.”(법관 출신 ㄴ변호사)

우 전 수석의 석방은 고법부장이 결정했다. 실제로 수많은 적폐 수사 재판이 지법부장 혹은 그들을 넘어 고법부장들 손에 가 있다. 어디서든 ‘제동’이 걸릴 수 있는 상황이다. 이미 대다수 적폐 수사에 적용된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에 대해서는 인정 범위를 크게 좁히는 판결이 잇따르고 있다. 설령 대법원까지 올라갔다 파기된다 해도 ‘파기환송심’ 재판은 대부분 고법부장들이 다시 맡게 된다. 과거 ‘치과의사 모녀 살해 사건’처럼 대법과 고법을 오가는 ‘핑퐁 재판’이 재연될 수 있다.

이들이 반감을 표출하는 대상은 이른바 ‘적폐사건’이 아닐 수도 있다. 문재인 정부가 해를 거듭할수록 이런저런 사건들이 법원에 차곡차곡 쌓여갈 것이다. 당장의 관심사는 10여일 앞으로 다가온 김경수 경남지사에 대한 선고다.

이달 25일로 예정된 김경수 경남지사의 1심 선고를 주목하는 법조인들이 많다. 드루킹 댓글 조작 공모 혐의를 받고 있는 김 지사가 지난해 10월29일 첫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들어서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마침 김 지사의 1심 재판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32부의 성창호 부장판사는 지난해 검찰 사법농단 수사팀의 조사를 받았다. 2016년 ‘정운호 게이트’ 때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판사로 법원에 제출된 검찰 수사기록 일부를 신광렬 형사수석부장의 지시에 따라 복사해준 혐의(공무상 비밀누설)와 관련해서다. 검찰은 법원행정처가 당시 검찰 수사 선상에 오른 김수천 인천지법 부장판사의 혐의를 확인하려고 신 부장판사를 통해 수사기록 입수를 지시한 것으로 파악했다.

성 부장은 지난 4일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자 의혹 관련 첩보 수집을 지시한 혐의(개인정보보호법 위반)로 기소된 남재준 전 국정원장에게 무죄를 선고해 주목받았다.

“내가 눈여겨보는 것은 이달 25일에 있을 김경수 지사 선고다. 모두가 아는 것처럼 김 지사는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이다. 그런 김 지사에게 특검이 징역 5년을 구형한 것은 실형을 선고해 달라는 것이다. 댓글로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 했다는 점에서 박근혜 정부의 정통성과 직결됐던 과거 국정원 댓글 사건과 유사한 점이 있다. 드루킹 사무실에 간 사실은 김 지사도 인정한다. 가서 뭘 했느냐를 놓고 김 지사와 드루킹의 진술이 정반대로 엇갈린다. 재판부가 판단할 몫이다. 김 지사는 선거법 위반 혐의까지 기소돼 있어 벌금 100만원 이상이 확정되면 지사직을 잃게 된다.” (검찰 고위직 출신 변호사)

강희철 선임기자 hck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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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하러 가는 길이었다".. 부친·80대 노부부 살해 30대 추가범행 직전 검거돼

 

신진호 입력 2019.01.09. 06:01 수정 2019.01.09. 09:49

               
서천에서 아버지 살해한 A씨, 신용카드로 도피자금 마련
6일 부산 모텔에서 흉기 들고 범행나서다 경찰에 붙잡혀
경찰, 존속살해 혐의로 구속영장 신청 9일 영장실질심사
아버지를 살해한 뒤 도피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80대 노부부까지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30대 남성이 추가범행 직전 체포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12월 28일 발생한 충남 서천군 장항읍의 존속살인 사건 현장에 출입금지를 표시하는 폴리스 라인이 설치돼 있다.신진호 기자

9일 충남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8일 충남 서천군 장항읍의 한 마을에서 혼자 사는 아버지(66)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 A씨(31)는 인천에서 노부부를 살해한 뒤 부산으로 이동해 추가범행을 준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서천에 이어 지난 5일 인천에서 B씨(80) 부부를 살해하고 부산으로 도주했던 A씨는 5일 오후 4시10분쯤 모텔을 나오다가 경찰과 맞닥뜨렸다. 도망칠 사이도 없이 경찰에 붙잡힌 그의 손에는 흉기를 담은 가방이 들려 있었다. 10~20분만 늦었더라도 추가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던 순간이었다.
지난해 12월 28일 충남 서천군 장항읍에 사는 아버지를 살해하고 달아난 30대 남성이 범행 직전 이동하는 모습. [사진 충남지방경찰청]

A씨는 검거 직후 “지금 작업하러 나가는 길이었다”며 순순히 체포에 응했다고 한다. 아버지를 살해한 뒤 어차피 막 나가기로 마음을 먹고 인천에 이어 부산에서도 강력범죄를 계획했던 상황이었다.

