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이슈] 1년 전 룸살롱 술친구들, 한꺼번에 휴대폰을 바꿀 확률

김세정 입력 2021. 01. 31. 00:01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과 함께 부정청탁금지법(김영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검사 출신 이 모 변호사와 검사 A는 김 전 회장이 옥중편지를 공개한 다음 날인 지난해 10월17일 휴대전화를 폐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임영무 기자

'김봉현 폭로' 술접대 검사들 일제히 파손·분실…검찰 "증거인멸죄 적용 못 해"

[더팩트ㅣ김세정 기자] 같은 룸살롱에서 술을 마셨던 4명이 1년 뒤 나란히 휴대전화를 잃어버리거나 망가질 확률은 얼마나 될까. 지난해 10월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은 전현직 검사 술접대 의혹을 폭로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접대 당사자로 지목된 이들은 분실 또는 파손을 이유로 검찰의 압수수색 직전 모두 휴대전화를 바꿨다. 술접대 자체를 부인하던 이들의 약속한 듯한 행위에 의심이 커진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과 함께 부정청탁금지법(김영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검사 출신 이 모 변호사와 검사 A는 김 전 회장이 옥중편지를 공개한 다음 날인 지난해 10월17일 휴대전화를 폐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 전 회장은 옥중편지로 이 변호사와 현직 검사 A, B, C에게 1천만원 상당의 술접대를 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

이 변호사는 길을 걷다 휴대전화를 잃어버렸고, A 검사는 같은 날 휴대전화가 파손돼 버렸다고 전해진다. 약 일주일 뒤에는 검사 B, C도 휴대전화를 바꿨다. 술접대 현장에 있던 전현직 검사 모두가 김 전 회장의 편지 공개 이후 각각의 이유로 휴대전화를 바꿨다. 이들뿐만 아니다. 김 전 회장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것으로 의심받는 전직 검찰 수사관 D씨도 압수수색 전 휴대전화를 바꾼 것으로 드러났다.

김 전 회장의 폭로 뒤 수사망이 좁혀오자 지목된 당사자 모두가 휴대전화를 일제히 교체한 것이다. 술접대 혐의를 극구 부인한 것을 생각하면 의심스러운 정황이다. 이들의 휴대전화 폐기로 검찰은 압수수색 전 결정적 증거를 놓친 셈이다.

검찰 관계자는 "술접대 관련 검사들이 휴대전화를 교체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정확한 교체 사유는 재판 중이거나 수사 중이라 확인 드리기 어렵다"고 밝혔다. 다만 법리상 증거인멸죄를 적용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추가 수사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 이 관계자는 "자신 혐의와 관련된 증거인멸은 죄가 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하승수 변호사(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는 이를 검찰의 '직무유기'라고 비판했다. 하 변호사는 "여러 사람이 동시에 휴대전화를 없앴는데 상식적으로 보면 증거인멸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며 "자신의 사건과 관련된 것은 증거인멸이 적용 안 되는 건 맞지만, 동시에 타인 사건과 관련된 증거이기도 한 것은 적용될 수 있다. 먼저 수사는 해봐야 아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하 변호사는 "추가적인 범죄 은폐를 위했던 것이라면 또 다른 상황인데 수사는 해야 한다. 수사해서 나중에 사실관계가 밝혀지면 법리 적용할 때 기소 가능한지 아닌지 판단하는 것이 순서"라며 "계속해서 검찰이 제 식구 감싸기 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국민불신을 받는 상황인데 말이 되지 않는다. 만약 다른 공무원들이 이랬다면 검찰이 가만 있었겠는가"라고 했다.

김봉현 전 회장과 함께 부정청탁금지법(김영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검사 출신 이 모 변호사와 검사 A는 김 전 회장이 옥중편지를 공개한 다음 날인 지난해 10월17일 휴대전화를 폐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임영무 기자

옥중편지가 공개된 지 3개월 넘게 지났다. 편지 속 이 변호사와 검사 A는 첫 재판을 앞뒀다. '야당 정치인'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은 알선수재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술접대가 사실이라면 사과하겠다던 윤석열 검찰총장이 침묵하는 와중에 김 전 회장의 폭로는 새 국면을 맞았다. 김 전 회장이 선임한 변호사를 통해 자신의 사건을 담당한 검사에게 술접대를 했다는 내용이다.

김 전 회장 측은 입장문을 내고 "지난해 10월 23일 자 김 전 회장의 자술서에 따르면 2019년 8~9월경 김 모 변호사에게 유흥주점에서 검사들 술자리를 마련해줬고, 그 자리에 김 전 회장이 참석하진 않았지만, 술값은 수표로 결제해줬다는 김 전 회장의 주장 내용이 나온다"고 했다. 검사 A, B, C 외에도 또다른 검사가 등장한 것이다.

서울남부지검은 "사건 관련자를 모두 소환조사하는 등 엄정히 수사했고, 지난해 12월8일 혐의없음으로 종결했다"고 밝혔다. 당사자로 지목된 이들도 의혹을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김 전 회장 측은 "위 술자리에 있던 검사들이 어느 지검의 어느 부 소속 검사들인지 김 전 회장은 알고 있다고 주장한다"고 했다. 김 전 회장은 이 사건 조사가 시작되면 성실히 조사받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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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인 도시락이..1만2000원 '유산슬밥'?[남기자의 체헐리즘]

남형도 기자 입력 2021. 01. 30. 08:00 수정 2021. 01. 30. 09:25 댓글 246

손님 없어 힘든 가게와 배고픈 노숙인, 둘 다 살린 '집밥 도시락'..노숙인 "최고 맛있어요, 고맙습니다"

[편집자주] 수습기자 때 휠체어를 타고 서울시내를 다녀 봤습니다. 장애인들 심정을 알고 싶었습니다. 그러자 생전 안 보였던, 불편한 세상이 처음 펼쳐졌습니다. 뭐든 직접 해보니 다르더군요. 그래서 체험해 깨닫고 알리는 기획 기사를 써보기로 했습니다. 이름은 '체헐리즘' 입니다. 제가 만든 말입니다. 체험과 저널리즘(journalism)을 하나로 합쳐 봤습니다. 사서 고생한단 마음으로 현장 곳곳을 몸소 누비겠습니다. 깊숙한 이면의 진실을 알리겠습니다. 소외된 곳에 따뜻한 관심을 불어넣겠습니다.

남기자의 체헐리즘 갤러리 이동

코로나19로 힘들어진 식당에서 도시락을 만들고, 그걸 SK가 사고, 배고픈 노숙인들에게 나눠주는 따뜻한 아이디어. 그리 함께 살 수 있는 거였다. 진달래 식당서 도시락을 만드는 윤남순 사장님과 기자. 이곳 역시 매출이 80~90% 급감했다./사진=식당에서 만나 사진 찍어준, 고마운 조선일보 고운호 기자

맛깔나게 볶은 해삼·새우·버섯·고기가 큰 국자에 넉넉히 담겼다. 걸쭉한 유산슬이 밥 위에 살포시 얹어졌다. 고소하고 뽀얀 연기는 모락모락 올라와 침샘을 자극했다. 오늘 메뉴는 고급 중식 요리인 '유산슬밥'. 직원은 "밥을 더 많이 넣어야지"하며 주걱으로 한 숟갈씩 더 얹었다. 넉넉한 인심이었다.

6000원짜리 도시락에 1만2000원짜리 유산슬밥을 넣다니 어인 일일까. 이 분주하고 따스한 중식당 풍경에 절로 배가 부르면서도, 괜찮나 싶어 적잖이 걱정됐다. 그래서 "메뉴 단가는 맞추셔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묻자 사장님은 아니라고 손사래 치며 이렇게 말했다. "노숙인 분들 배고프시잖아요. 한 끼 잡수시는 건데 괜찮아요. 매번 나가는 것도 아니고요."

1만2000원짜리 메뉴인 유산슬밥. 남촌 중식당인 유가에서 노숙인들을 위한 특식이라며 만든 것이다. 보기만 해도 군침이 주르르./사진=배고픈 남형도 기자

남산 아래 자리한 서울 중구 회현동 일대 남촌(南村). 예로부터 술을 빚으면 향기롭고, 523년 된 은행나무가 여전히 마을을 지킨다는 정겨운 동네. 이곳 가게들이 요즘 도시락을 만들며 모처럼 신바람이 난다기에 무슨 일인가 싶어 돌아다니고 있었다. 잘 알다시피 코로나19 때문에 가게들 대부분이 힘든 상황이니까. 그래서 그간 취재 다닐 때마다, 빈 가게의 적막함이 무겁고 맘 아파 작은 소비라도 했던 터였다.

가게가 만든 도시락, SK가 사고, 노숙인이 먹고

점심 시간이 한창이라 직장인들이 붐벼야하지만, 이곳 회현동 남촌 거리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았다. 코로나19는 계속되고 있었다./사진=그림자가 제일 멋있는 남형도 기자

자, 여기 코로나19 때문에 생긴 두 가지 문제가 있다.

하나는 음식점 사장님들이다. 손님이 줄어 매출이 급감했다. 회현동 일대도 그랬다. 인근 직장인들도 줄고, 관광객은 씨가 말랐다. 또 하나는 노숙인들이다. 무료 급식소는 감염 확산을 막는다며 대부분 문을 닫았다. "배고파 죽겠네", 흔히 내뱉는 그 말은 누군가 매일 맞닥뜨리는 현실인 거였다.

그렇다면 식당이 만든 도시락을 사서, 굶주린 노숙인들에게 나눠주면 어떨까. 힘든 사장님은 매출이 올라 좋고, 노숙인들은 맛있는 밥을 먹어 좋을 것이다. 누군가 처음 이 기발하고 기특한 생각을 했다. 그런데 이를 실현하려면 중간에 도시락을 사줄 이가 절실했다. 그 중요 역할은 대기업 SK가 맡았다.

주로 하루에 한 끼만 먹고, 나머진 굶는 노숙인의 삶. 그들을 위해 집밥을 가장 잘 만든다는 남촌 식당 상인들이 뭉쳤다. 매출도 올리고 집밥도 줄 수 있는 상생이랄까./사진=남형도 기자

함께 살자는 이 다정한 생각은 1월 6일부터 현실이 됐다. 남촌에 있는 가게 7곳에서 일주일에 세 번씩 도시락(6000원 상당)을 만들었다. 처음엔 하루 100개부터 시작해 지금은 평일 기준 360개까지 늘었다. 이 도시락을 SK가 사들여 천주교 한마음운동본부가 하는 '명동밥집'에 전달했다. 이를 받은 명동밥집 신부님과 봉사자들이 도시락을 노숙인들에게 나눠주는 거였다. 무려 7가지 맛의 도시락이라니.

한 끼를 나눠 소외된 이들을 돌보겠단 최태원 SK 회장님의 훌륭한 결단 덕분인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그러니 부디 예정된 3월 말 이후에도 계속 이어지기를, 밥은 매일 먹는 것이니까요). 명동밥집을 알고 취재할 수 있게 연결해준 SK 관계자들께도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모처럼 활기찬 가게를 보니 울컥

그래, 식당은 원래 분주해야 좋다는 것을, 코로나19 때문에 한참 잊고 있었다. 진달래 식당에서 한창 도시락 준비에 분주한, 정이 참 많은 윤남순 사장님. 전라도 전주 출신이라 음식 내공이 장난이 아니다./사진=남형도 기자

고요한 가게에서 핸드폰만 만지작거리던 사장님들. 그걸 보며 참 오래 바랐었다. 사장님을 불렀을 때 너무 바빠 못 들어도 괜찮으니, 제발 북적대고 분주했으면 좋겠다고.

27일 오전, '진달래 식당' 문을 열었을 때 마주한 사장님 모습이 그래서 좋았다. 바삐 움직이며 도시락을 준비하고 있었다. 시래기가 너무 좋아 주메뉴로 정했다는 윤남순 사장님(남촌상인회 회장), 그의 가게는 매달린 옥수수와 귤들로 어쩐지 정겨웠다. 그러나 따스한 분위기와는 달리 코로나19로 마주한 현실은 혹독했다. 장사한 지 3년 반 만에 매출이 80~90%깎이는 고통을 견뎠단다.

"도시락 때문에 요즘은 신바람이 나지요." 힘들었던 날들을 조금은 뒤집은, 윤 사장님의 반전 같은 그 얘기가 좋았다. 진달래 식당 옆집인 '대박물갈비' 식당도 그랬단다. 사장님은 프라이팬에 고기를 열심히 볶으며 "한 달 매출이 400~500만원은 늘었다"며 "기존의 두 배 정도"라고 했다. 손님이 없어 일찍 문 닫던 날들엔 '최대한 버티자'는 생각 뿐이었다. 그래서 그는 요즘엔 "바빠서 신나고 재밌다"며 활짝 웃었다.

고기 굽는 연기가 그윽한데도, 사장님은 신나게 뒤집으며 도시락을 준비하고 있었다./사진=남형도 기자

매출이라 부르지만, 그건 삶이고 생계다. 바깥에서 고기를 굽던 '그냥 밥집' 사장님은 도시락 매출이 도움이 되느냐는 물음에 딸과 아들 얘길 꺼냈다. 대학생이 둘이니 학비가 700만원씩 나가는데, 걱정 안 해서 참 좋다고 했다. 마침 코로나19 대출도 다 쓴 참이어서 막막하던 차였다.

좁은 공간서 내뿜는 매캐한 고기 연기에 눈물을 줄줄 흘리며 "타이밍이 참 좋았다"고 대답했더니, 사장님의 경상도 억양이 세졌다. "하이고, 기~가 차지요. 엄~청나게 도움이 되지, 하하." 그는 무지막지한 연기에도 초연하게, 또 신나게 고기를 뒤집으며 구웠다. 그 경쾌한 리듬에 또 다른 눈물이 날 것 같았다. 바라고 상상하던 모습이어서.

7가지 맛 도시락, "난리났네 난리났어"

사진 보니 또 먹고 싶다, 정말 맛있었던 시래기탕. 계산하려 했더니 자식 같다며 한사코 안 받는다고 하셔서, 사장님과 한참을 실랑이 했다(자주 갈게요, 너무 맛있어요)./사진=남형도 기자

그리고 그날 도시락 메뉴를 요리하는 걸 보며 군침을 여러 번 삼켜야 했다. 무려 7가지 맛이니까.

진달래 식당의 도시락 메뉴는 제육볶음. 발그레한 양념이 잘 버무려진 고기를 볶는 냄새에 배꼽시계가 꼬르륵 울렸다. '맛의 비결'이 뭐냐 물으니 "귀한 손님 오면 대접하잖아, 똑같죠잉?"이라며 "정말 내 새끼가 먹는다는 마음으로 하면 된다"고 했다. 그게 정성이란다. 그러니 재료부터 달랐다. 국내산 고기, 좋은 양념, 바른 먹거리를 쓴다고.

음식은 역시 손맛이다. 제육볶음을 하고 있는 사장님./사진=군침 흘리는 남형도 기자


도시락에 들어가는 반찬을 조금씩 맛보라고 권하기에 조금씩 가져왔다. 그러니 죄송하게도 흰 쌀밥에, 구수한 들깨 시래기탕에, 계란 후라이(반숙이 맛있다며)까지 주는 게 아닌가. '캬아', '후루룩', '쩝쩝'하며 국물을 들이키고 숟가락질을 열심히 하며 "너무 맛있다"를 연발했다. 배도 부르고 마음도 부른 든든한 한 끼였다.

짠, 완성된 정갈한 불백 도시락. 개인적으론 고기보다 옛날 소시지를 먼저 집을 것이다./사진=남형도 기자

대박물갈비 식당은 고기를 주로 많이 한단다. 이유를 물으니 "노숙인 분들이 영양이 부족하니 채워주고 싶어 그렇다"고 했다. 그날 메뉴인 돼지불백엔 당근, 양파, 대파 등 채소가 수북이 들어갔다. 밥도 두 그릇 정도 양이 들어갔다. 주정민 사장님은 "양념이고 뭐고 음식 만들 때 아끼지 않고 넣는다"고 했다. 후한 인심의 이유를 물으니 그는 이렇게 답했다. "노숙인 분들이 밥을 하루에 한 끼 드신대요. 그러니 더 마음이 쓰이지요."

그냥 밥집은 조랭이 기름 떡볶음과 시금치, 볶음김치, 메인은 오리고기 숙주볶음을 준비하고 있었다. 지난번엔 잡채, 그 전엔 흑돼지불백, 아니면 닭갈비도 했다고. 그렇게 매번 반찬을 다르게 정한다고 했다. 그 또한 만드는 이를 번거롭게 하는 정성 아닌가. '유포차'도 두부 부침과 김치, 시금치, 제육볶음 등 반찬 5가지를 준비하며 "반찬 한 가지라도 더 드리려고 신경을 쓰지요"라며 웃어 보였다.

집이 없는 이들을 위한 '집밥'이란

노숙인 도시락을 홀로 싸는 진달래 식당 사장님을 위해 나선 기자. 포장을 잘하려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사진=조선일보 고운호 기자, 또 감사합니다

오후 1시가 넘어가자 일곱 개의 식당들이 일제히 바빠졌다. 아침에 미리 도시락을 다 싸도 되는데 그러지 않는 건, 따뜻한 밥을 먹이고 싶은 사장님들 마음 때문이었다.

진달래 식당에선 포장이 한창이었다. 종이 도시락 용기를 테이블 위에 쭉 올려놓았다. 돕겠다고 했더니, 윤 사장님이 어묵볶음 한 통을 건넸다. 모자랄까 싶어 새가슴으로 어묵을 넣는 내게 사장님은 "너무 적다, 팍팍 넣어야지, 보기가 좀 그래"라며 핀잔을 줬다. 그래서 어묵을 넉넉히 더 넣는데, 그것만으로도 왜 행복한 기분이 들던지.

집이 없는 이들을 위한 집밥을 짓는 마음이 그럴까. 포장된 도시락을 고무줄로 한 번 더 감으며 "헐렁헐렁 들고 다니다 쏟으면 안 되지"라며 꼭꼭 묶는 진심. 집밥이란 말이 참 좋다는 내 말에 그는 "노숙인 분들은 이런 집밥을 쉽게 못 먹겠지요. 내가 정말 밥을 먹는구나, 그게 따뜻한 힘이 됐으면 좋겠어요. 마음은 통하지 않을까 싶어요"라고 했다.

밥을 받을 때까지 식지 말라고, 핫팩을 사이사이에 껴둔다./사진=남형도 기자

오후 1시 30분, 포장이 끝난 도시락을 다시 보온 기능이 있는 큰 상자에 담았다. 한 상자당 도시락 15개씩 담겼다. 사장님은 핫팩을 흔들더니, 도시락 사이사이에 껴서 넣었다. 노숙인들이 도시락 받을 때까지 식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맛있게 드셔야 한다면서.

그렇게 모여 있어도 조용했던 운동장

드디어 트럭에 싣고 가는, 회현동 식당 일곱 곳에서 만든 도시락 400개. 명동성당에 있는 명동밥집으로 간다. 트럭은 SK가 지원한 것이다./사진=남형도 기자

오후 2시, 정성을 듬뿍 담은 도시락 400개를 트럭에 싣고 명동성당으로 출발했다. 조금 들어가 계단을 내려가니 널따란 운동장이 있었다. 계성여고 학생들이 뛰놀던 곳인데, 지금은 이사 가서 비어 있다고 했다. 다행히 동떨어진 곳이라 도시락을 나눠주기 좋아 보였다.

시국이 시국인지라, 코로나19 방역에 철저히 신경 쓰는 모습이었다. 주황색 조끼를 입은 봉사자들이 마스크 착용을 확인하고, 손 소독제로 손을 닦게 했다. 운동장 계단엔 노숙인들이 질서 정연하게 일정 거리를 유지하며 앉아 있었다. 그리 많이 모여 있어도 참 조용했고, 소란스럽게 하는 이도 없었다. 도시락도 여기서 못 먹고, 받아서 바로 바깥으로 나간다고 했다.