체포 직후에는 자신이 인천의 B씨(80) 부부를 살해했다고 털어놨다. 검거 당시 그는 B씨 명의로 된 은행카드와 도장 등을 소지하고 있었다. 범행 당시 훔친 물건이었다.

폭행 등 혐의로 복역하다 지난해 7월 출소한 A씨는 특별한 직업이 없이 서울의 PC방에서 아르바이트 등을 하며 전전했다고 한다. 돈이 떨어지면 아버지에게 문자를 보내 용돈 명목으로 돈을 받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28일 발생한 충남 서천군 장항읍의 존속살인 사건현장 주택의 우편함에 우편물이 꽂혀 있다 서천의 한 농협에서 발송한 우편물 소인은 12월 31일로 돼 있다. 신진호 기자

범행은 지난해 12월 28일 이뤄졌다. 경찰이 폐쇄회로TV(CCTV)를 확인한 결과 서울에서 버스를 타고 군산버스터미널에서 내린 A씨는 택시를 타고 서천의 아버지 집으로 이동했다. 이후 범행을 저지른 뒤 다시 택시를 타고 익산으로 이동, 버스를 타고 서울로 올라갔다.

범행 직후 A씨는 아버지 소유의 신용카드를 훔쳐 달아났다. 이 카드로 지난 4일 충남 천안과 경기도 일산 등의 금은방에서 금을 매입한 뒤 다시 서울로 이동, 금은방에 되팔아 현금화했다. 도피자금으로 활용할 목적이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정확한 범행 동기를 수사 중이다. 아버지를 흉기로 찌른 뒤 코와 입을 막아 질식시키는 등 잔혹한 수법으로 살해한 점으로 미뤄 원한에 의한 범행에 무게를 두고 있다.
지난해 12월 28일 발생한 충남 서천군 장항읍의 존속살인 사건 현장에 출입금지를 표시하는 폴리스 라인이 설치돼 있다.신진호 기자

A씨는 인천에서 노부부를 살해한 것과 관련해서는 “처음 범행 장소(서천)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간 것”이라며 “아버지를 살해한 뒤에는 더는 살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그래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8일 존속살해 혐의로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9일 오전 10시30분 대전지법 홍성지원에서 열린다. 추가범행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휴대전화 등에 남아있는 정보를 분석하는 디지털 포렌식 작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12월 28일 서천군 장항읍의 주택에서 발생한 존속살인 사건을 수사 중인 서천경찰서. 신진호 기자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아버지를 살해한 범행동기를 밝혀내기 위해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천·홍성=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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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석희 "조재범 전 코치가 '상습 성폭력'"..용기 낸 호소고정현 기자 입력 2019.01.08. 20:12 수정 2019.01.08. 22:48

                          
      

<앵커>

김정은 위원장이 집권 이후 네 번째로 중국을 찾아서 아마 지금쯤 시진핑 국가주석과 만나고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중요한 뉴스입니다만, 이 내용은 잠시 뒤에 알아보기로 하고 오늘(8일)은 저희가 준비한 소식부터 먼저 전해드리겠습니다. 우선 이 화면부터 한 번 보시겠습니다. 쇼트트랙 심석희 선수가 지난달 자신을 조재범 코치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서기 전에 했던 말입니다.

[심석희 : 앞으로 스포츠계 어디에서도 절대로 일어나선 안될 일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고, 그러기 위해 엄벌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알던 것은 여기까지였는데 그날 심석희 선수는 추가로 고소장을 냈습니다. 조재범 코치에게 폭행뿐 아니라 고등학생 때부터 4년 가까이 상습적으로 성폭력을 당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저희는 이 소식을 전하는 게 그 선수와 가족들에게 또 다른 피해를 주는 건 아닌지 많은 고민을 해 왔었는데 심석희 선수가 혹시 자기 말고 혹시 더 있을지 모를 피해자들도 용기를 내서 당당히 말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변호인을 통해서 저희에게 보도해도 좋다는 뜻을 전해왔습니다.