김영삼 한마음 운동본부 팀장은 "도시락을 나눠준 지 한 달이 됐는데, 큰 문제 없이 잘 따라주신다"며 "간혹 술 드시는 분들이 있어도 노숙인들 안에서 조용히 시킨다"고 했다. '그만큼 한 끼 밥이 이들에게 절박한 것이리라', 외투에 모자를 푹 눌러쓰고 주머니에 손을 넣고 웅크리며 기다리는 이들을 보며 그리 짐작했다.

도시락을 받기 위해 질서 있게 줄을 서 있는 노숙인들. 최소 1시간 이상 기다린 이들이 대부분이다. 방역은 철저히, 거리두기를 하고 마스크를 쓰도록 확인한다./사진=남형도 기자

도시락 나눠줄 준비를 하던 신부님은 "경기도 안양, 시흥, 인천에서 명동까지 온다"며 그 말이 옳다고 했다. 긴 거리를 와서 다시 그만큼 돌아가더라도 식사를 해결하는 게 너무 어렵다고. 봉사하러 왔다는 조현정 SK이노베이션 PL은 "무료 급식소 문도 많이 닫았다"며 "생존에 직결되는 부분이라 도움이 더 필요할 것 같아서 보람 있게 하고 있다"고 했다.

도시락 받은 노숙인 "너무 맛있어요, 고마워요"

첫 번째로 온 할머님께 질문하고 있는 기자. 사진 찍히는지 몰랐다./사진=조선일보 고운호 기자, 감사합니다

오후 3시가 되자 안내에 따라 한 명씩 도시락을 받으러 나왔다. 잘 싸놓은 도시락과 아욱국, 귤까지 같이 비닐에 담아 건네기 시작했다.

제일 처음 받으러 나온 할머니는, 그날 오후 12시 30분에 왔단다. 거의 2시간 반 정도를 기다린 거였다. 연세는 70세가 넘었고 홀로 산다는 그는 "너무 오래 기다리셨는데 춥지 않으셨냐"고 묻자 "괜찮아요, 내일은 더 따뜻하게 입어야지요"라고 했다. 그리고 희미하게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무료 급식을 하던 곳이 있었는데 끊겼어요. 여긴 진짜 너무 맛있어요. 최고예요, 최고."

다른 끼니는 어떻게 해결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죽이나 좀 끓여 먹지요"라고 짧게 답한 뒤 더 말하지 않았다. 그보다 고마운 마음을 더 많이 표현했다. 맛있는 도시락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고, 이렇게 귀한 도시락은 처음이라고.

명동밥집에서 도시락을 챙겨서 가는 노숙인들. 대부분 하루 한 끼만 먹는 이들이다. 하루 세 끼가 누구에게나 당연한 건 아니다. 그런 생각을 하면 더 나아지지 않을까./사진=남형도 기자

다른 노숙인은 "선생님, 저 기자인데요"라며 다가가자, 날 보며 "도시락 잘 먹겠습니다"라고 했다. 알고 보니 청각장애인이었다. 그는 잘 들리지 않는지, "오늘 처음 왔어요, 성당엔 많이 다녔어요. 이 도시락이 오늘 처음 먹는 밥이에요"라고 또박또박 말했다. 맛있게 드시라고 웃으며 인사하자 그는 "고맙습니다"라고 정중히 말한 뒤 떠났다.

서로를 부축한 두 사람도 눈에 띄었다. 40대로 보이는 여성은 시각장애인이라고 했다. 부부는 아닌데, 서로 도와주는 거라고. 여성은 "식사를 해결하기가 참 힘든데, 도시락이 너무 도움이 된다"며 "지난번에 나온 김치볶음이 참 맛있었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천천히 발걸음을 떼어 멀어져가던 둘을 잠시 바라보았다.

서로를 의지하며, 도시락을 챙겨서 천천히 걷던 두 사람. 한 분은 시각장애인이라고 했다./사진=남형도 기자

그들에게 한 끼 밥은 어떤 의미일까. 명동밥집을 운영하는 김정환 프란치스코 신부 "그 분들에겐 숨 쉬는 것과 같다"고 했다. 호흡이 끊기면 죽는 것처럼, 그 밥이 노숙인들에겐 생명이라고.

그러면서 김 신부는 이렇게 말했다. "사실 그분들은 선물입니다. 사랑하고 나눌 기회가 생긴 것이니까요. 저희에게 짐이거나 불편한 게 아니라, 좋은 일을 해서 선해질 수 있고, 성숙 될 수 있도록, 선물처럼 온 분들이지요."

희망을 얻었으니, 희망을 줘야지요

지난해 참 힘들게 버텼었다고, 그러다 보니 좋은 날도 오더라고, 그런데 그걸 다시 누군가에게 나누고 싶다고. 그게 다름 아닌 희망이라 했다. 진달래 식당에 걸린, 사장님을 그린 정겨운 그림 액자들./사진=남형도 기자

회현동 가게 사장님들이 자주 꺼낸 특별한 단어는 다름 아닌 '희망' 이었다. 버티고 버틴 날들 끝에 찾아온 도시락은 한 줄기 빛 같은 거였다고. 희망을 얻은 것에 그치지 않고, 그걸 다시 누군가에게 꼭 전하고 싶었다고 말이다. 도시락을 그리 애써 만드는 이유가 그랬다.

35인짜리 밥통을 금방 비우던(인심 좋게 퍼주느라) 진달래 식당 사장님은 "도시락으로 인해 희망을 얻었으니까, 저희도 누군가에게 또 희망을 줘야지요"라며 "시작이 있으면 언젠가 끝나는 것, 그게 희망"이라고 했다.

대박물갈비 사장님은 "저희도 희망이 있어서 이 만큼 왔다. 희망만 있으면 산다"고 했다. 노숙인 분들도 원해서 된 사람들이 아닐 거라며, 따뜻한 밥을 드시고 '아, 이렇게 해주는 사람이 있구나'란 희망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살아나야지요, 같이 살아야지요."

그리 희망이 또 다른 희망으로 전해지고 있었다. 사장님들이 쓰시는 도시락 덕분에, 종이 용기를 팔게 된 젊은 사장님이 그랬다. 그의 아버지는 중국에서 종이 도시락을 만들고, 본인 홀로 한국에서 열심히 팔고 있다고. 일주일에 약 1200개씩 팔 수 있으니 그게 너무 좋아서, 경기도 광주에서 직접 남촌까지 배달하러 온단다.

도시락을 다 만들었다며 진달래 식당에 달려온, 옆집 대박물갈비 가게 사장님(가운데). 혼자 살지 않고, 함께 살아야 한다고./사진=남형도 기자

노숙인들에게 닿은 희망은 또 어디까지 퍼질까. 확실히 알 순 없었으나, 아마 봄빛을 닮은 노란 물감처럼 서서히 번져나갈 거라고.

자기 도시락 포장을 다 마치고도, 옆집에 가서 팔을 걷어붙이고 돕는 이들을 보며 그리 확신했다.

곁에 나란히 있으니 또 살아갈 수 있는 거라고. 그들에게 곱게 내려온 한 줄기 빛이 예뻐서 찍어봤다./사진=남형도 기자

에필로그(epilogue).

오후 볕이 쏟아질 무렵, 막바지 도시락을 싸는데 진달래 식당에서 노래가 흘러나왔다. 꽤 오랜만에 들은 팝송, Stand by me(스탠 바이 미)였다.

When the night has come, And the land is dark.
(밤이 짙어지고 어두워지고)

And the moon is the only light we see. No I won't be afraid, no I won't be afraid.
(달이 우리가 볼 수 있는 유일한 빛이 되면, 난 두렵지 않아)

Just as long as you stand, stand by me.
(네가 내 옆에 있어만 준다면)

흥얼거릴 때 새삼 손에 닿은 도시락이, 왜 이리 따뜻하고 기분이 좋던지.

남형도 기자 human@mt.co.kr

연재 남기자의 체헐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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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토크] 이언주 가덕도 신공항 기자회견에 발칵 뒤집힌 국민의힘

양범수 기자 입력 2021. 01. 30. 07:00 수정 2021. 01. 30. 08:04 댓글 1565

이언주에 뿔난 김종인
"선거전략으로 그런 것...월요일에 알아서 얘기"

부산시장 예비후보인 이언주 국민의힘 전 의원이 지난 28일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이 통과되지 않으면 최종 후보가 되더라도 사퇴하겠다"고 한 기자회견이 국민의힘 내부를 발칵 뒤집어 놨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조선비즈와의 통화에서 "(이 의원이) 선거전략으로 그런 짓을 한 것"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국민의힘 차원의 대응방안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이 의원이 돌발적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후보직 사퇴를 거론한 것을 불쾌해했다.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에 대한 당 입장을 놓고 혼선을 빚는다는 지적을 받는 상황에서 이 의원의 움직임이 혼란을 가중시킨다는 게 김 위원장의 의중이다.

김 위원장은 가덕도 신공항에 대한 당의 계획에 대해 "월요일(2월 1일)에 우리가 가서 다 이야기할 것이니 기다려 보라"고만 했다. 당 지도부가 직접 부산을 방문해 정리된 입장을 밝히겠다는 것이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연합뉴스

국민의힘은 지난해 11월 당 소속 부산 의원들이 가덕도 신공항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면제하는 내용의 특별법을 발의했다. 하지만 현재 당에서 다수를 차지하는 대구·경북 의원들이 이에 대해 난색을 보이고 있다.

대구 수성갑 지역구인 주호영 원내대표는 BBS라디오 인터뷰에서 "악(惡)선례가 될 것"이라며 "민주당이 선거를 앞두고 신공항을 지으면 경제가 살아날 것이라는 부산 시민의 믿음을 이용하는 것"이라고 했다. 대구 중·남구 지역구인 곽상도 의원은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에 맞서 '밀양 신공항 특별법' 발의를 준비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 전 의원이 국회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이 통과되지 않으면 최종 후보가 되더라도 사퇴하겠다"고 한 것이다. 이 전 의원은 "국민의힘 지도부에서 가덕도 신공항을 반대한다는 오해를 부산시민 다수가 갖게 돼 부산 민심이 급격히 악화하고 있다"며 "중앙당과 지도부가 부산 시민들에게 가덕도 신공항 건설 추진을 적극 지지한다는 대국민 발표를 해달라"고 했다.

이를 두고 당내 반응은 싸늘하다. 김 위원장이 지난 27일 신년기자회견에서 다음 달 1일 부산에서 비대위 회의를 열고 가덕도에 대한 당 입장을 발표하겠다고 했는데, 이 전 의원이 이에 앞서 기자회견을 하는 바람에 김 위원장의 부산 일정에 맞춰진 '가덕도 혼선 교통정리'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것이다.

부산 지역구인 한 초선의원은 "위원장이 부산에서 발표할 내용에는 우리가 (부산시장이) 돼도 가덕도를 추진한다는 것과 더 강한 공약도 포함돼있다"며 "그런데 (이 전 의원이) 김을 뺀 꼴"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당내에서도 (이 전 의원에 대해) X맨이냐, 당 대표가 가는 행사를 저렇게 망쳐놓느냐 등 이야기가 많다"고 했다.

또 다른 부산지역 의원은 "이 전 의원이 마치 자기가 읍소해서 위원장이 가덕도를 가게 된 것처럼 모양새를 만들려 한 것 같다"면서 "당은 제쳐두고 자기밖에 모르는 것"이라고 했다.

당내 한 3선 의원도 이 전 의원의 기자회견에 대해 "노이즈 마케팅도 마케팅이라는 측면에서는 나름 성과가 있었던 것 아니겠냐"고도 했다.

이 전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불법 정치 자금'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했다. 이 전 의원은 "광역단체장 선거를 치르려면 후원금도 제대로 걷을 수 없는 예비후보임에도 방대한 조직을 움직이며 여론을 조성해야 하는데, 그것만 제대로 하려면 한 달에 족히 수억원씩 들어간다"며 "개인이 다 충당할 수 없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불법 자금을 받아서 써야 하는 상황이 된다"고 했다.

이 전 의원의 '불법 자금'을 언급은 민주당 측의 공격으로 이어지고 있다.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 전 의원이) 국민의힘에 소속된 예비후보들이 불법적인 돈 선거를 한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라며 "그 진상이 명명백백히 밝혀져야 한다"고 했다.

이에 이 전 의원은 이에 대해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공정한 선거를 하자는 취지, 정치를 개혁하자는 취지에서 한 얘기를 곡해해서 반박하는 민주당을 보며 기가차다"며 "오죽 트집 잡을 게 없으면 그럴까"라고 했다.

이 전 의원의 기자회견이 불러온 소란에도 국민의힘은 다음 달 1일 부산에서 열리는 비대위 회의를 통해 가덕도 신공항에 대한 당의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김 위원장의 비서실장인 송언석 의원은 "현재까지 부산 일정에 대한 변경사항은 없다"고 했다.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국민의힘 소속 이언주 전 의원이 지난 28일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하던 중 울먹이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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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금 1번에 15만원" '꿀알바' 하다가..결국 경찰서로

김성진 기자 입력 2021. 01. 30. 07:00 댓글 219

최민우씨(가명·21)는 지난해 11월 A은행 채권추심단에서 ‘같이 일하자’는 제안을 받았다. A은행 관계자는 온라인 구직사이트에 올린 이력서를 읽었다며 “기업이 대출받은 돈을 회수하는 업무를 맡으면 된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면접도 없다’는 말에 최씨는 일을 하겠다고 대답했다. 무엇보다 건당 15만원의 돈을 준다는 말에 혹했다. 일은 간단했다. A은행 채권추심단은 카톡으로 돈을 받아야 할 사람과 장소를 알려줬다. 최씨가 돈을 받고, 전달하는 완납증명서에는 A은행 이름이 적혀 있었다. 믿을 만했다.

최씨는 은행에서 시키는 대로 항상 택시를 타고, 돈을 받으러 다녔다. 돈을 받으면 은행 관계자에게 직접 전달하거나 개인계좌로 입금했다. 한달 동안 22번, 3억3000만원의 돈을 받아 전달했다. 그 과정에서 최씨는 300만원 이상의 돈을 벌었다.

하지만 달콤했던 ‘고액 알바’는 오래가지 못했다. 올해 초 최씨는 경찰에게 출석조사를 받으라는 연락을 받았다. A은행은 채권추심단은 사실 보이스피싱조직이었고, 최씨는 보이스피싱 조직에서 수금책과 전달책 역할을 한 것이다. 보이스피싱 조직원으로 활동한 셈이다.

코로나19로 얼어붙은 취업시장...'고액 알바' 제안에 넘어가

삽화=임종철 디자이너 / 사진=임종철

보이스피싱이 늘면서 수금책으로 이용당하는 사례도 많다. 특히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일자리가 줄자 ‘고액알바’의 유혹에 더 쉽게 넘어간다. 경찰 관계자는 "코로나19 때문에 실직 등을 겪으면서 경제적 압박에 시달리다가 수금책이 되는 경우가 늘었다"고 말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6290억원으로 전년보다 11%나 늘었다. 범죄가 크게 증가하면서 이에 연루되는 사람들도 늘어 주의가 필요하다.

평소 배달부로 생계를 유지해 온 20대 이용석씨(가명)도 전달책으로 활동했다. 지난해 11월 집을 이사한 후 대출 이자 압박이 심했는데, 추심 1건당 15만원 준다는 B업체에 연락이 왔다. 이씨는 10여번에 걸쳐 1억2000여만원을 보이스피싱 조직에 전달했다.

수금책으로 경찰에 붙잡히는 피의자들은 자신들도 피해자라고 항변한다. 이씨의 지인도 “B업체가 홈페이지를 운영한 점, 보통의 아르바이트 채용 과정처럼 등본 등 서류를 제출한 점 때문에 이씨가 범죄에 이용된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전했다.

하지만 수사기관의 생각은 다르다. 보이스피싱 사건을 수사한 일선 경찰관은 "처음엔 모를 수 있으나 수차례 수금과 전달을 반복하다보면 불법적인 일임을 알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수차례 반복할 경우 고의성 피해갈 수 없어...불법 정황 알았을 때 바로 중단해야

경찰청 /사진=뉴스1

법원의 판단도 냉정하다. 대법원은 지난해 11월 보이스피싱 피해금액을 전달한 C씨에 징역 1년 6개월 선고를 확정했다. 2심에서 법원은 △채용·근무 방식의 이례성 △근무조건의 불명확한 약정 △고액의 대가 등으로 봤을 때 C씨가 보이스피싱임을 알고 있었다고 봤다.

대법원은 “피고인의 방조행위가 보이스피싱 사기범행의 성공을 위한 필수적 역할인 점과 범행으로 취득한 대가의 규모도 적지 않다”며 “피해자들에 대한 피해회복도 이뤄지지 않은 점 등을 참작해 판결했다”고 했다.

김세라 변호사는 “범죄를 의심할 만한 정황을 외면했다면 ‘미필적 고의’에 의해 고의를 인정받을 수 있다”며 “피해자를 직접 속이지 않았다 하더라도 돈을 전한 행위로 범죄가 완성되기 때문에 수금책도 공범으로 다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범죄가 의심되면 즉시 행동을 멈추고 피해자와 합의해야 앞으로 선고가 유리하다. 김범한 형사전문변호사는 ”택시를 갈아타며 현금으로 내라고 하는 등 범죄가 의심스러운 정황을 외면했다면 사기 공조죄로 유죄판결을 받을 수 있다“면서 “피해가 회복되면 집행유예로 형이 낮아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즉시 수금 행위를 중단하고 피해금액을 줄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성진 기자 zk007@mt.co.kr, 김남이 기자 kimnam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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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 내려온다.. 21세기 도깨비들이 왔다

유종헌 기자 입력 2021. 01. 30. 03:05 수정 2021. 01. 30. 08:18 


[아무튼, 주말]
[유종헌 기자의 유니버스]
춤 하나로 'K흥 열풍' 주도하며
세계를 뒤흔든 무용단 '앰비규어스'

정장에 고무신 신고, 머리엔 갓을 쓴 무용수들이 ‘이날치’의 ‘범 내려온다'에 맞춰 신나게 스텝을 밟는다. 막춤인가, 난해한 현대 무용인가. 정체를 알 수 없는 이들의 몸짓 뒤로 덕수궁, 자하문터널, DDP 등 한국의 관광 명소들이 스쳐 지나간다.

‘앰비규어스 댄스 컴퍼니’가 출연한 이 영상은 지난 한 해 소셜미디어에서 가장 뜨거운 화제를 모은 광고다. 한국관광공사의 한국 홍보 캠페인 ‘필 더 리듬 오브 코리아(Feel the rhythm of Korea)’. 서울, 부산, 전주 등 여섯 도시를 배경으로 만든 이 캠페인의 유튜브 조회 수는 현재 3억을 돌파했다. 댓글 창에는 “K팝 아이돌보다 신선하다”는 해외 팬들의 찬사가 줄을 잇는다. 한국 팬들은 기괴한 매력을 내뿜는 이 무용단에 ’21세기 도깨비'라는 별명을 붙였다.

여섯 ‘도깨비’를 지난 17일 서울 서초구 연습실에서 만났다. 100㎡(약 33평)쯤 되는 지하 연습실엔 한기가 돌았다. 창고였던 곳을 손수 개조했다고 했다. 무용수들이 차가운 고무 매트 위로 쉴 새 없이 날고, 엎어지고, 뒹굴었다. 거친 숨소리 사이로 간간이 ‘악!’ 하는 비명이 들렸다.