그럼 먼저 고정현 기자가 고소장의 내용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기자>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 선수가 지난달 17일 조재범 전 코치를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심 선수는 지난 2014년 여름부터 조 전 코치가 강제 추행은 물론 성폭행을 일삼았다고 주장했습니다.

고소장을 낸 날은 심 선수가 구치소에 수감 중인 조 전 코치의 2심 재판에 나와 엄벌해 달라고 호소한 날입니다.

[심석희/쇼트트랙 국가대표 (지난달 17일) : 앞으로 스포츠판에 더 이상 저 같은 피해자가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고, 어떤 이유에서든 폭행은 근절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성폭행이 시작됐다고 심 선수가 밝힌 2014년은 심 선수가 만 17살, 고등학교 2학년 때입니다.

이때부터 평창 올림픽 개막 두 달 전까지, 4년 가까이 지속적으로 성폭력 피해를 봤다는 충격적인 내용입니다.

심 선수는 특히 국제 대회 출전을 앞두고 있거나 대회가 끝난 뒤에도 범행이 이뤄졌다고 말했습니다.

범행 때마다 "운동을 계속할 생각이 없느냐"는 협박과 무차별적인 폭행에 시달렸다고도 털어놨습니다.

[임상혁/심석희 변호인 : 이런 (성)범죄가 굉장히 어렸을 때부터 누적적으로 상습적으로 있었기 때문에 본인에 대한 상처는 말할 수 없이 많이 누적돼 있고 고통은 매우 심한 상태입니다.]

심 선수 측은 고소장을 조 전 코치 2심 재판부에도 제출하면서 강력한 처벌을 내려달라고 거듭 호소했습니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조 전 코치의 휴대전화와 태블릿PC 등을 압수해 분석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제일·양두원, 영상편집 : 조무환)

고정현 기자yd@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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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통령, 비서실장에 노영민 임명..청와대 2기 공식 출범(종합)

입력 2019.01.08. 16:49 수정 2019.01.08. 17:01

                          
       
정무수석 강기정·소통수석 윤도한 발탁..취임 20개월 만에 변화 선택
집권 중반 '친정체제' 구축하며 개혁 드라이브 강화 해석
임종석 "춘풍추상·무한책임 각오로 국정 성공 완수 기대"
임종석 & 노영민 (서울=연합뉴스) 배재만 기자 = 임종석 현 대통령 비서실장이 8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후임 비서실장에 노영민 주 중국대사를 임명하는 내용을 포함한 수석비서관급 이상 인사를 발표하고 있다. 오른쪽은 후임 비서실장인 노영민 주 중국대사. scoop@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임형섭 박경준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8일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후임에 노영민(62) 주(駐)중국대사를 임명했다.

또 청와대 정무수석에 강기정(55) 전 국회의원을, 국민소통수석에 윤도한(58) 전 MBC 논설위원을 각각 발탁했다.

초대 비서실장 역할을 마무리하고 청와대를 떠나는 임종석 실장은 이날 오후 춘추관에서 이런 내용의 인사를 공식 발표했다.

문 대통령이 취임한 지 꼭 20개월 만에 청와대 비서실 수장과 핵심 참모들을 교체하면서 2기 청와대가 본격적인 닻을 올리게 됐다.

새로 청와대 입성하는 노영민-강기정-윤도한 (서울=연합뉴스) 배재만 기자 = 8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열린 수석비서관급 이상 인사 발표 브리핑에서 임종석 비서실장 후임으로 임명된 노영민 주 중국대사(왼쪽부터),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 후임에는 강기정 전 국회의원,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후임에는 윤도한 전 MBC 논설위원이 자리를 함께하고 있다. scoop@yna.co.kr

특히 노 신임 비서실장과 강 수석 등 '친문'(親文·친문재인) 핵심 인사들이 전진 배치되면서 집권 중반을 맞은 문 대통령이 국정 장악력을 높여 개혁정책 드라이브를 통한 성과 내기에 집중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충북 청주 출신의 노 신임 비서실장은 청주고와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1999년 정계에 입문한 뒤 17∼19대 국회에서 내리 3선 국회의원을 지냈고, 2012년 대선 때 문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맡으며 문 대통령과 '정치적 동지' 관계를 형성했다. 2017년 대선에선 조직본부장으로 문 대통령 당선에 공을 세웠다.