독특한 춤과 패션으로 '21세기 도깨비'란 별명을 얻은 현대무용단 앰비규어스 댄스 컴퍼니. 인터뷰 때 쑥쓰러움을 타던 단원들도 카메라 앞에 서자 마치 무대에 오른 것처럼 돌변했다.왼쪽부터 유동인, 이혜상, 김보람, 임소정, 최경훈, 장경민 무용수. /김종연 영상미디어 기자

◇2019년 이날치를 만나다

연습을 끝낸 단원들이 땀을 닦으며 하나둘 모였다. 김보람(38) 예술 감독과 장경민(37) 대표를 비롯해 최경훈(38)·이혜상(33)·유동인(28)·임소정(26)씨. 막상 얼굴을 마주하니, 춤출 때와는 표정이 전혀 딴판이다. 연습 때 가장 열심히 기합을 넣던 막내 임소정은 인터뷰가 시작되자 “주목 공포증이 있다”며 땅만 쳐다봤다. ‘맏형’ 최경훈이 “소정 무용수는 인터뷰가 처음인가 봐” 하며 골렸다.

–인기가 대단합니다. 각종 공연에 방송, 광고 촬영까지 섭외가 어마어마하게 들어오죠?

장경민(이하 장): “아니요. 지난 한 달간 휴가였어요. 각자 시간을 보내다가 어제(16일) 다시 모여 연습을 시작했습니다.”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지, 휴가라니요.

김보람(이하 김): “이 회사(김 감독은 무용단을 회사라 불렀다)의 가장 큰 복지가 휴가예요. 매년 겨울에 한 달, 여름에 2주 휴가를 주고 있습니다. 물론 여기저기 불러주는 곳은 많았지만, 창작 활동을 이어가려면 휴식이 꼭 필요하니까요.”

–이날치와 함께한 ‘범 내려온다’ 영상은 유튜브 조회 수만 4500만이 넘었더군요. 앰비규어스가 출연한 관광공사 홍보 영상의 합산 조회 수는 3억이나 되고요. 이런 인기를 예상했습니까.

최경훈(이하 최): “아, 전혀요. 저희는 계속 저희만의 활동을 해왔을 뿐인데, 갑자기 유명해져 당황스럽죠.”

–이날치와는 어떻게 협업이 이뤄진 겁니까.

김: “이날치를 만든 장영규 음악 감독님과는 2019년 DMZ 뮤직 페스티벌 때 함께 작업한 적이 있어요. 그때 저희가 마음에 드셨는지, 두 달 뒤에 밴드 ‘이날치’를 결성했다며 함께 공연해보자고 하셨죠. 이날치 정규 앨범 1집 ‘수궁가’의 10곡을 모두 보여주는 공연인데, 처음엔 저희 일정이 너무 바빠 손사래를 쳤어요. 당장 한 주 뒤에 유럽 투어를 떠나야 했고, 귀국 다음 날 이날치와 공연해야 했거든요. 그런데 막상 음악을 들어보니 너무 좋은 거예요. 그래서 열 곡의 안무를 한 주 만에 완성하고, 유럽 투어 중 틈틈이 연습했지요. 이날치 멤버들과는 공연 당일이 돼서야 처음 만났고요. ‘범 내려온다’ ‘좌우나졸’ 등 수록곡이 히트하면서 지금까지 함께하고 있습니다.”

◇ “의상 아이디어? 시장 바닥에서 얻죠”

싼 티 나는 듯 힙한 의상도 ‘앰비규어스 신드롬’을 일으킨 요인 중 하나다. 하나같이 선글라스를 쓴 멤버들은 한복 저고리에 바람막이를 받쳐 입기도 하고, 정장에 조선시대 투구를 걸치기도 한다. 전통과 유행의 기묘한 조합이다.

–누구 아이디어인가요?

임소정(이하 임): “‘혜보 디자인'이에요. 이혜상·김보람 디자인!”

김: “하하, 스타일리스트는 따로 없고요. 이혜상 무용수와 제가 주로 옷을 봅니다. 구체적인 아이디어는 모두 ‘시장 바닥’에서 나와요. 새 작품을 준비할 때면 매일 재래시장에 들러 옷을 봐요. 동묘시장, 동대문 원단 시장, 풍물 시장, 방산시장···.”

유동인(이하 유): “제가 쓴 투구는 풍물 시장에서 만오천 원에 샀어요. 근데 투구에 있어야 하는 상모(象毛·붉은 털 장식)가 없는 거예요. 그래서 미러볼을 달았지요. 클럽 느낌 나고, 어쩐지 ‘힙’해 보이지 않나요?(웃음)”

–’범 내려온다'에서 최경훈 무용수가 정자관(程子冠·양반이 쓰는 갓의 일종)을 옆으로 돌려 쓴 모습도 화제가 됐습니다.

최: “그 갓은 다른 작품 할 때 쓰던 걸 재활용한 건데요. 사실 저는 돌려 쓰는 게 맞는 줄 알고 쓴 거예요(웃음). 제 갓이 관심을 받고 나서야 잘못 썼다는 사실을 알았는데, 사정을 알고 나니 더 재밌는 것 같아 그 뒤로도 계속 돌려 쓰고 있어요.”

–전주 편 ‘좌우나졸’ 영상에서 입고 나온 색동 의상은 어떻게 만들었나요?

이혜상(이하 이): “동대문시장을 돌면서 원단을 구했고, 평화시장 앞 지하 상가 봉제 공장에 저희가 원하는 디자인으로 주문해 만들었어요. 마음에 딱 맞는 의상이 없으면 이렇게 직접 만들어 입기도 합니다.”

◇무대 사라지자, 거리로 나섰다

대중에게 이름을 알린 계기는 이날치와 이룬 협업이지만, 앰비규어스는 2007년 데뷔 때부터 무용계에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서울예대 무용과 선후배 사이인 김보람과 장경민이 주축이 돼 창단한 이 무용단은 2008년 CJ영페스티벌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국내외에서 여러 상을 탔다. 대표 레퍼토리 ‘바디콘서트’를 관람한 세계적 발레리노 미하일 바리시니코프는

“눈을 뗄 수 없는 공연”이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무용단이 자리를 잡는 데는 꽤나 오랜 세월이 걸렸다고 했다.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많았다고요.

김: “첫 4년은 한 해에 백만원도 벌기 힘들었어요. 단원들은 카페 알바를 하며 생계를 이었죠. 오랫동안 변변한 연습 공간도 없어 한강공원, 공사장, 멤버 자취방 등을 돌아다니며 춤을 췄어요. 2015년 안산문화재단에 상주 예술 단체로 정착한 뒤부터는 그래도 안정적인 활동이 가능해졌고요.”

–여러 대회에서 입상했는데, 왜 돈을 못 벌었나요.

최: “뮤지컬이나 연극은 한번 작품을 만들면 계속 티켓 수익이 나지만, 무용은 공연장에 관객을 동원할 ‘티켓 파워’가 약해요. 안무를 하고, 무대에 올리고, 입상하고, 접는 일의 반복이죠.”

앰비규어스 댄스 컴퍼니가 대표작 '바디 콘서트'를 공연하는 모습. /앰비규어스 댄스 컴퍼니

–작년 한 해만 아모레, KT, 현대백화점 등 대기업 광고도 여럿 찍었던데요.

유: “저희 살림살이는 나아졌죠. 하지만 무용계에서 함께 활동하는 다른 동료들을 보면 마음이 편치 않아요. 코로나 사태 이후 순수 예술은 엄청난 타격을 받았거든요. 지난 한 해 공연이 줄줄이 취소됐고, 무용을 그만두는 동료도 많았어요.”

–코로나 사태로 대면 공연이 사라지고, 대신 카메라로 관객을 만나는 비대면 공연이 늘었습니다. 카메라만 있는 무대에 서보니 어떻던가요.

최: “공연 예술의 생명은 관객과 현장에서 호흡하는 것인데, 갑자기 저희만 남고 관객은 모두 사라진 거잖아요. 텅 빈 객석에서 카메라만 보며 춤에 집중하기가 보통 일이 아니었어요. 우리의 뜨거운 에너지를

카메라로 전달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죠.”

임: “그래서 무대에서 저 자신한테 더 집중하려고 해요. 관객과 소통하는 대신, 제 내면의 것들을 더 끄집어내려고 노력하죠.”

◇KT·아모레 등 광고 쇄도

공연장에서 관객이 사라지자 앰비규어스는 관객을 찾아 거리로, 인터넷으로 나섰다. 무용수들이 마스크를 쓴 채 광화문에 나가 즉석 공연을 하고, 함께 춤을 추자며 유튜브에 ‘댄스 튜토리얼’도 올렸다. “저희는 작품도 사람과 함께 코로나를 겪고 있다고 생각해요. ‘팬데믹 시대에 무용은 어떻게 살아남아야 할까’라는 고민에 대한 저희 나름의 답이랄까.”(김보람) 하지만 정작 춤 튜토리얼의 댓글 창엔 ‘볼 땐 쉬웠는데, 막상 따라 하려니 온몸이 저린다’ ‘관절 마디까지 어색한 동작투성이’라는 성토가 줄을 이었다.

–무용수들은 이 어려운 동작을 어찌 이리 쉽게 해냅니까.

최: “저희도 무지 힘들어요! 한 시간짜리 ‘바디 콘서트’ 공연을 끝내고 나면 몸무게가 2kg 정도 빠져요. 말 그대로 녹초가 되죠.”

임: “감독님 작업 특성상 평소에 안 쓰는 근육을 많이 활용해요. 공연이 끝나고 무대에서 내려오면 짐을 빨리 싸야 하는데, 팔다리가 말을 안 들어요. 아직 20대인데, 벌써 몸 곳곳에 담이 들고 있어요(웃음).”

◇애매모호한 춤 회사

팀명 앰비규어스 댄스 컴퍼니를 우리말로 해석하면 ‘애매모호한 춤 회사’. 이름처럼 이들 작업은 언제나 장르의 경계를 넘나든다. 테크노 음악에 맞춰 신나게 몸을 흔들다가(‘기가 막힌 흥’), 태평소 소리에 맞춰 치맛자락을 나부끼기도 하고(‘피버’), 바흐의 클래식과 다프트 펑크의 전자 음악을 한 무대에서 엮어내기도 한다(‘바디 콘서트’).

이 독특한 안무를 구상하는 건 김보람 예술 감독이다. 김 감독은 고등학생 시절 엄정화, 이정현 등 유명 가수의 백업 댄서를 했다. 그러다 서울예대 무용과에서 평생 은사인 김기인(1953~2010) 교수를 만난다. 한국 현대 무용의 기틀을 닦았다고 평가받는 김기인무용연구소에서 ‘스스로 춤 모임’의 일원으로 활동하며 춤을 익혔고, 이후에도 안성수 무용가 등과 함께 활동하며 발레, 한국 무용, 스트리트 댄스 등을 두루 배웠다. 장인주 무용 평론가는 “김보람 감독은 방송에서 대중 친화적 춤을 체득했고, 이후 현대 무용의 대가들을 만나며 자신만의 독창적 스타일을 완성했다. 앰비규어스가 대중성과 예술성을 함께 잡은 것도 김 감독의 독특한 이력 덕분”이라고 했다.

지난해 7월, ‘쓰리볼레로’ 무대를 장식한 김보람(맨 앞) 안무가의‘철저하게 처절하게’. 김보람은 가수 엄정화·이정현 등의 백댄서 출신에서 실험적인 현대무용가로 발돋움했다. /국립현대무용단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스타일이 인상적입니다.

김: “그런 춤을 만들 수 있는 것은, 역설적으로 제가 어느 분야에서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이에요. 막춤도, 무용도 잘 모르니 ‘뭣도 아닌’ 독특한 동작이 나오는 거죠. 이날치와 함께한 춤도 한국 무용을 전공한 사람이라면 절대 못 했을 거예요. 전통 민요에 맞춰 로킹(locking·스트리트 댄스의 일종) 스텝을 밟은 거니까(웃음).”

–앰비규어스의 안무는 어떻게 만듭니까.

김: “먼저 소리가 들리는 대로 그림을 그리고, 그걸 어떻게 몸으로 표현할지 고민해요. 그 과정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건 ‘예측 불가능성’이죠. ‘1’ 다음에 ‘2’가 나오기보다, ‘니은’이 나오는 게 더 즐겁잖아요.”

김 감독이 안무 노트를 보여줬다. 음악을 분석하며 선을 수십, 수백 개 그린다고 했다. 음이 꺾이는 부분, 이어지는 부분이 모두 각자의 선이 된다. 박자는 수십 숫자로 쪼개진다. 이렇게 누구도 알아볼 수 없는 김보람만의 ‘음악 지도’가 완성된다. 이 노트를 바탕으로 길게는 수개월 동안 연구를 거듭해 레퍼토리 하나를 만든다고 했다.

김보람 감독의 안무 노트. /김종연 영상미디어 기자

–겉보기엔 즉흥으로 추는 춤 같은데, 사실은 철저히 계산된 동작이었네요.

임: “감독님은 집요할 정도로 계산된 대로 표현하라고 강조해요. 특히 ‘관중이 환호하거나 웃는다고 절대 오버하지 말라’고 다잡으시죠.”

김: “관객들이 환호한다고 우리가 더 익살스럽게 움직이면, 그때부터는 저희가 공들여 준비한 작품은 의미를 잃고 그저 ‘웃기는 작품’이 돼버리잖아요. 저희는 작품을 날것 그대로 관객에게 전달하고, 해석은 오롯이 관객한테 맡기고 싶어요. 그들이 웃든, 울든 그것은 그들 영역이니까.”

◇우리가 선글라스 끼는 이유?

–그래서 공연 때마다 선글라스를 끼나요?

김: “저희는 눈이나 표정이 아닌 몸으로 언어를 표현하는 무용수들이에요. 선글라스를 쓰면 관객이 무용수의 몸에 더 집중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10년 넘게 쓰다 보니 이제는 선글라스가 저희의 ‘시그니처’(상징물)가 됐고요.”

–시인들은 저마다 시상(詩想)을 끄집어내는 생각 창고가 있다고들 하죠. 안무가 김보람을 움직이는 영감은 뭡니까.

김: “제겐 별다른 영감이 필요하지 않아요. 음악을 몸으로 표현하는 게 제 일이니, 제가 듣는 음악이 곧 작품의 원류가 되죠. 그래서 팝, 국악, 힙합, 클래식 등 장르를 가리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작은 동작들은 단원들과 연습하다 나올 때도 있고, 머릿속 상상을 통해 그려내기도 해요.”

–앰비규어스만이 가진 색깔은 뭘까요.

이: “앰비규어스에 들어오기 전에는, 동작에 익숙해지려고 춤을 췄어요. 지금은 정반대예요. 익숙해지지 않을 동작을 만들려고 춤을 춰요. 감독님도 예측 불가능하고, 남들이 시도해보지 않은 것을 원하고요.”

최: (끼어들며) “날계란! 날계란 같은 춤이 우리만의 색깔이죠.”

–앰비규어스 댄스 컴퍼니의 목표가 있다면.

김: “사실 한국에서 아직 무용은 직업이라 보기 어려워요. 춤만으로는 돈을 못 벌거든요. 무용수 대부분은 춤을 춰서가 아니라, 남들에게 춤을 가르쳐서 돈을 벌죠. 저는 춤이 직업이 되길 희망해요. 적어도 우리 회사 단원들은 춤을 춰 생계를 유지할 수 있을 정도의 경제적 기반을 마련하는 게 지금의 목표예요. 그러려면 티켓 가격을 지금보다 올릴 수 있을 정도로 열심히 작업해야겠지만(웃음).”

인터뷰를 마치며 진짜 궁금했던 질문을 던졌다. “‘앰비규어스 댄스 컴퍼니'라는 이름엔 심오한 뜻이 들어 있나요?” 답이 역시 ‘앰비규어스’다웠다. “별 뜻 없어요. 장경민 무용수 집에서 술을 마시다가 ‘우리 무용단 이름이나 지어보자!’ 하고 영어 사전을 폈어요. 그때 ‘앰비규어스(Ambiguous)’란 단어가 확 눈에 띄었죠. 애매모호한! 멋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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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신 옮기다 승강기 멈춰..유족 "정신적 피해 보상하라"

문다영 입력 2021. 01. 28. 07:30 댓글 1522

병원측 "승강기 업체 책임"..업체측 "탑승객 부주의"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문다영 기자 = 대형 종합병원에서 시신을 장례식장으로 옮기려던 유족들이 엘리베이터가 멈추는 사고로 30여분간 갇힌 사건이 발생했다.

유족들은 사고 이후 정신적 피해를 겪고 있으나 병원과 엘리베이터 회사 모두 책임을 회피한다며 반발했다. 하지만 업체 측은 탑승객 부주의에 따른 사고라고 반박했다.

28일 서울 시내 A병원과 유족 측에 따르면 지난 7일 오후 10시30분께 병원 본관 엘리베이터가 운행 중 멈춰 시신 1구와 유족 10명, 장례지도사 1명이 35분간 갇혔다.

탑승 당시 공간이 부족해 유족 중 4명은 다음 엘리베이터를 타겠다고 했지만, 병원에서 15년간 근무한 외주업체 장례지도사는 "괜찮다. 다 타셔도 된다"며 모두 탑승하도록 안내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엘리베이터 탑승 허용 한도는 24명·1.6t까지다. 엘리베이터가 멈춘 뒤 몇분을 기다려도 미동이 없자 유족들은 인터폰으로 도움을 요청했다고 한다. 하지만 별다른 응답을 듣지 못해 결국 119에 신고했다고 유족 측은 전했다.

유족들은 당시 시신과 함께 갇혔다는데 공포를 느꼈고, 심장병을 앓던 한 유족은 호흡곤란까지 느꼈다고 전했다. 이후 소방 구조대원들이 도착해 엘리베이터 문을 열고 오후 11시5분께 갇혀 있던 전원을 구출했다.

유족들은 지금도 폐소공포증 등으로 엘리베이터 이용에 어려움을 겪고 호흡곤란을 느끼기도 한다며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장례를 마친 유족들은 병원에 사고 책임이 있다며 정신과 치료 등 피해 보상을 요구했다.

하지만 병원 측은 승강기 유지·보수와 사고 발생 책임·보상은 업체 몫이라며 업체를 통해 보상을 받도록 유족에게 안내했다. 또 사고 발생 후 인터폰 호출을 받은 업체 직원이 수동조작으로 엘리베이터를 하강시키는 등 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업체 측은 탑승객 부주의에 따른 사고라는 입장이다. 업체 측은 유족에게 "한쪽에 시신 운반 침대를 두고 다른 쪽에 11명이 몰려 수평이 맞춰지지 않으니 안전 확보 차원에서 엘리베이터가 멈춘 것"이라며 "엘리베이터는 정상 작동했다"고 설명했다는 것이다.

이에 유족들은 "병원에 진료와 장례를 하러 온 과정에서 발생한 사고임에도 병원 측이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고, 승강기 업체도 나 몰라라 하고 있다"며 "피해자가 있는데 책임진다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다"고 반발했다.

유족들은 피해 보상을 받을 때까지 병원과 업체 측을 상대로 문제제기를 계속할 계획이다.

zer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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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4차 재난지원금 나온다..최소 15조 이상 될듯

최훈길 입력 2021. 01. 28. 06:01 수정 2021. 01. 28. 07:21 댓글 2834

내달 국회서 추경 편성 논의, 상반기 지급 전망
코로나 재확산, 거리두기 장기화로 자영업 타격
작년보다 지원 규모 커지고 선별·집중 지원 검토
홍남기 "코로나 피해계층에 두텁게 지원할 것"

[이데일리 최훈길 이정현 기자] 이르면 다음 달에 역대 최대 규모로 긴급재난지원금이 편성될 전망이다. 코로나19 확산, 사회적 거리두기 여파로 자영업 타격이 심각해 대규모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문재인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1차 14조, 2차 8조, 3차 9조…4차 지원금은?