국회 신성장산업포럼 대표와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위원장 등도 지냈다.

임종석 비서실장과 노영민 비서실장 (서울=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임종석 현 대통령 비서실장이 8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후임 비서실장에 노영민 주 중국대사를 임명하는 내용을 포함한 수석비서관급 이상 인사를 발표하고 있다. 오른쪽은 후임 비서실장인 노영민 주 중국대사. hkmpooh@yna.co.kr

임종석 실장은 "노 실장은 폭넓은 의정활동으로 탁월한 정무 감각을 보유했고 새 정부에서 주중대사로 임명돼 통상·안보·외교 최일선에서 헌신한 정치인"이라고 설명했다.

임 실장은 이어 "국회에서 다년간 신성장산업 포럼을 이끌며 만든 산업·경제계 등 각계 현장과의 풍부한 네트워크 및 소통 능력이 강점이며, 민생경제 활력을 불어넣어 포용 국가의 기틀을 다져야 할 상황에서 비서실을 지휘할 최고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그는 "춘풍추상(春風秋霜·남을 대할 때는 봄바람과 같이 부드럽게 대하고 자신을 대할 때는 가을 서리처럼 엄격하게 대해야 한다)의 자세와 국민에 대한 무한책임의 각오로 비서실을 운영하고 기업 및 민생경제 활력이라는 국정 기조를 성공적으로 완수하는 데 큰 역할을 하리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인사하는 한병도-강기정 (서울=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8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열린 수석비서관급 이상 인사 발표 브리핑에서 한병도 현 청와대 정무수석(왼쪽)이 후임 정무수석인 강기정 전 국회의원과 인사하며 미소짓고 있다. hkmpooh@yna.co.kr

강 신임 정무수석은 전남 고흥 출신으로, 광주 대동고와 전남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행정대학원에서 행정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그 역시 17∼19대 국회의원을 지낸 중진급 인사이며, 지난 대선 때 문 대통령 캠프의 총괄수석부본부장을 맡았다.

문 대통령이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였을 때 당 정책위의장을 지냈고, 민주통합당 최고위원과 국회 공무원연금개혁 국민대타협기구 공동위원장 등도 역임했다.

임 실장은 "강 수석은 책임을 다하는 자세와 정무적 조정 능력으로 여야 협상은 물론 기초노령연금법 제정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타협을 이루는 등 남다른 능력을 보인 정치인"이라며 "특히 공동위원장을 맡아 성공한 공무원연금 개혁은 헌정 사상 첫 국회 주도의 국민 대타협으로 평가받는다"고 밝혔다.

그는 "책임감과 검증된 정무 능력으로 국민과 야당, 국회와 소통하며 여야정 상설협의체의 성공적 운영으로 대타협의 길을 여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악수하는 윤영찬-윤도한 국민소통수석 (서울=연합뉴스) 배재만 기자 = 윤영찬 현 국민소통수석과 후임인 윤도한 전 MBC 논설위원이 8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scoop@yna.co.kr

신임 국민소통수석에 임명된 윤 전 논설위원은 서울 출신으로, 서라벌고와 고려대 사회학과를 졸업했다.

MBC 문화과학부장과 LA 특파원 등을 거치며 33년간 한 길을 걸어온 방송 전문가다. MBC 노조 창립멤버이며, 재작년 MBC 사장 공모에 나섰다가 고배를 마셨다.

임 실장은 "윤 수석은 늘 국민 시각에서 보도한 중견 언론인으로, 빠르게 진화하는 혁신 미디어 환경에서 정부 정책 수요자이자 평가자인 국민 중심의 소통 환경을 만들고 대언론 소통도 더 강화해 국정 운영의 세세한 부분까지 국민께서 편하게 파악하도록 최선을 다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노 실장을 비롯한 신임 참모들에게 9일 임명장을 줄 예정이다.

honeybee@yna.co.kr, hysup@yna.co.kr, kj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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