더불어민주당은 27일 의원총회를 열고 이같은 자영업자·소상공인 지원 대책 등을 논의했다. 당 관계자는 “2월 임시국회에서 4차 재난지원금 집행 여부를 논의해 3월 전 결정하고 상반기 중 지급을 완료해야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재난지원금을 추진하기로 하면 추가경정예산(추경)이 편성될 전망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네 차례 추경을 편성했다. 한 해에 네 차례 추경을 편성한 것은 1961년 이후 59년 만에 처음이다. 1차 추경은 11조 7000억원(3월17일 통과), 2차 추경은 12조 2000억원(4월30일), 3차 추경은 35조 1000억원(7월3일), 4차 추경은 7조 8000억원(9월22일) 규모로 편성됐다.

앞으로 4차 재난지원금이 편성되면 규모는 역대급이 될 전망이다. 기재위 관계자는 “재난지원금 규모·방식·대상은 정부와 논의를 해봐야 한다”며 “피해 규모가 커지면 과거보다 몇배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1차 재난지원금은 작년 3월 14조 3000억원(지방비 3조 1000억원 포함), 2차 재난지원금은 작년 9월 7조 8000억원 규모로 국회를 통과했다. 3차 재난지원금은 9조 3000억원 규모로 올해 예산에 포함돼 1월부터 집행 중이다.

이렇게 재난지원금이 지급됐지만 경기·고용쇼크는 심각한 상황이다 . 지난달 넷째주(12월21~27일) 서울 소상공인 점포의 신용카드 매출은 전년동기보다 61%나 감소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상용 5인 이상 사업체의 채용 계획인원(작년 4분기~올해 1분기)은 25만3000명에 그쳤다. 이는 고용부가 2011년 이후 관련 조사를 시작한 이래 역대 최소 규모(매년 4분기~익년 1분기 기준)다.

홍남기 “코로나 피해계층, 두텁게 지원할 것”

여당은 이같은 자영업 등의 손실을 고려해 수십조원 규모의 지원을 검토 중이다. 민병덕·이동주 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특별법안의 지원 규모는 각각 월 24조 7000억원, 총 40조 4000억원에 달한다. 여당은 손실보상법 처리를 놓고 논란이 일자 해당 규모만큼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방안도 열어놓고 보고 있다.

문재인정부의 인수위인 국정기획위원회 위원을 역임한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2월부터 백신 접종이 이뤄지더라도 올해 상반기까지는 자영업 등 경기 부진이 계속될 것”이라며 “작년 재난지원금보다 많은 규모로 최소 15조원 이상 편성해 피해 자영업을 선별적으로 집중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7일 국제통화기금(IMF) 연례협의 미션단과 화상 면담을 통해 “코로나19에 따른 빠른 채무증가 속도에 유의해야 하고 피해계층을 선별적으로 두텁게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IMF는 28일 오전 9시 기재부 기자단 브리핑을 통해 구체적인 협의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1차 재난지원금은 작년 3월17일 14조 3000억원(지방비 3조 1000억원 포함), 2차 재난지원금은 작년 9월22일 7조 8000억원 규모로 국회를 통과했다. 3차 재난지원금은 9조 3000억원 규모로 올해 예산에 포함돼 1월부터 집행 중이다. [자료=기획재정부]

세종시 도담동 먹자골목에 위치한 한 음식점에 임대문의 알림판이 붙어 있다. 코로나19 확산, 사회적 거리두기 여파로 손님이 뚝 끊기고 높은 임대료까지 겹쳐 자영업 폐업이 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최훈길 (choigiga@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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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보냐구요? 오늘밤 영하 15도, 내일아침 영하 20도"

CBS 김현정의 뉴스쇼 입력 2021. 01. 28. 09:09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CBS 김정훈 기자 (김현정 앵커 대신 진행)
■ 대담 : 반기성 (케이웨더 센터장)

최근 며칠 동안 이제 봄이 오나 싶을 정도로 비교적 포근했죠. 하지만 오늘부터 다시 얼어붙습니다. 기온만 떨어지는 게 아니라 소형 태풍급의 강풍까지 분다고 하는데요. 얼마나 또 언제까지 추울지 날씨 상황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 연결해서 짚고 가보도록 하죠. 반 센터장님 나와

◆ 반기성> 안녕하세요.

◇ 김정훈> 그런데 센터장님, 지금 현재 서울기온, 서울의 아침기온 자체는 크게 떨어지지 않은 것 같고요. 또 지금 청취자 여러분들께서 문자 보내주시고 계신데 5***님, 전남 여수입니다. 바람 거의 없고 하늘은 구름이 좀 낀 정도인데 아직은 춥지 않네요 하고. 화***님, 대전, 아직까지는 춥지 않습니다. 맑습니다 이런 문자들 보내오고 계세요. 곧 강풍이 불고 기온이 확 떨어진다 이 예보 맞습니까?

◆ 반기성> 네, 그렇습니다. 오늘 아침까지는 기압골 전면에서 남서풍이 불면서 기온이 크게 떨어지지 않았죠. 서울 같은 경우는 현재 영하 0.3도 정도입니다. 그런데 서울도 자동기상관측장비로 보면 은평구를 비롯해서 많은 지역이 영하 한 3~4도까지 떨어진 곳도 있습니다. 본격적인 추위는 눈이 그친 오후 이후부터입니다. 이때부터 찬공기가 본격적으로 유입되면서 기온이 떨어지기 생각서 시작해서 오늘밤부터 내일 그리고 토요일 아침까지는 다시 한파가 찾아옵니다. 또 여기 바람까지 매우 강하게 불 것으로 보여서 오늘 퇴근길 체감기온은 서울이 영하 15도 전후가 될 것으로 보이고요. 내일 아침 서울지역 최저기온은 영하 12도에 모레는 영하 9도인데 내일 야침 같은 경우도 서울지역 체감기온은 영하 한 20도 내외, 중부 내륙지방으로는 영하 25도 정도 이상이 됩니다.

◇ 김정훈> 최근 한파 때마다는 눈이 제법 쌓였잖아요. 이번에도 그럴까요?

◆ 반기성> 이번에도 강한 한파가 내려오니까 많은 눈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현재 서울과 경기 동부, 강원 영서, 그다음에 충남 서해안, 전라지역 이쪽 지역으로 지금 9시부터 대설 특보가 발령될 예정인데요. 오늘 수도권에서는 서울을 기준으로 해서 서쪽. 인천과 경기 서부지역은 1에서 5cm, 서울을 포함한 경기 동부지역으로는 2~7cm 예상하고 있습니다. 대설주의보 기준이 5cm 이상이 대설주의보입니다. 따라서 대설특보가 발령된 것이고요. 일단 오늘 눈은 진눈깨비나 눈으로 시작될 것으로 보이지만 진눈깨비로 시작되는 지역도 바로 눈으로 바뀔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요.

다만 이 강설대, 눈이 오는 눈구름의 폭은 좁습니다. 따라서 서울 같은 경우는 대개 한 아침 9시 반에서 10시 사이에 시작해서 1시 정도면 그칠 것으로 일단 예상이 됩니다. 그렇지만 아주 짧은 시간에 눈구름대가 강하기 때문에 많은 눈이 내릴 것으로 예상이 되고 있는데요. 일단 퇴근할 때는 도로가 얼어붙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특히 염화칼슘이 뿌려지지 않는 이면도로라든가 비탈도로 같은 경우는 눈이 바로 얼어붙을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따라서 교통안전이라든가 또 낙상사고 없도록 유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 김정훈> 퇴근길부터 주의를 단단히 하셔야 되겠습니다. 이달 초에 극강의 한파가 찾아왔을 때 2월 말에 또 올 거다, 이렇게 얘기를 하셨거든요. 이번에는 왜 갑자기 이런 추위가 찾아왔을까요?

◆ 반기성> 올겨울이 지금 보면 기온 진폭의 변화가 매우 큰 해입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작년 12월 29일부터 올해 1월 12일까지 보름 동안 추운 날씨였죠. 그러다가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받으면서 기온이 평년보다 조금 높은 온화한 날씨를 보였다가 다시 강력한 시베리아 고기압이 지금 남하하고 있거든요. 오늘 같은 경우 한반도 5km 상공으로 영하 30도의 아주 추운 한기가 내려오고 있습니다.

대개 이 추위는 지난번 같으면, 보름 정도 계속 오랫동안 지속이 됐는데 대개 이렇게 한파가 내려올 경우 우리나라는 두 가지 형태입니다. 하나는 길게 지속되는 경우, 하나는 짧은 형태입니다. 지난번 같은 경우는 블로킹 형이라고 부르죠. 기압골이 오래 정체되면서 오랫동안 추웠는데 이번 같은 경우는 웨이브 트레인 형이라고 부릅니다. 이건 고기압이 바로 변질되거든요. 그래서 이동성 고기압으로 이동되기 때문에 일단 오늘 오후서부터 추워서 내일 모레 아침까지 춥습니다. 그러면 내일모레 낮부터는 평기온으로 바로 회복될 것으로 보입니다.

◇ 김정훈> 그런데 이번 추위가 지난번 추위와 다른 점이 있다면 바람인 것 같아요. 오늘 저도 받은 문자메시지에서 태풍급 강풍이 예상된다 이렇게 돼 있더라고요. 이게 왜 그렇고 어떤 정도의 바람일까요?

◆ 반기성> 일단 약한 태풍급 바람이 초속 17m 이상이 약한 태풍급 바람입니다. 그런데 오늘 같은 경우는 북쪽으로 지나가는 기압골과 그 뒤에서 내려오는 아주 차고 건조한 공기 사이에서 기압 변화가 굉장히 크다 보니까 태풍급의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이 되는데요. 일단 해안과 산악으로는 순간 최대풍속이 초속 25m입니다. 수도권을 포함한 전국 대부분 지역은 10~ 15m, 강한 곳은 초속 20m의 강풍이 불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그러니까 약한 태풍급 바람인데요. 지금 선별진료소를 포함해서 비닐하우스라든가 시설물 관리 좀 각별히 유의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김정훈> 그래야 되겠습니다. 2월 중에도 한파가 또 있긴 있겠죠?

◆ 반기성> 네, 그렇습니다. 올해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기온 증폭의 크기가 크기 때문에 오늘 한파는 짧게 지나가더라도 2월 중순에서 하순 사이에 또다시 한파가 내려올 것으로 예상이 되고 있습니다.

◇ 김정훈>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은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 반기성> 네, 고맙습니다.

◇ 김정훈> 지금까지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이었습니다.

[CBS 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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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이휘재도 못피했다..'살인충동' 층간소음 핵심 손본다

한은화 입력 2021. 01. 27. 05:01 수정 2021. 01. 27. 08:54 댓글 1594

슬래브 두께 210→240mm 의무화 검토
층고 높이면 층간소음 줄일 수 있지만
공사비↑ 가구수↓ 사업성 떨어져

코로나19로 집 안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층간소음 갈등이 커지고 있다. [중앙포토]

살인 충동도 일으키는 층간 소음 관련 정부가 제도 개선에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26일 국내 대형건설사 네 곳을 불러 층간 소음 관련 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에서는 지난해 발표한 바닥충격음 차단 성능 관련 ‘사후 확인제도’ 구체화 방안과 더불어 슬래브(철근콘크리트 바닥) 두께를 기존 210㎜에서 240㎜로 의무화하는 방안 등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2013년에 210㎜ 두께로 짓도록 법제화했던 것을 더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층간소음 문제 해결은 문재인 대통령의 100대 국정과제 중 하나다. 그러나 최근 개그맨 이휘재 부부가 층간 소음 문제로 공식 사과하며 이목을 집중시켰듯 오히려 갈등은 대폭 늘었다. 코로나19로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다. 층간 소음 예방을 위한 생활습관도 중요하지만, 건설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국토부의 한 관계자는 “문제 해결을 위한 건축적 제도 개선을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슬래브 두께가 두꺼워지면 해결될까

최근 층간 소음 문제로 개그맨 이휘재씨가 공식 사과하기도 했다. [중앙포토]

층간 소음을 해결할 방법은 있다. 아파트 층고를 높이고, 벽식 구조를 기둥식 구조로 바꾸고, 슬래브 두께를 두껍게 하면 된다. 가장 유력한 방안으로 검토되고 있는 슬래브 두께 기준 강화의 경우 업계는 두께를 240㎜로 할 때 소음이 1.5dB가량 저감(중량충격음 기준)된다고 보고 있다.

아파트 슬래브 두께는 층간소음 문제 등과 더불어 계속 두꺼워지고 있다. 1990년대 120㎜였던 것이 2000년대 150~180㎜로, 2013년부터 210㎜까지 강화됐다. 하지만 슬래브 두께를 240㎜로 한다 해도 정부의 차음성능 기준을 충족하기 다소 어렵다. 정부는 2005년 층간소음을 막기 위해 바닥 충격음을 사전에 실험실에서 측정해 등급을 부여하는 ‘바닥구조 인정제도’를 도입했다.

기준에 따르면 물건을 떨어뜨릴 때 나는 경량충격음(중고주파)은 58dB 이하, 아이들이 뛰어다닐 때 나는 중량충격음(중저주파)은 50dB 이하여야 통과된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중량충격음 기준 법제화는 전 세계에서 유일한 데다가 기준이 너무 높고, 슬래브 두께를 더 두껍게 해도 층간소음을 원천적으로 막는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숫자로 본 2020년 층간소음 갈등.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층고를 높이는 것도 방법이다. 아파트(약 2.9m)보다 층고가 더 높은 오피스 빌딩(3.5~4m)에서의 층간소음이 적다. 벽식 구조와 기둥식 구조의 차이도 있다. 층고가 높아 완충작용을 하는 데다 소음과 진동이 전달되는 방식도 다르다. 벽이 구조체인 벽식 구조는 벽에서 바닥으로 소음이 바로 전달되는데 비해 기둥식 구조는 소리와 진동이 덜 전달된다는 평가다. 문제는 비용이다. 기둥식 구조가 벽식 구조보다 공사비가 20%가량 비싸다. 층고를 높이면 같은 높이에 지어질 수 있는 가구 수도 줄게 돼 사업성이 떨어진다.

또 다른 건설업계 관계자는 “분양가 상한제로 공사비에 한계도 있다”며 “최근 들어 슬래브 두께를 더 두껍게 시공하는 사례가 있지만, 서울 강남 재건축 현장 등 사업성이 좋은 단지 위주로 홍보용으로 내세우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아파트를 다 짓고 검사하면 나아질까

국토부가 지난해 바닥 충격음 관련 사전 인정제도를 사후 확인제도로 바꾸겠다고 나서면서 ‘책임소재’도 논란이다. 2019년 감사원이 입주예정이던 아파트 191가구의 층간 소음을 측정하니 96%의 차단 성능이 사전 인정받은 것보다 떨어진다고 발표하면서다. 실험실에서 이뤄지는 사전 인정제도가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었다.

통상 바닥 공사는 콘크리트 슬래브 위에 바닥 충격음을 완화하는 완충재를 넣고 난방 배관 등을 설치해 완공된다. 완충재 제작업체는 공사 현장에서의 시공 편차가 문제라고 주장하고, 건설업체는 시공 후 완충재가 보이지 않는 허점을 노려 부실한 자재를 들여오는 완충재 업체의 문제도 있다고 강변한다.

국토부 측은 “사후 확인제도를 법제화해 2022년 7월부터 사업시행인가를 받는 단지부터 시행하면 건설사의 품질관리 관련 경각심이 커져 문제가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파트 입주민의 생활습관을 개선해야 한다는 것도 오랜 지적이다. 통상 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이 공공 임대주택으로 운영되는 해외의 경우 입주민 사이에서 층간소음 관련 문제가 발생하면 문제를 일으킨 입주민을 퇴거시키는 ‘3진 아웃’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과태료 규정도 엄격하다.

한은화 기자 on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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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개신교라면 지긋지긋해"..교회 향한 냉담한 '시선'

정재민 기자 입력 2021. 01. 27. 06:11 수정 2021. 01. 27. 08:26 댓글 2648

'그들의 세계' 코로나 집단감염으로 속속 드러나

© 뉴스1

(서울=뉴스1) 정재민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학교, 직장, 모임 등 일상생활뿐 아니라 그간 미처 알지 못했던 '그들의 세계'에까지 속속 파고들면서 '차라리 잘됐다'는 자조 섞인 반응이 나온다.

코로나19 발생 후 1년여간 안정세마다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사랑제일교회, BTJ 열방센터에 이어 IM선교회까지 종교 관련 시설에서 찬물을 끼얹으면서 뿌리인 개신교에 대한 시선도 시간이 지날수록 차가워지고 있다.

27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선교단체 IM 관련 확진자는 지금까지 누적 202명을 기록했다.

지난 24일 확진자가 처음 나온 뒤 사흘만으로 대전 IM 선교회 산하 국제학교뿐 아니라 광주광역시와 경기 용인시 IM 선교회 국제학교, 교회 등 전국으로 확산하는 모습이다.

특히 충남과 광주의 확산세가 무섭다. 충남의 한 TCS 국제학교에서는 30여명의 학생들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노래 부르고 춤추며 생일파티를 벌인 것이 확인돼 방역당국이 진상조사에 나섰다.

광주 역시 광산구에 있는 TCS 국제학교 관련 100명 이상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으면서 비상이 걸렸다. 광주에서 첫 세 자릿수 확진자 발생이다.

이에 최근 300명대의 안정세에 또다시 찬물을 뿌렸다는 평가와 함께, '또 교회냐'는 자조 섞인 반응이 나온다.

그도 그럴 것이 코로나19 사태 대유행의 중심에는 늘 종교시설이 있었다.

1차 유행의 시작점이던 신천지, 광복절 집회와 대면 예배 강행으로 2차 유행의 중심에 선 사랑제일교회, 3차 유행 속 최근 경북 상주 BTJ 열방센터에 이어 IM선교회까지 모두가 개신교 관련 시설이다.

개신교 측은 이들과의 선 긋기에 여념이 없는 모습이다. 신천지는 이단으로 분류했고, 사랑제일교회 역시 이단 논의에 나섰지만 끝내 결론을 내지 못했다.

BTJ 열방센터 역시 백신에 대한 음모론에 심취해 방역에 비협조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이단 논란에 휩싸인 상태.

여기에 IM선교회가 전국 교회와 연계에 TCS라는 이름의 국제학교를 운영했는데 이들 학교가 교육 당국의 인가를 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이단 논란에 빠졌다.

마이클 조 선교사 대표 역시 어느 교단 소속인지, 목사 안수를 받았는지 등 구체적인 선교사로서의 이력은 제대로 알려진 것이 없는 상황.

개신교 최대 연합기관인 한국교회총연합은 전날 "관련 시설 책임자는 즉시 사과하고, 방역 당국에 필요한 모든 자료를 제공하고 협력함으로써 상황 악화를 막아달라"고 밝혔다.

이단 여부와 상관없이 시민들의 피로감은 극에 달하고 있다. IM선교회 집단감염 소식이 들리자, 온라인을 중심으로 '또 교회냐', '이단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다', '또 꼬리 자르기냐'며 원성이 잇따랐다.

개신교계의 피로감도 커지고 있다. 익명을 요청한 지역의 한 목사는 "정상적인 목회자 역할을 하는 사람들까지 똑같이 취급받게 됐다"며 "이런 비상식적인 단체들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는 행정도 문제"라고 비판했다.

개신교 일각에선 '차라리 잘됐다'는 반응도 나온다. 서울 노원구의 한 교회 담임목사 김모씨(55)는 "코로나19로 제대로 된 신앙과 그렇지 않은 신앙이 나뉘는 것이 한편으론 다행"이라며 "방역수칙을 지키기 위해 여념이 없는 일반 교회들이 '일부', '예외'의 교회나 단체들과 구분돼 다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ddakb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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